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주경복 후보 선거유인물 불법매도 항의

 

박유진 기자
libero19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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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이 서울시선관위 고승한 지도과장과 면담하고 있다.
ⓒ 민중의소리
 

민주노총 지도부가 28일 오후 "주경복 교육감 후보 관련 유인물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공정택 후보에 편향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고승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장을 만나 "선관위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조 게시판의 게시물을 불법이라고 말하며 수거해가고, 노조 사무실까지 들어와서 유인물들을 가져가는 것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지지후보를 밝히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으로 보장된 정치단체고 지난 대선, 총선때도 조합원 교육지나 오픈된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우리의 뜻을 공개했다"며 "유독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만 통상적으로 해오던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주 부위원장은 "주경복 후보 홍보 게시물은 일반인들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공장 내부나 노조 내부 조합원용 게시판에만 붙인 것이고, 조합원 교육지에는 어디에서 교육하는 조합원용 교육지라고 명시가 되어있다"면서 "모 대학 구내식당에서 조합원용 교육지가 발견되었다고 불법이라 매도하는데 대학 노조원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두고 간 것일 수도 있는데 과잉 대응이다"고 말했다.

이에 고승한 지도과장은 "선거가 다가오니 긴박한 마음에 밖에서 발견되자마자 서울시경찰청에 협조 요청해서 다 수거한 것인데 일반 선거구민들에게 홍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면 (홍보물이) 이해는 된다"고 말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해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항의방문을 간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정책국장은 "공정택 후보측에서는 교장들을 동원해 교육감 선거 투표 독려 문자나 이메일등을 학부모들에게 보내고 있고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같은 문자를 다섯통이나 받았다고 했다"며 "공 후보는 교장 100여명과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는데 선관위에서는 특별한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 정책국장은 "주경복 후보를 지지하는 노조는 경찰청에 의뢰까지해서 재갈을 물리면서 공정택 후보의 관건선거 의혹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선관위의 편파적 입장도 문제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민주노총의 합법적 정치활동 탄압 중단과 불법유인물 배포 에 대한 정정,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했으나 서울시선관위측은 "중앙선관위에 의뢰하고 답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선관위가 불법이라고 수거해간 포스터와 유인물. 왼쪽 유인물은 모 대학 구내식당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합원용 교육지'라고 명시되어 있다. 오른쪽 포스터는 KT 건물 내부 조합원용 게시판에 게재되어 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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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비정규직 투쟁 승리, 언론의 무거운 침묵
[경제뉴스 톺아읽기] 파업 311일째 법원,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라" 판결
 
2008년 07월 19일 (토) 08:46:36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무려 311일째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코스콤 비정규직 투쟁이 실마리를 찾을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13민사부는 18일 증전엔지니어링과 에프디엘정보통신 직원 66명이 코스콤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이들 회사의 도급행위는 위장 도급이 분명하다"며 "코스콤은 이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에 획을 그을만한 의미있는 사건이었지만 한겨레와 일부 지상파 방송과 인터넷 매체를 제외한 대부분 언론이 일제히 침묵했다.

증전엔지니어링과 에프디엘정보통신은 코스콤 사우회가 출자해서 만든 용역하청 중개업체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이 회사에서 용역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견근로자인지 도급근로자인지였다. 파견근로자는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으로부터 직원을 선발해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지만 도급근로자는 업무지시를 원청회사가 아닌 하청회사로부터 받는다는 차이가 있다.

코스콤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도급근로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비정규직원들은 자신들이 코스콤의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위장도급이고 불법파견이라는 입장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이 회사의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이 모두 코스콤의 직원들이고 급여와 4대 보험 역시 코스콤에서 지급했다는 것. 파견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만든 위장 도급회사였던 셈이다.

법원은 "코스콤의 채용과 인사평정, 급여 결정에 대한 관여나 업무 지시, 근태관리, 교육시행 등을 고려할 때 코스콤이 이들의 근로조건 전반을 지휘, 감독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 도급계약은 위장도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코스콤 사우회가 출자하고 간부들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들 두 회사는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코스콤의 하나의 사업부서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 한겨레 7월19일 8면.  
 
코스콤은 지난해 4월 증전엔지니어링 등 15개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뒤, 대신정보기술 등 새 도급업체 5곳과 계약을 맺었다. 고용이 승계된 305명 가운데 90여명은 지난해 5월 노조를 결성하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도급업체 교체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불법파견 소지를 없애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7월부터 개정 시행된 파견법은 2년을 초과해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면 사용사업주, 즉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의 의무를 지도록 돼 있다.

이날 법원 판결은 최근 현대미포조선이 생산공정의 일부를 용인기업에 사내도급한 행위를 직접고용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취지를 이은 것으로 향후 사내도급 관련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는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겨레는 19일 18면 "법원 '코스콤 비정규직', 코스콤 직원 맞다"에서 이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한겨레는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코스콤은 이들 노동자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하고 비정규직 차별 책임 등도 안게 된다"고 전했다. 또 "노동자들이 낸 체불임금 지급소송, 회사쪽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7월19일 3면.  
 
