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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패턴이 평소대로 돌아왔다.
일상이 즉각적으로 스미는 방식.
나의 얄팍한 꿈.
꿈 속에서 나는 어떤 수업을 듣고 있었다.
마지막 학기였는데 나는 쓸데없이 넘치게 수업을 신청했다.
(대학의 마지막 학기 때 내가 그랬었다.
3학점만 신청하면 되었는데 그 전 학기에 4.0이 넘어서
너무 기쁘고 신기해서 24학점을 신청하는 기이한 행동을 했었다)
그리고 대학 마지막 학기 때 그랬던 것처럼
꿈 속에서도 나는 수업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
근데 꿈 속에서 내가 다니던 대학이 연대라서(! 하하)
이 대학은 기말고사 전에 학점을 포기하는 제도가 있다.
저번 주에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점포기기간'에 대한 안내를 봤는데
나는 내가 그걸 해야하는 걸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수업에 와서야 이 수업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기간이 벌써 지났는지 아닌지를 나는 모른다.
만약에 그 기간이 지나버렸다면 이 수업의 학점을 잘 받아야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나는 오늘 발표다.
짝은 착하지만 나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할만큼 친절하지는 않았다.
나는 급히 발표자료를 만들고 그러다 필통이 와르르 쏟아져서 그걸 줍고 하면서
급 당황한 상태에서 계속 고민한다.
학점포기기간이 지났을까, 학생과에 가서 빌어볼까,
그러면 오늘 발표 안하고 도망가도 되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옆 줄 뒤 좌석에 W가 앉아있었다.
꿈 속에서 우리는 그냥 수업을 같이 듣는 사이일 뿐이었다.
그런데 꿈 속의 나의 내면에 현실의 내 마음이 겹쳐졌다.
안녕, 너 잘 지내고 있구나.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일요일에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연애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사랑했던, 하지만 연인은 아니었던 w 이야기를 했다.
현실의 사람에게 처음으로 털어놓는 존재라
언니도, 형도, 친구도 깜짝 놀랐다.
그애를 사랑하면서도 사귀지는 않은 이유를 물어서
그가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잠깐 침묵이.
그 대화 때문에 w가 꿈에 등장한 거다.
꿈에서 깨어나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마음 깊은 곳에서까지 우리는 좋은 이별을 한 것같아 다행이다.
그리고 꿈 속 그 애는 아마도...
사람이 아니라 20대에 내가 포기한 것들의 결정체가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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