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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민족주의

지금이야 '월드컵 그런거 응원해봐야 무슨 소용이냐. 한국대표팀이 조기탈락 해버려서 정규뉴스 시간 안 잡아먹는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며 잘난체 하지만, 사실은 지독한 민족주의자 였던 시절이 있었다. 중학교때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든 '다물' 이라는 소설이 원흉이었는데, 제목에서 짐작하실분 계시겠지만 '다물' 이란 '되찾는다' 라는 뜻의 고대어(?) 로, '고조선 시대에 빼앗긴 우리 땅을 다시 되찾자' 가 이 소설의 주제 되시겠다.


당시에는 그랬다. 대한민국이 그 넓은 중국땅을 차지하고, 일본놈들 혼내주고 미국 눈치 안보는게 그렇게 낭만적으로 느껴질수 없었다. 뚜렷한 비젼은 없었지만 아무튼 대한민국이 이른바 강대국, 선진국이 되면 사람들도 다 잘살것만 같이 느껴졌었다.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에 경악하고,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와 그 투쟁에 동감, 지지하면서도 대한민국이 강대국이 되면 '다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한단고기' 니 '대쥬신제국사' 니 하는 책들을 구해보면서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북한은 당연히 같은 민족으로서 통일을 전제로 함께 잘 살아야 할 대상이었고, 일본이나 만주와 요동반도는 물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까지 ( 엄연히 '쥬신' 의 옛땅 이니까 ) 장차 우리땅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이르렀다.


고백하는 김에 다 떠들어보자. 나는 그때 노트뒷장에 (통일)한국군이 요동반도에 상륙하고 저기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4개 부대로 나뉘어 만주땅을 차근차근 점령하는 시나리오를 낙서해가며 혼자만의 망상으로 빠져든적도 있고, 존경하는 사람중에는 '미국에 맞선 위대한 민족주의자' 라는 이유로 그 유명한 아돌프히틀러 도 있었다. 그때의 영향으로 '밀리터리 매니아' 종류의 취미에 빠져들었고 프라모델을 손댄것도 나치 독일의 기갑사단에 대한 호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던것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부터 조금씩 희석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이른바 PD 계열 운동권에 속하기는 커녕 단순한 농땡이일 뿐이었고,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책을 읽어본것도 아니었다. 단지 어느 순간부터 프라모델이, 밀리터리가 재미없어 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무 의미없는 것으로 변해갔다. 한단고기나 대쥬신제국사 같은 책들이 허황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허황함을 넘어 '만에하나 그랬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안의 민족주의에 대한 환상은 그런식으로 깨져나갔던거 같다. 깨져나가는지 아닌지도 모르게.


실로 농땡이 다운 변화라고나 할까,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들이 실은 일부 지배계급의 밥그릇을 늘리는것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국익을 앞세운 논리가 짐승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인내만을 강조한다는 사실은 군대에서 몰래 읽었던 책들에서 처음 깨달았었고, 제대이후 IMF 의 영향을 체감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이라고 하더라도 다 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내 안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TV 에서 보았던, 부천 대우자동차 노동자의 피로 범벅된 얼굴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당시 공장에서 내쫓긴 1700 여명의 노동자, 그의 가족들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금모으기 운동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었을 것이다.


지난 민주노동당 당직선거를 계기로, 민족주의 운동계열인 이른바 '자민통' 등 NL 계열 운동권에 대한 비판이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짐승 역시 그러한 비판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으며 전적으로 지지하는 편이다. 그러나 비판의 방향이 주로 그들 조직의 경직성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마치 그들이 보다 민주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면 민족주의 운동의 한계가 일정부분 해소될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꼴통' 이라고만 말하는것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애초에 의도했던 취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짐승은 이제 진정한 문제인 민족주의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지향점에 대해서 비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혹은 민족 이라는 단위로 변혁운동을 고민하고 그를 실현하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해당 단위안의 모든 계급은 '같은 편' 으로 생각할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당연히 협조하고 단결할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비록 그 단위 안에서 지배권력을 가진 일부계급이 현상적으로 다른 계급을 착취하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이는 계몽을 거쳐 '친 민중적인 의식을 갖도록 끌어올려야' 할 계급이지 결코 해소시킬 계급은 아닌것이다.


그러나 계급의 차이는 그 존재의 근원적인 것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으로 끌어올려 지는 어떤것이 아니다. 자본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착취하는것이 필수 불가결하고, 국가지배자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피지배민중의 존재 역시 필수적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념에 따른 '계급협조주의' 때문에 민족주의 운동계열은 보다 '양심적' 으로 보이는 지배계급의 특정분파에 대해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며 해당 분파가 생산하는 사회 경제적인 착취와 모순들은 '부차적인것', 혹은 '현실단계에서 어쩔수 없는 것' 으로 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태도는 자신이 지지하는 지배계급의 분파가 정치권력을 잡고 권력화 되었을때 일부 동조하는 모습으로 표현될 것이다. 김대중 정권,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들 세력이 대체로 동조하는 포지션을 취한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북한정권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 역시 민족을 그 단위와 지향으로 하는 근본적인 이념에서 찾을수 있을 것이다.
'자민통 계열' 이 진보진영에 마이너스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이러한 계급협조주의 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것은 '계급협조주의' 와 같은 것이 민족주의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 '자민통' 을 비판하면서도 의회 활동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 열린우리당 과의 공조를 염두에 둔다든지, '운동권 정당에서 벗어나야 한다','노동계급에 치중하는것 보다 대중정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말하는 이른바 'PD' 계열내의 일부 분파들 역시 국가권력과의 타협과 협상을 중심에 두고 '보다 친민중적인' 지배계급내의 정치파트너를 찾는 이상 결과적으로 '계급협조주의' 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민족주의 운동 세력이 운동권내의 우파라고 한다면, '좌파' 경향 이라고 해도 위에서 말한것과 같이 지배계급과의 타협을 전제로 하는 세력들 역시 우파라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들 스스로는 민족주의를 비판하며 좌파에 묻어가려고 한다 할지라도 근본적인 큰 틀에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반제국주의, 반전 운동의 의제에 대해서 부차적인 무엇으로 취급하거나 '민족주의적 의제' 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회피한다면 그 역시 좌파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인데, 유감스럽게도 독도문제가 불거졌을때 민주노동당 내의 일부 '좌파' 들이 이러한 태도를 보인바 있다. 비록 군대주둔과 같은 주장은 문제가 많지만, 일본의 군국주의적 야망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행동은 정당한 것이었다.


 원래는 짐승이 갖고 있던 민족주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려다가 스케일이 넘 커져버린것 같은데, 아무튼 온라인상의 이런 저런 글들을 보다 보니 떠오르는것이 있어 대충 갈겨써봤다.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쓸데없이 길어지는것이 어쩌면 '천성' 인가 하는 불안한 생각도 불현듯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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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Munich ( 뮌헨 감상기 )

언젠가 네이버 블로그 이웃중에 한분이 퍼오신 글을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는데, 최근에 뮌헨 영화 개봉광고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길래 기억을 더듬어대다가 진보넷 NeoScrum 님의 블로그 ( http://blog.jinbo.net/neoscrum/ ) 에서 원문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원문이 궁금하시면 여기 를 클릭해주시면 좋겠다.

 

지난번에 '달리는 열차위에 중립은 없다' 라는 책을 소개하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가치판단을 배재한 '중립' 이란것은 존재할수 없으며 그것을 추구하는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고 말것이라 생각한다. 흔히들 '편향된 사고는 위험하다' 고 하지만, 이미 사회의 역학관계가 지배계급의 그것에 기울어져 있고, 모든 사회적 요소와 재원들이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같은 '중립' 적 시각을 갖고자 한다면 이는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배계급의 관점에 복무하는 결과만을 나을 뿐이다.

 

한때 진보적이라고 불렸던 학자나 지식인들이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사례가 자주 목격되는 것도 어쩌면 그들의 아카데미즘 적인 자세가 가진 태생적 한계일지도 모른다. 중요한것은 중립적으로 사고한답시고 이것저것 고려해 주는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정당한 댓가를 찾도록 하는 것이며 그렇다면 철저하게 그들의 관점과 입장에서 사고하며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피지배계급의 일원이라면, 그와 같은 관점을 가지는 것이야 말로 곧 자기자신을 위한 관점이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면서 목이터져라 '대~한민국!!' 외치고, 국가에 긍지를 느끼며 심지어 충성을 다짐하느라 피곤하게 밤을 지새는 바람에 다음날 아침 지각했다 치자. 사장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이나 월드컵 국가대표팀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아니라 오직 지각한 사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는 그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덧붙이면, 지배자들이나 그 동조, 지지세력들은 중립 이란 개념을 이용해서 그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을 매도하고 탄압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점선아래 퍼온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 역시 그런 사례중에 하나로, 이스라엘의 점령과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강압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한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저항방식중 하나로 선택한 테러와, 그 저항을 억누르기 위한 이스라엘 국가기관의 테러를 동일선상에 놓고 양비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래 퍼온글에 잘 나와 있지만, 뮌헨은 '테러에 대한 중립적이고 휴머니즘적인 관점' 으로 접근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이스라엘 국가의 관점에 충실하며 결과적으로 그들의 온갖 야만적인 점령정책에 대해서 침묵 하는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헐리웃 오락영화들이 이제까지 항상 그래왔듯이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번에도 휴머니즘을 양념으로 지배계급의 관점을 설파하려고 한다. 그러니 '씨바버그' 감독님, 내가 당신의 그 거창한 필름쓰레기를 볼 일이 있겠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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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소개했던 Toronto NOW라는 무가지의 이번주 판을 보다가 영화평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현재 토론토에 개봉중인 영화 중에 NOW로부터 별을 다섯개 받은 영화가 딱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팔레스타인의 테러리스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 Paradise Now >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스라엘의 테러리스트가 주인공인 스필버그 감독의 < Munich > 였습니다.

