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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반전 워크샵도 중요한 워크샵이었습니다.

 

2백만 행진을 조직했던 영국의 전쟁저지연합이 주최한 워크샵은 4~5백 명 정도가 참석해 비교적 큰 규모의 워크샵이었는데, 대중 시위의 효과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자율주의자들이 대중 시위가 전쟁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대중 시위 조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소수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주최측과 연사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이 되는 3월 19일과 20일 국제적인 반전 대중 시위를 공동으로 조직하자고 호소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여겨집니다.

 

여러 연사들이 반박에 나섰지만, 육순이 넘은 크리스 하먼이 젊은이들 못지 않게 열정적인 반론을 편 것이 제게는 제일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 하먼은 스페인과 헝가리, 네덜란드 등에서 파병을 중단시키고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전쟁 개시에 참여했던 우파 정부를 무너뜨린 이유가 대중적 반전 시위가 아니면 무엇이었냐고 반문하고 이라크 현지 저항과 나머지 국가들에서 벌이는 대중적인 반전운동이 전쟁 참여 정부들을 점차 위기로 빠져 들게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발표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년 전 대선보다도 부시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 증가했고 군사적 힘에 비해 경제적 힘은 갈수록 쇠약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제국의 위기가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며 제국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곳이 이라크이므로 이라크 점령 반대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 번도 거리에 나서 보지 않은 사람들이 반전운동을 통해 거리에 나서고 있는 점, 즉 세계적인 급진화가 현 시기에 반전운동을 통해 표현되는 점을 이해하고 이 운동을 강화하는 것, 이 운동과 반자본주의 운동과 만나게 하는 것이 급진 좌파의 임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ISO 활동가는 자유 발언에서 부시 취임식에 10만 명이 모여 사망자 상징하는 관을 들고 행진하는 등 창발적 시위를 벌였으며 320 시위를 미국의 수십 개 도시 반전 단체들이 결의하고 있다며 320 시위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수년 전 대중적 반자본주의 운동에 냉소적이었던 이 단체의 입장에 비춰보면 반가운 입장 변화였습니다.

 

정리 발표에서 전쟁저지연합 연사인 크리스 나인햄은 이라크 등에서 미국이 부딪힌 외부의 위기는 국내의 위기로 옮아갈 것이고 이것은 제국의 위기 - 즉, 군사적/경제적 세계화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약화되는 경제 패권을 군사 패권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에서 이라크에서 미국의 군사적 패배는 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며, 따라서 이라크 점령 반대 운동이 이라크 내부 저항과 서로 맞물려 가며 미국(제국)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미국 내부의 저항 운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외부의 대중적 반전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가속화되면 이제 역으로 제국의 위기가 제국에 의존하는 다른 나라 지배계급들의 위기를 불러 오겠죠.

 

저는 제국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탁월한 분석과 전망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 지배계급의 미국 의존도를 살펴 보더라도 이라크 전쟁/점령/파병 문제는 미국과 한국 지배계급 모두에게 중요한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워크샵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유스캠프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영어 구호, 포어 구호, 서어 구호들이 난무하고 뒤섞이는 상황이었지만 참가자들 모두 신나게 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진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쟁 반대, 부시와 샤론은 암살자, 팔레스타인 해방, 부시는 테러리스트 등의 구호는 행진에 함께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따라하고 박수를 치고, 환호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행진로 옆에서 물(agua) 팔던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따라 했으니까요.

 

행진 도중에 팔레스타인 등 반제국주의 캠페인 활동가들이 즉석에서 참여해 연설과 구호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반전 워크샵은 통역이 안 돼 청중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남미 해방신학자들 주최의 워크샵이었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작해 문화 공연만 보고 왔는데요, 행사장에서 좀 떨어진 시내 쪽의 성당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320 호소 리플릿과 스티커를 배부했습니다.

 

반응은 좋았지요. 서로 리플릿을 달라, 스티커 붙여 달라고 해서 즐겁지만 손은 매우 바뻤지요. 젊은 여성들은 왜 그렇게 저를 자꾸 붙잡는지... 모두 우리들에게 따봉, 비엔, 굿을 연발하더군요.

 

이 워크샵의 장소는 아래 사진입니다.

 

이외에도 아세의 워크샵과 남미 급진 좌파들이 모두 모인 워크샵 등이 국제적 시야와 정치적 안목을 넓혀 주는 워크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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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3 - 워크샵들(1)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3 - 워크샵들(1)

 

제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의 투기자본감시센타가 주최한 워크샵은 애석하게도 국제 아딱 운동을 주도하는 주요 아딱들의 회합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기대했던 다른 나라 참가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영국 저항의 세계화(Globalize Resistance)가 주최한  존 홀러웨이(남미의 저명한 자율주의자)와 캘리니코스의 1대1 패널 워크샵 "권력을 잡지 않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를 포기하고 참석했던 워크샵이라 그 아쉬움은 배였습니다.

 

허영구 공동대표가 사회를 본 워크샵에서 일본 아딱 발제자는 연대사 수준의 발제를 한 뒤 같은 시간대 주요 아딱들의 회합에 가야 한다고 가버렸구요, 센터 사무국장 님 말로는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더군요. 그래도, 이 워크샵에서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도 참석해서 의미있었습니다. 참석한 당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영광을 누렸다는 점도 매우 의미있었지요^^.

 

최초로 토빈세 법을 도입한 벨기에 아딱의 발표가 흥미로웠습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대중운동 조직과 더불어 선전과 교육, 그리고 법안 통과에 필요한 의원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의원-지식인-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속적인 교육과 토론, 협의를 진행했다는군요. 이 상부 네트워크를 대중적인 기층 네트워크 건설에 다시 이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들이 교육과 선전, 대중 동원에 초점이 되는 방식이죠.

