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좋은 이별

 

예전에 m이 세상에 좋은 이별이란 없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같다. 저번 주부터 이별의 말을 하려고 찾아가서 더듬더듬 사정 이야기를 하는데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겨우 허용받은 게 시한부. 오늘 또 다른 데에 이별의 말을 하러 갔다가 새로 제안받은 일을 고사하는 데에만 그치고 우울한 상태로 돌아왔다. 늦은밤, 물기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정말 울기 직전의 상태에서 힘듦을 토로하면...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지. 아니다, 평소의 나같으면 위로를 했겠지만 나는 위로의 말을 던지는 대신 견뎠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그는 얼른 톤을 바꾸며 실례했다는 듯 건조한 인사를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모두 힘든 시기인가보다. 

갈등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느낌. 원래도 그랬는데 요즘은 더 심해져서 회피에 급급. 일주일 전, 수수모 때문에 엄마랑 언쟁을 하고 집을 나섰는데.... 그날 심야회의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집에 가고 싶지가 않았다. 집엔 엄마 말고 다른 사람도 많았는데...엄마와의 불편한 상태를 대면하고 싶지 않아서 집 앞에서 머뭇거렸다. 내가 그렇게까지 변해버렸더라.... 아침 9시에 집을 나서서 집에 돌아오니 오후 11:56분. 시간은 모래알처럼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버리고 그 누구도 설득시키지 못한 채 이렇게 서둘러 닫고 떠나고 이별한다. 좋은 이별은...정말 당신 말처럼 없군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