 

        
< Munich >는 독일의 도시 '뮌헨'의 영어식 표기입니다. [뮤니크]라고 읽더군요.(실은 영화보기 직전에 사전 찾아봤습니다. 표를 사려면 저 발음을 알아야 하기땀시.. -.-;;;) 이 영화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일어난 '검은 9월단(Black September)'의 테러와 이스라엘의 역테러에 관한 영화입니다.

스필버그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지금까지 미국 주류사회 이데올로그로서의 역할에 극히 충실해왔던 영화감독입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영화 기술로 '미국의 애국주의'와 '군국주의', '가족주의'를 위한 영화를 끊임없이 만들어왔지요.

<쉰들러 리스트>를 통해 이제는 '가해자'로 자리잡은 유태인들이 마치 현재도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었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미국 우익의 군국주의적 애국심을 자극하고,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 전쟁> 등은 원작의 의미를 뒤집어 볶아먹으며 '가족주의'와 '애국주의'로 똥칠을 해서 많은 SF 팬들을 분노하게 했었습니다. 특히 H. G. 웰즈의 <우주 전쟁>은 본래 사회주의자인 웰즈가 제국주의를 비난하기 위해 제국주의의 폭력과 공포를 다룬 소설인데, 이것을 테러리즘에 공포를 느끼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로 완전히 뒤집어 놓기도 했지요. 게다가 유태인인 스필버그가 이라크전에 대한 세계 여론이 계속 시끄러운 이 마당에 '검은 9월단'에 대한 영화 <뮌헨>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영화는 개봉되기도 전부터 이미 격렬한 논쟁 속에 휘말려 들어가 있었습니다. 

<뮌헨>의 원작인 조지 조너스(George Jonas)의 <복수(Vengeance)>라는 논픽션 책은 모사드의 테러단에 참가했던 사람의 구술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 친 이스라엘 시각이라는 비난이 있고, 그 내용의 진위여부가 논쟁이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작가인 조지 조너스가 실제로 그 사건의 모사드 테러단원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책 속 내용을 작가에게 제공해준 인물이 실제로는 당시 모사드가 아니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서점에서 책 껍데기만 구경하고 아직 못 읽어봤음) 

그리고 스필버그는 이 영화를 위해 모사드의 테러단과는 인터뷰를 진행했지만(영화 속의 주인공인 테러단의 리더), 검은 9월단 측과는 인터뷰를 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서 현재 검은 9월단의 마지막 생존자로부터 공평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모사드에서도 스필버그를 비난하고 있는데, '니가 실체적 진실을 알아? 알지도 못 하는 게 왜 주제넘게 나서서 깝죽대고 그러냐'같은 비난이지요.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필버그는 영화를 개봉하기 전에 논쟁을 우려해서 사전 홍보도 전혀 하지 않고, 언론용 시사회조차 하지 않은 채 비밀에 붙여서 만들고 개봉했습니다. 12월말 개봉 후 현재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도 현재 소수의 개방관에서만 상영중이고, 전국적인 개봉은 1월 6일경이랍니다) 그런데 이렇듯 논쟁의 한 가운데에 놓인 <뮌헨>이 팔레스타인 폭탄 테러리스트가 주인공인 < Paradise Now >와 나란히 NOW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왔습니다. 



검은 9월단

 

그러다 오늘 1월 1일 새해 아침에 어쩌다보니 아침 일찍 밖에 나가서 한동안 방황해야 할 상황이 되서 거리를 헤메며 걸어다니다가 커피숍도 안 열고(한국보다 훨씬 싼 커피값만 내면 하루종일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든 뭘하든 상관 안 하기 때문에, 시간을 보내거나 책을 읽기에 정말 좋은 장소입니다), 서점도 하나도 안 열고, 거리에 앉아 있을 곳도 없어서 뭘 할까 궁리하다가 결국 <뮌헨>을 보기로 했습니다.

< A.I >의 그 어이없는 뒷 부분에 하두 열받아서 앞으로 절대로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는데, 이렇게 또 보게 되었네요(사실 그동안 나온 스필버그의 영화들은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서 뒤로만 봤습니다. ㅎㅎㅎ...)

<뮌헨> 한국 공식 홈페이지 : http://www.munich.co.kr

< Munich > 공식 홈페이지 : http://www.munichmovie.com/



 

 



검은 9월단 협상 대표


영화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1972년 뮌헨 올림픽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뮌헨 올림픽의 검은 9월단 사건이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검은 9월단'의 단원 8명이 올림픽 선수촌에 들어가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사살하고, 9명을 인질로 잡은 후 구속된 동지들을 석방시켜 달라고 요구했던 사건입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협상을 거부하자, 검은 9월단은 인질과 함께 공항으로 이동했는데, 공항에서 총격전이 전개되어 이스라엘 선수 전원과 검은 9월단 5명이 죽고 3명이 생포되었습니다. 당시의 실제 보도와 영화를 편집한 장면이 영화의 첫장면으로 펼쳐집니다. (생포된 3명은 추후 검은 9월단이 루푸탄자 비행기를 납치해서 인질과 교환을 통해 전원 석방됩니다)

참고로 검은 9월단은 1970년 9월 요르단 정부군의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토벌로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죽고, PLO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본부를 레바논으로 옮긴 사건으로부터 유래한 이름입니다. 그 두 달 후 11월 '검은 9월단'이 요르단 총리를 암살하면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사건 직후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검은 9월단'에 복수를 하기 위해 테러조직(일명 '신의 분노(Wrath of God)')을 파견합니다. 영화에서 5명으로 이루어진 테러단은 검은 9월단의 배후 인물들과 PLO의 지도부를 차례차례 총기 살해, 폭탄 테러 등 갖은 테러 수법을 동원해 살해하는데, 영화는 그 테러단의 리더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사건이 점점 커지면서 KGB, CIA 등 각국 정보기관의 개입, 그리고 이어지는 폭력의 악순환과 이 과정에서 파괴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도 끝부분에 다른 팀도 있다는 것이 살짝 언급되고 지나가는데, 모사드는 당시 'Spring of Youth'라는 두번째 테러 조직도 파견했었습니다)



영화를 본 제 느낌을 아주 간단히 정리하자면 '기계적으로 아주 균형이 잘 잡힌 유태인 영화다'라는 것입니다. 우선 양측에 의해 이루어지는 폭력 그 자체는 아주 중립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폭력장면이 이스라엘 암살단의 테러 장면들이라는 점은 지금까지 테러라고 하면 오로지 아랍인들만 자행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다른 '미국의 영화'들과 큰 차별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중간에 이스라엘 테러리스트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혹은 논쟁)는 정말 마음을 쏙 빼앗길 정도였습니다.

스필버그가 '폭력'의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 영화는 그리 공평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이번 농민의 죽음을 다루며 '농민에게 가해진 초국적 자본과 국가의 폭력'이라는 몸통은 빼먹어 버리고 '농민과 경찰간의 폭력 사태'라는 깃털만 다루는 신문 기사들 같았다고나 할까요? 

'농민들이 왜 싸움의 현장으로 내 몰리게 되었는가'하는 진정한 원인은 사라지고, 경찰과 농민 중 누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느냐를 따지는 상황. 그래서 농민 위에 짖눌려진 거대한 폭력은 사라진 채, 부상당하고 죽어간 농민과 경찰만이 표면에 올라서 '누가 먼저 때렸다', '폭력은 나빠요', '피는 피를 부른다', '그 속에서 인간은 몰락해간다', '폭력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휴머니즘'의 한계를 보는 느낌입니다. 마치 경찰이나 농민의 한측, 혹은 양측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그 사태의 시작은 경찰과 농민간의 폭력도 아니었고,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해소가 현재 농민 항쟁의 해결책도 아닙니다. 거리의 시위를 사라지게 하려면, 우선 농민 위에 짖누르는 저 거대한 자본의 폭력부터 치워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아랍 민중들간의 기나긴 폭력의 역사에 다가가려면, 폭력의 원죄를 안고 있는 이스라엘의 국가적인 폭력에 대해 당연히 먼저 이야기 해야합니다. 세대를 넘는 긴 시간 동안 시오니즘의 이름 아래 너무도 공공연하고, 태연하게 펼쳐진 이스라엘의 역사적 폭력은 사라진 채 '국가를 수립하려는 팔레스타인과 그들의 테러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역테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펼치면 참 곤란하지요. 이스라엘의 폭력을 빼버리고 나니까 사건의 본질도 바뀌어버렸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완전히 현실이 역전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마치 팔레스타인인들이 먼저 납치극이라는 도발을 시작했고, 이스라엘이 이에 맞서서 복수하는 형국입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와 검은 9월단이 문제의 원흉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렇게 놓고 보니 이 영화는 전혀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이 투쟁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과연 그들이 당하는 피해를 알기나 했을까요?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이 투쟁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에게 조국을 돌려줄까요. 누군가 억눌려있는 현재 상태는 그대로 둔 채 그냥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평화만을 설교하는 것은 '현재의 지배자들'이 원하는 그들의 주장일 뿐입니다. 

