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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개선조치 가속화 전망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4/02 08:09
  • 수정일
    2013/04/02 08: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경제개선조치 가속화 전망
<분석> 박봉주 정치국 위원 선출의 의미
 
 
2013년 04월 01일 (월) 15:38:34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북한은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조성된 정세와 우리 혁명발전의 합법칙적 요구에 맞게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노동신문>은 1일자 사설에서 “자주의 핵보검을 억세게 틀어쥐고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안전을 굳건히 수호하며 경제건설을 힘 있게 다그쳐 강성국가건설의 최후승리를 앞당겨 나가는 것”이 “3월전원회의의 기본정신”이라고 해설했다.

‘3월 전원회의’의 이같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 노선의 구체적 실행의 일단은 박봉주 당중앙위원회 부장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현영철 인민군 총참모장.김격식 인민무력부장.최부일 인민군 대장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각각 보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봉주 정치국 위원 승진은 파격

이 중에서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 겸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당 정치국 정위원으로 파격 발탁한 것은 앞으로 북한의 경제개선조치를 전망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봉주(73) 신임 정치국 위원은 2003년 9월 내각 총리로 선출돼 2007년 4월 해임시까지 북한 경제를 이끌었지만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고, 2010년 8월 당 제1부부장으로 재기해 그해 9월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피선됐으며, 지난해 4월 당 중앙위 부장이 된 바 있다.

따라서 아직 당 중앙위 후보위원인 박봉주 부장이 당 정치국 위원이 된 것은 당 중앙위 위원과 정치국 후보위원을 단번에 건너뛴 파격인사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영림 총리는 논외로 하더라도 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곽범기 당 비서와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을 한꺼번에 제친 인사인 셈이다.

물론 박봉주 신임 위원이 내각 총리를 지냈고, 이미 당 부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불가능한 인사는 아니고 북한 특유의 좌천과 재기용의 인사패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7.1조치 주역 박봉주와 화폐개혁 주역 박남기

그러나 박봉주 부장의 정치국 위원 선출은 단순한 개인의 승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정책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데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 경제 4인방 박봉주.로두철.곽범기.전승훈 중에서 로두철, 박봉주가 실세”라며 “화폐개혁 때문에 사임한 박남기와 다른 노선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기를 거친 뒤 야심차게 추진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선두에서 이끈 이들이 바로 박봉주 등 4인방이었지만 2006년경부터 실권하고 박봉주 총리는 2007년 4월 총리에서 해임돼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전락했다.

박봉주 등은 내각에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위한 상무소조(태스크 포스)를 설치해 경영 자율성을 부여한 기업소의 독립채산제와 차등 임금제 실시, 임금인상과 쌀 가격 기준의 상품 가격 인상 등 개혁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반해 박남기(79)는 7.1경제조치 이후인 2003년 9월 국가계획위원장에서 해임됐다가 2005년 9월 당 부장으로 기용됐고, 200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으로서 화폐개혁을 추진했다가 2010년 1월 이후 언론에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당 부장직에서도 해임됐다.

박남기는 전통적인 중화학공업 우선정책에 입각해 박봉주 등 내각 상무소조가 추진한 7.1경제조치를 비판하고 자본주의 요소와의 비타협적 투쟁노선을 분명히 했지만 2009년 화폐개혁 단행이 실패해 무대에서 사라졌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2년 4월 남한을 찾은 북한의 경제시찰단의 단장은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이었고, 당시 화학공업상 박봉주와 장성택 당시 당 제1부부장이 단원으로 함께 해 눈길을 끈 바 있지만 박남기와 박봉주는 이처럼 노선은 물론 부침까지 달랐던 것이다.

박봉주.로두철 쌍두마차가 이끄는 ‘우리식 경제건설’

3월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 노선’이 천명되고 박봉주 부장이 당 정치국 위원에 진입함으로써 향후 내각의 로두철 부총리와 당의 박봉주 정치국 위원이 이끌 쌍두마차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두철(69) 부총리는 2009년 4월부터 국가계획위원장을 겸하고 있으며, 조선국제합영총회사 이사장까지 맡고 있는 내각의 경제사령탑으로서 ‘내각 책임제’가 강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다. 로두철 부총리는 지난해 4월 당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다.

북한 경제와 관련 이미 지난해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이른바 ‘6.28방침’이 내부적으로 공표됐다는 보도에서부터 지난해 연말 7.1경제조치를 발전시킨 ‘12.1 경제개선조치’가 취해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공통적으로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업소와 시군 등 하부단위의 자율성을 높이고 기업소에서 ‘지배인 책임제’를 강화했으며, ‘사회주의 분배원칙’에 입각해 일한 만큼 분배하는 차등임금제를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다.

농업부문에서도 분조 규모를 거의 가족단위 수준까지 축소하고 국가에 토지이용료와 수세, 비료대금 등을 납부하고 남는 부분을 분조의 몫으로 돌리는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간 ‘선군정치’의 강화로 비대해진 군대의 공장과 무역회사, 농토 등이 내각경제로 재편돼 경제부문에 있어서 ‘내각 책임제’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라선특구와 위화도.황금평특구를 비롯한 대외특구 개발정책이 추진됐고, 조만간 원산관광특구 등이 추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법제정비도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북한경제가 서구식 표현에 따르면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지만, 북한은 ‘개혁.개방’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보이며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한 ‘우리식 경제건설’을 위한 ‘경제관리 개선조치’라는 표현을 선호하고 있다.

제2의 ‘7.1경제관리개선조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박봉주 당 정치국 위원의 승진은 북한이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3월 전원회의 정신’에 맞게 새로이 발전시켜 추진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7.1조치 당시 1차 상무조에 이어 지금 박봉주를 따르는 주로 40대의 테크노크라트로 구성된 2차 상무조를 통해 7.1조치의 컨셉이 재현되고 있다”며 “7.1조치 때에 비해 국제환경은 열악해져 대외관계에서 보수적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되지만 10년 전보다 생산력 정상화가 진행돼 발전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2002년 신의주 특별행정구를 설치하고 외국인인 양빈을 행정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개방에 적극적이었고,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 따른 배상금 기대 등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북핵 문제 등으로 국제적 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물에 잠겼던 탄광 등이 정상화돼 석탄 생산량이 늘고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일부가 정상화.신설됐으며, 산업설비류가 증대돼 기업소들의 생산 정상화율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우리의 대형 슈퍼마켓에 해당되는 종합상점들이 등장하고 여기서 팔리는 상품들의 국산화율이 높아지면서 내수 유통망이 정상화될 수 있는지와 농업분야 개선조치들이 식량생산량 증산으로 이어질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시장경제 확대와 함께 진행된 외화유통 확대와 민간의 달러 축적을 '양성화'하기 위해 최근 취해진 것으로 알려진 모든 기업소.기관 등의 외화구좌 개설을 통한 외화거래 정상화 조치가 실제로 성공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평양만 하더라도 각 구역별로 대형 슈퍼들이 생겨나고 광역시도에도 대형 슈퍼들이 퍼져나가고 있지만 관건은 안정적 상품 공급이 될 것”이라고 짚고 “유통혁명과 함께 170만 휴대폰 가입자로 상징되는 통신혁명이 앞으로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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