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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낼 돈 없다더니..억대 주식 투자에 금괴가

공평한 납세 의무, 은닉 재산 신고 등으로 함께 해결해야
 
임병도 | 2017-11-23 08:37:5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11월 15일 서울시는 천만 원 이상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총 17,000명의 명단과 이름, 상호, 나이, 주소, 체납액 등의 신상을 서울시 홈페이지에 일제히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는 세금을 내지 않은 날로부터 1년이 지나고, 천만 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들입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행안부 홈페이지, 25개 자치구에서도 명단이 공개됩니다. 전국 통합공개로 서울시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명단을 전국에서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 오문철 104억 최다’

지방세를 가장 많이 내지 않은 사람은 2015년 부과된 지방소득세 등 총 104억6400만 원을 체납한 오문철씨입니다. 법인은 25억 원을 체납한 ‘명지학원’입니다.

 

개인체납자 연령별 수 및 체납액(신규 공개) ⓒ서울시

 

신규로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 수를 보면 1천만 원~3천만 원이 578명으로 전체의 45.6%(119억 원)를 차지했으며, 5억 이상 체납한 사람도 16명(270억 원)이나 됐습니다.

신규 개인 체납자 923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전체의 29.7%(274명)로 가장 많았고, 체납한 금액은 60대가 251억 원(39.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고액‧상습 체납자 공개, 효과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아무리 세금을 체납했어도 개인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명단 공개가 과연 효과가 있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2014년 10월 한 고액체납자 집에서 압수수색한 고급시계·금목걸이 등 귀금속과 현금 ⓒ서울시

 

고액 체납자 중에는 여건상 재산이 한 푼도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체납자 중에는 재산을 빼돌려 놓고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과거 세금 체납자 재산 은닉 사례>

▷50억 원 세금 체납 중인 사채업자: 세탁기 안에서 10억 상당 채권 발견.
▷23억4,000만 원 체납 중인 대학교 운영 A법인:108억 원 채권 보유.
▷4,000만 원 체납 B 병원장: 주식과 펀드, 채권 등 19억 8천만 원 보유.
▷1,100만 원 체납 C전자 임원: 주식 4억 3,000만 원 투자
▷ 2225억 체납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키르기스스탄으로 도주. ‘정수’라는 회사 설립
▷ 8억 7,900만원 체납 전두환: 해외 골프 관광, 손녀 자동차는 포르쉐.

서울시가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는 목적은 정보 공개 등의 압박을 통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공개사실을 사전 통지하는 등 명단공개 진행 과정 중에 총 32억 원의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원래 3천만 원이었던 체납기준액이 1천만 원으로 개정된 후 처음으로 적용되는 연도라 체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10,056명)보다 신규 공개대상자가 대폭 줄었습니다. 상습적으로 체납한 사람이 계속 세금을 내지 않고 있으므로 늘지 않고 유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평한 납세 의무, 은닉 재산 신고 등으로 함께 해결해야’

조욱형 서울시 재무국장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명단공개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징수한다는 자세로 특별 관리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건강한 납세문화 정착과 조세정의 실현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체납처분, 출국금지, 검찰고발, 관허사업 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금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 제보를 받고 있다. 체납자 재산은닉 신고 포상금은 최대 1억 원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재산을 숨긴 고액·상습 체납자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산을 가족 명의로 바꾸거나 미국으로 도망가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재산이 없다’고 버티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나 제보 등이 있다면 체납자의 실제 거주지나 은닉 재산을 찾아 세금으로 징수하는 데 유리합니다.

서울시는 체납자 재산은닉 신고포상금을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행자부가 올해부터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한도액을 1억원으로 올려 이를 따른 것입니다. 개인이나 법인의 은닉 재산 시고는 지방세 인터넷 전자납부시스템 ‘E-TAX’나 서울시 홈페이지에 가면 됩니다.

서울시의 체납징수전문 조직은 ‘38세금징수과’입니다. ‘38사 기동대’라는 드라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38세금징수과’의 38은 납세의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 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를 뜻합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의무와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는 ‘납세 의무’를 저버린 사람들을 향한 시민 사회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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