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를 반죽할 수 있다면

2005/12/30 16:53
 

세상을 반죽할 수 있다면



토할 듯 역겨움이 올라오고 혼돈과 분열은 춤을 추네

살고픈 생의 욕구

열기의 함성은 솟구쳐 오르는데

곤죽과 같은 세상살이

싸늘한 삭풍에 기대어 서고

오늘도

그제도

하염없이 찾아드는 비정규 노동자

생사의 갈림길은 필정이련가

애써 가지 않으면 안되는 슬픈 여로

오고가는 세월의 흐름이라면

떨어져 구르는 낙엽 같이

영영 재가 되는가

진리의 장엄한 철칙이라면

아… 서글픈…

세월 반죽을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반죽하고 싶다

내려치는 전율이야 잠시 쉬었다 가는 아픔인 것을

하얗게 하얗게 녹아내리는 너는

이제 손짓하며 달아나버리고

영혼의 속삭임도 한낱 잡음인 것처럼

씁쓸한 웃음으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몹쓸 삭풍의 웅얼거림

하나를 얻었다는 그 기쁨 속

또 하나를 잃었다는

그 누구를 잃었다는 가슴 아픈 현실

아, 아,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는 동지여

이용석 열사여

나의 찬 마음이 서리를 내리고

세상을 세상을 질퍽하게

반죽하리다


<200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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