다른 모든 신문들이 침묵한 가운데 방송사 가운데서는 MBC와 SBS만 이 소식을 짧게나마 전했다. 같은 날 매일경제는 엉뚱하게도 3면에 "갈 때까지 간 코스콤 노조 비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전직 노조위원장 등이 납품업체들로부터 관행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다가 줄줄이 구속기소됐다는 소식이다. 코스콤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기는커녕 비정규직 노조의 교섭을 앞두고 사장실을 점거해 교섭 자체를 무산시키는 등 반노동자적 행태로 민주노총에서 제명을 당하기도 했다. 코스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는 4배에 이른다.
최초입력 : 2008-07-19 08:46:36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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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 원청 사용자성 인정돼

용인기업 해고자 30명, 대법원 상고심서 승리

울산노동뉴스 www.nodongnews.or.kr / 2008년07월11일 16시03분

지난 10일 대법원 제3부는 사건2005다75088 용인기업 해고자 30명이 제기한 종업원지위확인 상고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판단, 부산고법의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부산고법으로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용인기업은 형식적으로는 피고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현대미포조선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이 직접 용인기업 30명을 채용한 것과 같은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그 근거로 "현대미포조선이 용인기업 소속 근로자들의 채용, 승진, 징계에 관하여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직접적으로 용인기업 근로자들에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점, 임금 등 제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점, 용인기업이 독자적인 장비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사업경영상 독립적인 물적 시설을 갖추지 못한 점" 등을 들었다.

 

대법원은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부산고법의 '용인기업 30명과 현대미포조선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대해 "외형상 도급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현대미포조선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할 근로관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이로써 용인기업 30명 해고자들은 위장도급과 현대미포조선의 정규직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은 셈이다.

 

노동계 일제히 판결에 환호 "즉각 원직 복직시켜라"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노동계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일제히 환호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부산고등법원은 용인기업 노동자들이 정든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미포조선 역시 용인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용인기업 노동자들을 원직 복귀시켜야 한다. 이것만이 오만한 자본의 힘을 앞세워 한 개인을, 한 가정을, 나아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자신들의 과오를 속죄 받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울산추진위원회 역시 11일 성명을 내고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무려 5년 5개월이 넘은 해고기간 동안 그 고통과 억울함이 얼마나 깊었겠느냐"며 부산고법 재판부가 신속히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또 현대미포조선 회사측에 "부당하게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을 하루 속히 복직시킬 것"을 요구했다.(전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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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2008/06/15 04:22

보건복지가족부공고 제2008 - 161호


  의료법을 일부 개정함에 있어 국민에게 미리 알려 의견을 수렴하고자 그 취지와 주요내용을 행정절차법 제41조의 규정에 의거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


2008년 6월 10일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1. 개정이유

  ○ 국정과제인 의료서비스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입법적 기반을 구축하고, 의료소비자의 권익 및 의료인의 자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자 함


2. 주요내용

  가.의료기관 종별 구분 개선 (안 제3조의2~제3조의8)

    (1) 의료기관 종류에 관한 법적 근거가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으로 이원화되어 제도 운영상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300병상 미만인 종합병원의 경우 의료서비스 제공행태 및 수준이 병원과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이므로, 단순한 병상기준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특수한 기능에 따라 종별구분을 인정하여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음.

    (2) 의료기관을 의원급 의료기관, 조산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분류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을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으로 구분하며,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지정하는 종합전문요양기관을 의료기관 종류의 하나인 상급종합병원으로 규정하는 한편, 종합병원의 개설기준을 현행 100병상 이상에서 300병상 이상으로 강화함과 아울러, 특정 진료과목·질환 등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병원과 의료공급 취약지역을 위한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

    (3) 경쟁력이 취약한 일부 종합병원이 특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의 지정에 관한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됨.

  나.환자의 처방전 대리수령 근거 마련 (안 제18조)

    (1)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의약품을 투여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직접 진료한 환자에게만 처방전을 발급하도록 되어 있어 만성질환자로서 거동이 심히 불편한 환자가 단순히 처방전을 재발급받기 위하여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음.

    (2) 의사․치과의사가 자신이 진료했던 환자에 대하여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환자를 대리하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처방전을 내줄 수 있도록 함.

    (3) 만성질환자,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과정에서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됨.

  다.환자에 대한 유인·알선행위의 부분적 허용 (안 제27조)

    (1) 현재는 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의료비 할인, 금품 및 교통편의 제공 등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일체의 소개․알선․유인행위를 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환자의 유치를 위한 행위가 허용되지 않고, 유인․알선행위를 전면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는 문제가 있음.

    (2)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행위를 허용하여 부분적으로 환자에 대한 유인․알선을 할 수 있도록 함.

    (3) 외국인에 대한 환자 유인․알선행위를 허용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자율성과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라.의료기관 명칭표시의 자율화 (안 제42조)

    (1) 현행은 의료기관 종류에 따르는 명칭만 사용이 가능하고외국어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의료기관의 고유명칭으로 신체기관․질병명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어 특정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의료기관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미흡함.

    (2) 의료기관 명칭으로 외국어 명칭도 병행하여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의료기관 고유명칭으로 신체부위, 질병명 등을 일부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함.

    (3) 의료기관의 명칭 표시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넓혀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환자의 국내의료기관 선택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마.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고지의무 (안 제45조)

    (1)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진료비용(비급여비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음.

    (2)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하도록 함.

    (3)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강화하고 진료비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됨.

  바.의료법인간 합병절차 신설 (안 제51조의2~제51조의4)

    (1) 이 법에 의료법인의 설립 절차, 기본재산 허가 처분 및 해산 절차는 규정되어 있으나, 합병 절차는 규정되어 있지 않아 경쟁력이 약한 의료법인의 퇴출구조가 마련되지 못하여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및 경영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실정임.

    (2) 의료법인의 해산 사유를 정관상 해산사유 발생, 목적달성 불능, 파산, 합병으로 규정하여 합병의 근거를 마련하고, 합병 절차․요건․효과에 대하여 규정함.

