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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서 죽게 했으니 미안하다. 근데 개네들 맞을짓 했다.

1. 전용철, 홍덕표 두 농민을 때려죽인 정권의 수뇌인 노무현이 어제 과잉진압에 대해 '사죄' 했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사태였기는 하지만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경찰청장은 파면 못 하고, 알아서 물러나면 좋겠단다. 참으로 탈 권위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대통령의 모습 되겠다. 이제 경찰청장이 못 물러나겠다고 뻗대면 자동적으로 노무현은 '힘없는 착한놈' 이 되고, 노동자 농민을 죽이는 주체는 정권의 수뇌가 아니라 그 밑의 '한나라당 스러운' 부하직원들 되시겠다. 그걸 핑계로 어떤 이들은 노무현 정권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왔던 운동의 방향을 엉뚱한대로 돌리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궁금하다, 경찰청장 하나 파면시키지 못할만큼 민주적이고 탈권위적인 대통령이 도대체 쌀시장개방 강행으로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 모는 '권한' 은 어디서 생겼나? 게다가 사죄하러 나왔으면 사죄나 하고 들어갈 것이지, 그 와중에 뭐 잘났다고 폭력시위 운운하나? 12.27 의 '사죄' 를 쉬운 말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내가 때려서 죽게 했으니 미안하다. 근데 개네들 맞을짓 했다." 참, 방패로 쪼개보고 싶은 정신구조다. 그래서, 일반 전의경은 물론이고 '1000 조폭단' 도 끝내 해체 못하겠지? 이번에 두분을 돌아가시게 만들고 사죄했으니, 다음에 당신이 사죄하려면 몇명을 더 죽인 뒤가 되려나? 그 자랑스러운 조폭단으로.

 

2. 말난김에 폭력시위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볼까나. 사실 온라인 게시판상의 토론 중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논쟁 가운데 하나가 '집회 중 누가 폭력을 먼저 사용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누가 먼저' 라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 할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도 있지만 사실 그날의 그 집회방향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은 숱한 악선동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시위대 폭력에 직면한 일선 전투경찰의 격앙된 감정' 으로 결정되는것이 아니라 경찰 지휘부의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실례를 들어볼까. '효순이 미선이' 라는 이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온나라가 월드컵으로 떠들석하던 그해 겨울부터 광화문에는 촛불을 켜들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경찰은 그 집회에 대해서 용인 내지는 방관의 입장이었다가 뒤에 방패와 곤봉을 사용해서 무자비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왜? 저들이 흔히 떠들듯이 집회가 폭력성향을 띄었기 때문에 강제진압이 이뤄졌다고? 아니 촛불시위에 쇠파이프나 화염병이라도 등장했단 말인가?

정권과 기존언론 들이야 시위가 폭력적이어서 과잉진압이 이뤄진다고 떠들고 싶겠지만, 그 유명한 '1000 시리즈' 기동대가 그 현란한 방패술과 곤봉술을 선보인 집회중 당신들이 고장난 녹음기 틀듯 떠들어대는 '화염병과 쇠파이프' 가 등장한 시위가 얼마나 되나?

하여간 왜 촛불시위때 경찰의 대응방식이 변했을까? 정확히 변한 시점은 그해 겨울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이었음을 상기한다면 그 의문은 쉽게 풀린다. 혹시 강제진압 했다가 당시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대권후보였던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 이 돌아설것을 걱정한 김대중 정권의 판단이 경찰들로 하여금 그렇게 대응하도록 만든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노무현의 승리가 발표되자마자 촛불시위는 불법 폭력시위로 새롭게 규정되었고, '1000 조폭단' 은 미대사관 앞에서 또 난동을 부렸다.

어찌 그 사례 뿐이랴, 현장에서 마이크 잡고 '저것들 때려죽여, 밀어붙이란 말이야 개새끼들아' 하고 전경들을 충동질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많지만 그들이 그렇게 말할수 있는 것도 경찰 지휘부의 '정치적' 결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집회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불편함을 끼치는가' 하는 부분은, 미안하지만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 주된 고려사항은 강제진압시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그리고 설사 여론이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지배계급에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어떤것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들이다. 

 

그랬거나 어쨌거나 '무조건 폭력시위가 문제','외국까지 가서 폭력시위로 나라망신 시키는 놈들','시위는 이해할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나서는건 문제' 라고 말하고 싶은 당신께는 권해주고 싶은 영화가 있다. '장 프랑소와 리셰' 라는 젊은 감독이 1997 년에 만든 '크랙시티' 는 놀랍게도 2005 년 올해 있었던 프랑스 파리 교외 (방리에) 에서 온갖 차별과 억압과 가난에 지친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을 거의 그대로 예견하고 있는 영화다.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까닭에 구해보려면 비디오 대여점의 먼지속을 좀 헤집어야 하겠지만 좌우지당간 이것을 권하는 이유는 영화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유린할 때 사회의 각 구성원에게 폭동이란 가장 신성한 권리이며 필요불가결한 의무이다” 이는 영화감독이 지어낸 말도, 어디 '빨갱이들' 이 지껄여댄 농담도 아니다. 단지 인권선언 35 장에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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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반전운동 - 야수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저항의 목소리

 

내일, 12 월 28 일은 이라크 침공과 점령정책에 있어서 노무현과 '학살동맹' 을 체결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와 조지 부시가 각각 지배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에서 반전운동을 건설하고 있는 두 활동가가 한국에서 반전연설을 하는 날입니다.

미국 '평화정의연합' 의 버지니아 로디노 와 영국 '저항의 세계화' 의 가이 테일러는 지난 9 월 24 일 열린 미.영.한 3 개국 공동 반전 행동의 날에 워싱턴과 런던에서 이라크 점령 중단·,시민적 권리 옹호·무슬림 공동체 방어 구호를 내걸고 대규모의 항의 집회를 조직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반전연설은 미국, 영국 과 더불어 이라크 점령정책을 통해 피묻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노무현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반전운동과의 중요한 연대를 다질수 있는 자리를 만들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수렁에 밀어넣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강행처리하고 시위에 나선 농민을 두명이나 사망에 이르게하며 생존권을 빼앗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조하며 그로인해 자신만의 이익을 뽑아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전쟁 동맹의 계속되는 학살과 기만에 맞서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올바르게 알려내고 점령정책의 본질을 폭로하는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버지니아 로디노 와 가이 테일러의 연설은 야수의 심장부에서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국익' 을 위해 점령과 학살을 지속하고 있는 자들에 반대하는 운동을 어떻게 건설하고 발전시켜 왔는지에 대한 경험을 전하고 한국의 반전운동에 뜨거운 연대의 손길을 내밀 것입니다. 12 월 28 일 반전토론회에 다함께 참여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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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12월 28일 오후 6시

장소 : 서울 고려대학교 우당교양관 602 호 대강당

오시는 길 : 지하철 6 호선 안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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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하니 떠오르는 잡상

김주익 열사 추모사도 그랬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의 글은 사람을 울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 를 통해서 위선과 가식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어쩌고, 교육이 어쩌고 전교조가 어쩌고 떠들어대며 이른바 장외투쟁을 한다고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의 참 모습이 알려지게 되어 후련한 마당에, 나도 잡상 하나만 끄적.


