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에 해당되는 글 2건

  1. 채식김장하는날 (17) 2007/11/20
  2. 탕수두부 (14) 2007/08/28

채식김장하는날

from 너에게독백 2007/11/20 00:29
주말동안 추석때 함께 했던 친구들과 채식 김장을 담갔다.  공*이 살고 있는 광명에 있는 자연학교에서 1박 2일 동안 일곱 여자가 모여 또 먹고 마시고 놀고 만들고 나눴다. 7가지 아름다움. 별별남. 또 한번의 평화로운 여행이었다.

원래 토요일 아침에 유*의 텃밭에 모여 무를 뽑고, 배추를 뽑아 가기로 했는데 늦게 일어나서 나는 밭에는 못가고 광명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같이 모여서 장보는것 부터 시작했다. 밭에서 수확한 배추가 조금이라서 배추를 열포기더 사고, 쪽파 양파 대파도 사고 만두만들어 먹을 당면, 두부를 사서 공*의 공간으로 갔다.

짐을 풀고, 점심으로 떡볶이를 해먹고 차를 나누어 마시고는 배추 절이기에 들어갔다. 밖에서 일할거라고 엄마가 내복챙겨 입고 가라할때 흘려들었는데, 춥다. 다행히 못이기고 겨울 등산바지를 챙겨와서 견딜수 있었다. 그리고 현명한 우리들은 보온을 위해 막걸리를 한사발씩 돌렸다. 길*이 능숙하게 배추를 숭텅숭턱 네등분을 내주면 내가 꼬다리를 자르고  유*랑  공*이랑  이*가 배추를 절였다. 배추를 절이고 나니 한시간이 가고, 안에 들어와서 무를 다듬고, 양념 준비를 했다. 대파, 양파, 다시마를 끓여 채수를 준비하고, 사과, 배 , 양파를 갈아서 준비했다.  유*의 밭에서 수확한 배추는 농약같은걸 치지 않아서 벌레 먹은 잎이 많아 망사 배추가 되었고, 무는 작지만 달고 맛있었다. 배추 속으로 넣을 무는 채를 썰고 남은것은 석박지를 만들려고 뭉텅뭉텅 썰어두었다. 수다떨면서 이렇게 저렇게 일하고 있으려니까 참 뭔가 아련한 기분이 드는게 이렇게 모여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모여사는것에 대해서는 은근히 두려움이 있었는데 , 이렇게 여자들끼리 부엌에 모여서 조근조근 하니 있자니 기분이 묘한게 뭔가 예전에 어디에선가 이렇게 살아 본거 같은 기분이었다.






김장만 하기로 한게 아니라, 채식만두도 만들어먹고 두부도 만들고 천연염색도 하기로해서 김장준비를 하면서 이것저것 분주하게 움직였다.  밀가루 반죽을 해서 만두 피를 만들고 - 천연염색에 쓸 치자가 있어서 반죽에 치자물도 들였다 - 두부, 신김치, 파, 양파,당면으로 만두 소를 만들었다. 상에 둘러앉아 만두를 만드는데 다들 어찌나 창의적인지, 서로 새로운 디자인의 만두를 만드느라 정신없었다. 인디언만두, 열린만두, 얼굴있는 만두, 가방만두, 리본만두, 부메랑 만두....






만두는 만드는 족족 쪄서 먹었다. 신김치가 부족해서 조금 싱거웠지만 너무 너무 맛있고 행복했다. 이게 얼마만의 만두인가! 거의 2년만에 김치만두를 처음 먹는거라니~~ 아흐흑. 사실 안식월 계획에 집에서 혼자 만두 빚어 먹는것도 있을정도 였다. 한시부터 주욱 막걸리에 만두에 고구마에 떡볶이 무에 인절미에 끊임없이 먹어대고 만들어댔다. 그렇게 많아 보이던 만두반죽도 , 소도 일곱이 모여 주물럭대니 금방 만들고 금방먹었다.  조금도 쉬지않고 뭘 하고 싶은지, 벌써 고추가루를 불려 석박지로 만들 무에 양념을 하고 , 무채에 양념을 했다. 음 우리집에서 김장할때는 배추에 속넣기전에 무에 양념했던거 같은데.. 크크 역시 나중에 물이 너무 생기더라. (고추가루도 너무 많이 넣었는지 조금많이 빨갰다 크 . 그래도 먹음직!)