 

장화식 운영위원은 한국의 투기자본 실태와 반대 캠페인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구요, 주로 론스타와 뉴브리지캐피탈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99년 이후 한국의 외환 정책, 자본시장 대외 개방, 금융 구조조정 등이 결국 투기자본들에게 유리한 경제 환경을 조성했다며 정책과 경제 구조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점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김어진 운영위원은 국제적인 투기자본 반대 운동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발제했습니다. 이라크에서 군사적 점령과 사유화,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동시에 벌어지거나 점령이 벽에 부딪히면서 WTO경제적 세계화라는 측면과 군사적 세계화가 결합돼서 진행되고 있으므로 두 운동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초국적 금융자본들도 안정적인 이윤 확보를 위해서는 현지 정부와 관계가 매우 중요하므로 각 국의 운동의 개별 금융자본에 대한 감시와 견제 뿐 아니라 자국 정부를 압박하는 정치투쟁의 중요성(그렇게 하기 위해선 정치적 분석이 선행되야겠죠)이 워크샵 전체적으로 좀더 강조됐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김어진 동지를 제외하면 아무도 명확하게 지적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게 하루 반나절의 워크샵을 날리게 만든 것은 아딱이었습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회원들과 아딱 워크샵들을 주욱 듣기로 한 날(29일), 우연의 일치인지 아딱의 워크샵이 모두 예고도 공지도 없이 펑크난 것입니다. 아마, 아딱 총회가 이날 행사장 외부에서 있었기 때문에 취소한 듯 합니다. (이날은 한국이 주최하는 한일FTA 워크샵도 개최가 1시간 가량 지연되었으니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아딱 프랑스 지역조직 활동가를 만나 즉석 요청으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국제 아딱 운동의 출발지인 아딱 프랑스는 규모가 파리에만 10개 지부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현재는 EU헌법 제정에 반대하는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헌법은 WTO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공공서비스 사유화를 강화해 공공성을 후퇴시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EU나 WTO가 소국들의 발언권을 보장하지 않는 문제는 결국 각국 민중들의 발언권이 봉쇄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WB, IMF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토빈세 도입 외에도 그처럼 광범한 의제에 아딱이 개입하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보건, 의료, 교육, 유전자조작식품 등은 모두 토빈세 도입 운동이 주목한 자본 중심의 체제와 연관된 문제로서 우리 삶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개입하려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운동의 결합은 세계사회포럼 덕분이라고 지적했구요, 프랑스에서는 전국적 규모의 시위에서 중앙과 지역위원회의 조율과 협조, 자체적인 지역 시위 건설 등이 동시에 이뤄지며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지역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한답니다.

 

예를 들어, 조세회피 지역과 그 지역에 페이퍼 컴퍼니를 둔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중앙 차원에서 입수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의 활동가들이 이에 대한 항의를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건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지역 주도성을 전국 현안으로 전환하는 것은 네트워크의 역할인거죠.

 

꽤나 교훈적인 답변이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초국적 금융자본 규제 운동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아딱 프랑스 내부에서도(유럽의 아딱들 전반에서도) 단일 쟁점(토빈세 도입) 집중이냐, 광범위한 쟁점 개입이냐의 논쟁이 있고,  후자 쪽이 좀더 급진적 경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쟁점과 쟁점들 사이를 연결해 광범한 반자본주의 운동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아딱 같은 대규모 단체가 반전, WTO체제, EU헌법 등 더 포괄적인 쟁점들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다만, 우리와 대화를 나눴던 활동가도 총체적 전략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라크와 관련된 반전 쟁점(또는 군사적 세계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은 남습니다. 다음 워크샵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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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팁) - P-SoL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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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 참가기 (팁) - P-SoL에 대해

 

우리말로 사회주의자유당 또는 사회주의해방당이라고도 옮길 수 있는 P-SoL은 지금 브라질에서 가장 주목받는 급진 좌파 정당입니다. 룰라의 신자유주의 개혁, 특히 연금법에 반발하다가 출당 당한 엘로이사 엘레나, 루치아노 젠로 의원을 비롯한 좌파 그룹들이 주동해 창설한 당이죠.

 

때문에 룰라 정부의 배신 또는 무기력에 실망한 젊은 세대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룰라 내각을 주도하는 PT주류들에게서나 아직 PT 내에 남아서 룰라를 비판하길 원하는 좌파들에게서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들은 이번 세계사회포럼 기간에 주목을 끌었으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창당을 했습니다. 이들은 개막 행진 때도 대거 참석, 열정적인 행진을 했고 창당대회에도 만여 명이 참석해 개최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당 대표로 선출한 엘로이사 엘레나가 발표하기로 돼 있던 워크샵이 무산돼서 주요 강령과 전략, 창당 경험을 핵심 지도자로부터 듣지는 못했습니다. 창당대회 후 엘레나 의원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더군요.

 

다만,  이 워크샵에 참석했던 급진좌파들 간의 대화 방식으로 전환된 이 워크샵에서 지도자 중 한 명인 뻬드로의 연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반대를 초점으로 사회주의자들과 반자본주의자들의 단결을 강조한 점, 민주적 운영과 서로 장점과 견해를 공유할 수 있는 조직 방식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워크샵에서 남미 급진좌파 연사들이 베네수엘라 상황의 중요성을 모두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 합니다)

 

룰라가 참석한 워크샵(기간띠노 스타디움이란 대형 체육관, 2년 전 아룬다띠 로이와 노암 촘스키가 세계사회포럼 폐막 연설을 했던 곳)에서 룰라에게 집단적 야유를 보냈던 P-SoL 당원들은 죄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였는데 제4인터내셔널 경향의 트로츠키주의 그룹과 마오주의 그룹들이었습니다.

 

P-SoL은 현재 4개 그룹이 주요 그룹이라고 하더군요. 엘레나 의원이 대표하는 사상적으로 좀더 느슨하고 대중적인 그룹과 자율주의 그룹, 트로츠키주의 그룹,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종파주의적인 듯한) 마오주의 그룹이었습니다. 마오주의 그룹은 자신들의 기관지에서 룰라 정부가 대자본가의 정부이고 세계사회포럼은 유럽 제국주의의 도구라고 주장하더군요.

