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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엔딩 000

스토리? 시츄에이션?

정말 끝나지가 않는다.

 

여름방학이면 이 동네에서는 열린 교실 이라는 걸 한다.

공부방 아이들 뿐 아니라 동네 아이들이 참가할 수 있는 교실이다.

과학교실도 있고, 노작교실(손으로 뭐 만드는 거)도 있고 염색교실도 있고..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에는 참 좋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2년 전이던가....그 때 나는 미디어교실 담임을 맡았었다.

아이들은 맨날 지겨워, 지겨워를 입에 달고 있었고

내가 무슨 말 하면 흥!삐지고 그러길래 다시는 청소년 교육 하지 말아야지 싶었는데

공부방 선생님들 말이 애들이 원래 그냥 그러는 거라고.

듣기 좋으라고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했다. *^^*

 

출산과 육아 때문에 1년 전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에는 사무실 동료들이 대신 해줬다. 

그런데 나야 우리 동네 애들이고 좋아서 하는 교육이지만

사실 강사료가 너무너무 싸서 나의 동료들아니면 부탁할 수도 없었다. 

아직 앵두가 껌처럼 붙어있긴 하지만 올해에는 내가 하기로했다.

간사선생님이 앵두를 봐주신댔으니까.

 

그래서 요즘 나는 카메라를 구하고 있다.

주로 디카로 영화만들기 교육을 하기 때문에

지금 아이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디카를 구하고 있다.

너무 비싸고 좋은 건 교사도, 교육 참여자도 부담스럽다.

그리고 그리 많은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지금 세 대 구했다.

니콘 쿨픽스 3200, 삼성 케녹스 d430, 삼성 케녹스 u-ca4

모두 출시된 지 3년 이상 되었고 지금은 단종되었다.

그런데 매일 엄마들 사이트에 눈을 두고서 싸게 올라오는 카메라들을 사는데

사는 건 잘 사는데 사고 나면 항상 뭔가가 빠져있다.

 

일단 d430은 sd카드가 없다. 처음에 메모리카드가 없다고 했을 때

내게 카드가 있어서 그걸 쓰면 되겠다 싶었는데 내 카드는 cf.

그런데 sd카드가 생각보다 비쌌다. 1기가 이하는 팔지도 않으니 당연.

노는 카드 있으면 좋은데 못 구해서 결국 옥션에서 하나 샀다. 배송료까지 7600원.

약간 속이 쓰렸다.



삼성 케녹스 u-ca4는 충전기가 없다.

판매자와 통화를 할 때 충전기가 없다는 말은 들었는데

내가 "배터리를 카메라에 넣은 상태에서 전원을 넣어서 충전하면 되겠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아마 그럴 거라고 해서 샀는데

충전기 뿐 아니라 어댑터도 없다. 조사해보니 어댑터는 별매이다.

그래서 또 충전기 및 배터리를 사려고 옥션을 뒤져보니 18,000원이다.

또 속이 쓰리다.

혹시나 u-ca4 풀옵션 중고가 있으면 이 문제는 가볍게 해결이 되지 않겠나 싶어서

또 디씨와 아이베이비와 맘투맘 등을 뒤지고 있는 중인데.... 잘 되길.

 

2005년 s여고 미디어교육 이후 3년째 교육이란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교사와 교육참여자, 양자를 서로 자라게하는 그 교육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꿈을 꾸게 되었다.

내가 지금 디카를 구하는 건 그냥 혼자서 완결적으로 교육을 수행하고 싶어서이다.

봉천동 여성들과 함께 했던 '내 생애 모든 것'이라는 이름의 교육,

그 때 내겐 한 대의 카메라 밖에 없어서 동료들에게 세 대를 더 빌렸는데

너무나 마음이 불편했던 거다.

저 카메라에 흠집이 나면 어떡하나,

카메라를 가져가서 가져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그런 식의 조마조마함이 교육에의 몰두를 방해하였다.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또 한편으로는 그냥 모여서 수다 떨듯이 카메라로 자기 이야기를 꾸미고

그렇게 놀면서 이야기하다보면 어느 순간 가슴 속 응어리가 풀리는

그런 경험을 함께 하고 싶다.

내가 <엄마...>를 만들면서 나를 들여다봤던 것처럼

어딘가에 발표할 게 아니라, 어떤 성과를 남길 것이 아니라

그냥 카메라를 매개로 나를 표현하는 그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싶다.

그래서 편하게 쓸 수 있는 디카가 지금 꼭 필요하다.

 

일단 네 대를 목표로 열심히 구하고(신중해야 하는데 좀 멍청해서 고생하고 있다)

또 그러고 나면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돈을 벌어서 노트북을 살 것이다.

영상편집이 가능한 노트북.

그렇게 되면 나는 어디서나 교육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미디어교육계의 리베로가 될 수 있을 것같다. 하.하. ^^;

(이렇게 쓰다보니 '미디어교육계의 엘리트'라는 별명을 가진 모리가 떠오른다)

 

작업을 제쳐두고 내가 지금 몰두하고있는 상황이 좀 걱정스럽긴 하지만

서울을 떠나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나는 우리 마을이 너무 좋다.

아나바다 장터처럼 각자가 가진 재능(?) 하나를 펼쳐놓고

서로 교환하는 이 마을의 분위기를 보며 나도 뭔가 하나를 펼쳐놓고 싶다.

잘하진 못하지만 열심히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그 시간들을 함께 나누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잘 될 거라 믿는다.

카메라 구하는 일도 잘 되고 있는 지금, 앞으로의 일도 당연히 잘 될 거라 믿는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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