힘들게 지켜냈다고 소문난 그 영화 속의 '중립'과, '평화를 위한 영화'라는 스필버그의 주장은 그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국 '유태인'의 시각으로 그려낸 지배자의 중립이고, 힘 있는 자의 평화였습니다.

<뮌헨>은 액션영화로서는 꽤 완성도가 높았고, 다른 미국의 영화들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이고, 또 지금까지 스필버그가 보여준 편향에 비하면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만, 제가 볼 때 스필버그의 중립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혹시 제 의견이 스필버그에 대한 평소의 편견 때문에 그렇게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은 1월에 전면 개봉을 한다고 하고, 한국에서는 2월에 개봉된다니 혹시 영화를 보시는 분이 계시거든 저와는 다른 느낌을 또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 글을 올리고 나서 여기저기 신문들의 평을 봤더니, 극찬에 가까운 평들도 많았지만, 아주 냉소적으로 평을 올린 신문들도 꽤 많더군요. 저는 영화를 보통 그냥 뭉뚱그려서 전체적으로 보는 편인데, 평들을 보니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면서 냉소적인 비웃음을 날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읽다가 '아.. 저런 장면들이 있었지.. 어떻게 저런 장면을 그냥 별 생각 없이 봤을까..' 그러고 있습니다.




얼마전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던 장소에 누군가 붙여놓은 '반전, 평화'의 상징입니다.
올해에는 억눌린 자, 빼앗긴 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평화가 아니라, 억압과 착취가 사라지는 진정한 평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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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스크린쿼터, 그리고 궁시렁

한동안 일도 좀 바쁜편이고, 딱히 끄적일만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분들이 올리신 것들을 반드시 챙겨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안들고, 원래 '온라인' 이란 물건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의구심 -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결국은 오프라인 세계에 종속적인것 아닌가. 제 아무리 멋진 온라인 공동체가 있다 하더라도 누가 서버 스위치만 내리면 끝장인데 온라인에 무슨 힘이 있겠냐" 는 종류의 의구심 - 도 더 강해지고 그러다보니 한 몇일 블로그니 뭐니 거리를 두고 살았더랬습니다. 뭐 그래봤자 밥벌이가 그쪽 일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푼다는 명목으로 게임 사이트도 기웃거리기는 했지만요. ^^;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외형이 어떻게 보이든간에 온라인 상의 담론이 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온라인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들 말하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가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할만큼의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는게 맞겠죠. 그런 관점은 노무현과 거의 정치적인 차이가 없는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니까요. 물론 어떤 계기가 될수는 있었겠지만, 방아쇠만 가지고 총이 발사될수는 없는 이치고 온라인 말고도 방아쇠의 역활을 수행할 대체제는 충분한거죠. 껄끄럽게 들릴지는 몰라도, 이른바 '논객' 이나 '학자' 들이 세상을 바꾸는 결정적인 키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재미없는 이야기는 그만두고, 하여튼 다른 분들도 그러셨겠지만 짧은 연휴동안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짐승이 워낙 삐딱해서 그런지 몰라도 '민족의 명절' 인 설날에 '한민족 아닌 사람' 들이 너무 많더군요. 임금체불 혹은 실업때문에 돈이 없어서 고향에도 못 가는 사람들, 사측의 배째라 작전 때문에 파업중인 점거농성장에서 연휴기간에 혹 있을지도 모를 침탈을 걱정하며 차례를 지내는 노동자들, 여기저기서 몰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노동전담 떠맡으며 따스한 아랫목이 아니라 부엌에서 명절을 보내는,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부모형제는 보러가지 못하는 여성들. 이런 분들은 명절이 축제로 다가오지 못하니 같은 민족이 아닙니다. 이제 곧 월드컵 기간이 되겠지만, '대~한민국' 은 같이 외칠지 몰라도 결국 '대한민국 국민' 은 따로 있겠죠.

 

하여간 집에서 대충 이런 저런 이야기 듣기도 하고, 올해안에 치뤄야할 동생 결혼식에 준비할 부분도 이야기하고, 일도 좀 도와드리고 ( 그래봐야 설거지랑 청소수준 --; ), 밤에는 온라인 게임에 열중하고 하면서 뒹굴었습니다. 부모님 이혼하신 이후에 좋아진점이 있는데, 짐승이 추구하던 명절의 본래 의미 - 연휴답게 푹 쉬고 잘 놀자 - 가 실현되어 간다는 것이죠. 번거롭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밥상에 허리 조아리고 좋아하지도 않는 친척들하고 억지대화 하느라 시간낭비 할 일이 없으니 좋더군요. 안그래도 짧은 연휴, 그런 관념적 의례에 낭비할순 없는거죠, 귀찮게시리. 그럴바에야 만화책 책장 넘기는쪽이 훨씬 더 생산적입니다.

 

설 저녁에는 오랫만에 고향에 계신 아는 분들이랑 술이나 한잔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을 늦게 드린 탓인지 연휴가 짧은 탓인지 연락드린 분들의 절반이 못 나오시겠다고 하더군요. 어쩔수 없이 모인 사람들끼리 간단하게 저녁 겸 백세주 한잔 하고, '영화나 보러 가자' 해서 극장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만 시간이 맞는게 없더군요. 그놈의 '투사부일체' 말고는 ... 뭐 영화에 대한 평은 생략 하겠습니다. 그냥 GTO 를 주축으로 여기저기서 짜집기는 잘 했더군요. 노골적으로 넘버3 에 대한 패러디도 있었고, 하여간 참 누덕누덕 잘 기워놨습디다^^

 

그러고보니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이군요. 뭐 저는 기본적으로 '한국영화' 에 대한 개념도 혼란스럽습니다. '실미도' 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거야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을 강조하지만 그 영화가 과연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해주고 있는지, 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라해도 '빵과 장미' 에서 그려지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삶이 오히려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말입니다. 한국땅에서 한국인들이 한국자본으로 찍는다해도 헐리웃 영화가 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요.

 

그렇다면 스크린쿼터는 축소 내지는 폐지 되어야 할까나? 글쎄요,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내는 것과 스크린쿼터 축소, 폐지 사이에 무슨 연결고리가 있습니까? 오히려 '헐리웃 영화와의 경쟁' 을 더더욱 강조한 나머지 '태극기 휘날리며', '투사부일체' 같은 '대형' 오락 영화들만 찍어내려고 들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경쟁시키면 더욱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감독, 배우들이 배출된다고 말하는 당신, 헐리웃 영화판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전 '인디펜더스 데이' 이후로는 절대로 그놈의 '블록버스터' 를 보지 않아요. 심지어 매트릭스도, 반지의 제왕도, 킹콩도 말입니다.

뭐 좋은 태도가 아니라는건 알고 있지만, 개도 안 쳐다볼 필름쓰레기에 크게 데이고 나니 도저히 지갑을 꺼내들수가 없더군요. 어쩌다가 나쁜 영화가 섞여 나오는게 아니라, 어쩌다가 봐줄만한 작품들이 간간히 보이는 그 블록버스터 시장이 당신이 말하는 '경쟁의 장점' 이라면 할 말이 없어요. 그러고보니 스크린쿼터 문제도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의 일환이군요. 멸망하는 길을 제시하면서 거짓 희망으로 포장하는 그 사기술은 여전하구요.

 

하여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아직 제 컨디션은 아니군요. 눈도 자꾸 감기고, 일도 손에 안 잡힙니다.

아참, 근혜 공주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빨갱이' 열우당이 한발 물러 났군요. 정말이지, 민주노동당은 당신들에게 배워야 합니다. 자신이 발 딛고 서있는 계급의 이익에 충실히 복무하는것, 그것이 '여론' 에 신경쓰고 눈치보는것 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는걸 알아야 해요. 어차피 여론을 주도할수 있는 힘은 저쪽 계급들의 소유니까요. 아무리 '부드럽게' 나가봐야, 그들로부터 지지받을순 없을거에요.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면 더 많은 표 나 지지율을 획득할수 있다는 환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과거 민주당이, 현재 열우당이 그렇지 않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어차피 중도적 입장이란것 자체가 존재할수 없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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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노동자 양보론에 대해 - 무엇으로 현실을 바꿀것인가?

* 당직 선거중 정책위의장 선거와 관련하여 중앙당 게시판 에서 윤영상 후보의 '정규직노동자 양보론' 에 대한 토론이 진행중입니다. 이에 관련해서 허접하나마 끄적거려둔 글이지만, 반드시 선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됨으로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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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은 웹 에이젼시 업체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마포지역위원회 당원으로 정책위의장으로 김인식 후보를 지지하고 있음을 먼저 밝힙니다.

 

자신이 윤영상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그의 정견에 동의한다면 김인식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과의 토론에 성실하게 임하면 그만입니다. 자신 스스로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가 필요하다' 고 생각한다면, '윤영상 후보의 정규직 양보 개념은 문제가 있다' 고 주장하는 당원들의 주장을 꼼꼼히 읽어보고 차분하게 그에 반대되는 주장을 펼친다면 아무런 문제 될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모범적인 토론의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윤영상 후보를 지지하시는 당원 동지들중 많은 분들이 성실하게 토론에 임하고 계십니다만, 게시판에서 오래 활동하시던 일부 당원들은 별로 그럴 생각이 없는것 같습니다. 단순히 상대방 후보 진영에 대해 '너희 정파는 원래 비현실적' 이라는 말로 도배만 하면 문제가 해결 되나요?


