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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의 나열...

  • 등록일
    2007/12/24 10:14
  • 수정일
    2007/12/24 10:14

일과 놀이를 만들어내고,

공부할 거리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일은

웅덩이에 고인물을 흐를 수 있게 도랑을 내는 일이다.

그 물이 어디로 흘러가건, 흘러가는 물은 썪지 않고

나를 쉼없이 전과는 다른 장소로 옯겨놓는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나는 순환되고 있지 않다.

*

여전히 개발주의적 발전주의적 사고방식은 나를 지배한다.

그것은 젖먹이 때부터 길들여진 생각의 습관.

어머니, 아버지때부터 일본으로 막노동을 떠나신 할아버지 때부터

근대라는 시간의 패러다임을 살아온 나와 이들에겐,

3차원인 세상에서 4차원, 5차원은 그저 허구일 뿐.

굴딱지 같은 견고한 세상과 그만큼 지긋지긋하게 견고해진

나의 에고와 껍질, 안온하면서도 답답한 그 현실.

먹고살만 해서 안온하고,

내 삶의 잉여를 채우지 못해 답답한...

*

회사와 집이라는 차원 속에서 그들의 삶은 나와 별개이다.

회사와 집을 둘러싼 사회라는 차원 속에서 그들의 삶은 나와 연관되어 있다.

이 연관성을 예전에는 매체를 통해, 그 다음에는 친구를 통해, 친구의 친구를 통해 맺어왔다.

지금은 직접 맺을 수 있다.

먹고사는 문제를 떠난 삶의 잉여에서 빚어진 이 인연들의 깊이는 얼마일까?

*

먹고사는 문제가 지나치게 과장되었슴을 인정한다.

하지만 소박함으로 돌아가 중심을 잡는 일이란 또 얼마나 어려운지.

*

2차선도 안되는 도로위에 사람과 오토바이와 창문이 떨어지고 매연이 뿜어져나오는 택시와 버스들이 서로 얼키고 설킨 가운데, 릭샤를 타고 네거리 어느 한쪽에서 오도가도 못했던 경험. 예전에는 식수원으로 쓰였을 동네의 커다란 연못이 온갖 쓰레기와 배설물들로 오염되어 방치되어 있는 것. 그것이 방글라데시에 관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기억이고 그래서 방글라데시 그 자체이다.

*

어렸을때 그의 기억은 참으로 행복했다. 지금의 그를 보면 참 맑은 시절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도 돌아갈 수도 없다.. 그는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롭고 보다 질서정연해 보이는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멸시와 차별을 받으면서 돈을 벌며 고향을 그리워했지만, 더이상 예전과 똑같이 그립고 예전과 똑같이 매연과 무질서와 부패와 가난으로 가득한 그 나라를 견디지 못할 거라고 한다. 과거를 미화하는 정신의 작용으로 그의 어린시절은 아름다왔던 걸까? 아니면 보다 상위의 가치체계에 포섭되면서 내려다보게된 그 삶이 평가절하되었던 걸까?

*

빨갛게 녹슨 병뚜껑이 달린 병에 망고 짱아치를, 아스크림통이었을 낡은 플라스틱통에 기름에 절인 쇠고기를 가져올 것이다. 나를 위한 새해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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