 

흥미로운 것은 이 당의 명칭입니다. Partido de Socialista e Liberdade (사회주의와 자유(해방) 정당)이란 이름의 약칭이 통상의 예대로 PSL이 되지 않고 P-SoL이 된 이유가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SOL은 포어에서 해, 태양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P-SoL이란 약칭은 굳이 우리말에 비유하자면 사회주의자유당의 약칭인 '사자당'(? ^^;)이 아니라 '태양당'이란 뜻이 됩니다.

 

개막 행진 때 그 비밀을 알게 됐는데, 우연히, PT 깃발을 들고 가는 사람과 P-SoL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이 동시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PT 깃발은 붉은 깃발 안에 노란 별이 있고 그 별 안에 PT가 새겨져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죠, PT의 상징이 별이기 때문에 PT에서 더 강력하고 좌파적인 대안을 찾아서 독립한 자신들을 별보다 강한 태양에 비유한 겁니다.

 

남미의 좌파 정치 문화에는 이처럼 단어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각적인 상징까지 감안하는 감성적인 면도 있더라구요.

 

이상 보너스 참가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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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2 - 개막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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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 조직위원회는 개막 행진에 2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행진 대열이 지나가는 길목의 육교 위에 따로 있었기 때문에 행진 대열 전반을 거의 볼 수 있었습니다. 개막 행진은 많은 사람들, 다양한 요구들, 활력과 에너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 활력만큼 화려하고 천연색의 행진이었죠. 다양한 요구들은 다양한 언어와 격렬한 몸짓, 강렬한 천연색의 배너와 팻말, 옷차림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제가 서 있던 육교는 행진로가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곳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꽤 크고 높은 위치였는데, 그 위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행진 대열은 수천의 깃발을 새긴 거대한 용암이 세상의 모든 부정의와 악을 삼켜 버릴 듯한 기세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개막 행진은 포르투 알레그레 시청 광장에서 6시에 출발해 포럼 행사장으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3시부터 포럼 행사장에서 시청 광장으로 행진해 들어가는 대열들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행진 대열들은 전통 북, 악기 등 제대로 된 악기부터 플라스틱으로 된 드럼통(일명: 도라무통), 냄비 등 온갖 타악기 소재들을 가져와 말그대로 북치고 장구치며 행진을 하더군요. 특히, 브라질의 좌파 정당 젊은이들이 삼바 리듬을 연주하며 행진해 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진 대열 주변의 풍경도 볼만 했습니다. 제가 서 있던 육교 옆 아파트에서는 행진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나와 신문지를 찢어 뿌리기도 했구요, 중년의 아저씨가 "Davos No Samba Yes"(No와 Yes는 포어로 적혔는데 포어의 no에 해당하는 단어 표기가 자판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어로 옮겼습니다)라는 팻말을 만들어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삼바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맞은 편 아파트에서는 건물 옥상과 창문마다 붉은 깃발들이 내걸렸는데, 육교 위에 함께 있던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에게 물어 보니, 빈 건물을 점거하는 무주택자들의 운동이 세계사회포럼을 축하하기 위해 행진 코스에 있는 빈 건물을 점거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들이 이 건물을 계속 점거해서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정확히 알아 듣지 못했습니다.

 

한편,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 중 일부가 육교 바로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이 때문에 행진이 잠시 지체되기도 했는데요. 등산 로프를 양쪽 벽에 연결해 행진자들 머리 위 공중에서 행진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벌인거죠. 많은 인기를 끌었던 퍼포먼스였습니다.

 

PT당원들은 당 차원의 대열을 짓지 않고 개별적으로 흩어져 참가했습니다. 개인들이 PT 깃발을 들고 참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DS그룹이 자체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행진한 것이 예외였죠.

PT와 룰라 정부의 우경화에 반발하는 브라질 급진 좌파 정당들의 행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고 활력있는 이 대열은 크게는 P-SoL과 PSTU가 주도했습니다.

 

특히, P-SoL은 연금법 개악 반대로 PT에서 제명된 국회의원들이 주도해 새롭게 만든 정당으로 이번 세계사회포럼 기간에 다른 나라 급진 좌파들에게도 상당히 주목을 받았고 이런 관심과 지지를 이용해 포럼 기간에 창당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P-SoL은 "룰라와 IMF의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커다란 배너를 들고 나와 인기를 끌었지요.

 

저는 트로츠키주의정당이지만 종파주의로 악명 높은 PSTU보다는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세력들이 참여하고 있는 P-SoL에 더 많은 관심이 간 것이 사실입니다. 이 둘은 룰라가 참석한 집회장 앞에서 또다시 만나게 됩니다.

 

한국의 아래로부터세계화 참가단도 급진 좌파들의 대열과 함께 행진해 왔습니다. 활력 면에서는 한국의 활동가들도 남미의 정열적인 젊은이들 못지 않았습니다.

 

한국 참가단이 브라질 급진 좌파 대열과 함께 행진 말미를 차지하게 된 사연이 매우 정치적입니다.

 

PT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사회포럼 브라질 조직위가 룰라와 PT에 비판적인 급진좌파 대열을 배제하기 위해 애초 출발 장소보다 앞선 곳에서 NGO 단체와 기타 참가자들을 출발시켰기 때문입니다. 세계사회포럼 운동의 탄생에 기여했던 PT로서는 세계사회포럼에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럽긴 했나 봅니다.

 

조직위원회의 이런 행동은 제가 목격한 것과 일치하는데, 별도 통보를 받지 못한 대열이 출발 장소로 공지된 시청 광장에서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제가 서 있던 육교 바로 앞에는 행진 시작 시간(오후6시) 2시간 전부터 여러 단체들과 참가자들이 행진 출발 장소인 시청 광장으로 가지 않고 행진 준비를 하고 있다가 예정 시간보다 2~30분 가량 먼저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이곳 행진의 흥겨운 분위기는 남미 정치문화의 반영이기도 하겠지만 세계사회포럼이라는 일종의 축제 성격이 반영된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참가자가 수십만에 달한다는 점도 일조했겠지요.

