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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7/04/09 11:00
  • 수정일
    2007/04/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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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미사 드리고 와서

편하게 낮잠을 잤다.

안성 집에 찾아온 손님들이 돌아간다고 해서 작별인사를 하고 보냈는데

그 중 한사람(현실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주는 이)이 다시 돌아와서 내게

서너가지의 물건을 좀 달라고 했다.

서둘러 다 찾아 놓고,

내 생각으로

그 사람이 이것도 필요할텐데 말을 못했겠거니 짐작하면서

그 걸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아지지 않았다.

급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는데.. 마음은 바쁘고 열어 보는 서랍마다 다른 물건들이다.

 

너무 힘이 들어 땀을 삐직삐직 흘리며 깨어났다.

 

잠시,  생각해보니

평소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미 무엇을 해야 할지 주어져 있는데,

내 생각에 지레짐작으로 할 바를 정하고 못 해내서 힘들어 하는...

상대방이 이야기 하는 것, 원하는 것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이상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것, 실제 그렇게 해주지도 못하면서...

 

요구받은 대로 살자꾸나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지금, 이순간 주어져 있는 것들의 가치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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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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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7/04/06 09:49
  • 수정일
    2007/04/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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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기부턴가

내가 특히 인정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많은 결정에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인정욕구가 작용을 했다고 믿고 있다.

 

올 들어 부쩍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단순 참가하는 일을 피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일상의 반복이다. 학교와 집.. 진행하는 프로젝트 관련 모임으로 제한된다.

 

거의 매일 서울역에서 던킨 커피를 사는데

점원 중 한 명이

길게 늘어선 줄 가운데 있는 나를 발견하고

커피 먼저 드릴께요 한다. 그리고 내 뒤통수에다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를 정겹게 던져준다.

천안아산 역에 내려서 늘 그렇듯이 택시를 탔는데

몇 번 탄 적이 있는 기사분을 만났다.

오랜만이시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시는데 반갑게 그동안 잘 안오셨냐고 되묻고...

 

현관을 들어서는데, 청소하시는 아저씨가 모자를 벗으시면서까지 인사를 건네신다.

 

아침부터 기분이 가볍고 좋다.

 

한편으로, 누군가가 끝없이 알아주고,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었던게냐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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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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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4/05 09:58
  • 수정일
    2007/04/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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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고

살아오는 동안

마음에 맺혔던 것들을

풀고

자신의 삶과 진정한 화해를 하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나름 이해하고 있다.

 

이 일을 소명으로 받아

남아 있는 시간동안

헌신하며 살아가겠노라는

노 수녀님을 만났다.

성씨도 노이고, 연세도 환갑이 넘으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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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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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7/04/04 09:48
  • 수정일
    2007/04/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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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에 가졌던 생각, 태도, 마음, 원칙을

쉽게 버린 적은 없었던가를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쩌면 셀수없이

그렇게

돌아서고

또 돌아섰다.

 

그 때마다

어쩌면

그렇게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많았고

탓할 수 있는 남들이 많았던가

 

이천년전 유다가 한 짓이

결코

그의 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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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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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4/03 10:18
  • 수정일
    2007/04/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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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전기를 읽다보면,

당시 역사적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취했던가,

어떤 역할을 담당했던가, 얼마나 기여를 했던가..를 검증하게 된다.

일제 시대, 독립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독재정권하에서 반독재를 위해 무엇을 했었는지,

민주화의 과정에서 어떤 단체에서 무엇을 맡았었는지....

 

연일, 테레비 뉴스와 신문은 제3의 개국이라고 특집방송과 대서특필이다.

막상 이렇게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몰랐다는 안이함을 반성하지만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막연한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를 살아갈 다음 세대들에게

무한경쟁의 질서에 대책없이 뛰어든 지금 이 세대들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부활절을 앞두고,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라는 찬송의 가사가

몹시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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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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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3/30 10:34
  • 수정일
    2007/03/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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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이 코앞에 있는 두건의 보고서가 있는데

주문한 책은 빨리도 도착을 했다.

 

보이지 않는 가슴. 낸시폴브레 지음. 윤자영 옮김 도서출판 또하나의 문화

 

얼마전에 출판된 책인데, 신문에 소개된 글을 보고 주문했다.

번역서라 문맥이 읽기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은 되지만

어서 읽고 내용을 정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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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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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3/29 10:21
  • 수정일
    2007/03/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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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함께 해온 신앙공동체가 있다.

새삼 세월의 무게와 의미가 느껴지는 때,

기도 중에 앞으로의 갈 바를 찾기 원한다.

 

.........................

사랑의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제도 오늘처럼, 아침에 일어나 직장을 향해 가고 있지만

어제 그 시간의 저와 다른 저를 알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이십년전 저희를 당신의 이름으로 모이게 하시어

매주 같은 모습으로 모였던 저희들이지만

그 때의 저희와 달라진 저희를 체험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저희를 불러주셨음을

저희가 고백하고 지내온 시간동안

저희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헤아려봅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지 못할 때

저희가 함께 모여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켜주셨습니다.