    (3)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의료기관간 인수․합병을 활성화하여 의료기관의 경영합리화를 도모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3. 의견제출

  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하여 의견이 있는 단체 또는 개인은 2008년 6월 17일까지 다음 사항을 기재한 의견서를 보건복지가족부장관(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75 (계동 140-2) 현대빌딩, 참조 : 의료제도과장)에게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 예고사항에 대한 의견(찬반여부와 그 사유)

  나. 성명(단체인 경우 단체명과 그 대표자 성명), 주소 및 전화번호


4. 기타

  자세한 사항은 보건복지가족부 홈페이지(www.mw.go.kr) → 법령모음집 → 입법예고를 참조하거나 보건복지가족부 의료제도과(전화 02-2023-7308,7313, 팩스 02-2023-7311)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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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지하 취조실에서 이뤄낸 민주화예요

2008/06/04 10:13
  • 정치토론 우리 아빠가 지하 취조실에서 이뤄낸 민주화예요. [3063]
  • 91년생 앨리스91년생 앨리스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1713785 | 2008.06.01
  • 조회 227436 주소복사

 

사실은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직접 말씀드리고싶었는데,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 덕에 서버가 다운됬더군요.

 

우선 감사드릴게요.

아수라장이 된 서울에서 시위대의 안전을 위해 무려 특공대까지 보내주셨더라구요.(이런 어폐가 또 어디있겠나 싶지만.)

그네들이 한 일이 비록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만,

일단 취지는 '참 잘했어요'라 할만하군요. 진심이셨다면 말이에요.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있잖아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아아, 돈 버시느라 한참 정신이 없으셨을 때라 잘 모르시겠지만)

 

지금, 아니 세 달 전까지의 민주정치는요

 

우리 아빠가 (안 그래도 윤년이라) 4년에 한번밖에 못얻어먹던

그 생일 미역국을 먹다가 '똑똑똑 여깄는 거 다 아니까 나와!' 해서 끌려간

취조실에서,

옆방에서는 친구가 죽어가던 그 취조실에서

온갖 고문과 심문을 견뎌내며 이뤄낸 민주화거든요.

 

저는 아빠한테 그 얘기 들으면서 울었거든요.

 

잡혀갈 거 뻔히 알면서,

엄마가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요.) 끓여준 미역국을 먹으려고

들어간 집에서,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우리 아빤 그 때 스물 갓 넘은 대학생이었잖아요?

 

그렇게 이뤄낸 민주화랬어요.

 

그러니 지금 청계 광장이며 시청앞 광장이며 하는 '아고라'들에서

용감한 척, 센 척 당신에게 맞서 싸우는 제 친구들과, 동생들과, 언니들과,

오빠들과, 그리고 이미 5공화국을 겪은 아저씨 아줌마들은,

얼마나 무섭겠어요.

정말, 물대포가, 그 방패가, 그 특공복이,

얼마나 무섭고 두렵겠어요.

 

근데 감히 당신은,

경제 살리라고 뽑아줬더니(솔직히 저는 그 말을 믿지도 않았지만요.),

민주는 커녕

처음부터 작은 정부를 표방한 큰 정부로

온갖 민생을 위한 부서들을 통폐합 하셨죠. 그것들의 참된 의미도 모르면서요.

공공연한 비리를 위해 기업 핫라인을 개설하셨죠.

 

마음대로 하고싶은 공부도 하지 못하게 학교까지 자율화해 주셨어요.

저는 그렇게 하고싶은 디자인 공부를, 눈치보면서 해야 해요.

앞으로 감당해야 할 학비가 너무 무섭거든요.

 

레임덕이라는 말도 아깝게 이른 레임덕을 맞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위해

쇠고기 시장도 내 놓으셨죠.

정례 브리핑도 없애셨잖아요.

걸핏하면 엠바고라고 들었어요.

국민의 알권리는 이쯤이면 충분히 무시하셨어요.

 

그런데 있잖아요, 대통령 아저씨.

국민들은 말이에요, 심지어 91년생에 모의고사를 보름 앞두고 있는 저도요,

사실 알 건 다 알아요. 이건 당신만 모르는 비밀인데요,

요즘 한겨레 판매 부수가 늘고 있거든요.

(그건 아저씨가 당선 됬을 때부터 예상된 일이긴 했죠.)

 

아무리 조선일보, 중알일보, 동아일보에서 북한 미사일을 떠들어도

국민들은 당신이 하는 일을 다 지켜보고 있거든요.

이 세상은 벌써 너무 '좋아'졌거든요.

 

이젠 인터넷  '시작화면'으로 네이버 대신 다음을 쓰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아무리 많은 금칙어를 남발해도 말이에요.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아빠가, 아빠의 친구들이, 아빠의 선배들과 후배들이

지켜낸 그 소중한 민주화 때문에라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을 거에요.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자유를 맛보았잖아요.

우린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 험담도 할 수 있는 자유를 맛보았잖아요.

그런 민중에게

복종을 강요한다면,

당신은 헌법재판소로 가실 수 밖에 없어요.

 

그건, 91년생인 저도 알잖아요.

 

 

아까 쫌 전에, TV에서 내각을 쇄신하겠다며 환하게 웃고 계신 당신을 보았어요.

참 환하게, 당신 이마만큼 환하게 웃고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같은 시간에, 시위대는 울고 있었어요.

그 곳에 나갈 수 없는 내가 미워서, 나도 울었어요.

(부끄럽지만, 지금도 울고 있어요.)

