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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4

2주일전부터 물에 모래가 섞여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인삼밭 공사를 하다가 우리 집으로 오는 상수도관을 건드렸음

(그래놓고 도망을 갔는데 나중에 이장이 수소문해서 찾아냈다고 함)

공사 후 흙탕물이 나오는 건 이전에도 경험했던 바이지만

이번엔 정말 오래오래 모래가 섞여 나왔고

온수기, 세탁기, 정수기가 다 고장났다.

모래나오는 물을 흘려보내느라 물도 많이 썼다.
 

병원다녀와서 개밥을 주고 있는데

낯선 남자 둘이 왔다.

누구시냐고 했더니 온수기를 다시 보러 왔다고 한다.

저번 주 목요일에 린나이 기사를 불러서 이미 수리불가 판정이 난 것을

사고남이 다시 아는 사람을 불러온 듯.

사고남에게 나한테 할 말 없냐고 하니까

남편하고 얘기 다 끝났다고 한다.

 

기가 막혀서.

지금 온수기, 세탁기, 정수기 고장으로

우리가 얼마나 불편을 겪고 있는데.

집주인에게 전화를 바꿔주니 집주인한테는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전화를 한다.

 

이런 일은 참 많다.

서울살 때 아기업고 동사무소 가면 그렇게 띡띡거리던 공무원들이

양복입은 남편이 가면 공손해지던 기억.

어느 날 장애인센터 직원들과 모여서 그 얘기를 하는데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이상하게 와이프가 피해를 당했다는 공무원을 찾아가보면

그렇게 친절하고 싹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멀티플하게 행동하는 남자들 앞에서는

'이 구역 미친년은 나'라는 것을 확인시켜줘야한다.

아침부터 미친년 플레잉을 하고 났더니 힘이 다 빠지네.

집주인이 전화를 해서

"일단 그 사람한테 보상을 받아야하니 참고, 얌전하게 행동하라"고 충고함.

네네

 

오늘 글 두 편 써야 하는데

몸에도 마음에도 힘이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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