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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에서 출판된 안치운의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독백과 운문의 귀향] 이라는 책을 읽는 중이다.
며칠동안 밤새 비맞으며 일한 탓인지 아니면 요즘 마음 씀씀이가 그렇게 흘러가는지
명확히 알순 없지만 지금은 왠지 조금 쌘치해져서 이런 책에 눈이 간 모양이다.
평생 연극이라는 것을 거의 접해 보지 않고 살아온 놈이
이런 책을 읽는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스스로 "활자중독"이라는 자가진단을 하며 살다보니 가끔은 이렇게 책을 통해서 연극적인 상황들을 감상하기도 한다는 자기 변명 비슷한 것을 하면서 읽는 중이다.
책을 오늘 샀고 또 아직까지 초반부를 겨우 읽는 중이라서
독후감 비슷한 것을 쓰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까페에서 책읽으며 노닥거리다 보니 왠지 블러그에 끄적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책 핑계겸 넋두리나 늘어 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는 중.......ㅎㅎ
[로베르토 주코]...라는 연극의 1 장 ...[탈출]을 설명하면서
내 마음에도 와 닿았던
"...인물들에게 삶의 배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물들을 그저 존재하는 고독한 오브제처럼 보인다.....삶의 풍경과 같은 자연은 아예 보이지 않고,,,,"
라는 문장에서 한참을 멍해지는 기분으로 머물러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끔씩 막막해 질때가 아마도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배경이나 삶의 무대가 드러나지 않아서 벽처럼 보여야 하는 것을 볼 수 없을때가 아닌가 싶어지기도 하고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삶의 배경들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도 들기도 하고.....ㅎㅎ
글을 읽다가 어느 한 문장에서 돌처럼 굳어지는 곳이 있는데 대게는 그 곳의 어떤 단어가 나의 시선을 잡고선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최근에 공룡일을 하면서..
아니 최근의 고민이 공동체, 그것도 마을에서의 공동체 실험이라는 것에 대한 정리를 하려고 글을 쓰면서 과연 내가 하는 일들에 나의 삶이나 함께하는 사람들의 삶들이 드러나고는 있는가 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는 중이라서 그런지 "삶의 배경"이란 단어, 그리고 그러한 삶의 배경이 드러난다는 것의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하게 되었다.
연극적으로야 무대라는 인위적이거나 혹은 점유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삶의 배경들을 드러내거나 혹은 소거할 수 있어서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의 삶들이 공간이라는 것에서 더욱더 부각될 수 있을진 몰라도 사실상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아주 거대한 덩어리로써의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떤 삶의 배경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살고 있는지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모양새다.
공룡이라는 활동공간을 함께 만들고 그럭저럭 일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오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러한 공간을 만드는 작업들이 과연 나 스스로에게 "...그 공간은 스스로 몸을 맡기고 싶은 공간이며 조용하고 평온할 수 있는 공간...." 이 되고 있는지는 언제나 의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어쩌면 스스로 에게 낸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반성 같은 것이 들었던 것은 결국 공간이라는 것이...."....아주 단순한 공간이며, 나를 닮은 공간..."이어야 함에도 과연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공간이 어떤 부분애서 어떻게 나를 닮아가고 있고 나의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에서 주된 무대가 되고 배경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쉽지 않은 문제를 끌어 안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희대의 살인마인 "주코"의 삶을 소통부재, 관계단절, 자아로부터의 탈출...이라는 현대적 인간문제로 보편화할 수 있는 힘이야 콜테스 같은 극작가만이 할 수 있는 탁월한 경지라고 할 수 있을진 몰라도 그런 현대인간의 문제들을 아무렇지 않은 듯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는 나 같은 소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관계들의 접속을 통해서 나의 공간과 사물들을 접속하고 또 공간들을 점유하거나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글이라서 고마울때가 있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암담함이 결국 나의 삶의 문제라는 깨달음이 생기는 순간 삶은 연극이 되는 걸까 연극이 삶이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육체적 노동이 잠시 멈추는 사이 스스로에게 어떤 위안거리라도 주기 위해서 달콤한 술한잔에 의지해서 지친 육체를 보듬다 보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있는 삶이 순간순간 아찔하기도 하고....그런 현기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에도 언제나 이런저런 무수한 관계의 소통부재에 삐끄덕 거리다 보니 언제나 처럼 점점더 우리 보다는 "나"로 내몰리는 형국인것 같다. 이러한 삶의 무기력한 증세에 호들갑떨 필요는 없다곤 해도 그저 그렇게 시간에 내맡긴 채 기다릴 순 없어서 이렇게 주기적으로 공간과 공동체, 나와 우리라는 관계성들에 점점더 고민들을 몰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최소한 내가 움켜쥐고 있는 작은 공간이나마 나를 닮던지 내가 닮아가던지....이 둘 중에서 한가지라도 점차 나아지지 않으면 이 끔직한 세상을 어떻게 버티고 살 수 있을까.........!!...싶어지는 날이다...
여튼 지금은 책을 읽는 중이다.
연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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