짐승은 74년생. 87 년 민주화 대투쟁의 결과로 옥장군, 아니 전대가리가 그 유명한 '6.29 기만선언' 을 한것이 중학교 1 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웃기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당시 사상서적에 대한 해금조치와 함께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던 책 중에 '실천문학사' 에서 나온 '불의기록, 피의기록, 죽음의기록' 이라는 책이 있었다. 엄밀히 말해 그 책은 사상서적은 아니고, 전태일 열사 이후 YH 여공 사건까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항거했던 투쟁에 대한 기록이었다.


88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루던 해, 짐승이 중학교 2 학년에 올라갔을무렵, 저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생일이었는지 어쨌는지 선물로 책을 사주겠으니 같이 가서 고르자는 마미의 말에 따라 백화점 도서코너를 뒤적이다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이다. 너무 놀라워 할거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난 저 책을 사가지고 집에 가지고 올때만 해도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같은건줄 알고 있었으니까 (-_-;). 그책을 수업시간에 교과서 밑에 넣고 몰래 펼치는데, 첫 단락 제목이 '한국의예수 전태일' 이라서 도대체 뭔 말인가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책을 잊을수 없다. 처음으로 내게 관점 비슷한것을 심어준 것이 그 책이었기 때문이다. 일요일도 없이 하루 열몇시간씩 좁은공간에서 미싱기를 돌리고, 피를 토하면서도 일해야 했다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문장들은 나를 무섭게 사로잡아 버렸다. 도대체 이럴수가,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구나. 그 뒤로 아름아름 광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노동자 투쟁 어쩌고 하는 책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다 이해할수는 없었지만.


그 88 년도에 나를 사로잡았던것은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몇개 땄느냐 하는게 아니라 광주학살 관련 청문회 방송이었다. 조그만 휴대용 라디오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소매속에 집어넣고는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었던것이 바로 그 방송이었다. 참, 그때는 노무현이나 이해찬이가 정의의 사도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ㅋㅋ)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다보면 '파업전야' 영화 상영회를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했다. 


짐승은 불행하게도 초,중,고 12 년을 다니면서 존경할만한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저 지친 샐러리맨 정도의 인상이었고, 그중 두세명은 지금 마주친다고 하더라도 인사하기 싫을 정도로 촌지에 집착하거나 학생들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던 사람들이었다. 당시에 '좋은 선생님' 의 기준은 욕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재미있게 수업하면 그걸로도 감지덕지 수준이었다.


하지만 딱 한분, 중학교때 국사선생님만은 달랐다. 언제나 우리들을 존중해주고, 교과서의 내용을 앵무새처럼 단순반복 하는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수업시간에 우리들이 말을 잘 들으면, 느닷없이 광주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 그 분은 담임을 맡은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날에 가장 많은 학생들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하셨는데 아이들은 부모님이 담임 가져다 주라고 안겨준 선물보따리 외에, 용돈을 모아서 그 선생님의 몪으로 양말이니 손수건 따위를 챙겼던 것이다. 짐승은 불량학생 비슷한 거여서 친구들끼리 모이면 제일 먼저 담배부터 꺼내곤 했지만 (-_-;;) 그날 우리 패거리는 각자 일주일전부터 담배값을 아껴서 모은돈으로 싸구려 넥타이를 하나 준비했다. 패거리중 아무도 그에 대해 뭐라고 하는 놈이 없었다.


아마 철든 뒤에 짐승이 제일 먼저 가졌던 장래희망은 선생님 이었을 것인데, 그것이 그분의 영향을 받았던 것임은 위에 주절주절 한걸 보면 대충 짐작들 하시리라. 오랫동안 국사교육과는 내 목표였다. 공부를 못해서 좌절되긴 했지만 ^^;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중 2 때던가 중 3 때던가 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이념교육' 을 시킨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날뛰는 전교조란 조직이 결성되던 때가 말이다. 물론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고,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하려는 선생님들과 기를 쓰고 탄압하려던 정권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교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술렁거리고 있던 때였다. 자고나면 어느 학교 선생님들 연행, 어디가 또 해고 이런 식의 뉴스가 나왔었으니까.


당시 우리집 꼰대는 통장을 맡고 있었는데, 하루는 저녁 밥상 머리에서 '너네 학교에 이상한 선생이 누구냐?' 묻는 것이었다. 동장이 각 통, 반 장들에게 지시해서 아이들에게 '탐문수사' 를 지시했던것. 아무튼 그 질문에 지금 생각하면 그냥 '몰라요' 하고 넘어가면 되었을텐데, 아침마다 나오던 선생님 연행 뉴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때까지도 가끔씩 흘끔거리곤 했던 '죽음의 기록' 의 영향이었을까, 하여간 순간 '욱' 해버린 내 입에선 엄청난 말이 터져나왔다. '나보고 선생님을 팔아먹으란 말이가?'


원래 폭력적이었던 그 꼰대, 가만 있을리가 있나. 당장 밥상 뒤집어지고, 눈탱이가 밤탱이를 넘어 실핏줄이 터질만큼 두들겨 맞았지. 하지만 그때까지 모아뒀던 내 '불온서적' 들이 압수당해서 불타버린것에 비할수는 없을것이다. 아니아니, 그러고도 결국 어디선가의 정보제공에 의해 그 선생님이 사표를 쓰셔야 했던것에 비할순 더더욱 없겠지. 좌우지당간 그 사건 때문에 난 많은것을 깨달았고, 뒤에 그 꼰대가 미쳐서 발작을 일으켰을때 미련없이 끊어버릴수 있었으니 무작정 나쁜 기억만은 또 아니다.


내가 '죽음의 기록' 을 한참 들여다보고 정말 전태일 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죽어갔느냐고 물어봤을때, 우리 부모들은 '그건 다 70 년대 이야기니까 신경끄고 넌 공부나 하라' 고 했다. 지금도 정권이나 언론들은 노동자들의 과도한 투쟁때문에 나라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80 년대에나 인정받을 운동이라며 파업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에게 학교를 빼앗긴다며 설치는 것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일이며, 나로 하여금 가끔씩 사람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는 정도로 자족하며 자판 두들기기에 열중했던 모 카페의 '논객' 수준에서 만족할수 없도록 강제한것은 70 년대의 전태일 열사와 평화시장 여성노동자들이 아니라 지금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수 밖에 없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들과 같은 처지의 나 자신 때문이다.


잔교조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부정한다고? 글쎄, 반드시 그래 보이지는 않지만 설사 그러면 또 어떤가? 시장경제가 사람들을 살리지 못하고 죽이고 있다면, 그래서 짐승도 그 속에서 죽어갈수 밖에 없다면, 그래서 다른 대안이,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당연히 부정되고 없어져야 한다. 그와 같은 조치가 박근혜와 같은 지배계급 외에 다른 누구에게 타격을 주겠는가? 사람을 죽이는 길이 아닌 살리는 길을 선택하는것이야 말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문제삼는다면, 도대체 '이념' 을 이유로 사람들의 '현실' 을 무시하는 쪽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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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동지가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

민지네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 원문클릭 ) '편지' 를 쓰신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은 제작년 10 월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의 추모제에서 눈물겨운 추모사로 알려지신 분이죠 ( 김주익 열사 추도사 전문 입니다. )

 

지난 정기국회에서 몸싸움 끝에 통과된 열우당의 사립학교법은 개방형 이사의 비중 축소, 교사 임명권 ― 교원 채용 비리의 핵심 ― 을 학교장이 아닌 재단이사회에 그대로 두어 그 법으로 과연 사학재단의 병폐들이 척결될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친족이사의 정수를 4분의 1로, 비리자들의 복귀시한을 5년으로 한 규정은 한나라당 안과 별 다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마져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전교조가 교육을 말아먹는다' 며 이른바 장외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주되게 비난하는 대상이 법안통과를 강행한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전교조 라는 점, 지난 APEC 의 참 모습을 알리기 위해 전교조 부산시지부가 제작한 'APEC 기동대' 동영상에 대해서 '위험한 이념교육' 이라며 여론을 부추기고 마녀사냥한 점 등은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것이 교육의 민주화, 정상화가 아니라 사립재단들을 보호하여 그동안 부당하게 누려온 자신들의 이익을 빼앗기지 않는것과 동시에 교육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속셈임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때마침 김진숙 지도위원이 적절하게 발언해주어 속이 시원하네요. 한나라당 의원 여러분들도 시원하게 물대포라도 한번 맞아보시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적어도 살을 에이는 추위가 어떤지는 겪어봐야 하지 않겠' 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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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씨.가관도 길어지면 민폐라 한마디 하오.

