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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만들기하다

  • 등록일
    2005/08/01 12:43
  • 수정일
    2005/08/01 12:43

라디카 언니와 풀꽃세상에서 하는 비누만들기교실에 갔다.

장흥을 지나 의정부가는 길 옆에 위치한 광명 보육원을 가는데 약 1시간 남짓.

먼저 온 사람들은 텃밭가꾸기를 막 끝내고 맛있게 점심들을 들고 있었다.

몇몇 눈에 익은 사람들, 천성산 살리기 광화문 집회때 본 이도 있고

얼마나 일본 아나키스트 친구들과 홍대 바다비에 갔을때 만난 짱돌씨도 있다.

이내 마음이 푸근해졌다.

풀꽃세상에서 내 이름은 개똥방울토마토 줄여서 개방토다.

작년 화순에서 귀농한 종섭씨네를 놀러갔다가

밭 이랑 사이에서 발견한 토실토실한  방울토마토

똥거름 속에서 지절로 자라나 또 내 입속으로 들어가니,

그야말로 자연이 보여주는 순환 섭리의 요약판이다.

 

풀꽃세상분들이 가꾼 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등을 둘러보고

비누만들기에 들어갔다.

처음 이론설명은 약간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들은터라

쫓아가기가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라디카 언니를 보니 눈이 게슴츠레 한 것이 어디가 아픈가 물어보니

나중에 들어보니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한다.

맞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나에게 자기에게도 불면증이 있다고 했었다.

 

이론적으로 만들기는 간단하다.

천연오일과 가성소다, 물, 향료나 첨가물만 있으면 끝이다.

근데 이것저것 도구들이 좀 필요한 게 번거롭달까

저울, 온도계, 스탠그릇, 핸드블랜더(일명 도깨비방망이).

제일 어려웠던 건, 오일과 가성소다물의 온도를 맞추는 일이다.

가성소다에 물을 부으면 온도가 90도 이상 올라간다.

그 온도를 45도까지 낮추고, 오일을 45도까지 올려야 한다.

무더운 여름에 온도를 낮추는 게 어디 쉬운일인가?

찬물을 다라이에 받아다 그룻째 담구어 식히느라 시간이 좀 갔다.

온도를 맞추고 나서 섞어서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어야 한다.

주걱으로만 저으면 1시간 이상을 저어야 한다고 하니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핸드블랜더인 모양이다.

 

오일과 가성소다물 섞은 것을 핸드블랜더로 돌리니

이른바 "비누화"가 일어난다. 흠... 역시 화학의 세계는 오묘하다.

이때 로즈마리 가루를 섞으면 로즈마리비누가 되고,

오렌지를 섞으면 오렌지 비누가 되고,

숯을 섰으면 숯비누가 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구할 수 있는 걸로 비누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이왕이면

폐기름으로 만드는 빨래비누 만들기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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