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늘품이님의 [어느 학교 다녀요?] 에 관련된 글.

 

학교 졸업한 이후의 세월과 학교를 다닌 세월이 거의 비슷해지는지라

어느 학교 다니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는 없답니다..

대신 아주 가끔 몇 학번이세요??? 라는 질문은 받게 되죠.. (이젠 이 질문도 거의 안함;;)

그런데 젊은 층들끼리는 처음 만났을 때 아주 자주 학번을 묻곤 하더라구요..

 

그럴 때 옆에서 거드는 나의 대답은

"아니 이거 대학 안나온 사람은 서러워 살겠나??!!!!!!!!! 뭘 그런걸 묻고 그래요?"

 

학번을 묻는 건 나이를 알기 위함이겠죠.. 실제 학번이 궁금한 게 아니라..

그런데 친하지도 않으면서 나이가 궁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성명하고 나이 교환한 후 말투가 달라지는 많은 경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거 같아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경우 바로 반말로 들어가주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어떤 경우는 화제가 빈약하다보니 걍 별 뜻없이 물어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나이나 전공이나 직업이나 이런 것들이 화제를 풀어나가기 손쉬우니까..

사실 다짜고짜 나는 이런 거에 관심있는데 당신은 어때여?

이렇게 대화시작하는 것도 쌩뚱! 맞아 보일수도 있고..

(그런데 이런 식의 시작이 생각만큼 쌩뚱맞지는 않더라구요..

먼 발치에서나마 진심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인 경우에..)

 

여튼 전자의 경우

나이로 사람관계를 규정지어버리려는 것도 맘에 안들지만

그 잣대가 대학의 학번이라는 건 더욱 거시기한..

(물론 학력 차별의 의도를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진보~~라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 속에서조차 학벌을 전제로 한 사고방식.. 나이를 기준으로 한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몇 학번이세요? 라는 질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된답니다..

 

서로 자주 보다보면 그 사람 살아온 삶에 관심 갖게 되고

그래서 자연스레 나이니.. 기타등등을 궁금해져야하는거 아닌가요?

 

혹 그렇게 질문하는 분들은

드라이한 나에 비해 정이 뚝뚝 넘쳐 흐르는 다정다감한 분들이실까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이나 학력이나 직장은

정보는 될지언정.. 진정 그사람에 대한 이해도와는 별 관계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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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2 23:03 2007/06/2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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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2007/06/23 01:35 URL EDIT REPLY
나이를 교환한 후 말투가 달라진다는 부분에 참 동감이 되네요~
왜 사람들은 반말을 하는 것이 친근감의 표시라고 생각할까요? 그것도 나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_-;
이드 2007/06/23 02:01 URL EDIT REPLY
유이/글쵸.. 반말은 서로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만남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런데 또 나이를 막론하고 좀 얼굴 익었다 싶으면 반말 하는 건.. 또 다른 거 같아요..계속 존댓말하는거랑 같다고나할까 ㅎㅎ 복잡하죠..^^
나안 2007/06/23 11:19 URL EDIT REPLY
아, 저도 학번과 나이에 대해선 할말이 정말 많아요. 트랙백이란 기능을 이제 좀 써봐얄랑가 봅니당..시방 일히얀디 언냐 블로그글 읽는 거에 빠졌슴돠. 이따 밤에 또 와서리...다다닥 써불람돠.
늘품이 2007/06/24 11:17 URL EDIT REPLY
오 학번을 묻는 경우도 있나봐요, 전 아직 대학을 안갔기 때문에~ 근데 제 생각에는 어느대학 나왔냐고 더 물어볼 것 같은데 말이죠.
근데 막상 이렇게 생각은 해도 저도 막 가끔 다른 사람 만나도 어느학교 다니냐고 대뜸 물어볼 때가 있어요. 몇학년이냐고 물을 때도 있죠. 그 말을 하고 나면 속으로 뜨끔! 하는데, 많이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이상 힘든 것 같아요.(계속 그렇게 질문을 받으며 살아와서 그런지도..)
여튼 앞으로 노력해야 겠네요. 그리고 학교나 나이에 상관없이 처음만나는 사람에게 어떤 화제를 잡을지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이드 2007/06/24 14:05 URL EDIT REPLY
나안/ㅎㅎ 나의 폭주에 보폭 맞추지말고 네 속도로 가렴..
늘품이/그렇게 젊으신지! 그 글 보고 알았답니다. 예 사회생활하면 학번이 더 먼저 나오는거같아요.. 정말 우리가 호구조사하지 않으면 대화할 내용이 참 궁색하죠? 그런데 언제라도 늘품이 님 만난다면 블로그에서 보았던 글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면되니까 그런거 물어볼 틈도 없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