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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상상력

○ 블랙백                   (자막) 거짓말과 상상력 

 

-잠 자고 있는 모습
-이미지 영상

 

(N) 내 무의식의 창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나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내가 종종 기억을 날조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어떤 사건, 어떤 상황을 내가 믿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그래온 오래된 습관이다.  나는 거짓말을 잘한다.  사람들은 나더러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한다.

 

-다이어리 살펴보는 나

(현장음) "날마다 일기를 쓰는거예요?" "최근 들어서....다 잊어버려...그래서 적어놓잖아...일기보다도 메모야....요즘 들어서 길게 쓰지..."

 

(N) 나는 날조된 기억에 대한 알리바이조차 만들곤 한다.

 

-노트 보여주는 나

 

(현장음) "나는 이런 노트가 많아...일기도 아니고 그때 그때...최근에는 노트북에다 쓰고...이런데다 잘 안 쓰니까...."

 

(N) 가끔 나의 거짓말은 상상력과 혼동되고 허구와 창작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인터뷰 "나는 파트너가 있어도 항상 자위을 해왔거든....옛날이나 지금이나...파트너가 없던 어린 시절부?나는 줄곧 자위를 해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전혀 낯선 게 아니고....그 성적인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아무한테도 해를 미치지 않잖아....물론 파트너가 기분 나쁘게 생각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있어...알면....기분 나쁘게 생각하면 모르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이해시키면 더 좋고 그렇게 생각하거든..."

 

-금금 작업일지 노트

 

(N) 나의 진술은 사실일까?  사실이다.  그러나 내 일기나 노트의 어느 한 구석에도 그런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다.
기억을 날조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또 하나는 현실에서 넘지 못하는
금기를 넘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인터뷰"내가 지금 이 작업을 하려던 이유 중의 하나도 내가 그렇게도 넘지 못하는 벽, 넘지 못하는 선은 무엇일까 그걸 탐구해보고 싶었어....내가 저 사람 만나서 나보다 더 개방적이고 나보다 더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놀랐거든.....40이 넘을 때까지 나는 내 성기를 본 적도 없었어...볼려고도 하지 않았고....막연한 혐오감을 갖고 있었던거야..."

 

-노트북 앞에서 작업하는 나
-'세계도시...' 스탭 스크롤

 

(N)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하면서 많은 글을 썼지만 제대로 된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작가로 불렸지만 나는 어디서도 내가 작가라고 떳떳하게 말해 본 적이 없다.  나는 상상력이 아니라 거짓말로 세상을 살아왔다는 자괴감을 느낀다.
나의 거짓말은 나 스스로 원하는 인생이 아니라 세상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유용했다.

 

인터뷰"내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와 같은거야...허위의식을 넘지 못해..  +  그것이 나의 거짓 이미지라는 걸 알았지만 그걸 고수하려고 했었어...직업,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남편 좋은 학교 나오고 좋은 직업 있고, 아이 잘 키우고, 소위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한 캐리어 우먼이다, 이런 나의 이미지....난 그걸 지키려고 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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