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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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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6/04/03 07:18
  • 수정일
    2006/04/0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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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할배가 밭에 씨를 뿌리셨다. 상추, 아욱, 쑥갓, 도라지... 고구마도 심으실 예정이라면서 풀이 나지 못하도록 검정 비닐로 밭을 덮어두셨다.

일요일 한가한 낮잠을 즐기고 밖을 내다보니, 어르신 두 분이 잔디에 풀 뽑고 씨뿌리고..

부지런을 떨고 계신다.

염치가 없어 커피 한잔 타 드렸더니, 이제 싹나고 잘 자라면 마음껏 따 먹으란다.

참.. 염치가 없어서 물은 얼마마다 주어야 할까요라고 여쭈었더니, 하늘에서 비내리는 것으로 다 된단다. 할 수없이 그럼 풀이나 자주 뽑겠노라 말씀 드렸다.

가까이에서 봄이 오는 것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진부한 표현지이만, 정말 "생명"의 힘이 느껴지는 들판이다.

과수원의 나무들도 무언가 열심히 봉우리를 키우고 있다. 곧 이화가 만발하겠지...

주말의 호사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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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티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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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6/04/03 07:15
  • 수정일
    2006/04/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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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부근에는 유독 천주교 성지나 유적이 많다.

서울에서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이 모여 살거나 살해를 당해 이름도 없이 묻혀 있는 곳.

가장 크고 거대한 곳은 김대건신부의 묘지가 있는 미리내 성지다.

그곳에 비해 우리나라 두번째 신부이신 최양업 신부의 묘지와 그분이 돌보던 교우들이 모여 살았던 곳인 배티 성지는 산 골짜기에 소박하게 자리를 잡았다.

야외미사를 볼 수 있도록 나무둥지로 의자를 만들고 제단을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보스톤에서 사순시기를 나름 진지하게 지냈던 것에 비하면

요즈음은 너무 엉망이다. 주일 미사도 벌써 몇번 빠졌다.

그래서, 토요일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마음의 평화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머릿속에 여전히 사심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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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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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6/03/26 21:50
  • 수정일
    2006/03/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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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 못간 대신

오후에 형부와 함께 우면산을 올랐다.

약2KM정도 정상까지의 거리를 중간에 두번정도 쉬고 40분정도에 오를 수 있었다.

다른 산과 달리 산림욕장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이어지기 때문에 힘든 코스는

절대 아니었지만, 내가 산을 오르면서 오늘처럼 수월하게 해본적은 없는 듯하다.

평소 지하철과 서울역 계단을 오르내린 훈련이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어진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겨 기억해두기로 했다.

 

복잡한 머릿속을 헐떡이는 숨, 당기는 근육 달래는 것으로 말끔히 정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만, 서초구의 부유한 사람들이 어느 기업으로부터 지켜낸 우면산이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망가지고 있음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들어가지 말라는 팻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산 여기저기에 길을 만들었다. 그 발길에 풀도, 나무도 망가지지 않을 수 없으니...

정상에서 산 아래 빌딩숲을 찍어볼까 했지만, 너무 뿌연 상태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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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연구소, 플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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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보훈병원의 병실

지난 학회때 견학한 병원의 병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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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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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6/03/25 14:42
  • 수정일
    2006/03/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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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지만.. 안성을 못 가고 있다!

지난 주에 서운산에 가서 봄맞이를 하길 다행이다.

버들개비, 개구리 울음소리가 아직은 마른 잎과 마른 가지 뿐인 산에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주인할배는 오셔서 열심히 밭을 일구시고..

우린 올여름 풋고추, 조선상치, 오이 따 먹을 기대를 속으로 감추고 할배에게 넌지시 여쭈어보았다. 씨를 뿌리나요? 아님 모종을 사다 심어야 하나요?

우리의 관심을 보신 할배, 뒷마당에 새로 밭을 일구어 놓으셨다. 잘 할 수 있을까 심히 의심스러우나...

 

호연지기가 필요하시다는 홍실양에게 고향의 봄기운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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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rity nurses

지난 학회에서의 발표논문은

마이너리티 간호사가 업무부담이 더 크고, 그래서 요통유병률도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초기분석에서는 그렇게 나왔음),

발표 전날, 공동연구자들을 만나보니

업무부담은 더 높지만, 요통유병률은 오히려 더 낮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발표는 날더러 하란다..

