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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10

시청 앞 '잔디' 광장.

 

많은 연사들이 노무현을 추억하는 발언들을 끼워넣는다.

누군가는 '노무현을 살려내라'라는 손 팻말을 들었다.

 

귀퉁이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목이 아프게 닥쳐온 위기를 알린다.

외자유치라는 명목으로 대책없이 그들을 상하이자동차에 팔아먹은 전 정권에 참여하고

협력한 자들이 뻔뻔스럽게 자신들의 대장 노무현을 찬양한다.

노무현과 함께 턱도 없이 에프티에이를 추진하고 하루빨리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국익'에 보탬이 된다고

입에 침도 안바르고 선전하던 이들이 한번 '사과' 와 '반성'도 없이

이명박의 사과와 반성만 바란다.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건설과 같은 개발정책으로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든 주범들이

뻔뻔스레 용산 참사를 이야기하고, 부자 옹호 정책 철회를 말한다.

 

자신들의 과오를 스스로 돌아보거나 '절대' 사과하는 일은 없으면서 그 아류이자

정치기술 없는 도무지 요령없는 '새끼'에 불과한 이명박에게만 무릎을 꿇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만에 하나 저들이 이명박을 물리치고 집권에 성공하면

'부자정책'을 포기하고, 건설 투기 자본을 위한 온갖 '개발정책'을 중단하고,

대책없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파기할 것인가?

 

권해효씨가 소리높여 '부자정책 중단', '대운하 중단' 을 외치기 전에 먼저

고개 숙여 지난 개발성장광풍의 세기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면 어땠을까?

그 과오에 장단을 맞추었던 '대표들'이 인민앞에 무릎을 먼저 꿇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면.

청와대를 향한 삼보일배가 아니라 인민앞에 사죄가 먼저여야 한다고 했으면.

 

페루에서는 자유무역협정을 이행해야 한다고,

인디오들에게 총질을 했다.

40만 인디오들을 위해서만 아마존을 보존할 수는 없으니

수천만 페루 인민들을 위해 그만 죽어달라고 무장한 경찰들이 총을 쐈다는 소식이다.

 

한국에서는

수백층 건물 지어 국민소득 높이겠다고

세입자들은 죽어달라고 불에 타죽어도 모른채 했다.

구조조정해야 회사도 살고 나라도 산다고 수천명을 해고하고

수천명 노동자가 죽기로 싸워도 반응들이 뜨뜨미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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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님 만세!!

1. 잔디님 만세!

서울 광장의 귀하신 잔디님들을 보호하고자 오시장은 시설 보호 요청을 날리신다.

보호해야 할 것도 가지가지다. 잔디님 만세!! 오늘부터는 잔디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비정치적 집회를 열어야 하겠다. 서울광장에서 오늘 집단으로 떼지어 부를 일이다. 오 잔디님이시여!!

 

2. 무효가 유효로 되는 섭리

집회는 행정상 문제로 신고해도 되고 안해도 그만인데,

안했다가 좀 시끄러워지면 어떤 경우 벌금 좀 내면 그만인데,

신고하면 신고만 받으면 될 것을, 제 주제도 모르는 경찰관리들은

떡 하니 집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전 '금지' 명령을 내리고,

금지 명령을 받으나 안받으나 헌법에도 금하는 그 명령은 아무런 효력도 없는데,

무효인 금지명령을 안 지키면 집회가 갑자기 '불법' 이 되고,

대놓고 항의하면 공무집행방해가 되고,

따로 모여서 기자들 불러도 불법시위가 되고,

불법이 된 사유가 원인 무효인 명령에 있으니

당연히 그에 이어지는 처벌도 무효가 될 것인데,

검사는 거침없이 재판에 넘기고

판사는 근엄한 목소리로 판결을 때리고

심하면 징역살이까지 주시니,

또 광장을 돌려달라 항의 집회를 열어야 하고

집회를 열면 또 불법이라고 하고

그래서 또 몇몇은 잡혀가고

이렇게 무에서 유가 창조되고

무효가 유효가 되는 것이다.