그리고 잠시 앉아 쉬면서 세미나 이야기를 했던가. 여행이야기를 했던가. 지리산에는 언제가냐 중국에가자 제주도에 가자 진안에 가자 뭐 이런 소리를 하다가 정해진건 하나도 없이 고구마 줄기캐듯 가지만 뻗어 나가더니 세미나 이야기를 좀 해보자 하다.. 나는 잠이 들었더랬다. 그러다가 결국 세미나는 멀어지고 갑자가 천연염색에 돌입. 나도  부비적 일어나서 함께했다.

 준비한 소목과 치자를 물에 끓여놓았다 약간 식힌물을 가져다 놓으니 물이 너무 예뻐서 연신 감탄을 하는 친구들. 물론 나도. 뜨듯한 붉은 물 노오란물에 손을 담그고 조물조물 대며 색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떠드는 너희들, 어찌나 이쁘던지. 물들인 천으로 뭘할까 생각하는것도 재미있고, 천마다 색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고, 누구손이 닿았느냐에 따라도 다른거 같아 신기했다. 매염제로는 소금을 쓰기로 해서, 염색물에 조물조물하다가 소금물에 헹궜다가 다시 염색물로 가져갔다하기를 원하는 색이 나올때까지 반복했다. (사실 원하는 색이 나오기를 바라는건 아닌거 같고 하고 싶은 만큼 하는거 였던거 같다)



위에 그림이 소목물이다. 새빨간 물이었는데, 실상 천에 들인 색은 다홍빛이 나거나 진분홍 같았다.
어느정도 한뒤에 천을 실에 꿰어 천장에 널었다. 햇볕에 말리면 안되고 줄에 널어걸면 자국이 생긴다고 실에 꿰어 넌다고 했다. 색색 천을 널어놓으니 더 예쁘더라 ,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 빨리 말랐으면 하고 몇번씩 만져 봤다.







나는 천으로 별로 하고 싶은게 없어서 조금 짜른 천을 중간중간 묶어서 치자물을 들였다. 마지막에 소목물에도 반정도 담가 보고. 그래서 맨 오른쪽 같이 되었는데, 결국에는 대안생리대 주머니로 쓰라고 괴상하게 꿰매서 이*에게 선물로 주었다. 크

아, 그리고 중간에 생*이 도토리 가루를 가져와서 묵을 만들어서 식혀놓고 있었는데, 이 반짝반짝한것들이 11월에 내 생일이 있었고 곧 유*의 생일이라면서 묵케잌을 만들어서 파티를 열어주었다. 채식하고 처음 먹는 케잌. 듣도보도 못한 묵케잌.



자연학교 뒷편에 있는 정자 같은 곳에 올라가서 야밤의 파티를 열었다.
추워서 덜덜 떨면서도 , 생일맞은 사람들은 조금 있다가 오라면서 열심열심 세팅을 하더니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




이야. 초코케익같아. 묵위에 국화꽃잎과 인절미에 붙어있던 흑임자 가루로 데코레이션. 그리고 밀랍초를 꽃았다. 흐흐 "왜 태어났니~" 노래를 "잘 태어났다" 라고 불러주니, 정말 죽기에 좋은날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장난스런 생*은 결국 내얼굴에 묵을 찍어 발라 묵사발을 냈다. 히히. 결국 저도 당했지.

그렇게 막걸리를 한잔돌려먹고 묵을 먹고 다시 내려와서 절여뒀던 배추를 씻었다. 어찌나 바람이 불고 춥던지, 야밤에 그러고 있으니까 동네 할머니들이 지나시면서 어이구 이밤에 김장을 해요 하시며 한마디씩 하고 가신다. 그래도 사람이 많아서 금새 일을 하고 들어와서 슬쩍 뒷정리를 하고 모여앉아 막걸리를 마셨다. 막걸리야 뭐 일시작부터 계속 달고 있었고, 세미나 이야기도 조금 들추다가 역시 딴길로 새서, 연애이야기, 독립이야기, 귀농이야기등을 하다가 이내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두부도 해야 하고, 김치도 마무리 해야 겠기에.