 

근혜씨네 패밀리가 생산해 낸 불가사의가 한둘이 아니오만 그 중 대표적인 게,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스운 일을 그 당시에는 너무나 진지하게 엄수했다는 건데,그건 아마도 나쁜 일도 집단적으로 오래 하다보면 직업이 되기도 하는 그런 이치일거요.

거짓말이나 사기치는 일 같은 걸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거울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거요.

근혜씨 아버지 시절.우리는 이 땅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아침마다 큰소리로 태어나야 했던 일이나,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듣는 자를 눈 부릅뜨고 색출하러 다녔던 일이나,토요일마다 모의간첩이 되어 배회하던 선생을 생포해서 경찰서에 갖다 바쳤던 일이나,그 일로 표창장을 받았던 일이나..로보트나 컴퓨터 게임이 없던 시절에도 우린 참 기발하게 놀았소.

그 중에서도 위문편지라는 게 있었는데, 걸핏하면 위로를 해야 할 만큼 그 무수한 국군장병 아저씨들을 내가 군대로 보낸 것도 아닌데,그럼에도 어린 내가 추운 날이거나 더운 날이거나 낮이거나 밤이거나 불철주야 나라를 지켜주시는 그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오늘도 또한 내일도 사시사철 불구하고 용맹하게 북한괴뢰도당으로 부터 나라를 잘 지켜 주십사는 고무와 오늘밤도 우리 국민들은 아저씨들 덕분에 발 뻗고 잔다는 사생활의 보고를 수시로 해야 했는데,숱하게 썼던 위문편지 중에,근혜씨 엄마 돌아가시고 슬픔에 빠진 영식,영애분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숙제로 내 준 위문편지를 쓴 건 압권일 듯 하오.

그 이후 두 번째 편지요.

평생을 일만 했던 우리 엄마가 입원도 못하고 돌아가셨을 때는 근혜씨로부터 어떤 위로도 받은 적이 없긴 하오만.

 

박근혜씨.진지하게 묻겠소.

50년도 진즉에 넘어 선 나이를 살면서 선거 때 말고,누군가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러 본 적이 있으시오?

내가 아는 전교조 선생들은 걸핏하면 우는 못나빠진 사람들이오.

단지 불편한 게 아니라 영혼을 파괴하는 가난 탓에 엄마는 집을 나가고 술만 먹으면 매질을 하는 아버지를 견디지 못해 가출을 일삼는 아이에게 휴대폰을 쥐어주며 배고프면 전화하거라 무력한 당부를 해놓고는 돌아서서는 찔찔 짜는 사람들이오.

너무나 어린 나이에 세상으로 부터 받았던 상처 탓에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를 집에 데려다가 씻기고 재워놓고는 그 아이의 성마른 이마 위에 눈물을 떨구는 그런 사람들이오.

스승의 날.그 아이가 제 손으로 꼬깃 꼬깃 접어 책상 위에 놓고 간 종이학 천 마리를 품고는 기어이 닭똥같은 눈물을 쏟는 대책없이 여려빠진 사람들이오.

공장에 실습을 나갔다가 손가락이 잘려 돌아 온 아이를 보며 자신의 멀쩡한 손가락이 죄스러워 혼자 술을 마시며 훌쩍거리는 때때로 쓸쓸하기도 한 사람들이오.

이 넓은 세상에 아이에게 남았던 한 점 혈육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빈소에서 문상객 노릇에 상주 노릇에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할머니의 유골을 흩뿌리는 법까지 가르쳐야 하는 그런 전천후의 선생들이오.

 

박근혜씨.다시 진지하게 묻겠소.

지금까지 살면서 나와바리를 지키거나 더 확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누군가를 위해 단 하루라도 바쳐본 적이 있으시오?

여태껏 살면서,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제 발로는 서울구경 한 번 못해 볼 장애아이들을 데리고 제 돈들여 홍성에서 서울 나들이를 하는 선생들이 있는 조직이 전교조요.

제빵사가 되는 게 꿈이라는 아이를 위해 일요일 제 시간 흔쾌히 바쳐 제빵 박람회가 열리는 서울까지 물어 물어 기꺼이 발품을 파는 선생들이 만들어가는 조직이 전교조요.

자기 집처럼 편안해야 아이들이 마음 터놓고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제 집에 있는 커텐 뜯고 액자 떼어다 상담실을 꾸미고,난로 하나를 상담실에 놓기 위해 교장실 행정실을 겨울이 다 가도록 드나들며 수십장의 똑같은 공문을 보내다가 결국은 제 돈으로 난로를 들여놓는 선생들이 조합원인 조직이 전교조요.

왜 그런 걸 자기 돈으로 하냐고 묻고 싶소?

근혜씨가 장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날 세워 투쟁하게 될 예산삭감 대상의 대부분은 그런 힘없는 예산들이기 때문이오.

그래서 근혜씨는 밖에 있으나 안에 있으나 참 근심이오.

 

어떻게 하면 산만한 아이가 학교에 재미를 붙일까 제 돈,제 시간들여 마술을 배우기도 하고,컴퓨터 게임이 놀이의 전부인 줄 아는 아이들에게 우리 놀이와 우리 노래를 가르치기 위해 이런 저런 단체들을 찾아다니고,퇴근 후에는 이런 저런 교과 모임을 일주일에도 두어 차례,쉴 틈 없는 각종 연수에 방학이 짧은 게 전교조 선생들이오.

그래서 전교조는 안 무너져요.

그렇게 사는 게 전부인 줄 아는 선생들을 근혜씨 작은 아버지가 1500명이 넘게 학교에서 쫒아냈어도 전교조는 안 무너졌잖소?

그렇게 사는 게 선생의 삶인 줄 아는 선생들의 머리채를 잡아 패대기를 쳐가며 닭장차 차떼기로 실어 나르고 징역을 살게 했어도 전교조는 안 무너졌잖소?

근혜씨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영남대를 비롯하여 비리의 종합셋트 같은 사학에서 눈 밝은 선생들을 그렇게 짤라 냈는데도 전교조 무너집디까?

그런 선생들에게 빨갱이에 좌경에 용공에 칠갑을해서 17년 째 "계란이 왔어요.계란이 왔습니다~" 만큼이나 똑같이 외쳐도 전교조 무너집디까?

그런 선생들이 아이들에겐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꼽히고,그런 조직에 조합원이 줄지 않는다면 방법을 바꿀 때도 되지 않았소?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하기야 근혜씨가 참교육을 어찌 알겠소?

