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돌고 돌아 ‘윤석열’에서 끝난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경선

윤석열 탄핵 찬반이 최대 쟁점...한덕수 대망론에 관심도 낮아져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5.04.21.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결국 ‘윤석열’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경선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가나다순)이 ‘4강’에 들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오후 국민여론조사 100%를 반영해 2차 본선 진출자 4명을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는 발표하지 않았다.

인지도나 당내 조직세,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해볼 때 김 전 장관, 한 전 대표, 홍 전 시장은 2차 경선 진출 안정권으로 평가받았다. 관전 포인트는 나경원 의원과 안 의원 중 누가 4명에 진입하느냐였다. 윤석열 탄핵 반대파로 일관되게 행보를 한 나 의원은 전체 지지율에서는 다소 밀리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탄핵찬성파로서 윤 대통령과의 손절을 강하게 주장한 안 의원이 뒷심을 발휘해 2차 경선에 진출했다.

4강 티켓을 높고 안 의원과 나 의원은 거칠게 맞붙었다. 19일~20일 열린 조별토론에서 다른 조에 편성돼 대면하지 못한 두 사람은 막판 SNS 설전을 이어갔다. 특히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21~22일에는 한계선을 넘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안 의원은 나 의원 등 탄핵찬성파에 ‘전광훈당으로 가라’고 했고, 나 의원은 다른 당 출신인 안 의원에게 ‘뻐꾸기’라고 응수했다. 여론조사 마감 당일인 22일에도 안 의원은 ‘반(反)탄 법조인 출신 후보님들’을 거명하며 “헌정질서와 법치를 부정하고 국민을 배신한 그 선택은 역사 속에 고스란히 기록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경선후보 8명 중 ‘반탄 법조인’은 나 의원과 홍 전 시장이다.

2차 경선에 진출한 4명은 탄핵찬성과 탄핵반대 2명씩으로 ‘균형’을 맞췄다. 안 의원과 한 전 대표는 탄핵찬성파, 김 전 장관과 홍 전 시장은 탄핵반대파다. 경선 도중 후보 캠프와 당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했지만,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이 윤석열 프레임을 한 치도 못 벗어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윤석열 신당(윤 어게인 신당) 창당 추진, 윤 전 대통령과 창당파 변호인의 사저 회동 공개 등으로 당 전체가 출렁였다. 또한 내란수괴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은 두 차례 공판에서 헌법재판소에서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해 국민여론을 자극하기도 했다. 결국 1차 경선은 윤석열 프레임, 즉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이 가장 중요한 차별점이 됐고, 앞으로도 경선이 윤석열이라는 멍에를 벗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울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에 특히 보수층의 시선이 쏠리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예선전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대선후보가 선출돼도 한 대행과의 단일화와 이른바 ‘보수진영 빅텐트’ 추진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한 대행이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공정성 논란도 크고, 대선 40여일 앞두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을 박차고 선거에 뛰어드는 것에 국민이 동의하겠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 후보들이 대선 상대로 유력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묻지마 단일화’ ‘묻지마 빅텐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2차 경선에서 4명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다. 3차에 걸친 경쟁 끝에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다. 그러나 그 후보가 그즈음 사퇴하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한 대행의 단일화 상대가 되는 것에 만족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5월 10일~11일 대선후보 등록 직전에야 결정될 전망이다. 그때까지도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못하면, 대선 본선에서도 윤석열과의 관계, 그리고 탄핵에 대한 입장을 계속 질문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 고희철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