아침에 내가 제일 늦게 일어났다. 늦게 일어났다해도 8시 반이었는데, 그새 다들 일어나서 부엌에서 복닥거리고들 있다. 이미 밤새 불려놓았던 콩을 반쯤 갈아 놓고 두부 만들기를 하고 있더라. 그사이 어제 무에서 자른 무청을 삶아 뒀던걸로 국을 끓여서 아침밥을 준비한 친구도 있고. 아침을 먹고, 한쪽에서는 두부를 만들고 한쪽에서는 배추에 속을 채웠다.



두부는 무간수두부로 만들기로했는데, 불린콩을 갈아 베보자기에 넣고 짜서 고운 가루만 모은다. 나머지는 비지로 쓰고, 그렇게 모은 것들을 콩불릴때 쓴 물을 넣고 끓였다 (이거 맞나. 나는 배추속넣느라 슬쩍슬쩍만봐서리.. 크) 이때 기름을 넣는다. 끓일때는 바닥에 눌지 않도록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거품이 화악 끓어올라 넘칠거 같은 상태가 되면 불을 끄고 식초와  소금을 붓고 뚜껑을 덮어 놓으면 엉긴다. 콩 500 그람에  기름 , 식초, 소금 2숟갈씩.


두부가 엉기길 기다리면서 모여앉아 어제 염색한 천을 가지고 바느질을 하기시작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워서 자기도하고 그냥 구경하기도하고 떠들기도하고.햇볕이 들어오고 조용하고 참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중간에 두부를 확인하러 나가봤더니 , 잘 엉겨 있었다. 이상태에서 퍼먹으면 순두부. 한국자씩 떠서 먹었는데 따끈한게 맛있더라. 소금이 많이 들어가서 조금 짭짤하긴했지만. 이 상태에서 틀에 베보자기 같은걸 놓고 이걸 부어서 물이 빠지길 기다리면 두부가 되더라. 이 위에서는 무거운것으로 눌러주고.. 우리는 물을 떠서 위에 올려 놓았었다.




자, 한참 지나니 한쪽은 예쁘게 두부가 되었다. 그래서 12월 생일을 맞을 생*과 길*의 케익을 두부로 만들어주기로 했다. 아래 사진에서 동그란 백설기 같은게 두부(베보자기가 너무 촘촘해서 콩이 잘 안짜지길래 고운체에 걸렀더니 아무래도 우툴두툴 거칠거칠한 투박하니 멋진 두부가 되었다.) 완성작이고,  접시에는 김치속, 국그릇에 순두부, 컵에는 막걸리..




친구들이 다 모이길 기다리면서 이*과 유*이 과일을 깎아 올려 데코레이션을 했다. 달기지 같아. 우리들은 어떻게 이렇게 아이디어가 넘치지?캬캬




그 , 그래서 다 모여서 케잌을 하려는 찰나 _ 부엌에서 쿵 쏴아~~하는 소리가 난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가 서로의 얼굴을 보더니 우악 두부!하며 뛰쳐나간다. 쏴아.. 파도소리.. 나는 뭐 뛰어나가나 걸어나가나 물바다겠거니 하면서 어슬렁 나갔다. 역시 두부 굳힌다고 올려놓은 물 한동이가 자빠졌다. 부엌은 물난리.
우리는 끊임없이 뭘해야 하는 팔자인가 보다. 하면서 이역시 즐겁게 치웠다. 덕분에 부엌은 대청소.




열심 열심 치우고, 케익을 하고 두부와 비지찌개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한참 바느질을 하고 막걸리를 마시며 놀다가 저녁에 다되어서야 아쉽게 서울로 올라왔다.

커다란 여행가방에 김치통을 우겨넣고, 손에는 비지와 두부 우거지 만두를 싸들고 ..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으로 , 또 새로 떠나는 기분으로 돌아왔다.
인연들이 참, 고맙고 신기하다.

이 주 뒤에는 진안에 가기로 했는데,  벌써 부터 기대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20 00:29 2007/11/20 00:29

탕수두부

from 보라색부엌 2007/08/28 13:58
일요일날 사무실에 가서 탕수두부를 해먹었다. 엠티때 해먹을까 했으나 시간도 없고, 배에 더이상 공간이 없어서 , 남겨온 재료들로.. 언제나 그렇듯 아래 재료로 꼭해야 하는것은 아니다. 목이버섯이니 표고버섯이니 하는것도 넣더라. 내가 가진건 저거 밖에 없으니까.