빌어먹게 길기도 하던 국민교육헌장을 아침마다 외어서 한 자가 틀릴 때마다 한대 씩 맞아야 했던 기억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육성회비 가져오기 전에는 학교에 오지말라는 선생의 명령에 등 떠밀려 학교를 나서면서 운동장이 얼마나 아득하게 넓은지 눈물로 흔들리던 운동장 구석에 막막히 서 본적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엄마를 찾아 큰 고무신에 작은 발이 자꾸 미끄러지던 논둑길을 걸어 본 적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가 왜 논둑길을 비칠거리며 저렇게 한참을 걸어오는지 알면서도 모포기만 헤집던 엄마의 보푸레기처럼 살껍질이 일어난 새까만 목덜미에 흙을 집어 던지며 울어본 날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소풍 날.너 때문에 소풍도 못가는 거..우리 같이 죽을래? 눈만 꿈뻑거리던 애꿎은 소를 쥐어박아 본 적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외양간이 텅 비어 있던 날.소가 매어있던 기둥을 쓸고 또 쓸며 미안하다.진짜루 미안하다.소야..울며 불며 소한테 편지를 써본 적이 없는 자가 어찌 참교육을 알겠소?

여름내내 복숭아 밭에서 봉다리 씌우고 절 앞에서 아이스케키 팔아 모은 돈으로 겨울에 엄마 털신을 사들고 신작로를 한 달음에 내달려보지 않은 자가 참교육이 뭔지 어찌 짐작이나 하겠소?

 

근혜씨랑 내가 유일하게 공통점이 있다면 우린 둘 다 참스승을 만날 수가 없었다는거요.

학교마저 병영을 삼았던 근혜씨 아버지 덕에 공주님 앞에선 선생들마저 설설 기었을테고,내가 만난 선생들은 다 근혜씨 아버지 같은 사람들 뿐이었으니까.

그 때는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권력 앞에 굴종하지 않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존경하오.

근혜씨 아버지 시절과는 반대의 삶을 사시는,강한 자 앞에서는 더욱 강하고 약한 자와는 함께 할 줄 알며 나눌 줄 아시는 그 분들을 나는 진심으로 존경하오.

...129일을 크레인 위에 매달려 있던 노동자가 크레인 위에서 목을 매는 세상에서도..농민이 전경의 방패에 맞아 죽는 세상에서도..그래도 내가 희망을 말하게 되는 건,아이들에게 길가에 핀 민들레를 허리굽혀 내려다보는 법을 가르치는 그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오.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을 하신다 했소?

우리 아이들..부디 진심으로 지켜주시오.

생존권 때문에 목을 매거나..제 몸에 불을 붙이거나..농약을 마시거나..투신을 하거나..맞아 죽거나..그런 기가 막힌 이유들로 어린 아이들이 더 이상은 상주가 되는 일이 없게끔..그 올망 졸망한 상주들과 맞절을 해야 하는 일이 더 이상은 없게끔..

부모가 일하러 나간 빈 집에서 불타 죽는 아이들이 없게끔..

혼자 살던 빈 집에서 굶주린 개에게 물려 죽는 아이가 더 이상은 없게끔..

그 아홉 살 아이의 친구가 영인아.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편지를 쓰는 일이 없게끔..

먹고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엄마 대신 맡아 키우던 보모의 남편에게 맞아 죽는 아이가 더 이상은 없게끔..

대물림 되는 가난 때문에 실습나간 공장에서 죽어나가는 아이가 없게끔..

알바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의 먹잇감으로 성적노리개로 너무나 일찍 체념을 배우는 아이들이 없게끔..

 

그리하여 지금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는 그 자리가 아니오.

아무도 없는 비닐 하우스에 개와 함께 어린 제자에게 수시로 라면을 사들고 찾아가야 했던 건 그 가난한 선생이 아니라 당신이었소.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가 걱정이 되어 아이의 집에 갔다가 개에게 물어 뜯겨 죽은 아이를 보고 충격과 자책감에 입원을 해야 했던 건 그 착한 선생이 아니라 당신이었소.

혼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밤에 일해야 했던 엄마 대신 세 살짜리 하나를 맡아 키워야 했던 건 자기 새끼들 키우기도 버거워 피폐해졌던 그 포악한 보모의 가족이 아니라 바로 입만 열면 민생을 외치는 당신들의 한나라당 이었소.

근혜씨가 지닌 힘과 돈과 권력을 제대로만 쓴다면 그토록 목청 높여 외치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은 저절로 지켜질거요.

 

내심으로야 이왕 나간 김에 물대포도 맞아보고 방패에도 찍혀보면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늘그막에나마 철이 좀 들려나 싶기도 하지만 무현씨가 연정을 품은 이에게 그럴리는 만무할테니 이제 그만 집에 가시오.

한겨울에도 치마입고 빨각다리로 궁궐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공주님한테야 장외에서의 장장 한 시간이 얼마나 길고 지루하오?

대권이 걸린 일이라 사나흘만에 접기 뻘쭘하면 그건 어떻겠소?

눈만 내놓은 채 천원짜리 장갑하나를 팔기 위해 혹은 배추 한 포기를 팔기 위해 또는 신발 한 켤레를 팔기 위해 간절하게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어 보는 건..

근혜씨도 이 나라에서 60번 가까운 겨울을 지내면서 적어도 살을 에이는 추위가 어떤지는 겪어봐야 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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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천국' 홍콩의 진실 알려줘 고마워요"

프레시안에 실린 홍콩 WTO 원정 투쟁단의 기사를 퍼왔습니다. 다양하고 열정적인 투쟁으로 홍콩 현지 사람들에게는 물론 세계적인 포커스를 받았던 원정투쟁단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연행된 분들의 안부가 걱정스럽네요. 다들 무사히 돌아오셔야 할텐데요... 

 

WTO 에 반대하는 세계 각국의 시위대들 가운데서도 한국 원정투쟁단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지지를 끌어낼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이번 투쟁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운동의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되었으면 좋겠네요. ^^; 

 

아울러, 지난 11월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경찰에게 폭행당해 돌아가신 전용철 열사의 시신을 언땅에 묻기도 전에 역시 그날 경찰의 난동때문에 전신마비로 한달 가까이 고생하시던 김제농민회의 홍덕표 씨도 결국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민중의 삶을 짓밟고 죽음으로 내모는것도 모자라 이제 때려죽이기 까지 하는 것이 바로 노무현 정권의 실체입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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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은 불공ㅗ?세계무역기구(WTO)에 맞서서 싸우는 시위자들을 지지합니다. 세계에서 온 여러분들, 홍콩에 와줘서 감사합니다. 당신들로 인해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많은 홍콩 시민들이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이어진 격렬한 시위에도 한국의 농민 등 반세계화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시위를 보며 자신들의 삶 '성찰'하는 홍콩 시민들
  
  일부 홍콩 시민들은 시위대의 '불법 행위'를 비난하기는커녕 시위 현장을 떠나지 않고 같이 최루탄 가스를 마셔가며 대신 나서서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한국 시위대의 삼보일배가 홍콩 시민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지만, 그들이 시위대를 단순히 '진기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집단으로만 여겼던 건 아니었다.
  
  WTO에 항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시위자들의 절박한 외침은 '99% 도시인으로 이루어진' 홍콩의 시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삶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된 듯했다.
  

