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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La strada(1954.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젤소미나의 테마' (제목을 클릭!) 펠리니 감독의 아내인 줄리에따 마시나가 연기한 젤소미나가 트럼펫으로 부르는 젤소미나의 테마.. (OST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고, 두곡으로 만족할 수 밖에..) 아마 가장 사랑하는 영화 초등학교 다닐 때 당시 엄마와 함께 본 영화. 엄마는 늘 '길'을 '젤소미나'한다라고 했고.. 오랫동안 영화 길의 제목이 젤소미나인 줄 알았다. 내 이름을 새로 짓게 만든 영화. 가끔 우울하고 마음이 허하면 빌려서 본다. 길가의 젤소미나.. 가장 인상 깊은 대사 ---서커스에 들어가 만난 피에로 마또가 젤소미나에게 트럼펫을 가르쳐주며 나누는 대사 젤소미나: 난 쓸모가 없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못 주는불필요한 존재에요. 마또: 세상의 모든 것들이 거기에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래요. 젤소미나:그걸 어떻게 알죠? 마또: 사실 나도 잘 몰라요. 사실은 그건 하나님밖에 모르죠. 이 돌멩이도 분명 이곳에 있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있는 거죠.젤소미나도요. 스틸사진 몇장 |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영화 '아무도 모른다'.... 아리아리한 슬픔..목이 메이고.. (감정 변화가 없는 카메라..감독은..냉정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 쳤을까..무서한 사람이다.) |
파니 핑크 Keiner liebt mich<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 (1994) - 독일. 도리스 되리 감독. 일요일 낮..연거푸 두번을 봤다..만약 DVD 플레이어를 가지게 된다면 제일 먼저..파니핑크 타이틀을 구입할 것이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어쩌면..5~6년 동안 내가 꼽는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독일의 여성감독이 만든 29에서 30으로 넘어가는 스스로를 사랑하기조차 힘들어 하는 한 노처녀의 얘기이다. 한국 나이로는 내나이쯤 되겠지.. 2003년 여성영화제에서 도리스 되리 감독의 누드게임(맞나 이런 제목)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는데..그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나온지 10년이 넘은 영화이니 다들 한번씩은 보셨겠지?) 혼자 사는 여자의 얘기..사랑을 찾는 여자의 얘기는 바로 이런 것이다.. 그게 독일이어서, 유럽이어서가 아니라..혼자 사는 여자의 얘기는 어디나 비슷하다는 얘기이다.. 볼때마다..나를 감동하게 하는 이영화...언제까지 약발이 사라지지 않을까...
거꾸로 매달린 남자... 알마니양복과 금뎅이를 가지고 외계로 가버린 오르페오.. 런닝에 크게 새겨진 23..크크크.... 오르페오가 파니핑크를 위해 생일파티를 해주는 장면..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Non je ne regrette rien.. 친구... 이웃과의 소통.. 새로운 만남... 덜자란 남자아이인 관리인의 차위로 떨어지는 파니 핑크의 관.. --->오르페오의 깜짝 파티..파니의 마음에 완전 감정이입 된 나는 눈물 줄줄..... |
Franz Schubert (1797-1828)
광화문 씨네큐브 건물에 있는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조형물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 노동과 인간에 대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언젠가 읽었는데, 어느날 광화문에 갔더니..얘를 설치하고 있었다..괜히 반가웠던 기억이.. 발까지 다 찍는데 실패했다..바람이 불어서..너무 추워서..빨리 극장에 들어가야 했기 땜시로..
영화시작을 기다리며..교보문고도 휴일이라 인간들이 북새통을 이뤘는데...조용하고...여유있고..내가 이래서 씨네큐브를 좋아한다.. 건물 구경하러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기도 하고..미디어센터에 가면 여러가지 자료들도 열람할 수 있다. 건물 안의 스파게티아에서는 900원짜리 커피도 팔고 있더라..참 좋은 극장이다.. (다만 직원들이 좀 융통성이 없어서..짜증스럽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온갖 잡동사니를 모은 꿈의 궁전..
오홍..등장하자마자 내 맘을 사로잡은 잘생긴 청년..하울.. "아름답지 않으면 죽는 게 더 나아!" 울화통에 초록색 끈적이를 내뿜으면서..기절...크크.... 30대를 넘긴 노처녀는 스토리와 무관하게..하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는 점..소피가 여느 캐릭터보다(극중 나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좀 많아서 그런지..)덜 씩씩하고..고민이 많더라는 것..전쟁에 관한 하야오의 생각도 직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는 점..사랑얘기도 썩 나쁘지 않더라..뭐..그정도만 얘기하겠음.. 나도 하울의 성에서 살고 싶다!!! |
(2004.12.25)
체 게바라는 지금에 와서는 실체가 없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이 나와도, 무슨 상품이 나와도 애써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번번히 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실망했던 기억이 가득하기 때문에..
그래서 체라고 불리기 이전으 에르네스토 게바라였을 때, 떠난 남미 여행의 기록을 영화로 담는다는 소식과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도 내가 그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가게 될까 의심했다.
훗..그러나 결국 극장으로 향한 나의 발걸음의 시작부터 머리속이 자글거렸다. '너는 무엇때문에 또 그를 이용했을 지도 모르는 영화를 보러가냐?'
그냥 보고 싶었다고 답할 수밖에..
그 여행에서 만난 무엇이 그를 흔들었을까.
나는 왜 서른 즈음에 돌아가지도 못할 길위에서 앞으로 한발 딛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을까.
체게바라를 흔들었던 무엇인가는 아마도 내가 꿈꾸는 무엇인가와 닿아있지 않을까.(감히..)
영화는 너무 좋아서 가슴이 사무치는 것도 아니고, 나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데 23살의 체 게바라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다가 아무도 울지 않는 조용한 영화관에서 나는 혼자 앉아 혼자 꺽꺽 속울음을 삼키며 울고 있었다. 슬픈 장면도 아니고, 클라이막스도 없는데..주루룩 흐르는 눈물도 아니고, 극장이 아니면 통곡을 했을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풍광과 음악이 좋다고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데 그것보다 인간을 바라보는 20대 초반의 체게바라가 너무 솔직해서 풍광과 음악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체게바라의 초심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었던 감독의 노력, 감독이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체게바라와 함께 전달되었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늙은, 그리고 실제 인물 알베르토가 두사람이 헤어진 비행장에서 응시하는 그 시선 속에 녹아있는 50년의 세월..
영화관을 나오면서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졌다.
체게바라가 나에게 유명한 것은 미모도 판화로 찍은 이미지가 아니라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가야할 길, 그가 처음 떠났던 그길 위에서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특히 대단한 인물을 통해 자신을 반추해보는 것은 상당히 비참한 일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되었다. 니가 선택한 길이 맞냐? 그 질문에 대해서는 '맞다'. 그럼 마음의 흐름이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니냐?
결론은 그것이지..멈추지 말고 움직여라, 걸어가라, 적어도 나의 선택이 내맘에 비추어 그르거나 버거운 것이 아니라면 최선을 다해서 살아라..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라..
그래서..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노동자대회를 가야 하는 오늘도 여전히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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