 

하지만, 참가자들의 분위기 뿐 아니라 시위자들이 인도에서 지켜보는 사람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 참여를 즉석에서 조직하는 등 서로 호응하려고 노력하는 점들은 한국의 시위 문화에도 반영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구호나 노래들도 훨씬 쉽고 재밌고 대중적이어야겠죠.

 

남미의 시위 구호들은 하나같이 랩처럼 빠르면서도 리드미컬한 것이 흥겨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저도 몇 가지 배워서 써먹긴 했는데, 그들이 할 때처럼 리듬을 타는 느낌을 주진 못하더라구요.^^;

 

개막 행진 대열은 각국의 문화 운동가들이 준비한 개막 행사장으로 들어갔지만 행진 대열이 행사장으로 다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다양한 음악들이 연주되고 있었는데, 행진 대열 후미에 있었던 관계로 무대가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여튼, 이날의 개막 행진은 작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의 폐막 행진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충격이 왜소하게 느껴지고 조금은 정치문화적으로 단조로운 느낌으로 기억되게 만들 만큼 올해 개막 행진은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수십 개의 나라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수십만 명이 다양한 언어와 목소리, 몸짓과 요구들을 하나의 대열로 아울러서 하나의 운동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그 어느 운동의 목소리보다 위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진정한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전쟁과 빈곤, 환경 파괴, 민주주의의 후퇴가 우리의 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모인 말끔하게 차려 입은 권력자들과 백만장자들이 아니라 이 행진에 참가한 수십만 명이야말로 진정으로 이 세계와 60억 민중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대표하는 이 지구적 운동이야말로 이 세계를 저들이 만들어 낸 위기로부터 구원해 낼 수 있습니다.

 

개막 행진은 전 세계의 양심있는 민중이 외치는 목소리였고 분노였으며, 지구적 정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활력과 에너지를 세상에 얼핏 선보인 날이었습니다. 이 활력과 에너지와 낙관적 급진주의는 우리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허용하지 않을 듯한 인상을 제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행진이 보여준 힘만큼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지는 우리 자신이 참여하고 개입하면서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 점에서 주요 워크샵들과 집회들에 평가도 중요할 겁니다. 다음에는 워크샵들, 그리고 룰라 집회와 차베스 집회에 대한 비교 등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개막 행진 사진을 함께 올리면 극적일텐데요, 아쉽게도 카메라를 가져 가지 않았답니다.

개막 행진은 사진을 입수하는대로 포토로그에 올려 놓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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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1 - 전반적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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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제5차 세계사회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세계사회포럼 기간이 6일인데도 왕복 비행시간이 각각 2박 3일씩 걸리니 배보다 배꼽이 큰 일정이기도 했습니다.

브라질에 모여든 10만여 명의 활동가들은 말그대로
매우 정치적이고 열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남미의 활기찬 젊은이들이 많았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급진화는 늘 운동에 희망과 낙관을 부여하기 마련이죠.

첫날 개막 행진은 조직위 발표로는 20만이 넘었다고도 하는데,
하여튼 그처럼 많은 이들이 온갖 타악기(?)들과 원색의 배너, 선전물을 들고 '랩' 같은 강렬하고 리드미컬한 구호들을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 그 자체로 정치적, 문화적으로 충격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워크샵 조직은 느슨했습니다. 공지도 없이 취소되는 워크샵들이 적지 않았고
저도 아딱(금융거래과세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의 워크샵 2개가 공지 없이 펑크 나는 바람에 귀중한 시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최된 워크샵들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매우 급진적이었고 논쟁적이었습니다. 따라서 매우 정치적이었습니다. 이 점은 작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 때보다도 더 진전된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미의 정치지형을 반영해,
자율주의 세력(국가권력 도전과 정당 형태의 조직을 거부하는 경향, 무정부주의와 친화적)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룰라를 비판하는 남미 급진좌파들의 성장도 눈에 띄는 현상이었습니다.

이는 IMF 계획을 수용한 브라질 룰라 정부에 대한 평가와 대응 문제가 매우 민감한 관심사로 떠올랐던 현상과 연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파개혁주의 정당의 집권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적 흐름이 정당 모델의 거부(자율주의) 또는 더 급진적 정당의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점은 룰라가 참석한 집회와 차베스가 참석한 집회의 차이에서도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두 집회 모두 2만여 명인나 운집한 가운데 행사장 근처 체육관에서 열렸는데, 두 집회 모두 열정적인 지지자들로 채워졌으나 참가자들의 연령대, 지지 정도에서 차베스 집회가 훨씬 더 열광적이고 확신에 찬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다행히 두 집회 모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두 집회를 비교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런 점들은 이후 우리 민주노동당의 부침을 전망하면서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폐막 행진은 규모는 작았지만 조직된 좌파들 주도로 이뤄졌고 세계사회운동총회에서 결정한 3월 20일 미국의 이라크 점령 종식을 위한 국제공동반전행동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번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이외에도 홍콩 WTO각료회의 반대투쟁을 강조했고 현재 필리핀 정부에 군사 저항 중인 필리핀 공산당이 저명한 반세계화 운동가인 월든 벨로 교수를 처형 대상자로 지목한 것에 대한 비난과 방어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자신과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물리적 생명을 제거하려는 필리핀 공산당의 극단적 종파주의, 극단적 군사주의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시간이 10시간이나 남아서 잠시 시내에 나갔습니다.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에 갔는데요, 1800년대 백인 침략사 시절부터 만델라의 당선 시절까지 시간대별로 현장 사료들을 중심으로 꾸며 놓은 박물관이었습니다.

화장실, 공중전화, 걸어다니는 인도까지 백인과 흑인 사용 여부를 구별해 놓은 사진들도 충격이었고
그런 억압 속에서도 신나는 아프리카 토속 음악을 연주하며 백인 군대와 용병들을 향해 걸어가던 수만 명 소웨토 지역 흑인들의 용기도 충격이었습니다.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처럼 수많은 무명의 대중들이 직접 보여주는 용기와 헌신, 행동이라는 점, 변혁 활동가, 정치 활동가가 이런 행동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이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 새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동물처럼 채찍에 맞고 집과 행진 대열에 기관총과 장갑차 포격이 난무해도 봉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들 덕분에 만델라는 석방되었고 아파르트헤이트(차별적인 흑백분리 정책)은 공식 폐지되었고 이후 몇 년 후에 만델라가 집권하기에 이릅니다.