# 재료 (2인분?)
청피망 반개, 홍피망 반개, 양파 반개, 사과 4/1개,당근 1/3, 오이 1/3, 두부 1모(작은 두부라, 새송이 버섯을 좀 썰어서 함께 준비했음), 소금, 후추
물2컵, 설탕이나 요리당 3큰술, 식초 3큰술,간장 2큰술, 녹말물(감자전분2큰술:물2큰술) 

#조리방법
1. 물에 요리당, 식초를 넣고 맛을 본후 (적당하게 달고 새콤한지. 나는 아마 3큰술씩 넣었다고 생각됨, 나중에 더 넣기도 했음), 간장을 넣으면서 색깔과 간을 맞춘다.
2. 간이 맞으면 녹말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저어준다. 껄쭉해 질때까지.
3. 깍둑썰기를 해놓은 피망 양파 와 반달썰기를 해놓은 오이 당근 사과를 소스에 넣는다.
4. 살짝끓이다가 불을 끄고 야채가 저절로 익도록 둔다.
5. 두부를 깍둑썰고, 두부가 부족하면 새송이를 양감있게 대충 썰어서 후라이팬에 굽는다.
원래 튀기는 요리지만, 기름처리도 어렵고 별로 튀기지 않아도 맛있지 않을까 싶어서 구웠다.
구울때 소금간을 하고 후추를 조금 뿌려준다.
6. 접시에 두부와 버섯을 담아내고  소스를 끼얹는다.

총 조리시간은  25분정도 였던듯.





맛 :
소스가 조금 덜 달고 덜 껄죽했던거 같다.
그런대로 상큼하고 싱거운것이 밥대신으로 괜찮았음.
술생각이 나더군.

다른 이야기

튀기지 않은것은 참 잘한거 같다.
튀김 요리는 기름을 버릴때 오염이 많이 일어나고, 일단 버릴 기름이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낭비인것 같다. 어떤 방법의 조리법을 선택하는것도 어떤 기준이 필요한거 같은데, 오늘 순두부 찌개에 고추기름을 꼭 만들어서 넣어야 하냐, 그냥 고추가루 넣어도 되는데 낭비아니냐라고 했더니 그럼 모든 재료를 따로먹지 그러냐는 소리를 들었다. 어차피 배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면서.참. 상대가 이런식으로 나오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핵심은 그 맛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잊어버리고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건데. 어떤 것을 만드는 과정에는 여러가지가 고려된다. 요리에서는 분명 맛이나 영양이 최고로 고려된다. 그렇지만 그게 맞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않을까? 맛있는것을 추구하는것은 나쁘지 않지만, 우리는 무엇을 맛있다고 생각하는가는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맛있다고 인정되는 맛은 무엇일까? 그 맛을 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공정을 거처 그 요리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이런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에 많이 든다. 이를테면 얼마나 긴시간 열을 사용하고 , 얼마나 많은 부분을 버리고 오염시키는지, 그 재료를 얻기 위해서 어떤 폭력을 저지르고, 누군가에게서 그것을 착취하는지 생각해보고 다른 방법을 찾을수 있다면 찾는 쪽이 좋다. 구조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왜 이런 고민은  '어차피'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안되는것으로 쉽게 미뤄버리고 심지어 웃어 넘기는걸까?

맛있는게 좋으니까?



요즘 좀 잠자코 있었는데, 이제 다시 사무실 식탁에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거다. 그렇다고 상처주거나 비난하겠다는건 아니야. 그러지 않고 잘 하기. 그래도 말할때는 당당하게 할말 하기.








*기름을 덜쓰면 설거지가 편하고, 세제나 물을 덜쓰게 된다
*날로 먹을수 있는건 날로먹자
*어려우면 조리시간이 짧은것으로 하자
*싱겁게 먹자(설탕의 대안을 찾아봐야지)
*그릇을 적게 쓰는 요리를하거나 밥을먹을때 그릇을 적게 꺼내자
*이 속에서 쾌락을 찾자 -_-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8/28 13:58 2007/08/28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