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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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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30분 거리에

작업실이 생겼다.

이곳은 지붕도 있고

냉난방이 완벽하며 

전원도 확실하다. 

2주 전에 컨테이너 작업실의 지붕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작업실이 생기다니.

뭐 나만 쓰는 곳은 아니지만.

이제 작업만 열심히 하면 되겠군!!

 

이렇게 좋아서 포스팅을 날린 후

인터넷 선이 너무 짧아서 이리저리 옮기다가

변압기가 떨어져서 깨졌다.

아아아아..........(이 애통함을 표현할 문자가 없네)

사진에 나오는 모니터와 데크는 둘 다 일제라 110v이다.

그래서 각각 변압기를 쓰고 있었는데...

변압기를 바닥에 놓았어야 하는 건데.

먼지 묻을까봐 책상 위에 얹어두었던 게

책상을 옮기면서 떨어지고 만 거다.

늘 아끼고 소중히 하려다가 더 큰 일을 겪는다.

맥북프로도 마찬가지. 바닥에 흠집날까봐 천 위에 놓고 작업하다가

천이 미끄러워 맥북프로 바닥에 떨어짐. 찍힌 자국 때문에 하루동안 앓아누움.

몇날 몇일 꼼꼼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알아봐서 쇼핑을 하고

택배가 오는 날은 아침부터 두근두근 기다리고

포장을 여는 순간은 좋아서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듯 설레고

아끼고 아끼다 한순간의 실수로 깨뜨리고....

어제 장비만 놓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변압기 깨진 걸 고쳐보려고 이리저리 만지다 보니 귀가시간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지나가던  국장님이 내 얼굴울 보시더니

"사무실에 전기전문가 있으니 한 번  물어보라"고 일러주심.

물어보지는 못하고 다른 날 다시 고쳐보기로 함.

 

장비에 대한 나의 집착은 나도 말릴 수가  없어서

가끔 이 집착이  작업을 방해한다는 것을 나도 느낀다.

아마  깨진 변압기 문제로 마음의 싱숭생숭함이 일주일은 갈 거다.

그러지 말자, 그러지 말자

(라고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사실 지금 장비 얘기하고 있다는 거.)  

 

그나마 다행인 건

200만원이 넘는 맥북프로에 흠집이 났을 때와

만원이 안되는 변압기가 깨졌을 때

속상함의 강도가 비슷하다는 거.

가격이라는 이름의,

세상이 매긴 가치와 무관하게

나는 내 도구들에 평등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

 

한번 관계를 맺은 물건들에 갖는 애정(사실은 집착) 때문에

나는 정리정돈을 하지 못하고

그래서 가끔씩 남편이 냉정한 눈으로 청소를 해준다.

최근 작업실 청소를 할 때 폭풍같은 잔소리를 하며 청소를 돕던  남편은

은별의 구멍난 양말은 차마 버리지 못하겠다는 내  말을 듣고

한동안 말을 않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이게 너지" 하며 하던  청소를 마저 함.

덕분에 발 디딜 틈이 없던 작업실에

발 디딜 틈이  생겼다!

돕고 사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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