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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아침 숲

밤새 눈이 내렸다.

제법 눈이 쌓였다.

나는 체육관에 갈 시간이지만, 운동을 포기하고 눈 내린 숲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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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입구에 다다랐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끝한 눈길이 있다.

돌아서니 내 발걸음이 한 줄로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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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러 잠깐 숲속에 들어갔다 왔다.

그 짧은 사이 길에는 올라간 발자욱 하나, 내려온 발자욱 하나가 있다.

그리고 어둑한 숲길 나무들 사이로 따뜻한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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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 나무에 눈이 얹혀 있다.

따뜻한 아침햇살이 비추니 붉은 속살이 더욱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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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는 버섯이 났다.

누군가의 죽음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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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겨울 숲은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참 알맞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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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다니던 논길 쪽으로는 누구도 간 흔적이 없다.

가파른 언덕길이다.

 

나는 이곳을 내려가 눈 덮힌 겨울논을 보고 싶었다.

조심조심 걸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꽈당 넘어졌다.

카메라 렌즈에도 흙이 튀었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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