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다사다난

6월 4일 강화 첫 촬영을 나갔다.

그날 촬영은 어떤 두 단체의 공동행사로

자녀동반 학부모들이 역사답사를 하는 것이었다.

촬영이 끝나갈 즈음 관계자 중 한 사람이 인터뷰 두 개만 따달라고 했다.

큰 행사에서 틀 거라고 했다.

잠깐의 수고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거니 흔쾌히 허락하고 진행했다.

바로 다음날인 일요일, 편집한 동영상 클립을 보냈다.

피피티에 들어간다는데 코덱이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조직의 이메일이라 집에서는 볼 수 없으니 월요일에 확인하고 연락주겠다고 했고

월요일에 수고했다, 감사했다,라고 하길래 일 다 끝난 줄 알았다.

편집프로잭트를 지울까 하다가 혹시 몰라 남겨둠.

 

그런데 열흘 후에야 연락이 와서 인터뷰가 기니 줄여달라,

그리고 남자학부모 인터뷰를 한 명 더 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그 쪽으로도 영상을 보내라했다.

그렇게 했다.

사흘 후, 전화가 와서 “메일 안 보내셨죠?” 해서

보냈다고 했더니 이메일 주소를 다시 보내주는데 주소가 틀려있었다.

이때부터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 인간은 왜 이렇게 민폐냐.

영상미디어고등학교 학생들한테 부탁하려고 했다는 얘기까지 듣고

너무 안됐어서 도와준 건데.

영상작업은 컨펌을 빨리 해야 손을 터는 거고.

그리고 피피티와 코덱이 안맞을 수 있으니

피피티에서 플레이해보라는 얘기를 촬영 바로 다음날 했는데

여전히 피피티에는 안올려본 상태였던 거다.

어쨌든 새로운 메일 주소로 동영상을 포워딩하고 기다렸다.

 

2주일 후인 지난 토요일, 다시 연락이 왔길래

피피티 코덱 확인했냐고 묻고 여전히 안했다는 말을 들은 후 

결국 나는 폭발.

“바쁘신데 정말 죄송해요..”라는 말에 화가 나고 말았다.

아니 제가 바쁜 건 제 사정이고

제가 바쁜 상황에서 일을 도왔으면 그 쪽에서 진행을 해서

좋은 결과를 나게 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선생님이 자꾸 이런 식으로 일을 늘어지게 하는데

남자 학부모 인터뷰룰 해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내가 지금 확신이 안섭니다.

인터뷰 한 사람들은 성의를 보여서 자기 몸을 내보이는 건데

선생님이 중간에 이런 식으로 답도 제대로 안주고

기본적인 이메일주소도 틀린 걸 나중에 아는 정도의 무성의는

나도, 인터뷰한 학부모도 

너무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그동안 한 일이 있으니 끝은 좋아야하는 겁니다.

진행하겠습니다.

대신 좋은 결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고

피피티에서 동영상이 플레이가 되는지 꼭 확인을 해주세요

그래야 제가 어떤 포맷으로 뽑을지 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명 더 인터뷰하고

미리 보냈던 동영상의 학부모 두 명을 다시 편집하고

월요일에 보냄.

 

 

작업과정에서 촬영본 백업하는데

배터리가 없다고 해서 전원 연결하는 순간

컨테이너 작업실의 전원이 다 나가버렸다.

일단 작업이 급했으므로 집으로 옮겨서

카메라 백업받고 편집해서 넘김.

한 번 난리를 쳐서인지 바로 회신이 왔고

(일은 이렇게하는 겁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꾹 참음)

다시 수정 요청이 있었고

결국 지난 주 화요일에야 손을 털었다.

그러니까 진짜 별일 아닌 일로 보름 이상 신경을 써야했다.

친절을 베풀 수 있을 때 베풀자,

라는 걸 삶의 기본 태도로 보고 살아가는 내 입장에 대해서

이런 식의 이해안되는 인간형을 만나고 나면

가끔 회의가 든다.

안해도 되는 일이었는데

좋은 마음으로 넙죽 받은 후 이렇게 스트레스라니.

 

부탁을 해서 일을 했으면

재깍재깍 컨펌해서 상대방이 그 일로부터 손을 털게 해야한다.

그게 기본 아닌가?

메일을 보내달라고 해서

메일 보냈다는 문자를 내가 보냈으면

메일 받은 쪽에 잘 받았는지,

플레이는 잘 되는지,

확인해서 연락을 줘야

내 일이 끝나는 거다.

그냥 말 한마디로 카메라맨 섭외했다고 

스스로 유능하다고 착각하고

자기 바쁘면 그냥 그렇게 사람을 대기시켜도 되는 건가.

이해가 안되는 인간형을 만남.

완전체가 이런 거 아닌가 싶기도.

 

어쨌거나 지난 주 월요일에 컨테이너의 전원은 나가버렸고

작업은 계속 못했고

새 작업실로 옮겨서 작업을 할 수도 있겠으나

그 때 작업하고 있던 맥프로본체와 네 개의 하드케이스가

무사한지 아닌지는 컨테이너의 전원을 복구해야 확인할 수 있는 거.

그리고 드디어 어제, 토요일에, 복구가 됨.

 

오늘은 강화에서의 두번째 촬영.

주변에 완전체들이 더 있어서

오늘 내가 정말 싫어하는 어떤 완전체를 만나게 되는 날.

참 이상한 우연이지.

얘는 왜 이렇게 나랑 엮이는 걸까.

무능하면서 게으른 인간들이 나는 정말 싫다.

무능을 쉽게 고칠 수 없으면 노력을 하든가

멍청하고 눈치없고 게으른 인간과 함께 하는 일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애저녁에 알아보고 조용히 아웃, 한 상태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왜 또 이렇게 자꾸 엮이나...

 

내 복은 하늘에 쌓여있을 거야.

정말 그럴거야.

세상의 완전체들이 내게 꼬이는 이유는

내가 만만해보여서인지도 몰라.

그래도 복을 하늘에 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열심히.

젠장.

날 좀 가만 내버려뒀으면 좋겠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