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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긴 손가락의 詩 (6) 2008/05/05
  2. 사랑-아토포스 (6) 2007/12/12

긴 손가락의 詩

from 텍스트 2008/05/05 21:19
긴 손가락의 詩

진은영


시를 쓰는 건
내 손가락을 쓰는 일이 머리를 쓰는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 내 손가락, 내몸에서 가장 멀리 뻗어나와 있다.
나무를 봐. 몸통에서 가장 멀리 있는 가지처럼, 나는 건
드린다. 고요한 밤의 숨결, 흘러가는 물소리를, 불타는
다른 나무의 뜨거움을.

모두 다른 것을 가리킨다. 방향을 틀어 제 몸에 대는
것은 가지가 아니다. 가장 멀리 있는 가지는 가장 여리
다. 잘 부러진다. 가지는 물을 빨아들이지도 못하고 나
무를 지탱하지도 않는다. 빗방울 떨어진다. 그래도 나는
쓴다. 내게서 제일 멀리 나와 있다. 손가락 끝에서 시간
의 잎들이 피어난다


꺅 그래도 글쓰는건 정말 괴롭다규!
한달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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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5 21:19 2008/05/05 21:19

사랑-아토포스

from 너에게독백 2007/12/12 01:20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매혹시키는 그 사람은 아토포스(atopos)다.

아토포스는 장소를 뜻하는 그리스어 토포스(topos)에서 유래한 말로 접두사 a는 결여, 부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말은 어떤 장소에 고정될 수 없다는, 더 나아가 정체를 해아릴 수 없다는 데에서 소크라테스의 대화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부여했던 명칭이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진은영,『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에서 재인용






알 수 없는, 고정될 수 없는,
그대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그리고 고통스럽지만 얼마나 즐거운가.
그대는 난시청지역.
난 오늘도
지붕위에 올라가 안테나를 만저본다네.
한마디 말이 시가되고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 , 산울림)
드르륵 요청되는 존재의 허들넘기.



허들넘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가.







아무튼 독후감이랄까.
오랜만에 책 참 재미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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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2 01:20 2007/12/12 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