 

3. 이씨의 주둥이가

어쩔때는 불쌍해 보일 때도 있다.

말을 자유롭게 하되 조심해서 하라고 있는 것이 사람 입인데.

주인을 잘 못 만난 이씨의 주둥이.

솔선수범해서 애나 한 열둘 나아보시지.

자기 먹고 살 것은 갖고 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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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1.일요일

초록이가 아침부터 온갖 떼를 다 썼다.

잘 자고 일어나서는 이불을 다시 깔아달라느니,

이불을 깔아 주었더니 이불이 반듯하게 안 펴졌다고 또 난리를 쳤다.

 

2. 소방차를 왜 안 사줘? 아빠 카드도 있잖아

반찬거리를 사러  동네 쥐에스 마트를 가는 길에 초록이도 데려갔다.

거기서 조잡하게 만든 소방차 장난감을 보고는 다시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이거 사줘.

집에 자동차 장난감 많은데 왜 그래?

그래도 사줘,

아빠 돈 없어.

아빠는 카드도 있잖어. 카드도 있는데 왜 안 사주는 거야? 엉엉

카드 없어.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고 놀기로 하고 겨우 겨우 집으로 왔다.

 

3. 어? 카드 여깄네.

저녁. 초록이가 방구석에서 놀고 있는 지갑을 발견했다.

어? 카드 여깄잖어. 여기 있으면서 왜 안 사줘. 얼릉 사러 가자. 아빠는 카드도 있으면서 왜 안 사주는 거야?(신랄하게 아빠를 비판했다)

여기 봐. 너 장난감 많잖아. 이 장난감 차들은 어쩌고?

다 필요 없어

그래? 그럼 다 친구 유성이 갔다 준다?

응. 유성이 갖다 줘. 소방차 사줘.

(장난감 자동차를 시장바구니에 담으면 말릴줄 알았다)

아빠 여기도 있어. 이것도 다 담아. 얼릉 담고 소방차 사줘~

진짜?

응 진짜. 여기도 있네.(장난감을 다 쓸어 담았다)

근데 지금은 저녁이라 안되고 내일 유성이 갖다 주자.

안돼. 지금 갖다 줘~~(또 한참을 울고 투덜댔다)

내일 갖다 주고 소방차 사줄께..지금 갖다줘. 안돼. 소방차 사러 가자. 안돼. 인제 자자.

 

4. 월요일

저녁에 보니 장난감이 다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

기분도 좋아진 것 같아, 물어보았다.

어제는 왜 그랬어? 하루종일 왜 울고 그랬어?

응. 기분이 이상해서. 기분이 없어서(??)

오늘은?

오늘은 괜찮아.

(또 떼쓰는 일은 없을거라고 약속해서 상으로 무지하게 비싼(1800원) 치킨을 사주고 말았다. 닭 조각 몇개가 이렇게 비싼 줄 알았으면 사준다 말하지 않았을 것을)

(맛있게 닭을 다 먹고 나서)

아빠!

왜?

아빠는 근데 왜 소방차도 안사주고 그래? 카드도 있으면서.(에구구)

 

초록이는 지금 미운 4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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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우연히 네이버 검색창에 내 이름(실명)을 입력했더니

웹 문서란에 바로 내가 쓰던 네이버 블로그 주소를 띄워준다.

언제부터 이랬을까?

 

시험삼아 내가 아는 다른 블로거의 실명으로 입력하니

똑같이 그 이의 블로그를 바로 알려준다.

 

나는 네이버에 실명 공개를 허락한 적이 없다.

더구나 그 블로그에는 실명 공개나 연결을 허용한 적이 없다.

 

원치 않음에도  내 블로그의 익명성은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혹시 내가 무언가를 잘 몰라서 실명이 공개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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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워

1. 시청 앞,  청계 광장, 광화문 거리를 두루두루 막고 있는

초현대적 버스 바리케이트를 '관광 상품화'하는 거다! 

파리 꼬뮨 이래로 가장 견고한 도심 바리케이트. 