청와대 앞에서 분신자살이라도 하면 눈은 한 번 깜빡여 주실까,

혹시 당신의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는 사실은 알고 계실까,

KBS 사장이 바뀌면 KBS는 물론 드라마, 스포츠 케이블도 안보겠다고 생각하는

여고생이 서울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까.

 

저는 당신한테 관심이 많거든요.

어떻게 하면 당신이 저와 제 친구들에게 진심어린 애정을 줄까 하고.

국민들도 당신한테 관심이 참 많거든요.

어떻게 하면 당신이 조금이라도 '성장'보다는 '분배'를 우선해주실까 하고.

 

그런데, 그런 우리에게 좌파 운운하실거에요?

웃기지 않나요.

민주주의를 원하는데 좌파라니요. 오히려 당신들을 우파라 하기엔,

당신의 친구들은 그저 기득권 친일, 친미파일 뿐인걸요. 

 

얼마 전에 당신의 여동생이 우리 학교에서 '간증'을 했습니다.

당신을 '우리 이명박 장군님'이라 칭하며

어릴적 자식들이 나라를 위해 일하게 해달라고 했던 어머니의 기도가

이루어져 기쁘다고 했지요.

하지만 나는, 우리는,

점심시간까지 뒤로 미루어 가며 열정적으로 간증을 한 그 분의 말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일하다니요,

그건 또 무슨 비약입니까.

당신의 어머님이ㅡ

울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다 분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저는 기독교인이에요.(개신교인지 천주교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한 신도의 입장으로, 그 분의 간증이 '주님을 영접한 경험'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사학 보호와 당신 누이동생의 간증,

그것은 신을 믿는 제가 학교 예배를 거부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뿐입니다.

어떻게 사립학교 재단 교회에서 하는 예배에 고개를 숙이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쇠고기 시장 열어도 당신한테 좋을 것 하나도 없다는 건 아저씨가 가장 잘

아시잖아요.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없다는 것, 알고 계시잖아요.

제발, 재협상이란 말도 이제 지겨워요.

 

참여정부가 벌인 일을 설겆이 한다느니 하지도 마세요, 제발.

선정이 펼쳐질 때에 국민들은 자기네 나라 대통령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하죠.

당신들의 언론 덕분에 묻혀버린 노 전 대통령의 노력을 욕되게 하지 마세요.

정치는 제1야당이었던 당신들이 하셨죠. 그의 '정치'를 욕하다니요.

나는 아직 어리지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가장 훌륭한 행정부였다고 확신하거든요.

하나 하나 따져보고 싶지만, 그조차도 이젠 지겹네요.

 

저 시위대,

5만명 안팎의 숫자로 국민 대다수를 대변하고 있는,

그 참담함을 아프게 겪고 있는 저 민중들을

한 번 진심으로 돌아봐 주세요.

 

있잖아요,

정말, 정말, 간곡하게 말하는 거에요.

 

우리 아빠가,

정말 고생고생 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심없이 얻어낸 민주화에요.

 

이런 식으로 짓밟지 말아주세요.

그러기엔 우리 부모님들의 희생이 너무 슬프고 헛된 게 되잖아요.

당신이 만든 광장에서,

당신의 국민들이 울고 있어요.

 

어느 언론인은 그 안에서 울고 있는 헌법을 보았다고 하시더군요.

 

당신의 광장, 당신의 국민, 당신의 헌법이 울고 있어요.

 

모두가 통곡을 하고 있잖아요.

 

제발, 정말 제발이에요.

 

저는,

 

그만 울고싶어요. 나는 진심이에요.

 

2008년 6월 1일, 당신의 취임 100일과

6월 항쟁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서울에서, 수 많은 여고생 중의 한 명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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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우린 KTF 아니라 ~KTX 야!

2008/05/13 23:13

 

서울은 죽었다 서울역은 죽었다 기차 목소리 쉬었고 캑 캑 숨이 막혔다

 

김밥은 시어 버렸고 천안 호두과자는 천안을 지나 버렸다

 

이별은 대전을 지나 철커덕 철커덕 숨이 차 추풍령 고개 처 얼 커 덕 한숨 처 얼 커 덕

 

덜커덩 고개 숨는다! 쇄 액 헤이 익 지나는 너 졸라 빠른 너 KTX

 

나 너를 쳐다보면

 

나~~ 800 일 네가 철을 갈가 처 묵은 거 처럼

 

 

난 세상을 묵었다

 

그리 곤 철 철 흐른 눈물도 받아 먹었다

 

21.일 22.일

 

네가 먹은 2년

 

오늘

 

 

우린

 

40년

 

아니

 

50년

 

우린 불가사리가 될 거야

 

야~~ KTF 가 아니라

 

KTX~승무원이야 자식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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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아주 긴 이름 아주 긴 이름

2008/05/13 22:29

세상이 흔들린다! 땅덩어리가 갈라지고 물이 처들어 온다. 하늘은 울고 땅은 대지를 친다!

그 무엇이 세상을 지배한다 해도 인간이 죈 과욕 욕심 물욕 끊임없는 욕심이 너를 지배 한다

저 떠도는 사욕을 채우는 자들아 영육을 배반 하는 자들아

뚝 뚝 떨어지는 피를 처먹는 너는 쟁기에 걸린 돌멩이야 짱돌이야

앞다리 근육은 온 힘을 당기는 밭갈이 이랴 ~

채찍에 시달린 등짝은 등심 민심 동심 상심

내가 워 내가 이랴 이리가 저리가 하더니만 내가 너를 먹는구나!

너를 먹었더니

이름을 먹여 주는구나!