비록 윤영상 후보가 '정규직노동자 양보' 라는 말을 노무현 정권의 그것과 같은 의도에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동지들의 말 처럼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고민해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윤영상 후보의 주장을 현실로 연결시켜 본다면 결과적으로 자본에게 더 강력한 타격을 주고 그들로부터 더 많은 '양보' 를 쟁취하는것이 아니라 노동계급 내에서의 임금 재분배 정도의 결과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현실' 을 만들기 위해서 민주노동당이 존재하는 것입니까?


현실적으로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를 통제하고 민주노조 활동을 옭죄고 가로막고 있는" 모습들이 존재하는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순을 해결하는데 있어 '양보' 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정규직 노동조합 지도부가 그러한 퇴행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해당 지도부에 대해서 비판하고 노동조합의 원칙과 방향을 올바로 세울수 있도록 현장노동자들이 아래로부터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 문제이지, 전체 정규직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물어 '양보' 하라고 요구하는것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위와 같은 퇴행적인 모습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연대를 저해하고, 정규직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경제적 문제에만 매몰되도록 조장하는 투쟁회피적 지도부에 대해서 분명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하지 않고, 조합원들을 교육하거나 연대투쟁에 머뭇거리는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비판을 통해서 일반 조합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지도부가 행하고 있는 배신적 행위에 대해서 반대할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할때 "비정규직 노조를 통제하고 민주노조 활동을 옭죄고 가로막는" 정규직 노동조합의 행태가 바로잡아 질 수 있겠지만,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를 주장한다면 그 지도부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공감하고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회임금제와 같이 제도적으로 규정할수는 없습니다. 사측이 노동자들의 요구에 '양보' 하듯이, 그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관계를 마치 노/사 의 관계와도 같이 나누어 분열시킴으로서 윤영상 후보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연대, 노동계급의 단결을 저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영상 후보를 지지하는 동지들은 '노동계급의 연대투쟁' 이라는 단어에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진정으로 윤영상 후보가 주장하듯이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 를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연대를 건설하려면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에 진지하고 흔들림없이 연대투쟁을 진행 ( 금호타이어 공장의 모범적인 사례에서 보이듯이 ) 하는 가운데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에 깊이 공감하고 시혜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연대의식의 발로에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양보' 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인가, 그렇지 않은 방법인가 하는 부분은 단순하게 투쟁에 중심을 두느냐 그렇지 않고 의회협상에 중심을 두느냐 하는것으로 구분지어질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 스스로의 상황이 보다 나아지길 바라면서, 그것을 위해서  정규직 노동조합, 그리고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연대해서 싸울수 있도록 당이 비판해야 한다고 말하는, 비정규직 권리보장법안의 후퇴는 지배계급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를 더욱 옥죄게 만들수 있는 법적.이데올로기적 빌미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김인식 후보의 주장이 '정규직 노동자의 양보' 만을 주장하고 있는 윤영상 후보의 주장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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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당직 선거, 박노자의 바램 / 김인식 선본 정책 한 눈에 보기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등의 책으로 잘 알려져있는 귀화 사학자 박노자 교수님이 민주노동당 당직선거와 관련하여 정책위의장으로 김인식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셨습니다. 박노자 교수님은 김인식 후보같은 사람이 당선되어야 당의 전투적인 성격, 노동계급적 성격이 강화되고 결국 노동계급의 가장 억압받는 부분들, 비정규직 노동자 등과의 연대가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분이 당직을 가져야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올바른 입장을 당이 취할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박노자 교수님은 이전에도 민주노동당의 여러 정책이나 입장들에 대해서 명료하게 의견을 밝혀온바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6 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의한 '재외동포법 개정안' ( 병역 면탈을 위해 국적 포기한 이들의 동포로서의 권리를 제한시키는 법 ) 에 민주노동당이 동조하는 입장을 취한것에 대해서 (재외동포법은) 실제적으로 지배계급 핵심부위에는 타격을 주지 않고 중간층 상부 정도의 계층에게만 제한을 가하는 것으로 병역문제에 대해 진정한 형평성을 기한다고 볼 수 없고,  군 당국이 반(反)인권적 관습들을 일소하고 사병들에게 인간다운 생활과 근무 여건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징병 대상자들에게 '예외 없이 병역 이행하라' 는 소리를 할 명분이 없다면서 비판을 가한바 있습니다.


노동계급의 가장 억압받는 사람들, 비정규직 노동자 등과의 연대 강화를 위해서 김인식 후보와 같은 사람들이 당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박노자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며.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길에 민주노동당이 올바로 갈 수 있도록 김인식 후보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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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을 통해 본 과학과 사회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등에 대해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가 있었지만, 어쩐지 이 발표가 '황우석 논쟁' 의 결말을 짓는다기 보다는 새로운 논쟁을 불러올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느쪽도 만족할만한 발표내용은 아니었던것 같아요.


지난 연말 한국 사회의 최대화두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쟁이었던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줄기세포 연구가 대다수의 가난한 장애인이나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없음을 꾸준히 지적했었고  PD 수첩은 연구과정 상에서 불거진 윤리문제를 집중 부각시켰지만 논문조작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주되게 민족주의, 국가주의적 측면에서 그를 옹호해 왔습니다. 배아 줄기세포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기술이며, 따라서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영웅으로 황우석 박사가 되었던 거죠. 이런 반응은 황우석 박사 스스로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통해 조장한 부분도 있습니다. 논문조작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이런 주장들이 '미국정부, 혹은 의료기업의 개입이 있다' 는 일종의 음모론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의 특허권을 미국기업이 가지든 아니면 한국기업이 가지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접근할수 없는 '그림의 떡' 이며, 그들 기업들이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고액의 치료비를 요구하며 환자들을 쥐어짤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과학은 철저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만 검증 받아야 한다' 는 종류의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의 목적이 진정으로 인류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이미 그 목적 자체가 자연과학의 영역은 아닌 것입니다. 줄기세포 연구가 진정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것인지를 '자연과학적으로' 판단할수 있겠습니까? 순수하게 연구실에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 그 연구결과가 실제 인간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한 자연과학은 사회적인 통제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과학의 무한질주가 반드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실제 현실상에서도 많은 종류의 '자연과학' 연구들이 정치적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거나 폐기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경우에도 노무현 정권의 '의료선진화위원회' BT 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수백억 원의 돈을 정상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황우석에게 지원했으며 논란이 벌어지자 청와대,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 국가기관과 여야 정치인들이 나서서 한목소리로 황우석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보내기에 바빴습니다.


돌아오는 14 일 토요일에는 자연과학이 인간사회에 실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상호작용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게 될 '황우석 사건을 통해서 본 과학과 사회' 강연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강사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부 물리학과 교수로 계시는 최무영 교수님이 수고해 주실 겁니다. 가능하면 강연회에 참여하셔서 자연과학이 인간사회와 독립되어 존재하는 그 무엇인가에 대한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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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6년 1월 14일 (토) 오후 4시

장소 : 서울 고려대학교 자연계캠퍼스 과학도서관 5층 대강당

오시는 길 : 지하철 6 호선 안암역 4번 출구

 

* 강연 참가비 1500 원 을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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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회주의에 있습니다.

