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from 우울 2005/07/24 17:15
항상 두려웠다.
내 껍데기 아래 비어있는 공간이 드러날까봐.
껍데기는 견고해서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거나하고
한동안은 나조차 스스로에게 속아
내가 뭐 대단한 줄 알았다.

노력하는게 무서워서 항상 이리저리 조금 기웃거리다 말았다.
건성건성 살았다.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고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나같이 사는 게 꼭 나쁠 건 없잖아 라고 생각해서
사실은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한 번 다르게 살아보기로 했다.
노력해서 얻는 것은 어떠한가...

나는 내가 가진 재주가 저주스럽다.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아도 그것은 사기라는 느낌이다.

조금의 비판도 못 견디고
조금의 어려움도 못 견디고
그렇게 살 일은 아니다.

나는 정말 애처럼
순간 관심이 가는 것에 집착했다가는
금새 질리고 .....
그렇게 꽤나 오래 살았다.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왠지
인생에 한번쯤은 노력을 해보고 싶다.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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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17:15 2005/07/24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