남아공 외출로 졸지에 2개 대륙, 2개 국가를 여행하게 된 감격을 뒤로 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 중구지구당 게시판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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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번역]The new mood: 'Chavez Good, Lula Bad'

출처블로그 : 맨발로 함께 춤추고 싶어..

sumbolon님의 번역 http://blog.naver.com/sumbolon/140009999008 을 참고해서

지난번 제가 했던 번역을  아주 아주 아주 많이 고쳤습니다.

조금 더 매끄럽게 번역하려고 다시 시작한 것이었는데, 애초에 제가 번역한 것은 내용상 많은 오류가 있더군요. -->가장 큰 오류라고 한다면  차베스의 연설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각 나라들은 그 나라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애초에 잘못 번역하는 바보같은 짓을 했습니다. 서두의 문장도 더 세밀하게 번역하지 못했구요. 전문번역가의 멋진 의역들을 또 많이 배웠습니다. 

참고하시기 위해 퍼가신 분은 이 글로 바꿔주시길 바랍니다.

  

 

The new mood :

 

 

'Chavez Good, Lula Bad' 

     

 

                

 

 

새로운 분위기:  차베스는 훌륭하고, 룰라는 나쁘다! 

http://www.socialistworker.co.uk/article.php4?article_id=5789

A meeting featuring the Brazilian president, Lula, brought out the tensions within the left and the trade union movement in Brazil over the record of his government. It took place in the Gigantinho indoor stadium, which can hold 17,000 people. There was a queue half a mile long in the scorching heat of those who wanted to go to it. But tight security by military police meant that many were turned away, and key positions inside were taken up by Workers’ Party activists in red T-shirts before others were allowed in.

Lula spoke alongside NGO activists and a representative of the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 He tried to use the issue of world poverty in much the same way as Tony Blair and Gordon Brown have been trying to exploit people’s feelings over the plight of Africa.

His speech did not produce the same unanimous ovations that greeted every mention of his name at the last World Social Forum to be held in Porto Alegre two years ago. About three quarters of those present were still enthusiastic — and the great majority of these clearly were not Workers’ Party functionaries. But around one quarter sat on their hands, neither applauding nor joining in the booing from a group of about 200 people.

Disillusionment with Lula is growing, but it is still far from unanimous. The best expression of the increasingly left wing mood of the majority of people was shown on Sunday night, when the president of Venezuela, Hugo Chavez, spoke in the same venue.

This time the stadium was packed out by young people, whose mood was much more enthusiastic than at the Lula rally. There were repeated chants of “Chavez, Chavez”.

But booing greeted the leader of the Brazilian trade union federation — a Lula supporter — who introduced Chavez. A large section of the audience chanted, “Lula nao, Chavez si” (Lula no, Chavez yes), to booing from some other sections. Chavez’s speech was much more left wing than Lula’s, even though he said that each country in Latin America had to proceed according to its own conditions. He said that he was inspired by Che Guevara, criticised US aggression, and insisted that “imperialism is not invincible”. 

He went on to declare, “It is difficult to work within this capitalism system, we need socialism.”

Roland Dennis, a Venezuelan social activist who was briefly a deputy minister in the Chavez government, told Socialist Worker this was the first time that Chavez had called for socialism. He added, however, that Chavez’s words were much more radical that the measures taken by those around him in the government.

The enthusiasm at the rally showed the huge mood for massive social change of the great majority of the delegates at the Forum. Thousands of people will take that mood back with them and use it to build thousands of struggles.

 

 브라질 대통령 룰라가 한 회합에 나타나자 브라질 좌파와 노동조합운동 사이에서 돌연 긴장이 감돌았다. 룰라 정부의 전력 때문이었다. 이 회의는 1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간틴호 Gigantinho 실내 경기장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사람들은 맹렬한 뙤약볕에 피부를 검게 태우면서도 반 마일이나 되는 줄을 지어 서서 기다렸다. 하지만 헌병이 엄격하게 통제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냥 돌아가야만 했다. 그나마 남은 사람들이 입장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붉은 티셔츠를 입은 노동당 활동가들이 내부의 주요 좌석들을 차지해 버리고 말았다.  

룰라는 NGO활동가들과 국제자유노련(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 대표와 나란히 연설했다.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이 아프리카의 곤경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해왔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룰라는 세계의 빈곤를 언급했다.

그러나 그의 연설은 2년전 세계사회포럼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울려 퍼졌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참석자들 가운데 4분의 3은 열광했다.  그리고 이들 대다수가 노동당에서 동원한 박수부대가 아니란 점은 명백했다. 그러나 나머지 4분의 1은 기권해 버렸다. 이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도 야유를 보내는 200여명에 합세하는 것도 주저했다. 


룰라에 대한 환멸이 증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확고하게 만장일치를 얻고 있지는 못하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좌파적 경향에 이끌리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일요일 밤이었다. 베네주엘라 대통령 휴고 차베스가 같은 장소에서 연설했다.

이날 밤 젊은이들로 가득 채워진 경기장의 분위기는 룰라가 참석했던 회합 때보다도 훨씬 더 열정적이었다. 그들은 “차베스”, “차베스”를 외쳤다.

그러나 룰라의 지지자인 브라질 노동조합연맹 대표가 차베스를 소개하러 나타나자 몇 몇 청중이 야유했다. 이 야유에 호응해서 경기장 안의 다른 엄청난 수의 청중들이 “룰라 반대, 차베스 지지”를 외쳤다. 

 비록 차베스가 라틴 아메리카의 각 나라들이 고유의 조건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는 룰라보다 훨씬 더 급진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체 게바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군의 침략을 비판했고, “제국주의가 무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과업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원한다.” 