* 아래는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에서 '은회색나무' 님이 쓰신 '당의 위기가 의회주의 때문이라는 거짓말' ( 원문보기 ) 에 대한 답글입니다. 답글로 달긴 했지만 의회주의 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으므로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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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해할수 없는 부분부터 지적하고 싶습니다. 은회색나무 님은 "당 건설의 역사를 비판적지지와의 싸움이었으며, '원외중심','대중투쟁' 중심론과의 투쟁의 역사로 이해" 하고 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비판적 지지와의 싸움이었다는 부분은 저도 의의가 없습니다만, '원외중심 대중투쟁 중심론과의 투쟁' 이라고 하신 부분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당 건설의 목표가 오로지 국회입성, 의회내 활동에 국한된 것입니까? 물론 의회주의를 지지하는 동지들은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당 내에 존재하는 여러 의견들 중 하나일 뿐이지 '당 건설의 목표' 가 될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대의원대회 등에서 승리한 사람은 '조합조직 지도부이고 투쟁단체 활동가들' 이며, 패배한 사람은 '사회(민주)주의가 좋아서 입당한 평당원들이고, 당 밖의 조직되지 않은 노동대중들' 이라고 말하며 활동가와 일반 평당원,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립시켜 놓고는 이들 평당원과 미조직 노동자들이 마치 의회주의를 지지하고 있는 자신의 입장과 같은 것인양 말하는 부분은 심각한 왜곡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지는 의회주의 비판에 대해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습니다. 의회주의 비판은 국회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거나, '정치투쟁' 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의회주의에 비판적인 동지들은 지난 총선, 보궐선거때 선거운동을 하는 대신 '우리가 부르조아들의 국회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고 선전했어야 할 것입니다만, 오히려 그 동지들은 자기 시간을 쪼개가며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했습니다. 의회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것은 의원들은 입법기관에서 전문가의 역활을 수행하는것과 동시에 제도권 안에서 투쟁하는 민중의 목소리를 내는 마이크의 역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회내에서의 활동이 한계가 많다는 주장들은 우리 국회의원들도 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단병호 의원은 ( 최근에 비정규직 권리보장법안에 대한 후퇴한 수정안을 제출하긴 했지만 ) 그 동안 꾸준하게 열린우리당의 '비정규직 보호법안' 을 저지하는 힘은 의회내에 있지 않으며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의 힘에 달려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아마 미래에도 적들은 우리의 능숙한 '타협의 기술' 에 감화받고 토론에서 설득당했기 때문에 민중의 이해를 위해 양보하는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오직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자신들이 받을 타격이 현실로 닥쳐올때만 그렇게 움직일 것이며, 따라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것은 저들에게 양보를 강제할수 있을 만큼 피지배 민중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저지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권리입법을 쟁취하는 문제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이 연대하여 강력하게 투쟁할 필요가 있으며, 당은 그러한 투쟁을 조직하는데 주력하고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동지는 집값파동,삼성X-file,조승수 의원직 박탈,지방의회 선거구 획정 등 사회 정치적 의제에 당이 전력을 기울이고 당원들을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그러한 주장에 동의하며, 민주노동당이 보다 강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향후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치 사회적 의제를 둘러싼 투쟁역시 국회 안에서의 한정된 '정치투쟁' 으로 승리를 보장할수 없습니다. 저들에게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의제를 둘러싼 민중운동을 진지하고 의욕적으로 조직하여 국회의원 몇몇의 '위로부터의 정치투쟁' 대신 아래로부터의 정치투쟁을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적들을 견딜수 없을 정도로 압박할때 비로소 정치 사회적 의제들도 우리의 뜻대로 이룰수 있을 것입니다.


몇몇 농민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얻어낸게 무엇이냐고 동지는 물었습니다. 물론 경찰청장 해임과 대책기구 설립 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보잘것 없다고 해도 그 역시 두분이 돌아가시고 수백명이 부상당하면서 싸웠던 투쟁이 얻어낸 성과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만약 거대한 거리투쟁을 조직하지 않고 의회활동에 치중했을때 우리가 얻어낼수 있는것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치열하게 싸워서 압력을 넣어도 꼼짝도 안하는 정부가 별다른 지지행동도 없는 소수정당의 소수의원들 눈치를 보겠습니까? "농업보호정책의 필요성, 도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방법들,논리들" 을 고민하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러한 정책들을 실현시킬수 있는 힘이 먼저 필요한거 아닐까요? 민주노동당의 부유세 정책이 허접해서 한나라당 과 열우당이 반대하고 있는 겁니까? 새로이 제출한 수정안을 포함해서 우리가 제시한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안이 법안으로서는 너무나 허접해서 열우당이 쳐다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정말 그렇습니까?


동지는 "조직된 대중을 민주노동당 지지로 이끌고, 원칙에 비타협적이었다는 명분을 살리면 충분합니까? 차라리, 원내에서 예산안을 볼모로 인권위 수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통과시키자고 했어야 옳았지 않았나, 말이라도 꺼냈어야 하는거 아닌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12월 20일 민주노동당 주최 ‘비정규 주체 간담회’ 에 참가한 학습지 노동자는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쌀 비준안 강행처리를 저지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퇴한 수정안을 보고 무척 실망했다' 고 말했습니다.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구권서 의장은 '민주노동당이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정부 여당을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 주장했습니다. 그 전에 있었던 토론회에서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오민규 집행위원장은 “수정안은 저들에게 법적·이데올로기적 빌미를 제공했다” 고 지적했습니다. 동지의 말대로 '인권위 수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통과시키자고 했었' 다면, 그를 위해서 열린우리당의 바지끄뎅이를 잡고 매달렸다면 도대체 무슨 얼굴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할수 있겠습니까? 그분들에게 민주노동당이 희망적인 대안 정치세력으로 각인될수 있겠습니까? 


동지가 지적한 여러가지 당의 위기에 대한 원인들 - 무능함, 활동가들의 명확하지 못한 입장, 당 지도부의 권위주의, 비밀주의, 정파구도 등 - 에 대해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원인은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억압받는 민중들에게 다가가지 못함으로 인해서 스스로 지지율의 하락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가보안법 폐지투쟁에서 열린우리당과 공조하는 스탠스를 취했다가 뒤통수 맞았듯이 의회내에서 지배계급들과의 공조를 통해 무언가를 이루어 보려고 하는 모습들이 실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꾸 후퇴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에 주었던 희망들을 거두어 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모습들은 동지가 지적했던 "구체적 사안에 대한 대처방법의 문제, 혹은 정치적 처신의 제약성, 당력의 크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때문이 아니라 대중투쟁이 아닌 의회내에서의 타협을 중시하려고 하는 경향이 근본적인 문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고, 때문에 사안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힘없이 밀려나가는 모습들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무능' 하게 보여지고 있다면 바로 이와 같은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을 것입니다.


의회주의 노선은 겸직 금지 조항의 삭제 등의 부가적인 조치들을 수반하면서 정치활동을 국회의원들에게 집중시키게 될 것입니다. 민중운동의 힘이 기반이 된 정치활동이 아닌 의회 내부 활동을 근본으로 삼는 정치활동은 그 실효성에서도 의심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억압받고 있는 민중들이 스스로의 힘을 믿기보다 쟁점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며 국회활동에 이목을 집중하도록 만들것이고 이는 일반 당원들로 하여금 보다 수동적인 참여자로 남게 되는 결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그리고 전체 운동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수 국회의원이 지배계급과의 공조여부를 중점으로 두는 위로부터의 운동 이 아니라 여전히 노동자 민중의 힘을 기반으로 하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추구하는 보다 좌파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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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정책위의장 후보 - “당은 좀더 ‘왼쪽’ 으로 가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당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을 선출하는 당직 선거를 진행중입니다. 이번에 정책위의장 후보로 출마한 김인식 후보가 레이버투대이 와 인터뷰한 기사 전문을 퍼왔습니다. ( 기사 원문 보기 클릭 )

 

노무현 정권과의 공조가 아니라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과의 공조를 강화할것을 주장하고 인간이 진실로 인간답게 노동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 의회내 활동이 아니라 대중투쟁을 강화할것을 주장하는 김인식 후보를 지지합니다. 민주노동당이 보다 더 성장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세력으로 남기 위해서는 김인식 후보가 말하는 '좌파적 대안' 이 필요합니다. 다른 누구가 아닌 나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김인식 후보를 추천, 지지합니다.

 

김인식 후보 블로그에 가시면 보다 자세한 정책내용들을 보실수 있습니다.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mynameis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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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정책위의장 후보

“당은 좀더 ‘왼쪽’ 으로 가야 한다”
 
김인식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후보는 본인이 인정하듯 민주노동당의 ‘대주주’가 아니다. 그는 당내 의견그룹인 '다함께'에서 활동해 왔고, '다함께'는 세 차원에서 본다면 ‘표’가 많은 그룹은 아니다. 김 후보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좌파적 대안을 건설하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출마했다. 그는 구체적 정책보다는 당이 나아갈 방향을 말하는 데 더 집중을 했다. 이른바 ‘아젠다 중심의 선거’를 벌이고 있는 김 후보의 말에서 경청할 대목이 어딘지는 오는 당직선거 투표일에 당권자들이 결정할 것이다.

"배신에 침묵…이것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진=정기훈 객원사진기자> ⓒ 매일노동뉴스

- 우선 출마한 이유부터 말해 달라.
"민주노동당은 위기에 처해 있다. 1월 당직선거 최대 화두도 위기극복 방안이다. 물론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하지만 분명히 드러날 부분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 부분을 내가 말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출마한 이유다. 노무현 정부의 위기에 대한 진보적 대안을 분명히 내놓지 못한 것이 민주노동당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당이 노무현 정부의 위기를 얼마나 활용했나. 그 점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또한 종종 열린우리당과 동맹을 하면서, 노무현의 위기와 함께 당도 위기를 맞았다. 정치적 독립성을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민주노총과 당이 왜 동반위기를 겪고 있는지에 대해 다들 말을 정확히 하지 않는다. 노조 내 일부 간부들의 비리가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덕성을 문제 삼는 수준이다. 노조 비리는 구조적인 문제다. 상근자층이 사용자와 협상과정에만 주력하면서 나오는 문제다. 노조 집행부가 현장과 점점 멀어지면서 비리가 나왔다.

당은 민주노총의 당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비정규직이 중요하다고 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을 멀리하고, 때론 배신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해 당이 침묵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장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상처를 주고 있다. 당이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배신에 대해 말하지 않으니까 당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다.

