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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날]이라니까...

쓰는 건 아니구, 모니터 보구 한참 일하다 보니 갑갑해서....

 

무릇 남아는 평생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독서 백편이면 의자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만...

 

남아가 아닌 나는 평생 책을 몇 수레나 읽게 될까?

물론 수레 사이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표준 '구루마'사이즈로....?

짐작도 안 가는구나.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지만 (물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경우) 의자현이라는 말은 맞다. 그리고 책을 다시 읽으면 내용의 심화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번 책을 읽을 시점의 정서와 주변 상황들이 함께 연상되어 독특한 아우라를 자아내곤 하지...

 

한국 돌아가면 책 정리를 꼭!!!

목록 만들고, 빌려준 책 다 찾아오고...

그동안 잃어버린 (빌려주고 못 받은) 책이 너무너무 많다.

심지어 전문의 시험 공부하려고 보니 내 전공인 역학 책이 하나도 안 남아 있는 걸 발견하고 쓰러질 뻔한 적도 있다....

음.. 꼭 실천해야 할 프로젝트...

 

요즘 읽고 있는 세 가지 책과 최근 구입한 책들...

 

 

 



1. 출퇴근용 - Carl Sagan, [The Demon Haunted  World]

 

The Demon-Haunted World: Science as a Candle in the Dark

 

할배, 아주 전에 없이 강경한 어조로 슈도사이언스를 강력 비판하고 있음. 좀 오바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 미국사회에서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할배의 심정을 백 퍼센트 이해하고도 남을만....  이성의 수호자로서 과학자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 다소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이 신정일치국가에서 공공연하게 자신이 무신론자일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는 장면은 멋짐! 버트란트 러셀의 [왜 나는 기독교인이 아닌가]보다 훨씬 간명하고 전형적인 "이과 스타일" 설명... ㅎㅎ 

근데, 할배도 UFO 관련 프로그램이랑 타블로이드 신문들을 꼼꼼히 챙겨보나봐... 이렇게 시시콜콜 잘 알다니... 마치 엑스파일 대본을 보는 듯 ㅎㅎㅎ

 

2. 화장실 비치용 - [Introducing Einstein]

 

Introducing Einstein (Introducing)

 

역시... 화장실에서 읽기에는 무리... ㅜ.ㅜ

패러디, 마하, 멕스웰... 잘 이해하다가 상대성 이론 설명 나오면서 다시 오리무중...

아인쉬타인 전기는 하도 어릴 적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의 어린 시절 엉뚱한 행동들이 그저 천재성에서 비롯된 기행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

17살, 독일 국적 포기가 드뎌 승인되고 "무국적 시민"으로 좋아라 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 ㅎㅎ

그 시기 사회적 정황과 과학 발전, 자본주의 생산의 관련성을 폭넓게 조망한 것은 배울 점이 많음. 근데 아무래도 저거 다 읽고 나면 화장실 비치용 책들의 테마를 좀 바꿔야겠다. 가벼운 책으로... 만화책이라고 가져다 놨는데.. 영....

 

3. 잠자리용 - [Global Value 101: A Short Course]

 

Global Values 101 : A Short Course

 

하버드 서림에서 열린 출판 기념 행사에서 사온 책. 스펙트럼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미국 사회 "참여 지식인"들이 젊은 학생들에게 털어놓은 삶과 신념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감동적임.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한 번 할 생각... 하워드 진 할배가 1장에 소개되는데, 역시... 할배 유머 감각이... ㅎㅎ

 

0. 최근에 구입한 책

 

Leo Huberman, [Man's wordly goods]

 

뭐 설명이 필요 없는 베스트셀러. 한국에도 번역서가 나와 있어 망설이다가... 고전(?)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덜컥 주문했는데.. 오.. 도착한 책을 보니 1936년 초판이다. 이럴 수가....  그리고 생각보다 훨 두꺼운 하드커버.. 겨우 12불인데 말이지....  

 

Urlich Beck, [Risk Society : Towards a New Modernity]

 

이 책 사실 한국에 있는데... 요즘 준비하는 논문 때문에 필요해서 아마존 헌책방에 다시 주문.

근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그 책 첫 장만 읽고 말았다.

웬만하면 사놓은 책은 다 보는 편인데....번역이 정말 굉장했다... ㅜ.ㅜ 

책을 읽노라면, 저절로 영어 원문이 떠오르게 하는 신비한 주술이 걸려 있는 직역 문장들에 완전 기가 찼더랬다. 나도 허졉한 번역서를  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남의 번역 가지고 뭐라 말하지 않는 편인데, 그건 너무 심했던 거지.... 

 

George Owell, [Homage to Catalonia]

 

global value 에 보면 학생들이 하워드 진 할배한테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회가 이 지구상에 있기는 한거냐, 역사상에 존재하기나 했던 거냐.. 하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진 할배는 어쩌구저쩌구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역사상 인간 해방에 가장 근접한 두 가지 실체를 꼽으라면 파리 꼬뮌과 아나키스트들이 장악(?)했던 스페인 내전의 까딸로니아를 들 수 있다면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사모하는 진 할배가 추천했는데 안 읽어볼 수 있나. 흠.

더구나 스페인 내전은 한 번도 구체적으로 공부를 해본적이 없으니....

근데, 알라딘의 북리뷰는 별로 안 좋은 편이다. ㅡ.ㅡ

원작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나중에 확인할 일이로다.

 

아.. 잠깐 기분 전환하려고 시작한 포스팅이 너무 길어졌다.

 

근데.. 저렇게 사모은 책들은 도대체 한국에 어떻게 가져가나..

다섯 구루마 까지는 안 되겠지만.... 고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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