홍콩 시민들이 밤까지 계속된 시위 현장을 떠나지 않으며 한국 시위대를 응원하고 있다(위). 일부 시민들은 최루탄을 뿌리는 경찰에게 항의하기도 했다(아래). ⓒ프레시안

  "당신들은 우리에게 '쇼핑 천국의 진실'을 알려주었다"
  
  일부 홍콩 시민들이 시위자들에게 건넨 '세계의 친구들에게 드리는 우리들의 감사 편지(A thank you letter to our international friends)'는 이렇게 시작한다.
  
  "세계에서 온 여러분들, 홍콩에 와줘서 고마워요. 먼 곳에서 달려와 당신들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이 '쇼핑 천국' 홍콩이 실은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피와 땀 위에 지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세계의 친구들에게 드리는 감사편지' 피켓을 들고 있는 홍콩 시민(왼쪽), 한 홍콩 시민이 시위대에 물을 건네고 있다(가운데), 지지 피켓을 들고 있는 이 시민은 시위자들에게 일일이 "와줘서 고마워요(Thank you for coming here)!"라고 외쳤다(오른쪽). ⓒ프레시안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17일 시위는 뭔가 달랐다. 많은 홍콩 시민들은 시위자들에게 물과 간식을 건네거나 같이 사진 찍기를 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글을 써넣은 피켓이나 북 등을 들고 나와 직접 시위에 합류했다.
  
'홍콩 시민들이 지지의 뜻으로 보낸 물 1500병이 빅토리아 공원 한 켠에 쌓여 있다(왼쪽), 홍콩 시민들의 끊임없는 '사진 찍기 요청'으로 일부 한국 시위대는 계속 같은 자리에 서 있어야 할 정도였다(가운데), 영남대 학생들인 데이지 주(Daizy Chu), 제이 찬(Jay Chan), 이들은 한국 시위대로부터 '사회 공공성 강화' 머리띠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오른쪽). ⓒ프레시안

  '지지 단식'도 있었다. 홍콩 중문?학생과 영남대 학생 등 5명은 완짜이 항구에서 사흘 동안 반세계화 시위대를 지지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기자가 빅토리아 공원에서 만난 영남대의 외국인 학생들인 데이지 주, 제이 찬, 캐슬린 한은 "한국 농민들로부터 왜 자신들?여기까지 왔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홍콩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알려준 그들에게 감사와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홍콩 언론들, '삼보일배' 계기로 호의적 기사 쏟아내"
  
  이들은 홍콩 시민들이 시위대에 뜨거운 관심을 갖게 된 요인 중 하나로 '홍콩 언론의 보도'를 꼽았다. 언론에서 한국인 시위대의 삼보일배를 계기로 시위뿐 아니라 세계 농민의 삶에 대한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면서 시위대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이해가 깊어졌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 기사의 한 장면 "공포 대신 한국 시위대에 대한 환호와 눈물"이라는 제목 하에 농민에게 악수를 청하는 어린이의 사진이 크게 실렸다. (왼쪽), 한 농민의 심층 인터뷰를 다룬 기사.(오른쪽). ⓒ프레시안

  그러나 홍콩 케이블TV 기자인 륭와이체 씨는 홍콩의 시민의식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나도 기자이지만 언론이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는 않았다. 그냥 어디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는 파편적인 정보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홍콩 시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스스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스스로 시위자들을 이해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했기 때문에 이렇게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시위, 삼보일배, 촛불시위, 풍물패 공연 등 한국인들이 구사한 다양한 시위방법에 대해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쉬는 날'임에도 "홍콩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위자들에게 나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 농민들과 사진 찍는 기자들(왼쪽), 홍콩 케이블 TV 기자인 륭와이체씨는 '쉬는 날'임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위에 대한 연대(solidarity)를 표시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오른쪽). ⓒ프레시안

  한국에서도 '도시인의 연대' 느끼고픈 농민들
  
  한국에서 온 농민 김주일 씨는 "반응이 이렇게 좋은데 한국에서도 진작 삼보일배를 해볼 걸 그랬다"는 기자의 말에 "허허…. 한국에서는 경찰이 우릴 가둬놓고 꼼짝도 못 하게 하는데 삼보일배를 어떻게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홍콩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에 마냥 즐거워 할 것만은 아니라는 심경이 묻어났다.
  
  정작 한국에서는 농민들이 아무리 시위에 나서도 이번 홍콩에서처럼 "우리에게 농민은 소중한 존재이고, 그들 없이는 도시인의 삶도 가능하지 않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부안군 농민회의 김성곤 씨는 "홍콩 시민들의 지지에 마음이 푸근하긴 하지만, 뭐라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기분이 든다. 농민들이 여기 와서 몸이 부서져라 싸우고 외치는데, 한국의 한 일간지는 정부가 홍콩에 시위하러 가는 농민들에게 뒷돈을 대줬다는, 말도 안 되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나, 한 국회의원은 농민 350만 명 중에 진짜 농민은 100만 명밖에 안 된다는 소릴 하지 않나….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고 털어놨다.
  
  홍콩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한몸에 받은 한국 시위대는 홍콩 각료회의 폐막일인 18일부터 하나둘 다시 '싸늘한' 고국으로 돌아간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이 세계적 맥락 속에서 우리의 농업을 살리고 반세계화의 기치를 다시 들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할지 궁금하다. 부쩍 성장한 한국 농민운동의 대응이 주목된다.
  
홍콩 시민들이 시위대에게 전달한 '감사 편지'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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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에 함께합시다.

 

12월 18일은 지난 1990년 UN 이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 협약' 을 의결한 날로, 이주노동자 및 연대단체들이 이 법안에 대한 비준을 촉구하고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하는 날입니다. UN총회 의결이후 각국의 이주노동자들이 이 국제협약의 비준을 촉구하며 투쟁했지만 13 년이 지난 2003 년 에서야 겨우 20 여 개국의 국가들이 비준했을 뿐입니다. 쌀개방 비준 협약 같은것은 반대집회에 나선 농민을 때려죽이면서까지 강행처리한 대한민국 정권은, 2003년 이 협약이 발효된 이후에도 비준 요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주노동자들을 수입할뿐 아니라 송출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마치 일회용 젓가락, 건전지처럼 이주노동자들을 노동력으로 쓰다가 버리기만 할 뿐,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판 노예제도 라고 악명이 높은 연수제도가 아직 온존하고 있으며, 노동권을 제약하고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다가 강제로 추방시키는 고용허가제의 시행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스총, 그물총 등을 동원한 인간 사냥식 강제 추방, 테러리스트 딱지 붙이기등 각종 인종차별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주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을 용인하는 결과를 불러올 아노아르 서울경인지역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 철회를 요구하며 인권위 점거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힘든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그들을 지지하며 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것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 동안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라크 침략전쟁 반대를 비롯해서 한국인 노동자들의 문제에도 끊임없이 함께 싸우며 연대해 왔습니다. 그러한 활동들이 있었기에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에 '반한 주의' 라는 딱지를 붙이고 '테러리스트' 라고 몰아붙이며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권은 체불임금 청산이나 사업장내 인권개선 요구 등 단순한 권리구제 요구는 반한활동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 규정은 단지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앞장서서 실천해 왔다는 사실의 반증에 불과할 뿐입니다.