울산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대결하는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을 흔쾌히 지지하지 않았다. 계속 침묵한다면 민주노총의 위기를 당이 고스란히 가져가게 된다. 당내 어디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것을 밝힐 의무가 나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 왜 정책위의장으로 출마한 것인가. 공약 내용을 보면 꼭 정책위의장이 아니어도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인식 정책위의장 후보는
김인식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후보는 1968년생으로, 1991년 서울 동부지역에서 노동야학 활동을 벌였다. 1999년 사회주의자방어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으며, 2000년 당 서울시 학생위원회 교육선전국장을 역임했다. 2002년에는 당 전국학생위원회(준)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권영길 선대본 학생조직국장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실천 집행위원, 아래로부터세계화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4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 후보로 출마했으며, 현재 당 서울 중구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내 의견그룹인 ‘다함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주로 내치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말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는 정책위의장 선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당직선거에서도 정책위의장 경선은 정책위 운영방안이 핵심쟁점이 아니었다. 정책위 운영방안은 하다못해 다른 후보들의 좋은 의견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당이 그리는 대안사회의 상에 대한 문제다. 당의 위기 극복방안이 당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은 정책위의장 선거다. 정책위의장 선거는 정치적 논쟁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공간이다.”

- 지난 당직선거의 경우를 보면 범좌파, 자민통 등 양대 정파가 지원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면 당선된 사례가 없었다. 당 의견그룹 ‘다함께’에서 활동하고 있고, 좌파라고 밝히고 있지만, 범좌파 후보는 분명 아니다.
“물론 당의 ‘대주주’에 속해 있지 않다. 그러나 한편에선 당내에 저와 같은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사람은 누구나 당선되길 원하고, 많은 표를 얻기를 원한다. 얼마 못 얻을 것이라고, 낙선할 것이라고 말하며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 나는 당이 좀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투적인 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출마하는 이유와 내가 출마하는 이유가 같다. 많은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출마를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당의 강령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도 출마를 한다. 이번 당직선거에서 내가 가진 사상과 정치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운동과 연결되도록 해야"

<사진=정기훈 객원사진기자> ⓒ 매일노동뉴스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만큼, 정책위 이야기로 이야기를 넘겼다. 김인식 후보는 “현 정책위 구조와 사업에 대해서 대체로 파악하고 있지만, (안에서 일하던 사람은 아닌 만큼) 자세한 것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사실 정책위 내부자가 아니면 정책위 내부를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점이 현 정책위가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뒤이어진 김인식 후보의 말을 들어보면 알고 모르고가 그리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 정책위가 좋은 평가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위와 정책위 소속된 분들과 의원 보좌관들이 좋은 생산물을 내고 있다. 실제로 당에 많이 도움이 된다. 결정적으로 비어 있다는 부분이 많지도 많다. 당의 자산이고 강점이다. 현 정책위의 활동은, 정책연구원은 정책을 잘 가공해 의원지원단을 통해서 의원단에게 전달하는 입법 기능에 맞춰져 있다.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투쟁과 연동되는 것이 부족하다. 가령,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안은 좋은 법안이었다. 내가 볼 때는 그 정도가 실현되면 현실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많은 당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는 것은 부족하다. 또한 현장 노동자들에게 다른 당의 법안과 다른 점이 전달되지 않았다. 정책위의 방향이 다르게 잡혀 있다 보니 운동과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면이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 정책위가 포괄하는 분야가 대중투쟁의 관심보다 넓다. 정책이 투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좋은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투쟁은 이미 답이 뭔지 명확하다.
“정책이라는 말은, 전략과 전술이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물론, 분야별 전문성을 정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나는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본다. 황우석 논란 같은 경우가, 운동으로 바로 반영되진 않지만 그런 정책위의 활동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안도 운동과 분리된 것도 아니다. 반자본주의, 반세계화 운동은 대단히 많은 부분을 포괄하고, 과학도 그 안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우리 운동의 협소하다는 것은 맞다. 운동이 정치와 연결되지 않고, 협소한 부문의 시각에 머문 것이 문제다. 운동이 거대하게 포괄돼서 ‘세상이 바꾸는 운동’으로 모아진다면, 당이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 당의 활동가들이 그것에 잘 무장돼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이 운동과도 연결돼 있어야 한다. 정책은 단지 입법발의 용도가 아닌, 현재 우리의 운동 수준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괄하도록 커져야 한다.”

당초 인터뷰는 그간 정책위 활동에 대한 평가와 구체적인 대안을 물을 예정이었지만, 김인식 후보의 말은 구체적 대안이 아닌 방향에 맞춰져 있었다.

- 정조위원장을 의원이 맡는 방안을 권영길 임시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제기했다.
“의원들이 좀더 잘 할 수 있다면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정조위원장은 진보적 정책을 가진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의원이 될 수도 있다. 분야에서 누가 더 강령에 부합된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보면 될 문제다.”

- 정책기획실과 의정지원단, 4개 정조위로 구성된 정책위의 기본구조를 바꿀 생각도 있는가.
“의정지원단의 위상 문제는 지난해 국회 등원 전에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구조의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면,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구조의 불합리가 업무의 지장을 준 지점은 정확히 평가를 해야 한다. 아직 정확히 논의되고 평가된 바가 없다. 지론이기도 한데, 조직 구조는 유연하면 유연할수록 좋다. 구조 개편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아니다. 타 후보의 것도 수용하면서, 열어두고 논의할 문제다.”

- 원내진출 이후 정책위 구성의 첫 문제의식은 적극적인 의정지원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제시한 공약을 보면 대중투쟁을 좀더 강조하고 있다. 이것과 관련된 조직개편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
“제가 볼 때는 제 생각과 (기존 조직이) 대치된다고 보진 않는다. 의회 활동의 일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의원활동이 어떠해야 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이다. 입법 전문가로서 당 의원의 기능과 더불어 투쟁의 스피커가 돼야 하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의원들도 하고 있는 말이다.

정책위가 운동의 전략과 전술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이것은 의원단에게도 제공돼야 한다. 입법에 필요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투쟁을 선동하고, 건설하는 것에도 의원단의 역할이다. 스피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 입법안 작성 자체가 투쟁 슬로건일 수 있다. 법안 자체가 계급·계층 조율의 산물이며, 당론이다. 입법발의 자체가 ‘얌전한 활동’은 아니다. 대중투쟁과 입법 과제 수립은 사실 같은 활동일 수도 있다.
“정책연구원 안들 중에는 풍성한 것이 많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민중의 삶의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엇을 필요한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 법 같은 경우도 100조원이 걸린 싸움이다. 그 100조원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재료를 말할 수 있다. 문제는 현실에서 강제하는 문제다. 당이 강제할 수 있다고 대중이 판단할 때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정책이 운동과 분리되선 살아 있는 생명을 가질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논리와 설득을 가지고 선전 선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타당의 국회의원을 넘어서 대중에게 전달이 돼야 한다. 이 문제도, 정책위가 같이 담당해야 한다. 정책위의장은 연구원의 수장을 넘어, 최고지도부의 일원이다. 아이디어만 말해선 한 가지가 결여된 것이다. 지난 활동을 봤을 때, 그 점이 아쉽다. 정책 실현을 위해선 어떤 힘과 연결해야 할지도, 같이 고려를 해야 한다.”

"보수정당 의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안돼
…그 과정에서 당 지지자들이 떠날 수 있어"


<사진=정기훈 객원사진기자> ⓒ 매일노동뉴스

이 즈음에서 지난 정책위 활동 혹은 당내 논란에 대한 복기를 시작했다. 주장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사실 ‘당선 이후’에야 검증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복기’는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 2004년 11월 조세개혁 1단계 법안을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보는가.
"과장된 측면은 있었다. 간이과세 문제 등은 논의 해 볼 문제였다. 당시 (분란 가운데 있었던) 이용식 최고위원 같은 경우도 1단계 법안에 반대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볼 때는 당시 불거진 사안이 당을 위기로 빠뜨릴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부유세 1단계 법도 그렇고, 황우석 논란도 그렇고, 당의 정체성을 흔들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가 터지면서 과하게 비쳐진 측면이 있다. 그 사건이 ‘최저위원’ 소리 들을 문제는 아니었다는 의견이었다.

지난 부유세 1단계 법의 경우, 조세 투명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것이 부유세와 어떻게 연결될지를 논의하진 않았다. 목표와 연결점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부유세 도입을 위한 3단계 중 1단계 법안을 내놓은 것인데, 충분히 선전되고, 대중적 동의를 얻는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것이 완결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오히려 부유세는 실종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꾸 희미해지면서, 부유세는 슬로건으로만 비춰지고 있다. 포플리즘적 용어로만 남아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최근 경기도 지방의원들이 재산세 ‘탄력세율’ 적용에 찬성한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기본적으로 민주노동당은 감세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잘못된 결정임은 분명하다. 그분들이 어떤 의회전술을 고려했냐를 떠나서, 교육을 받았냐 아니냐를 떠나서 잘못된 결정이다.”

김 후보는 목소리를 높였다.

“당 의원들의 의회 활동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는 이번 정책위의장 선거의 최대 쟁점이어야 한다. 원내진출 자체가 사상 초유의 실험이기도 하다. 당이 그동안 핵심적으로 내걸었던 것은, 무상의료, 부유세,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이다. 민주노동당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당이라는 것이 지난 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정체성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이 문제들은 법안으로 강제될 수 없다. 9명이 의회 안의 협상으로 실현할 수 있겠는가. 이런 현실을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거대한 소수’라는 말이 나왔다. 대중과 의회를 누구도 다 부정하진 않지만, 강조점이 다르다. 내가 강조점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의원들이) 다른 당 의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최근 비정규직 수정안도 그 일환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당을 떠받칠 세력들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이 간과되고 있다.”