이름도 주고 성도 알려 주고

광! 우! 병

내 이름은 아주 긴 이름 아주 긴 이름

인간 광 우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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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은 풀만 먹으라고

2008/05/0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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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 깨 세상을 고 합니다

2008/04/30 14:13

 

 

 

정규직 노동자가 목 을 매야 손 배 가압류 풀어주는 나라 대한민국

 

 

비정규직 노동자가 불을 붙여 죽어서야 정규직으로 추서 되는 나라 대한민국

 

 

건설노동자 체불임금 밭으러 갖다가 사장 에게 매맛아 죽어 서야 체불임금 받아주는

 

나라     대한민국

 

떨어져 죽고 압사해 죽고 손목이 잘려도 발목이 떨어져도 산재가 화산재 인줄 아는 나라

 

하루 에 7 명이 죽어 나가는 나라 산재 천국 대한민국

 

열사들이여 세상을 깨 워 주소서 노동자를 깨 워 주소서

 

노동해방  열사들이여  열사여  깨  워  주소서

 

 

 

2008 년 4월30일 118주년 노동절 묵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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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배신자'가 됐다

2008/04/18 16:26

우리 모두 '배신자'가 됐다
[월간말] 이랜드 일반노조가 진보신당으로 가기까지

- 박미경 / 전 매일노동뉴스 기자


이것은 ‘전쟁’이다. 2007년 6월 30일 이후, 벌써 9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싸움을 건 쪽은 회사였다. 애당초 노조나 회사나 싸움이 이렇게 길어지리라고는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눈치다. 그러나 ‘장기전’이 됐다. 장기전은 보급과 사기를 요구한다. 회사에게 보급이란 현금유동성이고 사기란 여론의 침묵이다. 반면, 노조에게 보급이란 생계유지이고 사기란 여론의 격려다.

2006년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합병하면서 이랜드노조와 까르푸노조는 이랜드 일반노조로 통합됐다. 당시 조합원 수는 1천50여 명. 1천여 명에 달하는 절대다수 조합원이 까르푸 출신이다. 합병 뒤 까르푸 브랜드는 홈에버로 바뀌었다. 홈에버 노동자들의 1/4 가량이 조직됐다. 유통업 노동자의 조직률이 낮은 것에 비하면(전비연의 비공식 추계에 따르면 유통업 노동자의 조직률은 1% 미만이다), 홈에버 노동자들의 조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조합원들이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조직률이 바탕이 됐다.

파업 초기 참가했던 조합원들 가운데 200여 명은 일찍 떠났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수도 90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싸움이 해를 넘기면서 ‘똘똘 뭉쳐 투쟁하던’ 300여 명의 핵심 조합원들 가운데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52명의 조합원 가운데 51명이 파업에 나섰던 홈에버 면목점 분회의 경우, 30명이 파업대오를 지키다가 지난 연말 11명이 파업을 접고 회사에 복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의 와중에서 22명의 동지 들이 해고됐다. 노동계에서 엽기적이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랜드의 인사노무정책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적은 숫자였다. 이 대목과 관련, 이랜드 노조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는 일이 이렇게 크게 벌어질 줄 몰랐던 것 같아요. 여론도 노조에 동정적이었구요.” 회사는 장기전을 선택했고, 당연히 조합원 전체를 공격하는 자충수는 피했던 것이다. 회사는 조합원들에게는 복귀를 종용하는 한편, 보수언론에게는 ‘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양동작전에 나섰다. 여름에 시작한 싸움이 가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들었다. 기온이 내려가는 만큼 여론도 식어갔다. 보급과 사기의 두 측면에서 노조의 열세는 날이 갈수록 완연해졌다. 그들에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방법이 없다! 국회의원이라도 해 보자!

2월 28일은 노조 간부들이 참석하는 쟁의대책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김경욱 이랜드 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을 제안했다. 그것은 김 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쟁의대책위원회가 열리기 며칠 전, 김 위원장은 이남신 수석부위원장, 홍윤경 사무국장 등 노조 간부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전술은 ‘기발한 아이디어’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농담으로 받아들였고, 홍윤경 사무국장은 묵묵부답이었다.” 김 위원장의 전언이다.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멀리는 대우자동차의 송경평, 가깝게는 현대자동차의 정갑득), 단위노조의 총선 후보 전술 구사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국회의원 만들려고 투쟁했느냐’는 볼멘소리부터, 정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정세 인식과 투쟁노선의 차이가 빚어낼 불협화음과 불신의 벽까지. 그러나 김경욱 위원장은 단호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현장을 맡고, 후보는 다른 사람을 내보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이란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내심 이 수석부위원장을 점찍고, 그를 설득했다. 김 위원장은 마침내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동의를 얻어냈다. “조직이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김경욱 위원장의 고민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날 쟁위대책위원회는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 부치기로 했다.

다음날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 쟁의대책위원회 바로 다음날 총회를 소집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전략공천명부 확정일이 3월 2일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었다. 김경욱 위원장이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총선 때 이랜드 일반노조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우려와 비판도 많습니다. 현장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을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가운데 비례대표 높은 순번을 주는 쪽으로 출마시켜 당선 가능성이 확보되면 회사에 압박이 될 것입니다.”

제안 취지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김경욱 위원장의 아이디어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당이 이미 분열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이랜드 노조에게는 ‘어느 당이냐’는 물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는 ‘어느 당이냐’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노조 간부가 국회의원이 되는 게 조합원들에게 익숙한 것인가’였을 뿐이다.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상관없다?