 

노동귀족론을 내세우며 사회적인 동정심을 이용하여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간질 시키고 비정규직을 위하는듯 보였던 노무현 정권이 비정규 개악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종적, 민족적 차별감정을 이용하여 이주노동자를 공공의 적 으로 만들고 한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분열시키는 것 역시 전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게될 이주노동자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도 이주노동자 운동에 대한 더 강력한 연대를 건설하는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있을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결의대회에 함께 하는 것에서부터 그러한 연대를 만들어 갈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래에 이번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행사에 대한 일시와 연락처를 올려두겠습니다. 오실수 있는 분은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_)_

 

* 집회가 끝난후, 이주노동자들을 후원하는 “아름다운 동행” 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아름다운 동행' 의 장소와 일시도 같이 올려 두겠습니다.

 

2005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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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12월 18일 오후 2시

장소 :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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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연대의 밤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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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12월 18일 오후 6시

장소 : 철도웨딩홀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신용산역하차(3번출구) - 도보로 3분거리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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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경총 스스로 정부 비정규법안이 사용자들을 위한 법임을 직접 시인하다!

전국 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 홈페이지 ( http://bworker.nodong.net/ ) 에서 퍼 왔습니다. 그 동안 줄기차게 '비정규직 보호입법'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법이며, 진보진영이 이를 비판하고 반대하는것을 마치 '노동운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만을 위한' 것처럼 선전해오던 노무현 정권이 자신들의 입장을 처음으로 시인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사족을 달자면, 내용 중간에  '불법파견 1명당 과태료인가, 1건당 과태료인가' 라는 거듭된 질문에 노동부 정병석 차관이 '건당 3천만원 이하 과태료' 이하 라고 답변하자 열우당 이목희 의원이 '그렇게 하면 안된다' 고 설레발을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동안 이목희 의원의 입장을 봤을때 '그렇게 하면 안된다' 는 '그렇게 답변하면 그동안 거짓말 해온게 들통나기 때문에 안된다' 는 뜻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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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경총 스스로 정부 비정규법안이

사용자들을 위한 법임을 직접 시인하다!


경총 "파견허용업종 네가티브 리스트로 전환하기로 정부가 확실히 약속했다"
정병석 차관 "불법파견 고용의무 위반시 한 사건당 3천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



그럴줄 알았다.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파견노동자 보호가 아니라 2년마다 주기적 해고를 가져오고 중간착취를 합법화하며 오로지 사용자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듯이, 정부의 '비정규직보호법안' 역시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비정규직 확대양산을 바라는 사용자와 재벌에게 온갖 특혜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비정규노동자들은 구속되고 해고되고 피터지게 싸우며 허구적인 정부 비정규법안의 실체를 폭로하고, 우리의 절실한 요구인 '원청사용자책임 인정'과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 권리보장입법을 요구해왔다.


정부 비정규법안 내놓기 전에 개악관련내용 사용자들과 사전협의!

그러던 중 지난 9일 밤11시부터 새벽2시까지 KBS 1TV에서 방송된 "벼랑 끝의 비정규직 돌파구는 열리는가" 생방송토론회에서, 노동부와 경총 스스로 정부 법안이 사용자들을 위한 법임을 스스로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사용자들을 대표해 토론회에 출연한 경총 김영배 부회장은 "정부가 파견법 개정안을 내면서 허용업종을 현행 포지티브 리스트에서 네가티브 리스트로 바꿔주겠다고 확실히 약속했는데, 지난 2월과 4월 임시국회를 거치며 이 얘기가 사라졌다"고 얘기했다. 즉, 정부가 작년 9월 비정규법 개악안을 내놓기 전에 이미 사용자들과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그것도 전체노동자를 파견노동자로 만들어버릴 파견허용업종 네가티브 리스트 전환 문제를 말이다!


3천만원 이하 과태료만 물면 무한정 불법파견을 용인해 주겠다?

그뿐이 아니다. 정부를 대표해 출연한 노동부 정병석 차관은 불법파견 고용의제가 아니라 고용의무를 주장하면서 "불법파견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3천만원 이하 과태료까지 물리기 때문에 고용의무로 해도 충분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토론회 사회자가 "불법파견 1명당 과태료인가, 1건당 과태료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정 차관은 "건당 3천만원 이하 과태료"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정 차관의 이런 답변은 "현대자동차 1만명 불법파견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과 연동된 것이었기에, 현대자동차 1만명 불법파견에 대해서도 기껏해야 3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얘기에 다름아니었다. 다시말해 수만명, 수십만명 불법파견을 하더라도 3천만원 이하 과태료만 물면 불법행위를 용인해주겠다는 말이다! 그 얘기를 듣던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조차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지적할 정도가 이니었는가!


정부 비정규법안 폐기! 권리보장입법 쟁취!

노동부와 경총이 정부 비정규법안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이상, 정부 법안이 855만 비정규직 보호가 아니라 한줌도 안되는 사용자들을 위한 법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우리는 정부 비정규법안을 당장 폐기할 것을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전국비정규연대회의는 우리의 절실한 요구인 '원청사용자책임 인정''특수고용노동기본권 보장''기간제 사용사유 제한'을 결단코 포기할 수 없으며, 이러한 내용이 빠진 비정규법안은 명백한 개악안임을 분명히 한다. 아울러 내일부터 또다시 개악안 강행통과를 위해 개시되는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일정에 맞추어 855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요구와 절실한 이해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투쟁에 나설 것이다.

13일 오전11시 서울역 KTX 여승무원 농성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기간제 노조들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기간제 사유제한'을 요구할 것이며 만일 정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간제 노동자들의 삶이 벼랑끝으로 몰리게 된다는 사실을 현장 증언을 통해 밝힐 것이다, 15일 오전11시 대검찰청 앞에서는 사내하청노조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하여 불법파견 판정 후 1년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김대환 노동부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다.

기자회견과 함께 KTX여승무원, 인터콘티넨탈 등 현안투쟁사업장 지원집회에 연대하여, 권리보장입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이 영원히 지속될 것임을 선언하고,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기간제 사유제한'을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힘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다.



2005년 12월 12일

민주노총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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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 재연장에 반대하는 행동에 함께합시다

 

* 집회 일시와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파병재연장 반대집회는 17 일 오후 2시, 대학로에서 열립니다. 부정확하게 말씀드린것을 사과드리며, 착오 없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부시는 지난 30 일 해군사관학교에서의 연설에서 '미국은 이라크에서 안정적인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있으며 이라크 경제를 복구하는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날 'LA 타임스' 는 미군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 이라크 신문사에 비밀리에 돈을 지급해 왔으며 '미군 정보작전 전담 부대' 가 쓴 이 기사들은 독립적인 언론인이 쓴 공정한 기사로 포장돼 신문에 실려 왔음을 폭로했습니다. 

 

오는 15 일에 총선이 예정되어 있지만, 미군 점령 하에 치른 모든 선거들에서 매번 야간 통행금지가 실시됐고,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가 봉쇄되고, 도시 간 이동이 금지되어 왔으며 지난 10월 15일 헌법초안 찬반투표 당시 압도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후세이바와 카라빌라, 우바이디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군사적 보복공격을 가했습니다. 미국의 꼭두각시 정부 출신들을 요직에 앉히고 부정선거, 반대의견에 대한 군사공격, 언론매수및 조작 등이 부시가 말하는 이라크 민주주의의 실체입니다.

