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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꿈

아무리 애를 써도 눈이 떠지지 않는 꿈을 꾸었다.

사람이 앞에 있는 것을 느끼는데, 다리를 움직이니 그 사람 몸이 닿는데

목소리도 들리는데, 너무나 생생하게 움직임은 보이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눈꺼풀은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물로 씻어도 그랬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하며 만져도 눈은 절대 안떠지는

아주 고약한 꿈.

죽음이란 혹시 이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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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원래는 어디서 오셨을까 그리고 어디로 가셨을까

그곳은 아마도 열살도 되기 전에 떠나신 당신의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곳.

그 촌 구석에서 글깨나 했다고 하나

평생 자기 땅이라고는 제대로 못 가져어 부자 현씨

소작이나 받아먹으며, 또 다른 소작들을 감독하고, 가을에 볏가마나 세어주는

마름으로 사셨다던 할아버지가 젊어 돌아가 계신 곳에 돌아가셨을 것이다.

건너 마을 면서기 떵떵거리는 김씨들 등쌀에

땔나무 긁을 산도 없는 서러움을 이기고자

일본군에 자원입대했다던 큰 형이 계시는 곳.

어느날은 국군 장교로 지내다가

또 언젠가는 보도연맹이라고 어느 산골 아니면 강가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빨갱이 큰 형이 젊디 젊어 돌아가 계신 곳에 역시 돌아가셨을 것이다.

그 빨갱이 동생하기가 서럽고 무서워 집을 나간 작은 형이 계시는 곳

평생을 고향을 숨기고 본적도 숨기고 몰래 몰래 숨어 지내다 아무도 모르게 돌아가셨다는 작은 형

계신 곳에 돌아가셨을 것이다.

빨갱이 큰손자는 안죽었다 늘 외고 다니셨다는 치매 할머니 품으로 돌아가셨을 것이다.

 

동생들 걱정에 밤낮 울었다는 산너머 시집가신 누나 그리운 곁으로

칠십 평생 만들어낸 지게 테죽 양 어깨 그대로

앙상한 광대뼈 그대로 만나셨을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형들과 누나와 어울려

서로서로 배고팠던 이야기 서러웠던 이야기 무서웠던 이야기 원망스러웠던 이야기들

밤을 세워 쏟아내시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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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벽 - 6월 25일

1. 골목 감옥

광화문 옆 골목에 1시간이나 갇혀 있었다. 아무데도 나갈데가 없다. 아무리 따져봐도 묵묵부답이다. 이른바 선량한 '시민'들이 퇴근하는 길도 막무가내로 틀어막는다. 민변에 연락했더니, 변호사들이 곧 갈거라고 한다. 계속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라고 한다. 그 많던 인권 지킴이 조끼입은 사람들은 다 어디갔는가. 나는 아무런 이유없이 내 길을 가로막는 자에게 굳이 내가 저 건너편에서 무얼해야 하니 꼭 가야겠다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들에게 길을 내어달라고 구걸할 필요가 없다. 내 권리라는 것이(법이고 나발이고 하는 폭력집단 앞에서 권리라는 것이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의미가 있다면) 내가 굳이 소리높여 외치지 않아도, 주장하지 않아도 되는 내 권리라는 것이 처절하게, 철저하게 짓밟혔다. 변호사들은 오지 않았다. 기자들도 오지 않았다. 인권지킴이들은 얻어 맞는 장면만 주목하느라 정신이 없었을까? 1시간 넘게 골목에 갇혀 있던 수 십명의 '시민'들은 악을 썼다. 감옥 아닌 감옥. 아무도 모르는 감옥. 기껏 다가온 정복 경찰관들(전경이 아닌)은 한결같이 자신들 소관이 아니라며 도망쳤다.

 

2. 휠체어 탄 장애인

한 시간쯤 실갱이 끝에 길을 터주겠단다. 그것도 겨우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 크기의 경찰 버스 옆 개구멍으로. 지휘관을 찾았다. 길을 막는 근거가 뭐냐고 물었더니, 사회공공복리와 질서유지를 위해서입니다. 됐습니까? 이런 근사한 대답이 나왔다. 지금까지 들은 답변 중 가장 훌륭한 답변이다.  그러고서는 아저씨 같은 사람때문에 다른 시민들이 못나가잖아요 어쩌구 한다. 이럴 땐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이름도 소속도 감춘 이 오만방자한 폭력배 하수인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오래 기다리던 휠체어 탄 장애인은 끝내 버스 사이를 지나가지 못했다. 장애인을 위해서 버스를 절대 치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이는 울먹이며 돌아섰다. 짐 자건거 탄 아저씨도 자전거를 통과시키지 못하고 돌아섰다. 그들은 버스로 막혀있는 다른 골목에서 또 똑같은 실갱이를 벌여야 했을 것이다. 통행방해죄? 웃기고 있네. 확실히 막아!! 이렇게 명령내리는 폭력배들 앞에서, 법을 지키라고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외치는 것이 얼마나 우스워지는지. 법은 법전에서만 존재한다. 논리는 교실에나 있을까?