사실, 조합원들에게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은 생소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2월 들어 거의 매일 밤 복귀하려는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눈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간 문답은 항상 똑같았다. “대체 끝이 어디냐?”는 복귀 조합원들의 물음과 “총선 때까지 딱 두 달만 버티자!”는 위원장의 대답. ‘총선 때까지 버티자’는 것이, 설마 이랜드 조합원들에게 총선 선거운동 하자는 이야기였을 리는 만무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비례대표 후보 전술이었다.

조합원들의 말문이 열렸다. 한 분회장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회사가 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또 다른 조합원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9명이 있어도 비정규법 못 막았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찬반양론이 나오자, 조합원들은 간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주문했다. 분회장들이 나섰다.

양미경 분회장(일산 홈에버)은 “출마하면 언론이 다시 우리를 주목할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우리 세상이 될 것은 아니지만 우리 문제 해결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찬성 의견을 냈다. 강혜정 분회장(분당 야탑 홈에버)은 고개를 저었다. “언론에 나와도 해결된 건 없었다. 연대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에 서면 안 된다.” 장석주 노조 지도위원 역시 “비정규직 투쟁단위들을 모아 연대투쟁을 강화하자”면서 후보 전술을 반대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정서는 ‘뭔가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였다. 황은영 분회장(면목 홈에버)의 “때려 부수는 폭력행위 같은 것 말고는 다 해 봤다”, “이제까지 안 해 본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을 우리 투쟁의 돌파구로 삼자”는 발언이 나오자, 조합원들의 박수소리가 총회장을 흔들었다.

이날 총회는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을 ‘조직적으로 정하기’로 하고, 다음 총회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 안건에 90% 이상의 조합원이 찬성했다. 총선 비례대표 후보 전술은 향후 이랜드 일반노조의 명운을 넘어 어쩌면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안건이었다. 김경욱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는 제안한 그 자리에서 찬반투표로 결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다음 총회에서 찬반투표로 결정하기 전에 만약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2번을 준다’면 그것을 안건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게 지도부의 복안이었다.


이랜드, 기륭, KTX, 그리고

이날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100여 명이었다. 900여 명의 조합원 가운데 100여 명. 이 숫자는 이들이 ‘몰릴 대로 몰려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정확한 수치였다. 절차와 형식을 제대로 갖춘 총회가 아니었다. 후보전술을 제안한 김 위원장이 직접 사회를 맡았고, 전술이 결정되기도 전에 위원장의 지명에 의해 후보가 정해졌으며, 조합원들의 대부분은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정보가 없었다. 어쩌면 ‘총회꾼’들이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난리법석을 피울 만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인데, 위험하지만 비례대표후보 전술이라도 해 보자”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조합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착했다’. 이날 총회가 끝난 뒤 이남신 수석부워원장은 “국회의원이 되어 우리 문제를 풀려면 정말 어려울 텐데 짐을 지우기 안 됐다”는 조합원들의 따뜻한 위로를 들었다.

한편,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29일 총회가 열리기 전 며칠 동안 노조 외부의 비정규 활동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김주환 한국비정규센터 부소장은 “힘이 들더라도 투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힘들게 투쟁하는 사업장이 이랜드 일반노조만이 아니다”는 등의 이유로 후보 전술을 반대했다. 전비연 등 다른 비정규 활동가들의 의견도 대동소이했다. 심지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짓”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이랜드 일반노조의 태도가 확고부동하다는 게 확인되자, 몇몇 비정규 활동가들은 “정 후보전술을 쓰려면 민주노동당이 낫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조언하기도 했다. “진보신당보다는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을 상급단체로 하고 있는 데다, 비록 분당 사태가 있었지만 이랜드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정치적 도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생각도 같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경욱 위원장의 판단도 같았다.

하지만, 상황은 이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미 민주노동당 주변에서는 혁신비대위가 발표한 비례대표 전략공천 예비후보에 포함된 이랜드 일반노조, 기륭전자, KTX 등은 ‘들러리’일 뿐이고, 이미 전국민주노조연합의 홍희덕 위원장이 내정됐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었다. 홍희덕 위원장은 민주노총 내에서 ‘국민파’로 알려져 있다.


“저희를 선택해 주십시오”

3월 1일 저녁 6시, 김경욱 위원장과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민주노동당 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 시간 전 그들은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의 연락을 받았다. 비대위원들이 비례대표 전략공천 후보를 면접하는 자리였다. 비대위원들 앞에서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이랜드 일반노조의 비례대표후보 전술이 기회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 민주노동당이 비정규투쟁의 상징이 된 이랜드 일반노조의 투쟁을 받아 안고 우리를 선택해 주십시오.”

어쩌면 구차한 순간이었다. 지난 4년 동안 민주노동당 의원단 10명 가운데 대중투쟁의 현장에서 대중과 함께 ‘전사’한 이는 없다. 의원직 상실이라고 해봐야, 선거법으로 걸린 조승수 전 의원과, 분당을 주도한 심상정, 노회찬 전 의원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직이 ‘꽃방석’이 됐다는 사실을 뜻했다. 과거 마창노련 때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직은 ‘감옥행’을 의미했다. ‘일하는 사람의 정당’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직이 당내에서 시샘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제 아무리 뻔뻔한 사람이라도 대놓고 ‘내가 비례대표 하겠소’라는 말을 못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만든 원죄에서 자유롭지 못한 비대위원들 앞에서 “저를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시켜주십시오”라고 말해야 하다니.
‘월드컵점에서 농성할 때만 하더라도, 저이들은 우리에게 미안해했는데….’ 마치 칼날을 숨긴 듯한 야속한 질문들이 나올 때마다 이 수석부위원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강국면에 접어든 투쟁이라고요?”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는 그들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비대위에 수혈된 박승흡 비대위원(대변인 겸임)과 박미진 비대위원을 제외하면, 당초 이랜드 일반노조를 전략공천명부에 진지하게 고민한 비대위원은 없었다는 게 비대위 안팎의 증언이다. 면접이 시작되기 전, 비정규직에 할당된 비례대표 2번으로 홍희덕 위원장을 점찍었던 비대위원은 일곱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다섯명이었다. 그런데, 면접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사실, 홍희덕 위원장이든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든 민주노동당의 ‘싸우는 의원단’으로 부족함이 없다. 한 비대위원이 이 두 후보를 모두 전략공천 하자는 제안까지 했을 정도다. 결국, 선택은 ‘정파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를 분식하기 위해서는 ‘로직(논리)’이 필요했다.