모 님과 건물 앞에 잘 세워진 차량들을 보고 나눈 농담이다..ㅎㅎ

 

2. 경찰이 이미 일상적인 평화시의 치안 유지, 질서 유지의 역할을 넘어

혹시 있을지도 모를 '폭력 시위'를 미리 예측 차단해버리고,

심지어 '정치적 집회'도 금지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거리의 시민 활동을 제약하는 것으로 봐서,

또 별것도 아닌 시청 앞 잔디밭과 청계광장 수돗물을 수백 수천명이나 동원하여

결사적으로 지켜내는 것으로 봐서는

그곳에 뭔가 아주 아주 중요한 국가 시설물이 있음이 틀림없다.

시청앞 잔디밭이 쩍 갈라지면서 마징가 비슷한 놈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청계광장은? 아마 그곳에는 마징가 조종하는 철(이번에는 이명박이 타고 날아오를지도 몰라)

인가 하는 녀석이 타고 다니는 그런게 숨겨져 있지.

그 소라껍질인지 똥 무더기인지 하는 그 속에 말이야. 이건 아주 썰렁한 농담.

 

3. 전경들은 군대 갔다가 행안부로 끌려가 끌려가 총대신 방패와 몽둥이를 들고 있는 청년들이다.

단순  '치안 보조'를 넘어서는 그들의 무자비한 '전투 행위'를 감안하여

이제부터는 그에 걸맞게 '경찰군'으로 불러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안부 경찰군!

 

4. 노무현 장례식 때 '표준화'를 좋아하는 이씨 정부가 요구했다는 규격화된 피브이시 깃대 만장은

심하게 볼품이 없었다. 그런 허섭 쓰레기들을 어디서 줏어 왔을까?

만장은 높이 올려 하늘로 날려야 그럴듯한데, 차라리 만장을 쓰지를 말지.

대나무로 '죽창'을 만들까봐 그랬다는데 피브이시 몽둥이는 걱정이 안되었나보다.

대나무 막대 끝을 날카롭게 자르면 혹시 모를까,

보통 대나무를 땅바닥에 꽝꽝 두드리면 죽창이 된다는 이야기는 올해 처음 들었다.

끝이 잘게 갈라지면 절간에서 쓰는  '죽비' 정도는 될 수 있겠다.

 

5. 그러고 보니 집권 1년여만에 이명박이 말만 들어도 벌벌 떠는 것들이 몇개 된다.

곶감 소리에 멍청한 호랑이가 꼼짝 못했던 이야기처럼.

우리는 거리에서 이런 말들을 이명박 쫓는 주문으로 웅얼거려야 한다.

'죽봉'   '초중고딩'  '촛불'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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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여신

법은 사회의 브레이크인가, 엔진인가, 에마뉘엘 피라 지음,이충민 옮김, 모티브 북,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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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95-96

세바스티안 브란트의 '바보들의 배'에는 정의의 여신이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목판 삽화가 실려 있다(알브레히트 뒤러, 정의의 여신, 1494).

이 그림에서는 광대 모자를 쓴 광신도가 여신의 눈을 천으로 가려서 그녀는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칼을 흔들어 대고 있고 손에 든 천칭도 볼 수가 없다. 이 그림은 본래 말도 안되는 궤변을 부리며 소송을 일삼아 수많은 불필요한 논쟁들로 사법기관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소송관들을 풍자하는 것이었다.

몇십년이 지나자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을 그린 그림은 전 유럽에 유행하게 되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여신의 눈을 가린 안대는 사법기관의 공평성을 상징하게 되었다, 속세에서 떨어져 있기에 진리를 볼 수 있는 고대의 예언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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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따르면 '정의의 여신'은 원치 않았는데도 강제로 눈을 가리게 된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훗날 동료 인민들을 심판한다고 하는 사법부 관리들이 천칭이 평형 상태에 있는지를 맨정신으로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고, 그 이가 휘두르는 칼 끝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그것에 맞아 누가 피를 흘리게 될 것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게 된 유래가 된 것이다. 오늘날 원 앞에 혹은 법학대학 앞에 세워진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균형과 형평'의 굳은 의지가 아니라 '분노와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까 사법관들이 멀쩡한 눈을 가리고도(혹은 가려야) 정의를 지켜낸다는 '유치한' 이야기를 더 이상 믿을 '신비한' 이유는 애당초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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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놈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순수한 놈들이다. 착한 이들이다. 순박무지한 자들이라 해야 옳을까?

