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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더 생각하자...

서른즈음에님의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단상]에 관련된 글.

전선이 아닌 정당이 정치적 사상의 실천체라면, 정치적 사상과 지향과 출발점이 다른 존재들이 하나의 당 속에서 동거한다는 자체가 맞지 않은 얘기다. 바로 그 점에서 심상정 비대위는 어떤 해결책을 강구하더라도, 그것이 민족주의자들과의 결별을 배제한 해결책이라는 점에서 모순의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 끝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반 민족파와 민족파의 순수하지 못한 타협적 동거로 그 동안의 희극을 지겹게 반복할 것을 의미한다.

- 서른즈음에

 

당 혁신안을 2월 3일 당대회에 제출하고, 수정이나 부결 또는 당대회가 무산되면 비상대책위 불심임으로 간주하겠다던 심상정은 오늘 결국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 타협안이라는 게 자주파, 아니 정확하게는 주사파의 수장인 김창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이다.

 

결국 서른즈음에님의 예언처럼, 순수하지 못한 타협적 동거로 비대위도, 민주노동당도 그 동안에도 지겹게 봐왔던 '희극'을 되풀이하려고 하고 있다.

 

난 심상정에게 개인적으로 기대를 크게 걸지 않았기 때문에 심상정 개인에 대하여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민주노동당 혁신을 밀어붙이는 것이 그의 현재 위치나 그의 현재 정치적 전망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만약 그가 처음 제시한 혁신안이라도 과감하게 밀어붙이면, 당대회에서 성공하든 실패하든 민주노동당에 애정을 가진 다수 당원들을 움직여서 지난 17대 총선에서 유시민이 그러했듯이 수많은 성원을 받을 것으로 봤다.

 

어찌됐든 나는 심상정이 혁신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민주노동당이 회생하든 안 하든, 신당이 출범을 하든 안 하든 우리 사회 진보정당 운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렇기 때문에 난 심상정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어야겠다고 판단했고, 탈당을 미뤘었다.

 

그런데,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다.

 

다만, 내 결심이 혹시 잘못이 없는지 하루만 더 기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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