- 하지만 비정규직 법안 관련 문제도 역사가 있다. 최초 ‘작전’은 원칙을 가지고 분명한 색깔을 보이려고 했지만, 여러 차례 법안 처리가 유보되면서 힘이 빠졌다. 그러면서 수정안까지 간 것 아닌가.
“당의 권리보장 입법안을 추동할 국회 밖 힘은 적었다. 2004년 11월에 15만명, 2005년 4월 12만명, 올해 6만명으로 민주노총 파업 동력이 줄었다. 왜 이렇게 되겠는가. 이런 사항은 계속 나올 것이다. 언제나 대중이 거대한 힘으로 투쟁하지 않는다. 이럴 때 의원단이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 것인가. 권투로 비유한다면 힘이 달릴 때는 홀딩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건을 던지는 것은 맞지 않다.

단병호 의원은 (기간제 사유제한의 폭을 넓히면서) 타당과 논의해 볼 수준으로 우리 안을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그것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말할 근거는 되겠지만 민중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그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날치기라도 되게라도, 놔두는 것도 방법이었다. 현장에서 법이 관철되지 않게 싸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어야 했다. 당이 나서서 협상을 해서 통과가 된다면 현장에서 부정할 수 없다. 그것도 문제 아닌가.”

"의원단, 국회 안에 머무르는 의원 아니다"

- 이미 동원전술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도 든다. 담론 정치의 핵심인 언론을 활용하기에는 9석의 원내 정당은 너무 작다.
“비정규직 수정안은 잘못됐다. 동원의 정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한나라당도 (사립학교법 문제를 두고) 동원의 정치를 하고 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지만, 자신들을 확실히 지지해줄 집단을 확실히 대변하고 있다. 대단히 단호하게 국회 밖으로 나가고 있다. 사학재단의 지지를 얻고 있다. 내년 2월, 3월에 신입생 배정 안 받겠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두고 봐야 한다. 시간을 벌고, 힘을 발휘할 때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도 여전히 동원의 정치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모 의원이 인터뷰한 것을 보니까, ‘우리가 표결로는 못 이긴다’고 하더라. 거대 야당도 그렇게 말하더라.

우리 민주노동당은 더해야 한다. 그들만큼의 파괴력을 가지기 위해선 거대한 동원이 필요하겠지만, 더 어렵겠지만 해야 한다. 동원의 정치는 끝난다고 하면 민주노동당은 영원히 주변의 정당으로 남게 된다. 국회 밖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주목받을 수 없다. 어렵지만 대중이 움직일 수 있는 전략을 써야 한다.”

- 사실 '거대한 소수' 전략을 세웠지만 잘 안됐다. 민주노동당 안을 관철시킬 수 잇는 가장 중요한 힘은 대중투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맞지만 대중투쟁과 정치의 연계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 죽어가던 노무현 정부가 살아난 계기는 탄핵 반대 운동이다. 그것이 기성정치를 좌지우지 했고, 그해에는 한나라당이 거의 바닥을 기었다. 대중운동의 영향력을 여전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대중투쟁이 있지 않다. 우리 당과 의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목적을 이루는 수단은 대중투쟁이라는 점을 놓쳐선 안 된다. 기존 정치의 모순을 폭로해 나가야 한다. 물론 그 일을 하긴 했지만 우리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결정적인 순간을 놓친 순간이 있다.”

- 당 의원단의 활동은 상임위 중심으로 되고 있다. 올해는 상임위를 재구성하는 시기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가.
“2004년 상임위 결정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당시 내 생각은 환노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타당이 안 넣어주지 않겠는가.
“확실하게 한곳에 투입해서 당의 초기자본을 만드는 일을 했어야 한다. 고르게 간 것이 얼마나 성공했는지 잘 모르겠다. 초기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 한 가지 면으로 보면, 상임위 중심의 기성 정치의 룰을 다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국회의 기존 룰을 거부하는 것도 필요했다. 국회 안에 머무는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했어야 했다. 여전히 이 문제가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일관성이 부족했다.”

- 민주노동당이 보는 대중의 폭이 운동권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다. 투쟁하는 민중의 지원에 당을 맞추는 것은 시야를 제한할 수도 있다.
“일단 운동권 정당이라는 비판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이 없었다면 당이 만들어질 수도 없었고, 여전히 당은 투쟁하는 대중 속에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의 당이라고 하지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지지를 다 받고 있지 못하다. 다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또다른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울산의 위기도 현장 조합원들이 당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왔다. 가장 선진적인 사람들도, 당에 대해 수동적이었다. 그들이 그런데, 누가 현대차 3만의 조합원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겠는가. 여전히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의지를 해야 한다. 운동이나 당의 성장이 눈덩이를 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지만 단단한 초기의 덩어리가 없으면 눈이 뭉쳐지지 않는다. 눈덩이가 커지지 않는다. 우리는 단단한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지역조직을 유지하는 것도 그 이유 아닌가. 확고한 당원과 활동가들이 몇배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역조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당은 더욱 좌파적으로 가야 한다"


<사진=정기훈 객원사진기자> ⓒ 매일노동뉴스

- 이미 민주노동당 비대위는 노동운동에 대해 정풍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김인식 후보는 ‘투쟁을 배신하고 회피하는 노조 지도자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공약을 제시했다.

"권영길 대표는, 양대 노총의 도덕성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벌어지는 현상의 원인을 정확히 지적한 것은 아니다. 원인에 대해선 분명한 지적이 필요하다. 80년대와 다르게, 9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노조 지도자들이 사용자와 협상에 치중했다. 현장과 멀어지고, 사용자와 닮아가기도 했다. 구조적 문제를 일부 개인이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말과 실천이 초지일관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문제를 강조해 왔다. 2005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인상적으로 벌어졌다. 반면, 정규직 노조의 배신도 잇따른 해였다. 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현대차와 기아차 정규직 집행부의 배신을 들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상욱 집행부가 비정규직 집행부 외면하다가, 추석을 앞두고 협상을 했다. 비정규직을 내쳐버리는 결과였다. 현장 조합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당은 침묵했다. 대우차의 경우도 교묘히 비켜갔지만, 당은 침묵했다. 배신하는 노조 지도부에게 침묵하니까, 당의 입장이 뭔지가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다. 당이 계속 정규직 노조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비춰진다.

당이 침묵하면 불신의 대상이 된다. 울산이 당 운동과 노조 운동이 가장 멀리 갔고, 가장 발전된 곳이다. 가장 멀리간 곳에서 당의 위기가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문제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당의 주된 기반이다 보니까, 충돌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위기에 빠뜨리는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 열린우리당과 ‘공조 반대’에 대해 공약을 내놓았다.
"그전에 말하고 싶은 것은, 종종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말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개혁공조 언제나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전략기조로 가진 사람은 있다. 개혁공조? 개혁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적 개혁공조라면 안되는 일이겠지만, 개혁 입법과 관련된 상항은 때론 공조할 수 있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다계급적 정당이고, 의원의 1/3이 운동권 출신이다. 이런저런 개혁공조 할 수 있는 제한된 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중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의 목소리가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공조 자체도 노동계급 규율에 종속돼 있어야 한다. 2004년 9월의 개혁공조가 있던 날은,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개악저지를 위한 하반기 총력투쟁을 선포한 날이다. 이런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당원과 독자들께 호소할 말이 있다면.
“제가 다른 후보보다 인지도 떨어질 수 있고, 목소리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이 기성 정당에게 받는 안타까운 처지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기를 극복할 대안에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민주노동당에는 젊은 사람의 열정과 패기도 필요하다. 문제는 당이 나가갈 바에 대한 비전을 얼마나 가지고 있냐의 문제다. 당은 더욱 좌파적으로 가야 한다. 이것은 추상적 슬로건이 아니다. 기성정당과 차별성을 얼마나 그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대중투쟁을 공허하게 느끼고, 의회 정치에 맞는 세련됨을 추구하고 있는데, 역대 어느 정권도 의회에만 기대서 집권한 정권이 없다. 김대중도 노무현도 그랬다. 하물며 피억압 대중에 기반해 집권하려 하는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다. 거리의 정치는 지난 정치가 아니라 여전히 필요한 정치다. 당이 피억압 대중의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기존 정당이 용인할 수준의 행보로는 집권당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 결국 당은 대중투쟁의 기반으로 집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출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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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매번 소신이 바뀌는 유시민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반대한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을 두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잡음이 많다. 주로 그의 돌출적 언행때문에 유시민 의원을 좋아하지 않는 동료의원들이 많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1 월 4 일자 논평으로 유시민 의원의 장관 내정에 대해 "차기 정권까지를 바라보는 노무현식 정계개편의 신호탄" 이라고 올바르게 지적했다. "대통령을 조롱하는데 이것이 정신적인 국민 스포츠가 돼 있다."  는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수비수 임을 자임해 왔던것이 유시민 의원임을 감안한다면 "장관자리를 마련해 주고 그를 통해 또 다른 대선주자를 하나 더 만들어서 여러 가지 상황에 적절하고 유효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치적 카드를 하나 더 만들어" 두려는 의도라는 지적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또한 "시장주의자인 유시민 의원이 국민 복지증진과 국민 의료서비스 향상에 노력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하는 것" 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은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모두 부적격" 이 될 수 밖에 없다. ( 논평 원문 클릭 )



노무현이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한것은 복지 정책에 대한 현정권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보여주는 것이다. 유시민 의원은 복지정책에 대해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조금의 마인드도 갖추고 있지 않다. 아래 퍼온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 연합' ( http://www.kfhr.org/ ) 의 성명서는 이와 같은 부분을 적절하게 지적해 주고 있다.



