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단상, 카터 방북, 체벌논란, 신상 기타...

진보 블로그 전면개편 기념 블로깅. ㅋ

 

1.

 

이태준(李泰俊)의 수필 '매화'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절개란 무릇 견디기 어려움에서 나고, 차고 가난한 데가 그의 산지(産地)라, 인정이니 생활이니 복이니 함도 진짜일진댄 또한 고절의 방역(方域)을 벗어나 찾기는 어려울 줄 알러라.(중간에 쉼표는 편집)

 

기왕에 명예란 것이 업적에 따라 오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명예 그 자체를 만들기 위한 것처럼 전락한 시대에, 한 자리 하겠다고 물망에 올라 자신의 얼굴을 만인에게 비추는 사람들이 또한 명예를 만들기 위해 명예를 쌓았던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매화의 고절함을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으나...

 

그래서 예로부터 군자는 번잡함을 싫어하고 공명을 내세우지 않으므로 세속지경에서 모습을 찾기 어려운 법. 똥물에 발담그기를 예사로 하는 사람들에게 군자의 풍모를 기대한 바는 없으나 이건 좀 해도 너무한 거 아닌지.

 

 

2.

 

시대가 영 수상하여 날씨마저도 제 철을 잃고 오락가락 하는데,

 

간만에 혹서가 닥친 올 여름 하며,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때에,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던 전직 땅콩재배업자가 다시 방북을 하였고,

어째 16년 전의 상황하고 얼추 비슷하게 돌아가는 분위긴데...

 

이러다가 또 누구 하나 떠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3.

 

체벌금지논란을 다시 보면서 어이가 없는 것이.

 

체벌을 금지하면 교육이 어렵다는 분들이 갖은 뗑깡을 놓고 있던데,

사실 체벌이라는 것이 대놓고 저지르는 폭력인데다가 더불어 위계를 이용한 폭력이라 그 질이 나쁘기가 한량이 없는 것이지만, 일부 교육계 인사들이 하는 논리를 뒤집어보면 이런 저질의 폭력행사를 대놓고 할 권리를 달라는 거 아닌가.

 

아닌 말로, 학교 담장 밖에서 계급장 떼고 그렇게 폭력행사 하면 당연히 폭행치상죄.

게다가 동반되는 것은 모욕죄 기타 등등.

아니 그렇게 두들겨 패서 교육효과를 달성하고 싶으신 분들이 왜 조폭을 하지 교사를 하고 있는 건가?

 

 

4.

 

깁스한 발목에 땀띠가 가득...

 

가려워 미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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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12:07 2010/08/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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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보블로그 전면개편 기념으로 종종 들리는 진보블로거들의 블로그를 둘러보았습니다. 종착지가 행님은 블로그였는데, 행인님은 요렇게 바꾸었군요(^-^).

    그나저나 발목은 어쩌다가......(ㅠ_ㅠ) 언제쯤이면 괜찮아지는 건가요? 하루빨리 쾌차하시길 빕니다(^-^)!

    • 어서 오세요~~!! ^^

      그렇잖아도 리뉴얼되면서 즐겨찾기 기능이 어딨는지 찾질 못해 무연님 블로그 주소를 찾아야 했는데, 이렇게 왕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발목은 걍 축구하다가 또까닥 했네요. ㅋㅋ
      몇 주 싸매고 있으면 났는답니다.
      고맙습니다. 자주 뵙죠.

  2. 깁스 =ㅁ= 쾌차하세염
    전면 개편하길 잘 했네요1! ㅎㅎㅎㅎ 아픈 몸을 이끌고 글 많이 써주세영

    • 보기가 무척 좋은데 아직 어떻게 활용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적응기간이 많이 필요할듯...

      그래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합죠. ㅎㅎ

  3. 한동안 인터넷이 고장나서 못들어왔는데 새롭게 단장했네요. ㅊㅋㅊㅋ
    깁스 얼른 나으시고 논문도 잘 되시길 바래요. (저도 쓰고 있는데 힘들다는 ㅠ)

    ps. 아마 체벌논란에서 징징대는 분들은 아이들에 대한 제재수단을 대체할 만한게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인 것인거 같아요. 원칙적으로는 타당한데 교사의 입장에서 제재수단이 없으면 생활지도 등에 어려운 점이 있겠죠. 굳이 말하자면 교사에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재하게끔 만드는 현실이 더 문제일까요... @_@???

