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무념무상의 세월

요새 왜 이리 정신줄을 놓고 사는지 모르겠다. 출근해서 무슨 일인가를 미친 듯이 해나가는 와중에 (그 중 태반은 잡일이다 ㅜ.ㅜ) 나의 이성적 정신줄과 더불어 영혼이 실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문득문득 든다. 바깥 날씨는 청명하고도 포근하건만, 그토록 갈구하던 호연지기의 약발은 형편없고, 각종 일과 논문은 하염없이 늘어지고... 어데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불안감..... ㅡ.ㅡ 도대체 바쁜 와중에 봄 나들이는 왜 다녀온 건지 모르겠다. 효과가 이틀도 안 가...ㅜ.ㅜ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에 언급했던 내용을 다시 옮겨본다. "도시의 '떠들썩한 세상'의 차량들 한가운데서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수심에 잠기게 될 때, 우리 역시 자연을 여행할 때 만났던 이미지들, 냇가의 나무들이나 호숫가에 펼쳐진 수선화들에 의지하며, 그 덕분에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의 힘들을 약간은 무디게 할 수 있다." "인간의 삶도 똑같이 압도적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태도로, 가장 예의를 갖추어 우리를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은 아마 자연의 광대한 공간일 것이다. 그런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 삶을 힘겹게 만드는 사건들, 필연적으로 우리를 먼지로 돌려보낼 그 크고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