이날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에서 일부 비대위원들은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다음의 사항들을 지적했다. △한 단위노조의 투쟁이라는 점 △하강국면에 접어든 투쟁이라는 점 △과도한 투쟁에 대해 국민 정서가 좋지 않다는 점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비정규직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특히, 이 수석부위원장이 대통령후보 당내 경선 때 심상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 등이다. 이것은 ‘떨어뜨리려는’ 논리였지, ‘붙이기 위한’ 논리는 아니었다.

반박이 이어졌다. △현재 비정규 투쟁의 상징이라는 점 △국민 정서를 염려하지만 대중투쟁 가운데서도 층위를 두어 당이 확실히 나서야 하는 투쟁은 끝까지 지지해야 한다는 점 △이랜드 일반노조만이 아니라 비정규운동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 것은 분당 이전의 상황이라는 점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게 그것이었다. 의견은 모아지지 않았고, 표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 비대위원은 ‘홍희덕 위원장이 2번이 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카드까지 꺼냈다.

다음날인 3월 2일은 일요일이었다.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는 비례대표 2번에 홍희덕 위원장을 ‘전략공천’ 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당일 저녁 10시까지도 일반 당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당초 혁신비대위는 3월 2일까지 전략명부 공천을 끝내겠다고 말해 왔다).


‘배신’은 꼬리를 물고

3월 3일 오전,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후보 전략공천자 명단이 공개됐다. 하루가 지난 뒤 이랜드 일반노조의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 총회에 앞서 만난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민주노동당이 우리 이랜드 일반노조를 선택해 달라고 확실하게 밝혔고, 만약 되지 않을 경우에 우리 조합원들이 받을 상처까지 헤아려서 판단해 주시라고까지 호소했는데…. 어쨌든 민주노동당에 할 만큼은 했다.” 옆에 있던 한 조합 간부는 얼마나 답답했던지 “비대위가 ‘국민파’ 밀어준 거죠?”라며, 아무런 ‘빽’도 없는 기자에게까지 물었다. 이 하소연에는 ‘우리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좌파’라서 안 된 거죠?’라는 물음도 포함돼 있다. 물론 ‘정답’은 없다.

그러나 ‘심증’은 있다.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는 전략공천명부 확정을 위해 진행한 회의의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다. 비대위의 다수가 ‘국민파’라서 ‘국민파로 분류되는’ 홍희덕 위원장을 ‘낙점’했다는 당 안팎의 문제제기가 옳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비대위는 ‘물증’을 남겨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만 자신들의 ‘정치적 판단’을 믿어달라고 당원들에게 주문했을 뿐이다. 그것에 대한 답이 비례대표 후보 찬반투표의 투표율이다. 그것은 비단 ‘국민파’에 대한 호불호 문제만은 아니었다. 특히 수도권지역 당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지난 9개월 동안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싸운’ 사이였던 그들에게, 이남신 예비후보의 탈락은 일종의 ‘배신’이었다.

‘배신’은 꼬리를 물게 되어 있다. 애초부터 이랜드 일반노조는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당선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준다면’ 어느 곳이든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김경욱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와 면접 자리에서 3월 4일 조합원 총회에서 찬성이 나올 것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힌 터였다. 그리고 이것이 혁신비대위측이 밝힌 이남신 예비후보 낙천의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다. 과연, 혁신비대위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진보신당의 문을 두드렸다.


조합원들이 가장 괴롭다

조합원들은 거침이 없었다. 황은영 분회장은 “당연히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2번을 줄 줄 알았다”면서, “민주노동당이든 민주노총이든 그동안 우리더러 비정규운동의 선두주자라고 했고, 또 국민들의 관심도 많이 받았으니까요”라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월드컵점의 한 조합원은 “욕심은 없다”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월드컵점) 투쟁지원 해주던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위원장이 다 탈당했고, 우리도 비례대표 떨어지고, 그럼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 서운한 감정은 아직 상처도 아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에서 낙천하고, 진보신당으로 가면서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일들에 비하면….

3월 4일 이랜드 일반노조의 총회가 열렸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의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찬반투표가 예상됐던 이 총회가, 진보신당을 염두에 둔 비례대표 후보 전술 찬반투표 자리가 됐다. 회사에 파업 조합원을 더 이상 빼앗길 수 없다며 ‘최후의 한 방’으로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을 제안한 김경욱 위원장은 ‘진보신당행’에 거리낌이 없었다. 오히려 노심초사 한 사람은 비례대표후보 당사자인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었다. “조직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진보신당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것은 지도부나 조합원이 예측하는 이상으로 후폭풍이 따를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고 호소하는 그의 얼굴은, 3월 1일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와 면접 자리 때만큼이나 일그러져 있었다.

