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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7 3월 15일 전교조 충북지부 권영국 초대지부장 영면...

3월 15일 전교조 충북지부 권영국 초대지부장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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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15일 전교조 충북지부 권영국 초대지부장 영면...

 

충북지역 민주화운동, 교육운동, 노동운동의 큰 흐름을 함께 하셨던 권영국 전교조 충북지부 초대지부장이 지난 15일 7개월간의 암투병 끝에 영면하셨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즉시 장례위원회를 구성하여 전교조 충북지부葬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故 권영국 동지는 충주에서 태어났고, 공주사범대학교 재학시절 1980년 5.18 광주항쟁 관련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되었으며, 이는 이후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복권이 된 바 있다. 또한 1989년 전교조 충북지부 초대 지부장을 역임하며 두 번째 구속을 당하는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89년 파면 이후 10년여를 전교조 활동에 전념하셨으며, 98년 복직되셨다. 그리고는 2007년 교직에 입문한지 20년 만에 고향인 충주중학교에 돌아왔으나 그해 암이 발병하여 7개월간 투병생활을 해 왔다.

 

전교조 충북지부 장례위원회는 3월 16일 충주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참교사 故 권영국 선생님 추모의 밤’ 행사를 열었다. 추모의 밤 행사에는 100여명이 넘는 문상객이 장례식장을 가득채워 가시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김원묵 지부장과 강병언 충주지회장의 추도사에 이어 고인이 살아온 길을 영상으로 함께 하기도 했으며, 전교조 노래패 이은주 동지의 추모노래, 함께 동거 동락 했던 김수열 전지부장이 이어졌으며, 도종환 시인의 추모시를 권미령 사집지회장이 낭독했다.

이어 유족을 대표해 미망인 이신 이선희님의 유족인사가 이어졌다. 이선희님은 ‘전교조 출범 이후 20여년 남짓 가족보다는 이땅의 민주화와 참교육 실현에 앞장섰던 남편이자 동지였던 고인을 이제는 놓아주겠다'며, 다만 '살아남은 이들은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하였다. 두 딸 민혜, 민초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내는 편지를 낭독, 문상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달궜다.

가시는 고인을 보내드리기 위해 명창 권재은님의 진혼소리와 최종돌 동지의 추모노래가 이어졌으며, 마지막으로 전체 문상객들이 모두 일어서서 고인이 그리도 이루고자 했던 세상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눈물범벅이 되어 함께 불렀다. 이 자리에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희주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등 이땅의 민주화와 참교육운동에 함께 한 동지들이 모두 참여하였다.

 

고인은 18일 고인의 마지막 근무지인 충주중학교 강당에서 영결식을 갖고, 광주망월동 5.18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민혜, 민초 두 딸이 고인을 보내고 있다.

'참교육의 함성으로'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 우리가 이루겠습니다.

 

 

 

펄럭이는 그대

 

- 권영국 선생을 보내며 -

 

도  종 환

 

그대가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대가 있어서 우리가 한 시대를 덜 부끄럽게 살았습니다

우리의 맨 처음이고 맨 앞이던 그대

우리가 깃발을 들기 두려워하고 주저할 때면

스스로 깃발이 되어 맨 앞에서 펄럭이던 그대

먼저 깨닫고 먼저 준비하고

먼저 고난 받던 그대

그대에게 우리는 갚지 못한 빚이 있습니다.

그대의 낙천주의 옆에서 함께 웃음을 나누어 먹으면서도

그래서 늘 미안하였습니다

그대가 홀로 힘드러 하며 미륵의 계곡을 오르거나

폐어희 서쪽으로 한없이 걸어가고 있는 걸 보았을때도

그대를 다만 지켜볼 수 밖에 없어 마음 아팠습니다

오늘도 먼저 가는 그대를 지켜볼 수 밖에 없어 미안합니다

그러나 대열 맨 앞에 서서 저지선을 향해 나아가다

곤봉에 머리를 맞아 낭자하던 선혈

그 흐르는 피를 싸매던 손수건을

나는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대가 떠난 뒤에도 나는 이 세상에 남아

그대의 핏자국과 함께

피 흘리며 지켜낸 한 시대와 함께

그대를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절망의 텃밭을 어떻게 희망으로 일구어 가는지 알려주고

고난속에서도 우리가 왜 웃으며 일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지금 어렵게 시작하는 일이

나중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일깨워주고

열정이 우리를 생의 어디까지 끌고 가는지 말해주며

서둘러 떠나는 그대

펄럭이는 펄럭이는 그대

그대의 이름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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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17:04 2009/03/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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