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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Goodman 이야기

홍실이님의 [기록들...] 에 관련된 글.

[Global Value 101]에 보면 Amy Goodman 도 등장한다.

여기서 Democracy Now 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 언니 멋지다.

(혹시, 영어 듣기 연습 하고 싶은 분은 여기 뉴스 열심히 보셈. 미국을 비롯한 국제 정세도 배우면서, 영어도 공부하면서... 대본도 제공됨)

 

에피소드 1.

 

그녀는 대학 시절 아파르트헤이드 반대 투쟁에 너무 열심히 참여하느라, 졸업도 5년이나 늦어졌단다. 당시 하버드가 남아공의 인종주의 정책에 깊이 연루되어 있었다는군...

 

어쨌든 인류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기는 했는데, 논문 주제가 피임약인 depo-provera 의 임상시험에 관한 것이었다고....  동물 실험에서 암 유발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틀란타 주의 흑인 여성들과 타일랜드를 비롯한 외국에서 광범위한 임상 시험이 이루어졌는데, 이 문제를 지적하는 논문을 썼단다.

논문 심사가 있던 날, 심사위원 중 한 명, "너, 인류학이 무언지 이해하고 있냐? 이건 인류학 논문이 아니다."

에이미 "왜 아니죠?"

그 심사위원, "인류학이란, 외부자의 시선으로 다른 문화를 관찰하는 학문이다. 너는 아마도 인류학 기본 원리에 대한 교육에서 무언가를 빼먹은 거 같다"

에이미 "그 정의대로라면 저는 지금 여기에서 미국 사회의 백인, 남성, 기업 중심의 과학을 들여다보고 있는 거고, 저는 그 사회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제 논문이야말로 인류학의 정의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학위 논문 심사에서.... 이거 정말 쉽지 않은 일....  대단하다 대단해.... ㅡ.ㅡ

 

 

 



에피소드 2.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때, 클린턴이 직접 여기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청취자들에게 앨 고어의 지지를 부탁한 적이 있단다. 말하자면, 노무현이 참세상방송국에 전화해서 우리는 한 배를 탔으니 강금실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형상 ㅡ.ㅡ

근데 웃긴게.. 아침에 백악관 공보실에서 미리 전화를 해서 "여기 Whitehouse (백악관)인데, 프레지던트가 당신과 통화하기 원한다"고.... 마침 생방송 직전이었던 에이미는 뉴욕의 술집 Whitehorse (백마) 에서 전화가 온 줄 알고, 아니 이 이른 시간(아침 9시)에 그집 사장이 깨어있단 말야? 의아해하면서 "어디 프레지던트?" 하고 물어보니까 저쪽에서 "프레지던트 오브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했다는 ㅎㅎㅎ

근데, 하여간 클린턴의 기대와 달리, 에이미가 엄청 민감한 질문들을 했고, 클린턴이 완전 삐쳤단다. 나중에  다시 공보실에서 전화가 와서 "프로토콜을 어겼기 때문에 이제 백악관 출입 정지"라고 하니까 에이미가 발끈 화내면서, "그 쪽에서 전화를 먼저 걸었지. 내가 요청했냐?... 그리고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인데, 원한다면 자기가 언제라도 끊을 수 있었던 거 아니냐" 고 따졌다는.... 

오호.... 이 강력한 포스...

 

에피소드 3.

 

동티모르 학살 현장에서의 경험....

평화시위 중에 나타난 인도네시아 군부대...서방 기자가 있다는 걸 알면 인도네시아군도 함부로 민중들에게 총격을 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평소와 달리 마이크, 카메라를 높이 쳐들었지만... 그건 그저 기대였을 뿐...  무차별 총격과 구타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에이미와 그 동료도 죽을만큼 폭행을 당했는데...  이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국 여권" 덕분.... 인도네시아 군이 들고 있던 그 M16, 그 살상무기와 돈을 공급해주는 '친절한 미국'의 시민인 덕택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하버드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가장 힘센 나라, 권력의 가장 핵심에 있는 집단에 속해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행동 하나하나가 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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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JFK 기념 도서관에서 에이미 굿맨이 참가한 토론회가 열려서 구경 갔더랬다.

인도주의적 중재와 언론의 역할에 대한 포럼이었는데...

아이고, 포스팅이 너무 길어져서 힘들어 못 쓰겠다.

사진만 몇 장...

 

 

 


 

왼쪽이 에이미 굿맨, 오른쪽은 독일인 사진기자...

이 언니가 또 맘에 든 것이....

자기는 말주변이 없고.. 사진기자기 때문에 사진으로밖에 말할 줄 모른다면서 이라크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으흠...

 

 


 

근데, 그 기념 도서관... 경치는 진짜 너무 좋더라...

뒤편 전면 유리 바깥으로 보이는 것은 대서양(!)이다...

담에 날씨 좋은 날 토끼님이랑 도시락 싸가지고 소풍 가기로 했음. ㅡ.ㅡ

 


 

미군의 특기는 포로들 두건 뒤집어 씌우기...

저런 처치가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무런 물리적 위해를 가하지 않더라도 감각 박탈 (sensory deprivation) 자체가 엄청난 심리적 위축을 가져오는 가공할 고문 효과를 가지고 있단다. CIA에서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거라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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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로 글을 마무리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꼭 쓰고 싶은 것...

에이미 굿맨이, 하버드 학생들한테 동 티모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서,

아마 알고 있다면, 그건 틀림 없이 둘 중의 하나 때문일거라고 이야기한다.

끊임 없이 이 문제를 제기해온 노엄 촘스키의 글을 본 적이 있거나,

아니면 독립미디어를 접했거나...

주류 언론에서는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었으니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물론 이전에도 그렇긴 했지만)

독립미디어의 역할이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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