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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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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04
    고개숙인 슬픈 꽃, 할미꽃
    젤소미나
  2. 2005/11/04
    서울역 커피숍에서
    젤소미나

고개숙인 슬픈 꽃, 할미꽃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낚시하러 가는 곳에 따라가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풀이나 꽃들을 구경하거나 친구들과 뒷산에 가면 꼭 무덤가에서 놀곤 했는데 시골에서는 워낙 얕은 언덕에 무덤이 널려 있었으니 밤이 아니면 무서운 대상이 아니었다.

무덤가에 유난히 많이 피어 있던 할미꽃을 어찌나 좋아했던지..이 자주빛을 띤 보라색 꽃들이 옅은 보풀에 쌓여서 조용히 고개숙여 있는 꽃들은 밝은 꽃들과 대조적이었다.

올해 봄 친구와 남산한옥 마을에 놀러갔다가 무덤이 아닌 한옥의 뒤뜰에 피어있는 것을 보고 어찌나 생경스럽던지..

언제였지, 어린 날이었는데..한날은 여러송이를 꺾어 내 책상에 꽂아 놨는데 오마니가 보시고는 재수없게시리 이꽃을 갖고 왔다며 혼난 기억이 났다.

지금봐도 참 애틋하다.  할미꽃...나도 곱게 하얀 보풀로 자신을 겸손하게 감싸고 고개숙인 저꽃처럼 나즈막하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은 아파서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미놀타..그녀석의 눈으로 본 이 꽃..

내 눈길이 책장에 놓여 있는 미놀타에게 간다. 미안..내가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왜 고장이 났는지 원인도 모르고 앓는 소리가 난다. 진짜 미안. 다시 한번 널 고쳐줄 사람을 찾아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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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커피숍에서

내게 소중한 친구가 있다.

무엇이든 같이 하면 즐거움이 열배로 늘어나는..

지금은 지방에서 프로젝트 사업을 하느라 내년 연말까지 자주 못보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노닥거렸다.

흡연실이 있는 커피숍을 찾아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또 한참 나눴다. 내 목소리가 안티삼성 문화제 이후 완전히 맛탱이가 가서 더 시원하게 말을 못해 답답했지만, 그애와 얘기하면서 걱정했던 것, 마음의 불안 등이 가셨다. 고맙다.

그리고 친구가 찍어준 사진....고이 간직하마...

잘 지내고..내가 연기군에 내려갈 날이 곧 올 것이다. 너의 사진 속에 있는 그 들길에 앉아서 쪼그리고 앉아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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