 

3. 물대포

물대포를 맞았다. 등짝으로 맞아서 큰 타격은 없었지만. 아침에 보니 가방 속이 다 젖었다. 떠밀리다가 본의아니게 선두에 서는 바람에 안경을 날려버렸다. 아수라장 속에서 방패가 날아왔다. 무섭다. 저들은 왜 나에게 방패를 갈아 날리는가. 복무를 마치면 다시 학생이 되거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거나, 실업자가 될 저들은 왜 방패를 두드리고 부딛혀 맨손의 나를 위협하는가. 나는 왜 저놈들을 눈물나게 패고 싶은가. 안경이 없어 눈에 보이는게 없어졌다. 그저 인도에 서서 흐릿하게, 수천명의 로봇 병정들이 쓰레기처럼 흩어지는 '개쉐끼'들을 추격하고 거리를 점령하는 장면을 볼 수 밖에는. 왜 이런 영화같은 '멋진' 장면은 한결같이 테레비에 안나올까. 그 많던 기자들은 또 어디를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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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엊저녁에는 연기 나는 장면만 보았는데 아침 뉴스를 보니 남대문이 다 타져 없어졌다.

연기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복원 이야기가 나온다.

 

글쎄, 복원을 이야기하기 전에 불타버린 잔해 앞에 제사라도 올려야 하지 않을까?

무너져내린 기억들 앞에 조용히 꽃이라도 먼저 한송이 올려야 하지 않을까?

 

그 문화재라는 것이 도로 교통에나 장애가 될뿐,  현재 생활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지나간 날들을 천천히 기억하게 하는 구실도 못하고, 오가는 사람들 불러 모으는 시시껄렁한 옛 성벽 모퉁이에 불과했다면, 그 폐허 얼른 싹싹 청소하고, 짝퉁 숭례문을 하루바삐 세워야겠지. 그래야 디자인 수도 서울 이미지를 시커먼 잿더미 그림으로 구기는 일이 없을 테니까.

 

허나, 이제 아무리 그럴듯한 복제물을 세운다한들, 짝퉁 신세를 면할 길은 없을 것이니,  차라리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다 타버린 기둥을 모아, 그 모습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성 부르다. 처음 그 건물을 세우는 것이 한 시대의 생활이요 문화였다면, 지금  '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성벽이나 성문이 무너지고 불타 없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것도, 우리 시대가 만든 '문화'의 한 모습일 것이니.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원본'을 닮은 짝퉁을 만드는데 너무 많은 공력을 들이지 말고, 그 자리에는 그대로 21세기 사람들이 벌여 놓은 폐허를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영원히 보존되는 문화재는 없다. 짝퉁이 굳이 필요하다면 그 자리가 아니어도 좋으니, 어디 용산 국립 박물관 마당쯤에나 뚝딱뚝딱 세워놓는 것이 낫겠다.

 

(줄 잘 서고 깔끔하게 청소 잘하는 것쯤을 디자인으로 알아서, 거리 노점이나 가판대도 보기 싫어하는 서울 시장 오씨가 잿더미 숭례문을 며칠이나 두고 보겠는가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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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 말씀이 미귁에 달아...

1.

명박어제 영어몰입교(明博御製 英語沒入敎)

 

 

http://deulpul.egloos.com/1703824

http://blog.naver.com/gimche/150027420860

 

(이걸 퍼다 옮겨놓고 낄낄대고 한참 웃었는데 오늘 아침 인터넷 한겨레를 보니 이거 정말 웃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듯 싶다. 이렇게 '심각하게'  장난치는 정신나간 아해들에게는 웃어주고 그냥 끝낼 수가 없게 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67001.html 

“안녕하세요” 아니죠~“굿모닝” 맞습니다

 

 

 

2. 한반도 대운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1월 31일)

 

김정욱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발제..."기가 막혀서!!"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131164659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사업을 왜?"

 

 

3. 직업 정치인

평생을 다른 일 못하고 국회의원이나 무슨 장 자리를 보고 달려온 사람에게 그만 밑으로 내려오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고 가혹한 일인줄은 알겠으나, 언제든 그런 관직들은 그만둘 수도 있으며,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올라간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사람은 위험하다. 전문적인 직업 당 관료나 국가 관료는 그 자신의 출세 경로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전한 정치 의식과 상식을 가졌지만, 연속성이 떨어지는 정치적 대표가 된 사람들을 보조하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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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직도 탈당을 망설이고 있을까?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을까?

당연히 당비를 내야 한다고 믿는 그들에게,

당연히 이번 선거에서 권영길을 찍을 거라고 믿는 그들에게,

당이름으로 무슨 짓을 해도

어쨌든 다른 꼴통들은 찍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 진짜 꼴통들에게,

 

뒤통수를 딱 치며

세상은 당연한 것은 아무데도 없다라고 말해줘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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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라고 묻는 두살 짜리

초록이는 날마다 말이 쑥쑥 는다.

사람 말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빵빵 꽥꽥 거리는

소리도 따라하고, 동물들 소리도 제법 잘 따라한다.