세상에 오염이 안된 이들, 머리가 맑은 사람들. 모범생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제일 무섭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명박 할아버지'에게 초청받아 헤롱거리는

저 어린 것들이 무섭다. 퇴임 후에  녹색환경운동하겠다는 이명박의 거창한 포부에도

박수를 치고 웃는 저 모습.  역겹다. 누가 시켰을까? 불쌍하다.

학살과 파괴를 지휘하는 권력자 앞에서 어린 사람들이 웃고 춤춘다.

저 어린 사람들의 인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학대 행위이다.

 

두렵다. 그들이 커서 정말 '순수하게도' 열심히 '법과 원칙'을 배운 나머지

한없이 국가와 대통령에게 충성하며 직무에만 충성하는

'순수한' 직업 경찰관이 되고 검찰관이 되고 판사가 되어

그 법과 원칙을 위반하는 '불순하고 더러운' 노동자들과 반항하는 인민들과

피부색 다른 인종들을 무참하게 조롱하고, 짓밟고, 죽이고 몽둥이를 휘두를까 두렵다.

'위대한 조국'이 선진국이 되는 데, 딴 소리 하는 제 아비어미, 형제자매들을 감옥에

보낼 '순수한' 애국투사들이 되지 않을까.

 

그래 내 방금 들었듯,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자식의 무슨 무슨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그건 '자료가 많으니 논문이 되겠다'는 둥을 아무런 떨림도 구김도 없이 이야기하고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순수한' 자들이 되지 않을까.

 

5월은 저 순박 무지한 자들에게 어떻게 세상이 순수하면 안되는지,

왜 순수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지를 보여주는 달이어야 한다.

 

순수는 세상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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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만들기

시장에 갈때마다 느꼈던 것이 두부값이 보통 비싼게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허술해 보이는 밥상에 반찬 하나 채울 일이 걱정이 되는 통에

두부를 사자니, 유기농 이름자가 붙은 것들이나, 무슨 상표라도 붙은 것들은

가격이 2000원이 훌쩍 넘어간다.

국산콩이라고들 자랑하지만, 이것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또 한 모 사면 한 모를 더 붙여준다는 꼬임에 넘어가 두 모를 '한 모 가격'에 사게 되면

한 모는 그럭저럭 먹게 되는데, 남은 것들은 며칠 내에 먹어 치우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일이 여러 차례 벌어졌던 것이다.

세 식구가 열심히 먹는다고는 해도 날마다 두부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만든 이 이름도 분명치 않은, 판에 담긴 한 모 짜리 두부를 사기에도

뭔가 께름찍한 구석이 남기 일쑤였다. 다 커버린(!) 우리야 상관 없다지만, 어린 아이도 먹을건데.

두부를 살 때마다 이 콩은 어디서 온건가? 뭐가 들어갔나? 유전자 조작 콩은 아닌가? 이런 온갖 걱정을

하는 것도 피곤한 노릇이었다.

 

그래서 두부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콩은 고향에서 보내주신 어머니표 콩으로 하고, 간수는 대용으로 만들었다(소금(1)+두 배 식초(3)+물3)) 처음 만들때는 좀 짜고 심하게 시고 해서 옆지기에게 구박을 받았다.

 

두번째는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두부가 안되고 버려야 하는 콩물이 좀 많이 생겨서 아까운 마음에

국이라도 끓여보자 했다가 더 심한 비난을 들었다. 두부에서는 짜고 신 맛이 덜 나는데, 국은 식초 국이라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했다. 옆지기 구박을 두 배로 받았다. 아까운 시래기 국.

