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장소에서 열리지 못한 고 배달호 추모제

2006/01/09 23:08
분신장소에서 열리지 못한 고 배달호 추모제
텍스트만보기   윤성효(cjnews) 기자   
▲ 고 배달호씨 분신 3주기 추모제가 9일 오후 창원 두산중 정문 앞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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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9일 새벽 창원 두산중 노동자광장에서 분신자살해 '손배가압류'를 사회 쟁점화시켰던 고 배달호씨의 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금속노조 두산중지회와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가 9일 낮 12시 두산중 정문 앞에서 연 추모제에는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추모제는 고 배달호씨 분신장소인 노동자광장에서 열리지 못했다. 노조 지회는 사측과 교섭을 통해 공장 안에서 집회를 허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불허했던 것. 두산중 사측은 이날 추모제 자체를 불허해 상당수 조합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추모제에는 윤영규 민주노총 비대위원과 우병국 금속연맹 부위원장, 오상룡 금속연맹 경남본부장,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 이종엽 창원시의원,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허재우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고 배달호씨 부인인 황귀연씨 등이 참석했다.

전대동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은 추모사를 통해 "사측에서 추모제를 허용하지 않아 공장 바깥에서 열게 되었는데, 사측의 반대를 뚫고 들어갈 힘도 부족한 실정이 안타깝다"면서 "사측은 지난 해 노사합의에서 집회를 약속해놓고는 말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강대균 금속노조 두산중지회장은 "고인은 3년 전 노조탄압에 못이겨 분신자살했고, 63일만에 장례를 치루었다"면서 "달호형을 생각하면 노동자의 생명은 단결이라는 사실을 한번 더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큰들문화예술센터에서 만든 마당극 '배달호 열사의 노래'가 공연되었으며, 두산중 정문 앞에 있는 '추모비'에 헌화한 뒤 마쳤다.

고 배달호씨는 1981년 두산중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에 입사한 뒤, 노동조합 대의원 등을 거쳐 2003년 1월 9일 분신했다. 고인의 무덤은 양산 솥발산에 묻혀 있다.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는 고 배달호씨 분신 3주기를 맞아 강연회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벌였다.

▲ 고 배달호씨의 부인 황귀연씨가 추모제에 참석해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두산중 앞 도로 옆에 있는 '노동열사 배달호 추모비'.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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