차베스 정부내에서 잠시동안 부장관을 지냈던 베네주엘라 사회운동가인 로날드 데니스 Ronald Dennis는 <사회주의노동자신문>에 말하기를  차베스가 사회주의를 호소한 것은  이번 연설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차베스의 말들이 차베스 정부 내 주변인사들이 실제로 취한 조치들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라고 덧붙였다.   

 집회에서의 활력은 포럼에 참여한 대표단의 압도 다수가 급진적 사회적 변혁을 대단히 열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분위기를 가슴에 품고 돌아간 수천 명의 사람들을 이것을 기반으로  가슴에 품고 돌아가 이것을 기반으로  수천 개의 투쟁들을 건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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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SWP]The movement meets in Brazil 다양한 운동들이 브라질에서 만나다.

출처블로그 : 맨발로 함께 춤추고 싶어..

 

 

1. 사진은 SWP에 올라온 것과 다른 것. 개인적으로 줏은 것으로. 세계사회포럼에서 발행하는 데일리 Terra Viva에 올라온 사진. 한국의 다함께 사람들이 보입니다.

 

2. http://www.ipsterraviva.net/tv/wsf2005/images.asp?page_size=12&absolute_page=6

The movement meets

 in Brazil

 

 

The fifth World Social Forum met last week. Activists had a lot to debate, says Chris Harman

 

 지난 주 5번째 세계사회포럼에서 만난 활동가들이 다양한 토론을 펼쳤다,고 크리스 하먼은 전한다. 

Up to 200,000 people marched through the main streets of Porto Alegre, Brazil, to begin the fifth World Social Forum (WSF) on Wednesday of last week.

The size and enthusiasm of the demonstration was visible proof of the growth of the movement against neo-liberalism and war in the last five years.

 

지난 주 수요일 제 5회 세계사회포럼 개막 행진에서 20만명을 넘는 사람들이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중심가를 행진했다. 집회의 거대한 규모와 활력은 지난 5년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Once again there was a coming together of a mass of diverse groups and single issue campaigns — indigenous peoples from Ecuador and Bolivia, trade unionists from Sao Paulo and Buenos Aires, opponents of the destruction of the environment by greenhouse gases, African movements against the debt, women’s organisations, gay and lesbian groups, and many more.

 

There is much to debate in Latin America. The continent has seen mass action from below overthrow three neo-liberal governments — in Ecuador, Bolivia and Argentina — and prevent a right wing coup against the reforms of Hugo Chavez’s government in Venezuela. In Brazil, president Lula’s Workers’ Party government has gone back on promises it made before its election just over two years ago, attacking pension rights and backing the employers in a bitter strike of bank workers. Finally, the fake election in Iraq took place during the forum.

 

 

일찍이 이보다 더 거대하고 다양한 대중적인 그룹들이 단일쟁점의 운동과 만난 적이 있었을까? - Ecuador와 Bolivia의 원주민들, Sao Paulo 와 Buenos Aires의 노동조합원들, 온실효과로 인한 환경파괴에 반대하는 사람들, 부채에 저항하는 아프리카의 운동이, 여성들의 조직이, 동성애자 그룹들이,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훨씬 더 많은 쟁점들이 있다. 남미대륙은 아래로부터의 거대한 운동을 경험해왔다. 에콰도르에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는 3개의 신자유주의 정부를 뒤흔들고   베네주엘라에서는 휴고 차베스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우익을 막아냈다. 브라질에서는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 정당 정부가 겨우 2년 전의 선거 전에 약속한 것들로부터 등을 돌려왔다. 연금 권리를 공격하고 은행노동자들의 치열한 파업에서 노동자들로부터 등돌렸다. 마지막으로 포럼 기간 동안 이라크는 거짓 투표를 치렀다.


 

Unfortunately, when it came to these issues there was a marked contrast with the atmosphere at the last World Social Forum in Mumbai, India, a year ago. That began with speakers like Arundhati Roy denouncing the US Empire and its wars on Iraq, and on the world poor. But the main organisers in Porto Alegre are close to the Lula government, and organised so as to prevent such generalisation.

The meetings were allocated in such a way that those active in certain issues and campaigns were to a large extent cut off from those active in others.

The first big meeting at the forum starred Lula as the main speaker. He was meant to be launching the campaign in Brazil against world poverty. But most of his speech was devoted to defending his government against criticism from the left. He then flew off to the World Economic Forum in Davos to mix with the very billionaires, financiers and government leaders who are responsible for world poverty.

 

불행히도 이런 쟁점들에 대해 지난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는 뚜렷한 반대의 분위기가 있었다. 이것은 아룬다티 로이와 같은 연설가들이 미 제국과 이라크와 세계의 빈곤에 대해 비난했을 때 시작되었다. 그리고 룰라 정부와 보다 가까운 포르투 알레그레의 주된 조직가들은  이러한 일반화를 막기 위해 조직했다. 이런 일들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각 미팅들은 특정한 활발한 쟁점과 캠페인이 다른 활발한 쟁점과 캠페인들로부터 차단되도록 배치되었다.  

 

포럼의 첫 번째 큰 미팅은 주된 연설자로 룰라가 초청되었다. 그는 브라질에서 세계의 빈곤에 맞서는 캠페인을 시작함을 상징했다. 그러나 그의 연설 대부분은 좌파로부터의 비평에 맞서 오로지 정부를 변명하는데 쓰였다. 그리고 나서 그는 백만장자들과 금융가들 그리고 세계의 빈곤에 책임있는 정부 지도자들과 섞이기 위해 WEF로 날아갔다.

 

The Brazilian sociologist, Emir Sadar, who helped initiate the World Social Forum, spoke out against “the fragmentation of the themes and debates. While the Forum emphasises secondary issues, there is not important debate over the the most important issue at present — the struggle against the war and imperial hegemony in the world.”

