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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오르다

산에 가자고 하는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산은 말이야. 올라서서 즐기는 것이 아니야. 그저 밑에서 바라보면서 막걸리나 한잔하며 니가 거기 있구나! 이게 제맛이야."

물론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고 그것을 극복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자의 변명이라 하겠다.

해가 바뀌니 안하던 짓도 한번 해보자 싶어서 함께 가자는 전화에 망설이다가 따라 나섰다.

결과? 역시...힘들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볼만한 용기는 얻었다는 것.

북한산 정상에 있는 백운산장에서의 잔치국수와 막걸리를 다시 한번 먹고 싶다는 것.

 

초입의 계곡에서 동글동글하게 얼어있는 얼음덩어리를 만났다. 어찌나 귀엽던지..

 

백운봉으로 오르기 전에 통과하는 위문..

성곽과 돌로 쌓은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무한한 애정을 느낀다.

 

정상이 코앞인데, 어이구 힘들어라. 바위로 난 길을 안전줄에 의지해 올랐다.

낑낑거리는 나에게 우근이형이 아래의 풍경을 보라고 했을 때, 덜덜덜 떨면서 "못봐요!"

한발 바위에 걸치면서는 저절로 "내가 왜 이걸 오르는 거야!" 탄식이 절로...


백운대 정상에서 바라본 인수봉(이 맞나? 맞을까?)

파란 하늘과 검은 하늘이 마치 기름과 물 같다.

검은 띠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내가 사는 서울의 하늘이다.

한마디로..공기가 더....럽....다......


보이는가. 산정상에서 먹는 막걸리...

앞날을 생각지 않고 맛있다고 계속 먹었더니 그만 얼큰하게 취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상에서 우이동으로 내려가는 빙판길을 두려움 없이 내려갔다.

으흐흐흐...

 

그리고 우이동에서 다시 막걸리를 마시다가 같이 간 선배네 집에서 더 마시고..

그 이후 명절에 집에 내려가서도 팔다리 온전한 곳이 없었다.

빙판길을 내려오면서 다짐했다.

'봄에 꼭 다시 올라와서 이넘의 길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확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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