물론 전임 장관이었던 김근태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에 대해 노무현더러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 고 제의하는 등 몇몇가지 '튀는' 행동을 통해 '그나마 개혁적'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양이나, 그 역시 자기자신을 완전한 시장주의자로 규정하고 "미국 주도의 세계화 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 다며 철도는 민영화 되어야 하고 이에 저항하는 철도노조는 구조조정의 걸림돌 이라고 매도한바 있다. 이라크 파병 문제에서는 한때 반전 집회에 참석하기 까지 했으나 정작 이라크 전쟁에 동참하는 파병 계획은 당의 원내 대표로서 앞장서서 통과시키는 이중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그 동안 노무현 정권의 정책기조와 더 없이 잘 맞아 떨어져왔으며 이제 그 자리는 보다 우직하게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 노릇을 해온 유시민에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유시민같이 '힘 있는 사람' 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면 보건복지부 예산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고통받는 민중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며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보다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 노무현 정권의 정책기조임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있다면 이와 같이 헷갈리는 태도는 취하지 않을것이다.



유시민에게 진정으로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면 그것은 '보건사업부' 장관 외에는 없을것이다. 복지정책을 수행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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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소신이 바뀌는 유시민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반대한다.

"시장친화적 정책수단"을 강조한 유시민씨는 보건복지에 부적격한 인물----------

유시민의원이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되었으나 여당내의 반대 때문에 임명이 유보되고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유시민의원이 보건복지부장관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에게 반대파가 많아서나 그가 독단적이라는 평을 받는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유시민의원의 지금까지의 정치행보는 복지부장관을 맡을 만큼 개혁적이지 못했으며 일관된 정치적 견해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첫째 유시민의원은 사회정책의 주요부문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를 이끌 만큼의 개혁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청년실업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유의원은 "취업에 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며 정부가 실업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정보의 제공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한국사회의 빈곤문제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빈곤층 유권자 탓으로 돌리며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하여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유의원의 이러한 정치적 행보를 볼 때 사회양극화의 심화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개입과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는 사회정책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다.


  영리병원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정책이 근거도 없고 사회적 공론화도 없이 재경부의 경제정책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개혁적인 입장은 사회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취하는 것이며 따라서 의료산업화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취하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온 유시민의원의 입장은 영리병원허용 등의 사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었으며 보건의료를 이해함에 있어 사회양극화와 건강상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보다 보건의료의 산업화를 추진하는 것에 우선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시점에서 요구되는 신임 보건복지부장관은 경제정책에 종속되지 않는, 사회정책의 원칙에 근거한 보건복지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사일 것이다. 의료와 보육, 고용 등의 핵심정책에서 "시장친화적 정책수단"을 공언한 유의원이 이러한 인사는 결코 아니다.

  둘째 유의원의 임명 근거로 그의 2년 간의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의 경험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의 보건복지위원으로서의 활동은 사실상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건복지위의 수많은 현안 중에 그가 책임지고 발의하거나 처리한 사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이다. 그가 정치적으로 활동적인 의원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보건복지위원 유시민'은 적극적이지도 전문적이지도 못했다.

  셋째 우리는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의원이 과연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칠 인사인지를 묻고싶다. 우리가 판단하는 유시민의원은 시기에 따라 소신을 매우 자주 바꾸는 의원이다. 파병반대입장을 파병찬성으로 바꾸거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폐지입장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우리가 보아온 유시민의원의 모습이다. 최근 황우석 사태에서 유시민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쫓아서 PD 수첩의 진실규명노력에 대해 "참여정부 들어서 언론의 자유가 만발했다. 너무 만발해서 냄새가 날 정도"라며 "부당한 방식으로 과학자를 조지니까 방송국이 흔들흔들한다"고 발언했다. 소신을 매우 자주 바꾸는 유시민의원은 이제 진실이 드러난 황우석 사태에 대해 또 무슨 말을 할까?  

 

유시민의원이 만일 장관이 된다면 처음에 다루어야 할 문제는 전임장관이 면죄부를 주었던 황우석연구의 난자제공의혹문제이며 황우석 마피아로 일컬어지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의 해체와 관련된 사안이다. 하지만 유시민의원의 발언을 염두에 볼 때 "짜증스럽다" 던 노무현 대통령과 더불어 문제를 봉합시키고 덮는데 그 힘을 쏟을 인물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의료의 공공적 성격에 대해 최소한의 이해가 있는 사람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길 바란다. 유시민의원은 의료산업화 정책 방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동일한 정책적 입장을 취해 온 인물이다. 전 보건복지부 김근태 장관이 노무현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에 적극적 동조자가 되지 못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무현대통령의 이번 인선의 핵심은 자신의 시장주의적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 부칠 인물의 영입이다.  

  보건의료와 사회복지는 시장주의에 입각하여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부서가 아니다. 심화된 사회양극화 해소와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시민의원은 매우 부적격한 인물이며, 우리는 최소한 개혁적이고 전문적이며 졍책의 일관성을 갖춘 인사가 복지부장관이 되기를 바란다. 유시민의원은 그 어느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끝)

2006.1.4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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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년 정리하기

작년 이맘때에 '2004 년 정리하기' 하며 방정리도 안하는 주제지만 왠지 안하고 넘어가기에는 찝찝하다며 끄적거렸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내가 써놓고 내가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읽어볼만 하다. (--;) 지나간 일기장을 넘기는 기분이 이럴것이다. 지금 또 몇자 끄적이고 나면 내년 이맘때 이걸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2004 년 정리하기' 에서 나는 다함께 가입, 민주노동당 입당, 이직, 북마크된 온라인 사이트 증가 등을 1 년간의 중요한 변화들로 꼽았었다. 그로부터 다시 만 1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닥 만족스럽지 못하다. 특히 조직활동에 기여하는바는 오히려 줄어든거 같아서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항상 그래왔듯이 신년에는 잘 해야지, 좀더 나아져야지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것이 또 공염불이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도 됩니당. 내년 이맘때쯤에 또 비슷한 이야기를 토닥거리고 있다면 암담할 뿐이겠지요." 작년에 끄적였던 문구인데, 아무래도 우려대로 된 것 같다.


나이가 들면 그만큼 발전하는게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다소 후퇴하는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는데, 물론 이런저런 사정들이야 있고 그에대한 변명이야 늘어놓을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할수 없는것은 처음의 열정이 보다 작아진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뭐가 문제일까? 어느분의 말처럼 정말 무언가 자극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올해 내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연애의 시작이다 (^^;). 인터넷상의 글로만 지켜보다가 김선일씨 피살1주년 반전집회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 뒤 전쟁과 변혁의 시대, 지역포럼, 온라인 번개 등의 자리로 꾸준히 만남이 이어지면서 내가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나간 일들에 자랑스러워 하거나 힘들어 하기 보다 지금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대비할줄 아는 사람이다. 짐승이 모르는게 많고 어리버리 해도 답답하다는 말 대신 차근차근 이야기할줄 아는 사람이다. 성급하고, 독선적이고, 고집센 짐승을 타이르기도 하지만 또 장점을 격려해줄수 있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가지고 독립적인 삶을 누릴수 있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자만하지 않고 주위의 작은것들을 함께 챙겨가는 사람이다. 나에게 그녀는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올해 짐승의 후퇴는 그녀가 좀 더 일찍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감기도 눈병도, 얼렁 사라져 버리길.


이 자리를 빌어 내게 확실히 연애의 기회를 제공한, 9.24 반전집회후 무지개숲 후원주점에서 뒷풀이를 하자고 말씀해주신 그 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더불어 작년에 "없던 앤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것도 아니고" 운운하던 글에 "하늘에서 애인도 뚝 떨어지시길" 이라고 말씀해 주신 분께도 감사를 ^^; 하늘에서 떨어진건 아니지만 어쨌든 말의 힘이 대단하다고 해야할까나.


이틀뒤에는 33 이 된다. 짐승이 아직 그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고 온라인상의 모 커뮤니티 (카페) 에서만 뒹굴거리고 있을 때, 그 커뮤니티 안에 당시 짐승이 역활모델로 삼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굳이 서울로 올라오지 않아도 되었던 상황에서 서울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것은 그 사람의 영향이었는데, 그 당시 그가 33 이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서울에 올라온지 오래 가지 못해 여러가지 이유로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 버렸고 그 뒤 그사람이 어딘가에 올려둔 글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도 같이 할수 없겠다고 생각하게 되긴했지만 어쨌든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을 믿고 덜컹 서울행을 결정해버렸던 당시의 기준에서 보면 각별한 의미를 가진 나이가 될 것이다. 나는 다른 누구에게 무언가를 보여줄수 있을까?


하여간 내년엔 여기서 더 이상 퇴보해서는 안될것이다. 활동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경제적인 것을 포괄한 모든 부분에서 지금과 같은 상태가 유지되어서는 심각하게 곤란하다. 너무 말만 앞세워 다짐만 다지다가 내년 이맘때엔 좌절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혼자도 아니고 이제는 새끼에서 자라날때도 됐다.


온에서 오프에서 만난 모든 분들께, 추운 날씨에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2006 년 멋지고 행복하게 시작하시길 빌어본다. 희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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