이기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잊고 달릴 때

당신께 의지하고, 당신의 뜻 앞에 헌신하고자 하는 형제들을 보며

잠시 멈추어 서서 다시 당신께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혼자 가는 인생길, 외롭고 버겁다고 느껴 지칠 때

당신의 사랑을 전해주는 형제들의 고백과

함께 나눈 찬양 속에서

얼마나 많은 위로를 얻었는지요.

무엇보다도

저희의 시작과 과정을 함께 지켜 보시고,

저희의 부족한 정성과 얄팍한 믿음을 탓하지 않으시며

오늘

다시 당신의 사랑을 뜨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이끌어주시니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주님, 저희의 감사와 찬양을 받아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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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Study

일상의 반복을 어찌 이길 것인가??

아침 출근길, 서울역 지하도를 걸으면서 반대편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몇시간 후면 내가 다시 저 방향으로 걷고 있을 모습이 스쳤다. 어제도, 내일도 같은 반복...

 

대학원생 수업때문에 그전에 사다 놓고 들여다 보지 않았던 책을 꺼내들었는데,

스웨덴 The Institute for  Working Life와 노조 연합이 공동으로 지원한 프로젝트보고서이다.

 

NEXT Study : Nurses' Early Exit Study

우리말로 하면 간호사의 조기퇴출에 관한 연구라고 하면 적절할까?

노인인구는 점점 많아지고, 간호사가 부족한 것이 유럽의 현실.

고민은 기존의 간호사들이 나이들어서까지 일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이직을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였다.

11개  EU 국가의 14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40명이 연구자가 참여하였고,

7,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39,869명이 응답하였다. 기초조사와 1년후 변화에 대한 비교,

그 사이에 이직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조사 등이 2002년 2월에 시작되어 2005년 6월까지 진행되었다. 내가 갖고 있는 보고서는 2003년에 발간된 것으로 기초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웹사이트 www.next-study.net 을 찾아가 봐야겠다.

.....

갑자기 불끈 의욕이 솟는다. 아니,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던 참에

오늘 하루 마무리해야 할 지난한 보고서 작업을 뒤로 하고 싶은 욕심인지도 모르지..

 

학생들 시험감독 들어가서 서문 읽고, 앞부분 읽으면서 전국규모의 연구프로젝트를 그려보기도 하다가

마음을 달래고,

다시 어제 쓰다만 보고서 파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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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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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7/03/27 06:11
  • 수정일
    2007/03/2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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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소설이다.

소설이라기 보다, 보고서라 느껴질 만큼 사실적 묘사가 훌륭하다.

성장기에

내가 어찌할 수 없었던

그 막막함을

다시 살아나게 하고,

잊고 살아온 그 무게로

가슴이 너무 뻐근했다.

내 힘으로 살아 온 날들이 아니고,

거저 받았으니

거저 돌려드려야 하는 것인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둠 속에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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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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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3/26 10:23
  • 수정일
    2007/03/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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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읽으려고 붙들었는데, 의외로 손을 놓게 되지 않아 얼추 다 읽었다.

막연히 알고 있었던 한 어른의 인생,

꼼꼼히 들여다보니 몇가지가 가슴에 남는다.

 

1. 의사가 될 때의 첫마음을 지키려고 평생토록 애썼다.

2. 좋은 습관을 지녔다. 매일 새벽 일어나 성경읽고 기도하고, 그날 진료했던 환자에 대해 기록하고, 자신의 사소한 거짓에 대해서도 남들 앞에 기꺼이 내놓고 시인하고.....

3. 사회변혁에 대해 대단한 지견을 지니지는 못했으나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 적어도 옳지 않음을 따르지 않는다는 신념에 근거를 둘 수 있었다. 청년 시절, 신사참배를 하지 않은 교회를 선택해 다닌 점, 생계를 위해 직장을 정할 때 일제하 고위관료가 되는 도립병원 의사의 자리를 선택하지 않은 점, 서울의대 교수자리를 제의받았지만 부산에서 가난한 사람을 돌보기 위해 시작한 자신의 실천을 더 소중히 여겨 거절한 점..

4. 의사로서 새로운 지식을 익히려 항상 노력했다. 후배라하더라도 새로운 의학기술과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기꺼이 배우려고 애썼다. 그럼에도 굳이 외과전문의 자격을 따라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를 불필요하게 여겨 박사학위는 가졌지만, 전문의 자격증은 갖지 않은 점...

5. 온전히 신앙에 의지하며 한 평생을 살았노라 고백했다. 하느님 안에서 살고자 했음을 언제 어디서나 고백하고,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온 인생... 신앙의 신비는 말이나 글로 표현되고 설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오로지 삶으로 보여지며 전해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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