 

세계사회포럼을 창설하는데 기여한 바 있는 브라질 사회주의자 Emir Sadar는 "주제와 논쟁의 분열 반대한다고 "연설했다. "반면에 포럼은 보다 부수적인 쟁점들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한 가장 중요한 토론- 세계의 제국주의적 헤게모니와 전쟁에 저항하는 투쟁-이 여기에 없다." 
 

It was clear that the great majority of grassroots and young activists did grasp these were the central questions. Walking through the Forum, again and again you could see the red flags, the Che Guevara T-shirts, the placards and banners denouncing Bush’s assault on Iraq, the leaflets from the Korean group All Together calling for support for the world day of action against the war.

 

대다수 풀뿌리 운동과 젊은 활동가들이 이런 것들을 중점적 문제로 이해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포럼을 통과해 걸어가다 보면서 우리는 거듭해서 붉은 깃발과 체 게바라 티셔츠와 "부시의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는 플랭카드와 배너들을 ,한국에서 온 "다함께"가 국제반전행동의 날을 지지하기를 호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verywhere there was an enthusiastic response to chants of “Nao a la guerre” (No to War), “Bush, Blair Assassinos” and “Viva, viva, Palestine”. And the forum of the social movements, which meets alongside the WSF, joined in the call for worldwide demonstrations on 19 March issued from the European Social Forum in London, the recent anti-war conferences in India and Lebanon. Protests are now planned in 23 countries on this day.

 

 

 "전쟁반대"의 외침과 "암살자 부시와 블레어", "팔레스타인 만세" 구호는 모든 곳에서 열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또한  WSF와 함께 하고 있는 "사회 운동들의 포럼"들 - 런던 유럽사회포럼, 최근의 인도와 레바논에서 있었던 반전전략회의-은 국제적 319데모를 호소하는 데 동참했다. 이제 이 날(3월 19일)의 저항은 23개 나라에서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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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공무원노조 파업을 지지한다.

다음넷의 단두대 카페 ( http://cafe.daum.net/dandoodae  ) 에서 '빨간연필' 님의 글을 퍼옵니다.

 

유시민이란 자가 독일서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런 사람이 공무원노조에 대한 발언을 보면
헛공부를 하고 왔다는 생각이 심하게 든다.


독일사회는 공직자들 5000 원 이상의 선물,현금
그런 것을 주거나 받거나가 금지되어 있다.
그들 사회가 처음부터 도덕성이 우수해서
민족적 기상이 정직해서가 아니라
강력한 규율과 통제. 침 하나 뱉아도
과도한 벌금 매기기에 힘입어
거리는 깨끗해졌고 비리는 사라졌던 것이다.


당시엔 당연히 그들 사회도 잡음과 소란으로
여론이 들끓었었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는 50년이나 뒤늦은 것이다.
이미 1980년대에 독일은 그 노력의 결실로 한단계 높은
삶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독일의 깨끗하고 투명한 행정 시스템의 근간이 공무원 노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걸까.


먹고살기 편한 사람들의 자기 이익 챙기기로 몰아가는 여론들.
지금까지 그 어떤 여론이 파업을 지지한 적 있었던가.


밥그릇 보존을 위해 파업하는 거 아니라는거 알아야 한다.
비단 밥그릇 보존을 위해서라면 공무원들 현정부에
기생충처럼 엎드리면 보존은 된다.
첩밥통까지는 아니지만
노숙자가 되거나 구걸로 연명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아래로부터의 혁신으로 위로 파급되는
공무원사회의 비리근절이야말로
우리 사회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하나하나 되짚고 일으켜 세우고 고쳐나가며
뒤틀린 사회를 바로 잡을 힘을 공무원노조에서 본다.


공무원노조 파업을 지지한다.


빨간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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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공무원은 철밥통인가

'인생은 아름다워' 님 블로그 ( http://blog.empas.com/powerttpp/ ) 에서 펌

 

 

공무원은 철밥통인가

며칠 전에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누가 공무원 되라고 협박했나? 박봉인 줄 알고도 공무원 된 것 아니냐. 공무원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며 “정년 보장에 은퇴 후 연금까지 나온다. 여름 6시, 겨울 5시 칼퇴근이고 봉급은 적어도 다른 혜택이 많다. 그런데 파업까지 하겠다는 것인가?”하며 막말하였다.

그렇다면 정권의 시녀로서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언제든지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참고 인내하라는 말인가. 퇴근시간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늘렸으면 점심 시간 1시간은 보장해야 하지 않는가. 국회의원들은 점심시간도 없이 일할 수 있는가. 일도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세비는 꼬박꼬박 챙겨가면서 왜 박봉에 장시간 노동을 하는 공무원들을 자신들의 시녀 다루듯 하는가. 정년이 보장된다고? 노무현이 추진하는 로드맵이 공무원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정년을 단축하는 것이라는 것은 공무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 노동자들의 퇴직금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 연금을 왜 반쪽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유시민 의원 당신의 세비를 반쪽으로 만들고 점심 시간 없이 일해보지 않겠는가. 당신의 입에 재갈을 물려서 국민의 공복이라며 순종을 강요하면 어떻게는가.

유시민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많은 공무원들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고, 공무원이 노동자로서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전체 노동자들의 공공서비스 개선할 수 있도록 노동자 시민의 연대가 필요하다.

1.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므로 노동자로서 권리가 없는가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현행 헌법 33조2항에 명문 규정으로 보장된 정당한 권리이다. 다만, 제헌헌법에서부터 보장되었던 권리를 1961년 박정희 군사독재에 의하여 강탈당하였던 것이고, 이러한 군사독재에 국민들이 목숨을 건 투쟁을 전개하여 1988년에 새로운 헌법을 만들면서 다시 되찾아 온 기본권인 것이다.

2. 공무원은 그 수가 많다?
공무원노조가 조사한 OECD국가의 정부 인력규모를 인구 대 공무원 수를 비교해 보면 일본 3.5%, 미국 7.5%, 영국 6.5%, 덴마크 13.3%, 프랑스 8.2% 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1.8%에 불과하여 이들 국가 수준에 접근하려면 보다 많은 인력을 증원해야 하고, 이렇게 하면 오히려 고용을 증대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이들 OECD국가 공무원 1인당 인구수가 7.5 ~ 28.9명이며, 우리나라는 공무원 1인당 인구수가 54.9명으로 격무와 박봉으로 시달리고 있다.