 

세번째부터는 두부도 제법 먹을만해지고, 짠 맛도 신 맛도 거의 사라진 "두부같은" 두부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콩 두 주먹 정도에 두부 반 모 정도를 "생산"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모양은 좀 우습지만.

곁다리로 생기는 콩비지는 콩비지전을 해먹고, 콩비지 찌게도 해 먹으면 된다. 버리는 것이 없다.

 

지금 두부 만들기 성공담을 여기저기 퍼트리는 중이다. 나는 퍽 자랑스러운데, 남들 보기에는 좀 유치하지 않을까 싶다.

 

"두부 만들기 성공담"

1. 콩을 하루 종일 불린다.(한 두 컵, 혹은 두 주먹)

2. 불린 콩을 믹서에 간다.

3. 잘 갈아진 콩물을 베보자기에 넣고 걸러낸다. 힘껏 짜낸다. 콩비지에 물을 부어 남은 콩물을 또 짜낸다.

4. 거른 콩물을 솥에 넣고 끓인다. 살짝 저어준다.

5. 거품이 확 일어나면 들기름 몇 방울 뿌려준다. 거품이 죽는다.

6. 조금 더 있다가 콩물 끓이는 냄새가 그윽해지면 불을 끈다.

7. 간수가 있으면 간수를 쓰고, 없으면 대용 간수를 간단하게 만들어 쓴다.

8. 간수를 슬슬 콩물 위에다 뿌려준다. 잘 섞이도록 천천히 조금만 저어준다.

9. 기다린다.

10. 몽글몽글하게 콩물이 엉긴다. 순두부가 된다.

11. 다 엉겼다 싶을때, 물 잘빠지는 그릇위에 베보자기를 놓고 그 위에 콩물 엉긴 것(순두부)을 붓는다.

12. 순두부를 먹는다.

13. 아니다 그냥 두부가 먹고 싶다. ->베보자기를 예쁘게 덮고 그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놓는다.

14. 기다린다 -> 두부를 먹는다.

15. 두부 만들기 성공!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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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기관' 전씨

 

"진단서를 작성했는데, 진단서는 1번 뇌진탕, 2번 경추염좌, 3번 요추염좌, 4번 좌측 눈 각막 손상, 5번 눈꺼풀 안검 및 눈주위 타박상 그다음 결막하 출혈, 6번 다발성 타박상과 찰과상, 7번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8번 경추 추간판 탈출증, 9번 마비성상사시(외상성)로 나왔다. 발병일은 2009년 2월 27일. 2009년 2월 27일부터 현재까지 본원 신경외과 입원 가료 중으로 상기 병명 중 마비성 상사시에 대해서는 약 2개월간의 가료를 요할 것으로 사료되고,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요한다고 진단서를 발급했다..

 

 

뇌진탕에, 눈 돌아가고,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디스크)까지...엄청 심하게 맞았군. 이런걸 반 죽음이라고 하는 거지. 반 죽도록 맞았네. 그 짧은 시간에. 70세 다 된 노인에게.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까지 겪으시는  할 존엄한  '헌법 기관' 한 분이 퇴원하셨단다.

앞으로도 5주는 더 누워 계시라고 붙들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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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지난달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큰외숙이 쓰러지고

큰 이모는 치매로 요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래 저래 두어달 슬픈 일들이 계속되다.

워낭소리를 보다 엉엉 소리내어 울어버린 것은

사실 그 늙은 소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제는 온몸이 마비된채 아무 말도 못하고 가슴으로만 흐느끼는 외숙을 문병하였다.

소리내어 울고 싶으실 텐데 마른 눈에 눈물도 못 흘리고 그저 가슴으로만 겨우 들썩거리며

반갑다 어서오라 말 한마디 못하셨다.

 

외숙이 쓰러지기 전에 하신 말씀은

"재미없다"였다고 한다.

노동으로만 보낸 일생의 종착점이 "재미없는 날들"이라니.

 

지금 난 "재미있게" 살고 있는가?

재미있게 살아볼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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