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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두리반 문학 강연
홍대 앞 두리반 사태가 요지부동입니다. 무더위가 많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끊긴 전기의 복원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고 합니다. 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듣지도 않겠다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입과 귀가 신체 기관으로는 둘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두리반 사태를 걱정하는 시민들과 작가들이 말을 했으면 어떻게든 답을 하는 것이 도리일 터인데, 거의 개무시 수준입니다. 111인 작가선언에 참여한 모 시인을 찾는 전화가 한국작가회의로 걸려 왔습니다. 자신은 밝히지 않은 채로 작가 선언은 오해에 근거해 있다고 하더랍니다. 자신을 밝히지 않았으므로 물론 그 사람이 찾는 모 시인의 연락처는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두리반 사태가 진정 오해에 근거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두리반이 가진 오해를 풀어야 마땅한데, ‘오해다’의 무한반복은 최근 들어 너무 낯익은 모습 아닙니까? 이번 사태의 원인은 바로 개발사의 탐욕과 우리 사회의 배금주의, 거기다 상식 자체를 가지고 싶지 않은 비이성의 문제라 숱하게 지적해 왔음에도 돌아온 답은 ‘단전’뿐이었습니다. 아마도 저 사람들은 두리반이 지쳐 쓰러지길 바랐을 겁니다. 모르겠습니다. 지금 누군가는 무척 지치고 외로울 수도 있겠지만 웃음의 총량은 더 늘었다는 게 두리반 문학 강연을 진행하는 우리들의 직감입니다. 싸움의 끝은 아무도 모르고, 다른 의미로서는 싸움의 끝은 있지도 않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잠깐씩 쉬었다 가는 것만이 있을 뿐입니다. 세 번째 강연입니다. 이번에는 우리 문단의 기린아 김경주 시인입니다. 우리 작가들은 빈손으로 싸우다 빈손으로 떠날 것입니다. 다만 두리반에서 읊조리고 독백하는 작가들의 말이 콘크리트 같은 가슴을 가진 우리 사회에 실핏줄이라도 된다면 더 바랄 바가 없겠습니다. 그것마저 우리 사회가 거부한다면 우리의 말은 중음신이라도 되어야 할까요? 가슴에 허무 한 덩이씩 가지고 있지 않은 작가들은 없으니 아무래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숨 가쁜 말을 토해내야 하는 존재들이니 말할 뿐입니다.
▷ 때 : 2010년 9월 15일(수) 저녁 7시 30분 ▷ 곳 : 홍대 앞 두리반 ▷ 주최 : (사)한국작가회의 ▷ 주관 : (사)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 강사 : 김경주(시인) ▷ 제목 : 공감의 텍스트 ▷ 보너스 : 『시차의 눈을 달랜다』(민음사) 20권 선물 및 저자 사인회 자세한 문의는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처(02-313-1486) 혹은 자실위 부위원장(010-4289-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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