동일한 노출을 위해 내외과병동의 1년이상 근무한 full-time 평간호사로 한정을 하다보니

처음 결과와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어쨋든 발표는 해야 하는 것이니,

밤새 그 결과로 그래프 만들고

새벽녘에 허리 좀 피자하고 누워 곰곰히 생각해보니

흑인 여고생이 간호학과에 입학하기가 매우 힘들고

들어와서도 졸업하기가 힘들다고 했던 논문이 기억나고,

아시아 간호사들도 미국에 취업 하려면, 여러단계의 스크리닝 과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

결국,

흑인이나 아시아인 간호사들 모두 그 집단에서는 상당히 선택된 여성들이라 할 수 있겠다. 건강이나 사회경제적 수준 면에서..

반면 백인간호사들은 상대적으로 취업선택이 폭이 넓은 백인여성 중에서 힘든 간호사 직종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기본적으로 두 집단의 건강수준 그 자체가 차이가 있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한 업무부담에도 요통이 생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마이너리티 간호사들이 선택되어 있었고, 작은 업무부담에도 요통을 호소할만큼 약한 백인간호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은 아닐까...

동일한 직업/동일한 근무조건이라 하더라도 인종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밝힌 연구가 있을까?  자신없다.

발표 당일에는 어쨋거나 이런 궤변으로 위기를 모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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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간호사

플로리다 클리어워터비치에서 있었던 컨퍼런스에서

이민간지 30여년이 넘은 한국인 간호사를 만났다.

뉴욕에 있는 보훈병원에서 일하신다고 하는데, 연세는 62세(?) 정도로 아직도 평간호사시다 .

그래도, 병원에서 제법 인정을 받으시는 탓에 컨퍼런스 가서 배우고 와서 다른 간호사들을 가르치라고 보내주었단다.

남편은 세탁소를 하다가 이제 정리를 하고 쉬고 계시고, 아이들은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는 중이라고 하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한국에 갈 일이 별로 없어 한 15년전에 다녀온 것이 마지막이라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자비를 들여 이런 컨퍼런스를 왔다는 것에 무척 놀라셨다. 컨퍼런스의 이론적인 내용을 들으며, 아직도 미국의 병원 현실에서는 상당히 실행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을 곁들여 지적해주셨고. 보훈병원이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보이는 관료적인 행태들을 비판하셨다. 예를 들면, 병원 인테리어 공사를 수시로 하는데 돈을 쓰기 위해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보훈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의 특성상 간호의 어려움 또한 크다고 한다. LPN이나 Nurse aid 같이 보조인력을 데리고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인데, 이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태도가 한국인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 불성실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이란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사회적 기술은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라 하시면서도 컨퍼런스 내내 우리 곁을 떠나지는 않으셨다.

 

환갑이 넘어서도 평간호사로 일하는 모습,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데

그만큼 살기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미국 병원의 업무환경이 더 좋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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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3/13 13:31
  • 수정일
    2006/03/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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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출근기차를 타고 한강다리를 건너면서

보스톤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을 떠올렸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이 기억나질 않더라.

무리한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온 후, 정신없이 일주일을 지내고 나니

언제 미국을 다녀왔던가 싶고,

마구 샘솟았던 그 곳에서의 연구의욕(?)은 자취를 감추었다.

 

아,

이 단절을 어찌 극복하리...

 

창밖에 눈은 내리고, 자꾸 가라앉는 기분을 추스려

새로운 활기를 찾아보자고 애쓴다.

안성 집 꽃잔디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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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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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6/02/15 18:51
  • 수정일
    2006/02/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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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비가 오고, 안개가 낀 흐린 날씨다.

제법 푸근해서 그런지, 개강을 준비하라 재촉하는 교내 메일이 많이 날라와서 그런지

봄이 오는구나 싶다.

 

하루 종일 학과평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준비하는 일로 진을 다 빼고나니..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는다. 한껏 잘난척하며 밖으로 나돌아다닐 때, 학교 일은 그저 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챙기자니 한이 없다.

존경스러운 전임자들.. 언제 이 짐을 벗을 수 있을까? 벌써 손꼽아 본다.

갈등이 심해질 땐,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누구도 내게 크고 거창한 일을 하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지라고... 마치 내가 해야 할 무슨 중요한 일이 있는데, 지금 여기에 발목잡혀 못하는 것처럼 억울해하지 말자는 것이다.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일 때문에 사람에 대한 배려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잘 해낼 수 있는  만큼까지가 한계다. 내가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순간, 용량초과임을 인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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