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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독자편지(박대성/ 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박대성

2학년이 되어 첫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장의 모습은 초등교육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나를 지도하신 선생님은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발표 하나를 시키면서도 아이들의 정서에 미칠 효과를 고려해서 지명해야 하고, 동기유발 없이 그저 아이들에게 상투적인 방법으로 수업을 해서는 효과적인 수업 진행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 초등교육이 발전하기도 했지만,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환경이 어려워진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취업을 걱정하는 주위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하며 초등학생 가르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말하곤 했다. 나는 친구들의 의견을 부정하면서도 조금은 동조하는 마음이 있긴 했었다. 그러나 초등교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매우 그릇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지식만을 가르친다면야 초등학교 수준정도는 약간의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나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아이’라는 무궁무진한 세계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아이가 말 못하는 고민을 느끼고 거기에 적절한 지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학업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교재연구를 하고 교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재능을 찾아내어 그것을 살려주어야 한다.

 교생실습을 다녀온 후, 초등교육에 대한 나의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 보였다. 무엇을 배우더라도 아이들이 직접 내 시범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

 교육은 결국 아이를 잘 알아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살벌한 경쟁 체제는 결국 교사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 즉 깊이 있는 교육 공부와 아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박탈한다. 누군가를 밟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인간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준다는 것,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그렇게 경쟁하고 거기에서 승리해서 교사가 된다면 아이들에게도 경쟁을 가르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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