 

효과적인 경제복구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민주주의에 대한 건 만큼이나 거짓입니다. 전기는 하루의 절반도 공급되지 않고 식수소비량도 줄었으며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은 전쟁전보다 2% 증가했습니다. 전기·수도·보건 체계의 회복 전망은 거의 절망적입니다. 다만 석유산업에 대한 복구만큼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서방 석유기업들이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그것도 무려 25∼40년 동안 원유를 공급받을수 있도록 만들어 보통 12퍼센트인 투자 수익률을 42∼162퍼센트까지 올릴 수 있도록 체결된 협상을 실현시키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반면, 이라크는 최대 2천억 달러 정도를 손해 보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 점령하고 '승리' 를 선포한지 2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점령정책에 반대하는 저항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군은 이라크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일곱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이라크 안정화' 에 진전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11월 한 달 동안 발생한 미군 사망자만 87명이며 10월에는 99 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와같은 수치들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한 달 사망자 수로는 가장 높은 수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군이 자살폭탄 테러가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로 그 날 미 해병대 도보 순찰대가 대형 야포탄 형태의 폭발물 공격을 받아 해병대원 10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저항세력의 공격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미국이 주장하는 '이라크 안정화' 는 그들이 스스로 철수하기 전에는 부시가 바라는 안정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것입니다. 미군이 주둔하며 점령정책을 펴고 있는 그 자체가 저항세력으로 하여금 무장하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점령정책의 실상이 명백하게 폭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은 자이툰 부대의 파병기간을 또 다시 연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배계급들은 12 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주요한 안건으로 예산안, 비정규직 입법 과 함께 파병 재연장안을 상정해놓고 있습니다. 비록 자이툰의 파병규모를 1 천 여명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국방부 스스로가 말하듯이 '병력 감축 카드를 통해 파병 연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마하고 설득' 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감축안은 오히려 이제껏 아르빌에 웅크리고 있던 병력을 보다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임무에 투입하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국방부는 11월 9일 미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아르빌 유엔 사무소 경비와 유엔 요원 경호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부당한 점령정책에 일조하는것은 물론이고 자이툰 부대원들을 이제까지의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서 벗어나 죽고 죽이는 점령정책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만들 것입니다.

 

지난 여름 이라크 전쟁에서 살해당한 '케이시 시헨' 의 어머니 '신디 시헨' 이 진행한 1 인 시위와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광범한 지지, 곧이어 태풍 카트리나가 불러온 참혹한 재앙의 원인이 부시정부가 이라크 점령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면서 자연재해에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결여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의 안전망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내에서의 반전여론은 꾸준히 상승하여 이제는 60% 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라크 점령정책에 대해 반대하며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철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시의 지지율은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아르헨티나의 반 세계화 시위와 지난 부산 반 아펙 시위는 점령정책을 추진하는 자들이 진정으로 노리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오는 12월 17일의 파병재연장 반대 집회는 '국익' 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는 소수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서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점령정책에 반대하는 또 한번의 중요한 기회가 될것입니다. 아래에 일시와 연락처를 올려두겠습니다. 이라크파병 재연장에 반대하는 행동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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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12월 17일 오후 2시

장소 : 서울 대학로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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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파블로프의 개 처럼 '파업' 이야기만 들으면 조건반사식 반응을 보여온 언론들이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또 광분하고 있다. 정권과 언론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억대연봉을 들먹이며 귀족노조가 나라를 망친다며 광분중이다.


'부드러운 대변인' 을 자처하는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9 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제난과 실업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해 파업은 중지돼야 한다" 고 말했다. 이는 몇년전 '가뭄때문에 고통받는 농민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멈추라' 고 했던 조선일보식 개그의 재판에 지나지 않는데, 그렇게 농민을 걱정하던 이들이 바로 살농정책을 통해 농민들을 죽이는것을 생각해보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통해 실업고통을 증가시키고 경제적 양극화를 진행중인 자들의 이번 발언은 그야말로 쌍둥이 격이다.


지배계급은 언제나 그렇듯이 위선적인 발언으로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을 비난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임금인상이 쟁점' 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지난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시 쟁점은 임금문제가 아니라 인원충원과 비행시간등 안전운항에 관련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임금 노동자의 파업' 이라며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한마디로 무엇을 쟁점으로 내세우건 조건반사적으로 매도하겠다는 입장에 지나지 않는것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한겨울 추운거리에 나설수 밖에 없는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를 생각해보라며 파업을 비난하지만 두번 물어볼것도 없이 한겨울 추운거리로 몰린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한나라당 등 지배계급이 그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까지 영업이익 4067억 원, 순이익 1700억 원이라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해 왔으며 이는 온전히 조종사들을 포함한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창출해낸 이윤이며 따라서 '기본급 6.5% 인상' 은 노동조합이 말하듯이 '사측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당연히 그들이 돌려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측은 처음 '동결' 을 고집하다가 파업돌입 직전에야 '2.5% 인상' 을 이야기하며 조종사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을 뿐이다.  


열리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지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동자들의 파업당시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 3 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하겠다고 말함으로서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이 가진 속내를 솔직하게 토로하고  '차기 노동탄압부' 장관 자리를 예약한 이후로 현 정권은 보다 노골적인 노동탄압 정책을 진행하며 지난 93 년 이후 한번도 발동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되어있던 긴급조정권을 발동시킨바 있다.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역시 노무현 정권은 일치감치 '긴급조정권' 카드를 들고나오며 파업을 무력화 시키려고 기도하고 있지만, 이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신만수 위원장의 말 처럼 "사쪽이 협상에 나올 필요도 없고, 설사 나온다 하더라도 무성의로 일관할 수 있게 만드는 행동" 에 지나지 않는다. 실로 자본만을 위한 정권다운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아래에 대한항공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는 '다함께' ( http://alltogether.or.kr/ ) 의 성명서를 덧 붙인다. 스스로 창출한 회사의 이윤에 대해 정당한 몫을 주장하는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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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와 보수언론은 “노동귀족” “억대연봉” 운운하며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요구하는 조종사 노동자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이 사회의 진짜 ‘귀족’들이 진정한 격차를 숨긴 채 부차적 격차를 부각시켜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는 시도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0.1퍼센트의 부자들을 위해 8·31대책을 막아 온 것이 바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었다. 일등 ‘귀족’ 이건희를 앞장서 보호하고 되려 MBC 이상호 기자를 구속하려는 게 바로 노무현 정부다. 노무현은 최근 코스닥 주가 급등으로 4개월만에 2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아 왔고 비정규직 개악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자들의 ‘고임금’ 운운은 들어주기 힘들만큼 역겨울 뿐이다.


 

우리는 지배자들의 십자포화에도 굴하지 않고 단호하게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를 적극 지지한다.
대한항공 사측은 올해 4천67억 원이라는 흑자를 기록하고도 대한항공일반노조와 교섭 한번도 없이 임금을 동결시켰다. 대한항공 일반 노동자들은 명예퇴직, 아웃소싱, 사내하도급, 비정규직화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사측이 두려워하는 것처럼 조종사 노조의 투쟁과 승리는 이들의 요구와 투쟁을 고무할 것이다.
더구나 조종사 노조는 비정규직 개악안에 맞선 민주노총의 12월 8일 하루 파업에 참여해 큰 힘을 보태며 노동자 연대를 보여주었다.

 

 

지난 몇 년의 경험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임금’에 대한 공격이 결국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조건을 낮추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물러서지 않고 투쟁해 임금과 노동조건의 상향적 기준점을 지키고 더 높이길 바란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8월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에 대해 자행했던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범죄를 다시 저지르려는 듯 하다. 전용철 열사를 살해하는 등 이미 씻지 못할 죄악을 저질러 온 노무현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도발을 한다면 노동자 운동의 더 거대한 저항으로 분쇄해야 할 것이다.

