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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날짜 : 2004.05.21

 

 

하루 종일 교회-이곳이 내 사무실이다-에 앉아 있다.
누군가를 위해 해야할 일,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오전을 보낸다.

오전 일이 길어져서,
밥먹자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어서,
시계를 쳐다보지 못하다가
배가 고파서 밥먹으러 갔다 온다.

해야될 오늘의 일을 한다.


할 일을 하는데,
꼭 해야될 일을 하는데,
그런 일엔 항상 돈이 없다.


누군가, 내가 하는 일에 돈을 줘야될 이유를 문서로 만든다.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
그러나 그들은 잘 알지 못한 일!

그 일을 하다가,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지 사실,
나도 잘 모르고 있다는 걸 안다.


꼭 해야될 일들을 난 지금까지 해왔다. 그러나.....
난 항상 혼자였다.
물론, 그 일을 하러 나가면
거긴엔 나랑 똑 같은 사람들이
몇 명,
때론 몇 십명,
때론 몇 백명,
때론 몇 천명,
때론 몇 만명.........
그 자리에 있다.

그게 좋았다.
언제나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공허하다.
내가 외치는 외침이 공허하다.
그 외침을 수만의 사람들과 함께 외쳐도
공허하다.


이름도 모를 수 만의 사람들이 나와 함께
같은 바램을 목청껏 외치지만,
그곳에 없다.

내 이웃이 없다.
내 친구가 없다.
내 가족이 없다.


그저 나는 나 혼자 그곳에서,
이름 모를 동지(?)들과 서로의 개인적인 바램을 외칠 뿐이다.

같은 바램을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각자 자기의 외로운 생각을 이야기 할 뿐이다.

그저 외로움이 같다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 자리를 계속 찾게되겠지.
바램이 너무 많으니까....


그런데 이젠,
그게 나에게 중요한 삶이 아니다.

나 혼자의 바램을 얼굴도 모를 사람들과 함께 외치는 그 일이,
이젠 나의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내 이웃과 함께 외쳐야지.
내 친구와 함께 외쳐야지.
내 가족과 함께 외쳐야지.


그렇게 되게 하는 것이 나의 가장 소중한 일이다.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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