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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거제지역 시민단체는

10.29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을 지지합니다

 

[기자회견문_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_161028.hwp (18.50 KB) 다운받기]

 

거제 조선소 노동자들이 실직과 임금삭감의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사실상 강제퇴직인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누가 먼저 그만둘 지 동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폭탄 돌리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런 보상도 없이 회사를 떠나거나, 일자리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임금 삭감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정부와 채권단의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긴 일입니다. 제 몫 챙기기에만 눈독 들인 부도덕한 경영진과 채권단, 이를 제대로 감시 감독하지 못하고 낙하산 내려꽂기에만 혈안이 된 정부 당국의 무능함이 사태를 악화시켰습니다. 비판받고 책임져야 할 가장 1차적인 대상은 바로 이들입니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채권단에게 노동자들은 부를 창출하는 생산의 주체도, 대한민국 조선업을 세계1등으로 키워 낸 존경하는 기술자도 아닙니다. 그저 한 명당 얼마의 인건비로 계산되고, 언제든 잘라내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도구일 뿐입니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광풍을 제일 앞서 맞이하는 이들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입니다. 가장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가장 큰 산재위험을 안고, 가장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이들은 일해 왔습니다. 작게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것이지만, 크게는 굴지의 글로벌 조선소를 만들고,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국부를 쌓아 온 장본인들입니다.

 

어느 시인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 말했지만, 단언컨대 오늘날 굴지의 대한민국 조선소를 키운 건 8할이 하청노동자라 해도 틀림이 없습니다. 조선소 생산 물량의 8할이, 조선소가 벌어들인 돈의 8할이 이들의 땀에 절고 기름때 묻은 작업복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대우받지 못한 하청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제일 앞자리에 서 있는, 이 역설적인 상황이 이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더 이상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고 여긴 사장들은 직장폐업으로 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임금이 몇 달씩 체불돼도 그저 지켜볼 뿐입니다. 임금 삭감을 강요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거제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처한 현실입니다.

 

이들에게는 스스로를 보호할 조직된 결사체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원청이든 하청이든 회사가 나서서 이들을 배려하고 챙기지 않습니다. 노동부가 ‘노동’부에 걸맞게 이들이 처한 상황을 알려고 애쓰거나 입장을 대변해 주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한 몸으로만 견뎌내고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의 연속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주 토요일, 10월 29일 개최되는 전국 하청노동자 대행진은 하청노동자들의 당당한 자기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흘린 땀의 양만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는 요구입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않고 일만 하는, 주면 주는 대로만 받는 나약한 노동자가 아닌, 자랑스러운 생산의 주체임을 선포하는 자리입니다. 혼자서는 쉽지 않기에 함께 모이는 자리입니다.

 

가족이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한 이들의 결의 넘치는 축제에 무엇보다 우리 거제시민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연대와 지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 거제시민단체는 이날 대행진 행사를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전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이 그동안 생산에 쏟은 노동의 가치를 존중합니다. 거제 경제를 떠받치고 지역 공동체를 유지시키는데 기여한 그들의 분투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시민단체는 대행진에 적극 참여하고, 이날 행사가 잘 마무리 되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모여든 뜻있는 시민들과 함께 이들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행사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확인된 하청노동자들의 단결된 힘과 의지가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거제시민 여러분께서도 이들의 대행진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되시면 대행진과 문화제에 참여해 주십시오. 지나는 길이면 손이라도 흔들어 주시거나 박수를 보내 주십시오. 3000원만 내면 되는 ‘고용안정호’ 프로젝트에라도 참여해 주십시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쁘겠습니다. 이들이 외롭지 않다는 사실, 우리 거제가 고통에 공감하는 따뜻한 이웃이 많은 곳이라는 점을 느끼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6. 10. 28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YMCA, 거제YWCA,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 거제농민회, 거제여성회, 민예총 거제지회, 거제개혁시민연대, (사)좋은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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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13:28 2016/10/2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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