 

 

12월 8일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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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의 국가인권위 점거 농성

12월 18일은 지난 1990년 UN 이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 협약' 을 의결한 날이다. 이날은 이주노동자 및 연대단체들이 이 법안에 대한 비준을 촉구하고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하는 날로, 우리나라 에서도 18 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며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노동자 민중에게 기만적인 술책만을 부려온 김대중, 노무현 정부하에서도 비교적 양심적인 결정을 내리고 권고해온 곳으로 알려져왔다. 지난 4 월 에는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보호입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여 노무현의 떨거지들로부터는 '무식하다' 는 비난을,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는 '정부기관 조차도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증거' 라며 일정부분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이주노동자들은 왜 그런 '좋은' 인권위를 점거하고 농성중인걸까?


지난 5월 14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아노아르 위원장은 뚝섬역에서 강제 연행된바 있다. 지난해 강제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농성단의 대표였던 샤말타파 씨를 납치.연행할때처럼, 잠복·미행을 하던 20∼30명의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이 달려들어 납치하는 과정에서 아노아르 씨는 전신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마찬가지로 납치되다시피 연행되었다. 이후 7개월째 감옥보다 열악한 외국인보호소에 불법 구금되어 있으면서 아노아르씨의 건강은 삼각하게 악화되었다.


12 월 2 일 인권위원회는 진정인인 이주노조 위원장 아노아르씨에게 다음과 같은 결정문을 통지했다. '출입국관리소가 헌법 제12조가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명백' 하며 '절차적, 과정상의 하자가 무효사유에 해당' 한다면서도 아노아르 위원장 ‘보호해제’ 요청은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이로서 아노아르씨는 여러가지 법률 소송이 진행되는 1∼2년 이상의 기간 동안을 계속해서 이주노동자를 인간으로 대접해주지 않는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 있어야 하거나 아니면 자진출국하거나 하거나 하는 선택밖에 남은것이 없게 되었다. 또한 이 결정은 출입국관리소가 자행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가스총, 그물총, 마취총 등을 동원한 폭력 단속과 ‘인간사냥’ 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위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12월 5일부로 인권위 점거에 돌입했으며 현재 농성중이다. 처음에 인권위원장실을 점거했으나, 인권위원장은 인권위원장실 점거를 풀지 않으면 면담조차 응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심지어 경찰력 투입 운운하며 위협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위원장 면담 약속을 전제로 일단 한 발 물러나 인권위 내 다른 장소로 농성 장소를 옮겼으나 여전히 높은 투쟁의지를 가지고 싸우고 있는 중이다.


아래에 서울경인지역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 http://migrant.nodong.net/ ) 의 인권위원회 점거농성 성명서와 '다함께' 신문 ( http://alltogether.or.kr/ ) 의 관련기사를 덧붙인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인권위원회의 결정문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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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회 점거농성 성명서 -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을 외면하는 국가인권위원회 규탄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적법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으며, 너무도 정당한 이주노동자의 노동조합활동을 탄압하는 법무부의 파렴치한 표적단속과 강제추방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 인권의 보루로, 국가 인권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인권위의 이러한 결정은 대한민국에서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18년에 걸친 한국에서의 이주노동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는 인간적인 삶이 무시되었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최하층의 열악한 삶과 노예노동을 강요받아왔다. 누구보다도 땀 흘려 정직하게 살아왔지만, 저임금, 장시간, 위험노동은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고용허가제를 통해 정부는 오히려 이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또한, 2년에 걸친 폭력적인 인간사냥은 어떤 나라에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야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는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를 보장받고자 1년간에 걸쳐 명동성당에서 단결하여 투쟁하였고, 4월 24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을 결성하였지만, 노동부는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설립을 반려하고, 노동조합 활동가를 사찰하며, 노동조합 위원장을 표적연행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 노동조합 활동은 헌법은 물론 ILO 조항에도 명시되어 있는 결사의 자유로서 스스로의 권익을 보장받기 위한 노동자의 불가침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한 안와르위원장의 표적, 폭력연행에 대해 우리는 국가인권위에 최소한의 법적절차 만이라도 지켜야한다는 진정을 접수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국가인권위의 부끄러운 결정으로 인해 비두, 샤말 동지를 비롯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안와르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이 정당한 투쟁으로 연행되고 강제추방당하는 일이 오히려, 정당한 것이 되었다. 이주노동자를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정부의 정책, 고용허가제가 정당한 것이 되었으며, 야만적인 강제추방이 정당한 것이 되었다. 노동권을 짓밟는 노동부와 법무부의 탄압이 면죄부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번 결정은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권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행동이다. 우리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한 투쟁의 역사에서 국가인권위의 이번 치욕스런 결정을 통해, 과연 이 국가인권위가 누구를 위한 기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국가인권위의 이러한 반인권, 반노동자적 결정에 분노하며, 국가인권위 농성에 돌입한다. 역사의 진보, 인권의 보장, 노동권의 쟁취는 피어린 투쟁을 통해서만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는 선두에서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나아갈 것이다. 정의의 힘으로 이주노동자와 한국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정부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인권위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 12월 18일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앞두고, 농성투쟁과 함께, 집회와 지역선전전을 조직하는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국가인권위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안와르 위원장이 석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은 12월 2일 결정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1.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 11명은 더 이상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
   즉시 총사퇴하라!        
1. 전원위원회 결정은 반인권 폭거다. 결정문을 완전 무효화하라!
1. 노무현 정부는 이주노조 아노아르 위원장을 즉각 보호해제하라!




2005. 12. 6.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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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68 호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외면한 국가인권위  

 

이주노동자 노조 아노아르 위원장이 불법 연행돼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직후 아노아르 위원장을 잡아갔고, 지금도 이주노동자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이주노동자들이 체류 자격을 위반한 것은 불법이라며 단속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아노아르 위원장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불법 연행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아예 보호명령서를 조작했다. 권한이 없는 공무원이 보호명령서를 발부한 것인데 이것은 공문서 위조다. 또 연행 이후 정식으로 발급해야 하는 보호명령서도 구금한 지 48시간이 지난 후에야 발부됐다. 구금 48시간 전에 보호명령서가 발부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하지만 이것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런데 국가인권위가 법무부의 명백한 위법 행위를 “적법”하다고 결정했다. 인권위는 아노아르 위원장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강제퇴거 집행정지와 재발 방지 권고를 덧붙였다. 인권위의 결정 내용은 한 마디로 법무부의 불법 구금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보호명령서 조작은 아예 판단을 유보했다. 권영국 변호사의 말처럼 “권한이 없는 9급 공무원이 발급한 보호명령서가 적법하다면 판사 대신 법원 직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도 적법하다.” 

인권위는 아노아르 위원장의 진정을 접수하고 자체 조사를 마친 뒤에도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조차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인권위 앞에서 1인 시위, 항의 방문 등을 하며 결정을 촉구해서 얻어낸 것이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법무부의 인종차별적이고 야만적인 단속을 용인해 준 것이다. 비인간적 단속으로 비난받아 온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소는 앞으로는 부담없이 끔찍한 단속을 자행할 수 있게 됐다.  

이 결정은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한다는 인권위의 설립 목적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인권위가 반인권위원회라는 비난을 원치 않는다면 즉시 이번 결정을 철회하고 아노아르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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