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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농사(1)

작년엔 여름농사를 해보지 못한 것처럼 이렇게 바쁠 수가 없다.

우선 감자를 캐야 하고 밭을 갈무리 한 후 고구마를 심는다.

또 지난 초겨울 심은 양파와 마늘 보리도 거두고 밭을 잘 갈무리 해서 콩을 심는다.

 

얄미운 24점박이 무당벌레가 감자잎을 모두 갉아 먹어 줄기만 남을 정도가 되었는데

그래도 감자는 아주 맛있게 여물었다.

이 무당벌레를 잡아다가 약으로 쓰신다고 어느 할머니가 한동안 우리 감자밭에 날마다 오셨다.

갑상선암 치료에 쓰신다고 한다. 세상엔 버릴 것이 없나 보다.

 

감자는 고구마 보다 나에겐 더 유용한 작물인 것 같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소금도 넣지 않고 현미유를 두른 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또 팔팔 끓는 물에 쇠고기를 다져서 넣고 마늘, 양파, 감자, 조선간장을 더 넣고 푹 끓여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하루에 왕감자 20개 이상 먹는다.

모두 밭에서 난 채소로 국을 끓여 온 식구들이 둘러 앉아 먹으면 행복이 따로 없다.

나는 쇠고기를 오랫동안 여성민우회 생협 쇠고기를 사용해 왔다.

동네는 정말 쇠고기가 비싸다.

만원이 안되는 국거리용을 하나 사면 나누어 감자국 두 번 끓일 수 있다.

 

고구마는 줄기가 길고 튼튼한 순을 심어야 한다.

너무 일찍 심는 것보다 6월에 심어 잘 기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고구마 맛은 토질이 결정한다고 하니까

흙이 깊은 밭으로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콩도 일찍 심는 것이 좋지 않다.

작년에 서리태가 병들어 결실이 얼마 안되었는데 너무 일찍 심어서 그런 거다.

특히 서리태는 6월말에 심어야 한다.

콩은 맛있어서 비둘기와 까치와 꿩이 파 먹는다.

그래서 파종을 한 후 콩 머리만 똑 따먹어 버린 것이 절반이 넘는다.

서리태 모종을 한 판 사와서 심었다.

 

물에 불린 서리태를 살짝 삶아서 믹서기에 얼음과 같이 갈아

냉장고에 두고 우유처럼 마시면 건강에 참 좋다. 

힘이 솟는 것이 느껴질 거다.

 

올해는 상추가 풍년이다.

상추는 잠이 많이 오는 식물이다.

매 끼마다 상추를 먹이니까 식구들이 모두 잠을 잘 잔다.

상추가 신경안정제 역할을 하는지 집안에 싸움이 없어졌다.

쌈장을 깨와 참기름을 넣고 맛있게 버무려서 그냥 따뜻한 쌀밥을 싸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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