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春來不似春 - 그래도 봄이다.

4월이 가까와 오는데도 날은 차고 바람은 세다.

오늘 출근길에 보니 행주산성 옆 오염된 또랑에조차 살얼음이 잡혔다.

 

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같지 않아...


이천년 전에 나온 말이지만 오늘날 우리네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래도 자연은 무심하다. 태양 각도가 변하면서 사람들 가슴이 구멍이 뚫리든 말든 봄은 온다.

 


<생강나무 꽃> 김유정이 말한 동백꽃이다.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 중의 하나다.

 

중마루 공원에는 봄이 왔다.

중마루 공원은 민주노총 뒤에 있는 조그마한 공원이다.

작지만 봄에는 꽃들이 만발하고, 특히 가을 단풍이 예뻐 계절이 오고감을 가까이서 느끼게 한다.

 

오늘 보니 생강나무 꽃이 피었다.

 

늘 카메라를 가지고 다녀도 중마루 공원에서는 사진찍기가 쉽지 않다.

중마루 공원에는 노숙자들의 쉼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술병을 기울이고, 더러 이미 취해 누워있기도 하다. 그들의 고단한 삶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건 정말 엄두나지 않는 일이다.

 

오늘은 갑자기 추워져서인지 노숙자가 아무도 없다.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해당화 열매> 지난 가을 철늦게 달린 열매는 여린 채 말라버려 빨강색이 아직도 남아있다.

 

봄이 왔지만 지난 계절의 잔재는 곳곳에 남아 있다. 누런 잔디, 잎새 없는 나목, 그리고 해당화 열매까지...

 

 <창포> 겨우내 꽁꽁 얼어 동네 아이들 놀이터였던 작은 연못에는 창포싹이 돋고 있다.

 

<냉이와 냉이꽃> 잎이 나는가 싶더니 이미 꽃을 피웠다.

 

얼음이 풀리는가 싶었는데 물가에는 벌써 창포싹이 돋고있다. 풀들이 나는가 싶더니 냉이는 이미 꽃을 피웠다.

 

자연의 엄정함을 내 굳이 배울필요는 없겠지만 때론 부럽기도 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