    • "아이들에 대한 제재수단"이라는 것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근본적으로 아이들을 "제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학교라는 공간 안에 가둬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때문이라고 봅니다. "교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부담감이 이토록 큰 구조에서는 체벌 아니라 어떤 방식을 동원하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제재"는 더 필요하게 될 겁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렇게 큰 아이들에게 직업이나 학벌에 따른 차별을 가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는 건 이미 늦은 걸까요...

      아무튼 그런 고민을 속시원하게 해보기 위해서라도 논문 빨리 끝내야겠습니다. ㅠㅠ 자주 뵙져.

    • 저도 이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주위에 초등학교 교사에게 물어봤더니 그 분 말씀이 78년부터 교편을 잡았는데 지금처럼 아이들 지도하기가 힘든 적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다들 초등학교 6학년을 안맡으려고 하기때문에 5,6학년은 항상 남교사 담당이고 나이 든 여교사들은 1,2학년만 맡으려고 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학기초에 말썽부리고 다른 애들 수업못하게 하는 애가 한 명 있는데 얘를 제재를 못하면 다음 학기에는 그런 애들이 여러 명이 된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쩔 수 없다고. 그렇다고 우리도 네덜란드나 호주처럼 전학이나 퇴학을 시키는 방법을 도입할 수도 없고. 사실 때려서라도 가르치겠다는건 한국식 온정주의고 말 안들으면 내치는건 서구식 합리주의죠.

      얼마전 제가 존경하는 분과 산책을 하면서 얘길 나누다가 제가 우리 사회에서 제일 시급하게 바꿔야 할 곳은 학교라고 하니까 그 분은 아예 학교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한 번 상상을 했죠. 학교는 없고 도서관이나 하자센터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만 모여서 책 읽고 실험하고 토론하면 어떨까 하고. 그런데 그 곳에 공부엔 전혀 취미가 없으면서 그냥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온 아이가 있는데 다른 애들이 하는 걸 방해하고 소란을 피우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야미// 뭐 유사한 이야긴지 모르겠습니다만, 군대 다녀온 애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요새 신병은 우리 때랑 달라요."라고 하는데, 사실 이 말은 쌍팔년 이전부터 군대 갔다온 사람들의 변함없는 레파토리죠. 다시 말하자면, 언제나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랫사람들이 별종으로 보이는 거구요. 말씀하신 그분이 78년부터 교편을 잡으셨다면 연세가 상당하실 텐데, 날이 갈수록 아이들 지도가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애들 역시 그 변화에 따라 변화하니까요.

      앞의 덧글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도서관이나 하자센터 같은 곳에서" 하는 공부는 어떤 공부일까요? 공부에 전혀 취미가 없는 애들이 왜 그런 곳으로 와야 했을까요? 도서관은 책을 보는 곳이죠.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 그런데 요즘 도서관은 그냥 독서실이더군요. 하자센터는 제가 직접경험한 바가 없어서 별로 드릴 말씀은 없네요. 공부에 전혀 취미가 없는 아이는 다른 취미도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아이의 별난 취미를 감당해줄 만한 곳이 없을까요?

      야미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한국식 온정주의와 서구식 합리주의를 구분하신 부분이 있는데요, 사실 한국은 이미 그 "온정주의" + 합리주의 체계로 되어 있죠. 기왕에 주어 패고 퇴학시키는 일 빈번히 봤거든요. 저는 그게 너무 안타깝다는 거죠.

      사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야미님이 느끼시는 답답함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어떤 다른 대안이라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씨도 먹히지 않으니까요. ㅠㅠ

      그래도 이렇게 서로가 생각을 나누다보면 뭔가 또다른 방식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되네요. 고맙습니다.

  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걱정해 주셔서 감솨~~!! ^^

      복장터질 일 너무 많은 요즘이에요. 복대를 하고 다녀야 할까봐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