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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살이 꽃

꽃.

그 중에서도 한해살이 꽃은 참 서민적인 것 같다.

여러 한해살이 꽃들을 뭉뚱그려 ‘서민적’이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달리 적확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커다란 저택은 왠지 여러해살이 나무 꽃들이 연상된다. 목련, 장미, 모과, 배롱나무 등등...

반면 서민들의 집을 떠올리면 나팔꽃이며, 수세미, 봉숭아, 맨드라미 등 한해살이 꽃들이 연상된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가다, 사는 이는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뿐일 것 같은, 허름한 농가에도 여지없이 둘레둘레 피어 밭을 이룬 한해살이 꽃들을 보면 참으로 정겹다. 하지만 제법 가꾼 흔적을 보면서 안심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년에도 또 피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고, 막막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아마 하루하루 한해한해 위태롭게 이어가는 그 집주인의 힘겨운 삶이 한해살이 꽃들과 겹쳐져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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