이날 당산동 소재 영등포 산업선교회에서 열린 총회에 직접 나온 수도권 조합원은 96명. 하루 전날 총회를 각 지역에서 열었던 울산과 순천(발표는 수도권 조합원의 투표가 끝난 뒤)의 조합원은 각각 24명과 19명으로, 모두 139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가했다. 결과는 찬성 83표, 반대 47표, 기권 9표. 지난 29일 총회 때 조합원들은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을 총회 안건으로 올리는데 90% 이상이 찬성했다. 그만큼 조합원들은 괴로웠다. 임희석 조합원(안양 홈에버)은 “29일 총회 때는 찬성했지만 이번에는 기권했다”며, “이후 몰아칠 후폭풍이 걱정이 되어서”라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삐쳐서 앞으로 도와주지 않을 것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걱정이 꽤 나왔다. 그때마다 김경욱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그럴 리 없다”고 조합원들을 다독였다.


너무나 일찍 꺼진 이랜드‘신화’

하지만 상황은 이들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움직인다. 민주노총은 분당 사태가 현실화되자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더 강화하고 있다. 총연맹과 이랜드 일반노조의 상급단체인 서비스연맹은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진보신당의 비례대표후보가 되는 게 “조직적 지침에 맞지 않다”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 일반노조는 3월 9일 일요일, 긴급 조합원총회를 열어 총선 비례대표후보 전술 ‘폐기’ 안건을 놓고 또 다시 찬반투표를 해야 했다. 조합원 74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기’에 찬성하는 조합원은 26명, 반대하는 조합원은 39명, 기권이 9명이었다.

세 번에 걸친 총회. 90% 찬성에서 간신히 과반을 넘기는 상황까지 왔다. 총회를 거듭할수록 참석 조합원들의 수는 줄어들고, 반대와 기권 표가 늘어났다. 그런데 오히려 찬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더 거세지고 높아진다. “우리가 한다는 데 왜 말리는 거야?” 3월 4일 총회 때만 해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우리를 배신자로 보지 않을까”라며 걱정하던 조합원들이 9일 긴급총회에서는 “(우리가 조직적 지침을 어겼다고 하더라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우리를 도와주어야 한다”로 바뀌었다. 분당으로 민주노동당의 총선 지지율이 떨어질까 염려하던 조합원들이 “우리가 분당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분당은 자기네들이 해놓고…”라는 정도로 격해졌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이 민주노동당 비대위원들에게 언급했던 “우리 조합원들이 받을 상처”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역경으로 세상에 대한 동정심과 연대가 깊어지는 게 아니라, 거꾸로 복수심으로 상처가 패이고 감정의 골이 갈라지는….

이랜드 일반노조의 비례대표후보 전술은 과연 무엇을 남긴 것일까. 결과적으로 볼 때, 이랜드 일반노조의 선택은 민주노동당의 어떤 측면(성향)을 폭로한 셈이 됐다. 마찬가지로 이 선택은 이랜드 일반노조 지도부의 어떤 측면(성향)을 드러낸 꼴이 됐다. 진보신당은 이 와중에서 이삭을 주웠을 뿐이다(진보신당은 이랜드 일반노조의 ‘민주노동당행’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한 바 없다). 이 과정에서 지난 9개월에 걸쳐 힘없는 노동자들의 말없는 성원을 받았던 헌신적인 대중투쟁의 좌표는 사라져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하나. 김경욱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후보를 냈으니 딱 두 달만 기다려 보자’는 공언대로 총선 기간 동안 회사에 조합원을 더 이상 빼앗기지 않는 일이다. 다행히 이남신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총선 기간’은 ‘임기 동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남신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더라도 ‘총선 기간’ 동안 조합원들이 노조를 떠나지 않으면 이 전술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까.

어찌 됐든 확실한 것은 이것이다. 이랜드 일반노조의 선택은 절박했지만 (진보신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후폭풍’을 예상치 못했다. 민주노동당의 선택은 (이랜드 일반노조가 진보신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후폭풍’은 예상했지만, 절박하지는 않았다. 이랜드 일반노조의 ‘신화’, 그것은 너무나 빨리 꺼져버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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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 4월 19일은 이랜드 투쟁 300일이다.

집중 투쟁, 문화제가 상암에서 열린다. 하지만 비대위 지도부는 일요일 놔두고서 굳이 이 날로 중앙위를 잡았다. 덕분에 '진보'신당 깃발과 발언자를 보며 지도부도 없이, 당선자도 없이 당원들만 민망하게 자리를 지켜야 하게 생겼다.

총선 후 일주일이 지났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 비대위 지도부 누구 한 사람도 이랜드 조합원의 투쟁 현장에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콤도 가고 전북AI 현장에도 달려갔는데 말이다.

괘씸해서 안가는가, 쪽팔려서 못가는가.

전략공천 과정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 한 줄 없이 혁신재창당을 말하는 것은 기만이다.

분파주의 청산이요 패권주의 일소요, 앞에서는 공자님 말씀하면서
당원들 안보는 데에서는 호박씨까는 것이 혁신재창당인가.

진보정당다운 운영원리로 끌고 가는게 혁신이다.
당원이 당의 주체로 되는 과정이 재창당이다.

중앙위에서 혁신재창당 활동보고하려거든
비대위는 전략공천 과정에 대한 자기 평가부터
당원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사퇴 협박을 불사한 익명의 비대위원.
당시 얼마나 정치적 고뇌가 크셨겠는가.
오죽하면 살신성인의 사퇴카드를 던지셨겠나.
대체 어떠한 총선전략에 입각한 어떠한 후보전술이셨는지
꼭 알려달라.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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