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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이야기 1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연정이가 오늘 보스턴에 도착했다.

초딩 6학년이 혼자 지구 반대편에서 14시간을 넘게 날아온 걸 생각하면 신통방통이다. 

 

일하는데 옆에서 자꾸 꽁시랑꽁시랑 거리다가 이제 잠이 들었다.

저녁 먹고 나서는 퀴즈를 낼테니 맞춰 보란다.

내용인 즉슨...

 

언니가 잡곡밥만 먹는 이유는?

 

첫째, 어려서 쌀밥만 먹고 자랐기 때문이다.

둘째, 쌀밥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셋째, 쌀밥에 관한 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쌀밥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우하하... 초딩 입에서 "아픈 사연"이라니.....

 

그냥 콩이랑 팥이랑, 검은 쌀 뭐 이런 거 여러가지가 들어간게 맛있어서 먹는 건데... 흰 쌀밥은 건강에도 그다지 안 좋구... (아는게 병). 집에서는 엄마 아빠 건강을 걱정한답시고 꼭 잡곡밥을 권하고는 했다.

 

하지만....

울 아빠는 어려운 시절 드시던 보리밥 콩밥이 지긋지긋하다고 항상 쌀밥만 찾으셨는데, 내가 집에서 저녁을 먹는 날이면 엄마가 내 눈치를 보느라 꼭 잡곡밥을 내놓으시고는 했다. 그래서 연정이는, 울 엄마가 쌀 씻는 것을 보고 내가 대전에서 오는지 안 오는지 알았다고 한다.

 

혼분식 장려운동이 몸에 배어 그렇지 (범생이~~), 쌀밥을 할 줄 모르거나 쌀밥에 관한 아픈 사연이 있는 건 아니다.  엉뚱한 초딩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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