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ch(보쉬)자본의 귤화위지(橘化爲枳 )
잡기장 노조탄압, 보쉬전장, 복수노조 View Comments
충청리뷰에 실린 글입니다.
최근 독일 노동자 시민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솟아오르고 있다고 한다. 신자유주의가 몸에 밴 미국 기업들이 독일기업을 인수, 운영을 하면서 독일의 노동자들과 사사건건 문제를 유발되기 때문이란다.
기업별 직장평의회라는 독특한 운영시스템을 갖고 있는 독일은 노사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인사, 경영, 생산, 분배 등에 대해 노사 공동의 결정을 해오고 있다. 일개 청소부가 평의회 노동자측 위원으로 선출되면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함께 기업의 운영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최고결정권을 행사하는 파격적인 노사공동결정제도다.
신자유주의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전면 부인한다. 때문에 노동자들을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미국기업의 독일에서의 기업경영은 노사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2008년 신자유주의의 몰락 이후 전세계가 경제위기로 신음할 때 독일 등 몇몇 국가만 경제위기를 비껴갔다. 바로 독일은 평의회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사회복지 확충으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노사가 공동으로 제조업에 꾸준히 몰입했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의 선두주자로 전세계에 200여개 회사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있다. 노사공동결정제도가 안착해 있는 독일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기업 2위이며, 한국에도 충북 청원 등에 7개회사를 직접, 또는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 )
한국에서 그 기업의 노사관계 역시 독일에서처럼 노사공동의 결정제도를 갖고 있을까? 물론 아니다. 그럼 최소한 노사가 동등한 관계속에 인사·경영은 아니더라도 고용과 분배문제 만이라도 함께 논의할까? 이 역시 아니다.
오히려 십수년간 이어오던 원만한 노사관계를 타임오프, 복수노조란 노동 악법조항을 이용해 탄압하고 민주노조를 압살하려 하고 있다. 법보다 상위인 단체협약을 위반하며 간부들에게 십수년 동안 지급해오던 노조 전임자 임금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연말 축소근무를 불법이라 호도하고, 매년 함께 합의로 지급하던 성과급을 일방적으로 지급하고, 이에 항의하는 노조간부를 해고했다.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노사가 금지한, 이미 독일 본사에선 100여 년 전 없어진 노조활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가압류를 노조간부에게 자행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최소한의 규율인 OECD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며 노동자들에게 공장철수를 협박, 관리자들과 직·반장들을 동원해 친회사측 노조를 만들어 노노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두 개의 노조로 나뉘어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직접적인 폭력만 없을 뿐 작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유성기업’의 복사판이다.
독일로 날아간 한 노동자
자국내에서 노동자들의 눈치를 보기 바빠 제3세계에서는 그 나라의 법과 제도를 핑계로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자본가의 나쁜 습성이 독일의 경영자에게도 그대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과잉충성에 몸바치는 나쁜 원주민 경영진의 문제인지?
다만 평의회란 특이하지만 훌륭한 제도로 전세계 1위의 경제대국을 향해가는 독일의 최고 기업이 한국에 와서는 노조탄압의 대명사로 불리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만은 사실이다. 그 글로벌기업의 세계 노동자총회가 3월 21일부터 독일 현지에서 열린다고 한다.
최근의 노동탄압에 만신창이가 된 한 노동자가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독일기업의 경영이념이 유독 한국에서만 달리 적용되는 것인지를 따지러 그 먼 이국땅으로 날아간다. 독일에서의 노사대타협의 정신이 대륙을 건너 한국에 와서는 노조탄압 정신으로 바뀐 Bosch 자본에 항의하기 위해 먼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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