3. 공무원들은 철밥통인가
제2의 국란으로 명명되는 지난 IMF시절 국민의 정부는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유연화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국가공무원법 제70조를 개악하여 공무원정년단축, 조직축소, 읍면동 기능전환 등을 통해 26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
더욱이 노무현 정부는 인사시스템 개혁을 위한 로드맵 (2003. 8) 이라는 계획을 수립하고 고용유연화 극대화 정책을 수립하여 2007년도 이후 공무원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공무원의 20퍼센트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려는 ‘개방형’ 임용제와 인턴제를 도입하려 한다. 정부가 과연 정년과 연금을 보장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4. 공무원들은 월급이 많다?
현재에는 9년차인 공무원 노동자의 임금은 4인 가족기준 월 186여만원으로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며, 도시근로자 4인 가족 가구소득 평균 271만원도 현저히 못 미치는 박봉이다.
또한, 노동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30대그룹의 임금을 100으로 보고 비교할 때 77.0%, 금융 ? 통신업체와는 70.3%, 500인이상 기업과 비교하면 82.9%, 300인이상 기업과 비교하면 85.5% 로에 불과하다
그리고 공무원 노동자들의 임금을 3퍼센트(물가 상승률보다 낮은)로 묶고, 연금은 절반 가까이 삭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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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21세기 민주화 투쟁, 공무원 노동자 파업

민주노동당 마포을 지구당 자유게시판 (http://mapo2.kdlp.org/BBS/zboard.php?id=free&page_num=20 ) 에서 새질서 님의 글을 퍼옵니다.

 

비정규직 관련법안 개악 저지와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이 하반기 핵심투쟁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 상대적으로 우리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채 외롭게 진행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투쟁이 있다. 바로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합법성 보장을 위한 싸움이 그것이다. “엥? 공무원이 노동조합이라고? 그 사람들이 노동자야?”

근로기준법 제14조를 보면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 정의에 비추어 보자면 공무원들은 공공기관이라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근로자, 즉 노동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남한 땅에서 그들은 오랜 동안 노동자‘성(性)’을 거세당한 채 살아왔다.

사실 해방 후 제정된 제헌헌법에는 공무원의 노동3권이 보장되었다 한다. 또한 헌법 제33조에 따르면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게끔” 되어 있어 법상으로는 그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러나 1961년 다까끼 마사오의 군사 쿠데타는 이러한 공무원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짓밟은 역사의 비극을 낳았다.

이후 오랜 기간 공무원 노동자들은 자신이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아왔고 어느새 자신이 노동자라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독재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기도 하고 부패한 정권의 떡고물을 받아먹으며 안존하는 삶을 누리기도 했다. 그렇기에 대다수 민중들은 공무원이라는 이름에 부정적인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질곡의 역사는 공무원 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깨지기 시작했다.

1999년 아직 ‘노동자’라는 정식명찰을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직장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의 권익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의 과정은 실질적인 사용자인 정부와의 밀고 밀리는 투쟁의 역사였고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내지 못한 많은 것들을 여론의 무관심 혹은 비난 속에서 이루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 집권한 참여정부는 관련법 제정을 통해 공무원노동조합의 합법화를 시도하는 시점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공무원 노동자들은 참여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현재 참여정부의 법안은 공무원노동조합의 합법화라는 떡고물 뒤에 날카로운 비수를 감춰놓고 있다. 그들은 헌법에 엄연히 보장되어 있는 노동3권을 사회혼란 가능성과 시기상조라는 궤변을 통해 노동2권 혹은 노동1.5권으로 제약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들의 법안은 단결권은 보장하되 많은 핵심 분야, 혹은 그들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분야의 단결권은 보장하고 있지 않으며 단체행동권은 아예 금지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노동3권은 원래 따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세 가지 권리는 그 자체로 자기완결성을 가지며 그것이 따로 분리되어서는 나머지 권리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행동권이 없는 노동자와 누가 교섭을 하려 할 것인가? 그렇기에 정부의 법안은 분명히 ‘위헌’이다. “헌법재판소 한번 가볼까?”

그러함에도 정부는 지금 공무원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고 있으며 독단으로 11월 말 법안을 통과시킬 속셈을 가지고 있다. 이렇기에 공무원 노동자들은 11월 총파업에 동참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고 있다. 해방 이후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시작되려는 순간인 것이다. 한 공무원노조 동지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정부의 기만적인 법안 통과를 위한 공무원노조의 체제내화 시도를 분쇄함으로써 노동의 시민권을 되찾고자 하는 “시민권 운동”이자 “민주화 투쟁”이다.

현재는 고통스러운 투쟁의 가시밭길이긴 하지만 공무원노동조합의 앞날은 밝다. 그들이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우뚝 서는 날 전국 14만 명의 조합원을 가진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산별노조가 생기는 것이기에 그 위력은 가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권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에, 그들의 투쟁 하나 하나는 불가피하게 국가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한 것이기에,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메가톤급 노동조합이 남한의 변혁운동의 핵으로 서기 위해서는 여러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한다. 과거 독재정권에 부역이나 부정부패를 저지른 일부 공무원들의 스스로의 자정노력의 뼈를 깎는 노력이 현재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한다. 또한 최대 규모 산별노조라는 조직에서 생겨날지도 모를 관료화의 위험도 있다. 이는 공무원 노동자의 건강성에 기대를 걸고 지켜볼 일이다.

어찌 되었든 사실 지금 그러한 부작용을 우려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엄혹하다. 이 정부의 사이비 개혁 정신은 공무원노조‘특별’법이라는 또 하나의 사이비 개혁 법안으로 형체화 되었고 그 괴물이 지금 국회 복도를 뚜벅 뚜벅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 그들이 건너는 그 다리 너머에 지금보다 나은 내일이 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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