 

지난번엔 제 엄마를 정면으로 쳐다보면서 "안다구!!"라고 했다더니,

어제 저녁에는 엄마가 초록아 하고 반복해서 부르니 엄마 얼굴을 쳐다보면서

"왜애~?"하고 받았다.

표정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말 같기도 했는데,

이 속도로 가면 세 식구가 금방 대화 비슷한걸 할수 있을 것 같아 웃었더란다.

 

그나저나

태어나서 그럴듯한 발음으로 한 첫 대꾸 비스무레한 것이

"(나도 이런 것쯤은) 안다구~" 혹은 "왜애~ (자꾸 불러?)" 이런 것이라니,

이 녀석 반항하고, 대들고, 따질 운명을 타고 난 것은 아닐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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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안다구" 사건

옆지기님(초록이 어머니)이  놀이방 연락장에 써 놓은 글을 옮긴다.

우리는 이 사건을 초록이 "안다구" 사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ㅎㅎ

 

<어제 집에 와서 동물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들고 오길래 무슨 동물이냐고 제가 물어보니, 코끼리, 고릴라, 사자, 펭귄, 팬더, 원숭이등이라고 곧잘 대답을 하더라구요(비슷한 발음으로요)

몇개는 알았다 몰랐다 하길래 몇 번 가르쳐 주고 다시 물어보니 "응응..."하고 좀 망설여요. 그래서 이름을 또 가르쳐보고 다시 "이게 뭐야?" 하니,

 

저를 딱 쳐다보고는 "안다구" 그러는 거예요.

순간 두살이 아니라 열두살인 줄 알았습니다.ㅠㅠ.

광고 땜에 흑흑, 못살겠어요. 다 따라하려구 해요>

 

초록이가 요즘 "나도 안다구~~" 어쩌구 하는 가스 활명수 광고를 따라 하더니, 오늘 써먹었나보다. 웃긴 녀석. ㅎㅎ 지지난주에는 서울대공원에 가서 캥거루와 사슴에게 먹이도 주고, 호랑이도 보고, 사자도 본 덕이다. 우리 아기는 "천재"인가 보다..ㅋ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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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1.

한여름 석달이 넘도록 파업을 벌인 끝에, 끝내 타결을 보았노라 해서 기뻐했더니, 그 타결이 그 타결이 아니었더라. 근무 시간 중 노조 활동은 4시간을 넘지 못하고, 노조가 게시물을 붙일 때도 사용자와 협의를 해야 한다든가? 누가 이런 것을 타결이라고 이름 붙였는가.  종국에 노조 없는 학교를 만들고 말겠다는 서울대를 지배하는 저 지독스런 '교수'들이 날마다 침 튀기며 가르치는 것들은 무슨 내용들일까?

 

2.

교육부 장관인가를 지냈다는 문 용* 교수가 라디오에 나와서 그럴듯한 말빨로 사람들을 훈계하고 있더라. '저 자신 뿐만 아니고 주변 이웃을 생각하는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부모들의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등등... 이렇게 좋은 말씀을 잘도 하시는 분들이 수백 수천명일텐데 그 입들이, 자기들이 밥 먹고 회의하고 토론하고 모임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총장실 아래 한 데서 자며 농성을 벌일 때에는 모두들 한결 같이 그처럼 조용했었을까? 배려해야 할 이웃에도 '급'이 있다는 말인가?

 

3.

한때 어용 교수들을 추방하자고 선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그런 추방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독재 정권에 빌붙어 먹던 어설픈 어용교수들은 가고, 입심 좋은 자본의 하수인들만 남아, 오로지 그들의 '하인'들에 대해서만 '이기적이지 않기'를 가르치고, 잘 먹고 사는 이웃들을 '배려'할 것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4.

고대에서는 학교 방침에 반발하던 학생들이 시위 중 벌어진 일로 '출교' 조치를 당했단다. 퇴학도 아니고 아예 학적에서 이름을 지워버리는 것이 출교 조치라는 것임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런 징계도 있었구나. 그들이 병설 전문대 학생들이 아니라 '진짜 고대 식구'들이었으면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법원은 덩달아 그 출교 학생들의 농성 천막까지 치우라는 판결을 내렸다. 아카데미에서의 정의도, 사법적인 정의도 모조리 사망 선고를 받고 말았지.

 

5.

'진리', '정의', '기상'  어쩌고 하는 따위 죽은 말들로 치장된 대학 로고들을 한 데 모아다가 장사라도 지내줘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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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4

1. 저상 버스

를 처음으로 탔다. 무척 편리하더군. 내리기도 타기도 쉽던데. 근데 몇 대나 굴러다니는 것일까?

 

2. 백남준

작품이 '서 있는' 것을 우연히 모 대학 입구에서 알아 '냈다'.

기둥에는 삼성 테레비들을 달고, 그 위에는 낡은 모토롤라 케이스를 덮어 쓴 테레비들을 나무가지처럼 달고 있으면서, 끝없이 팔팔 올림픽 비스무레하다고 생각되는 동영상을 반복해서 틀어주고 있었는데, 내용도 모르겠거니와, 제목을 '광합성'이라고 붙힌 저의도 아리송하고, 지나가는 이들도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백남준이 눈 아프게 말하려는 바가 무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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