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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폄훼, 일본 극우 정치인 추태 연상"

5.18운동 33주년 서울 기념식, '임을위한행진곡' 제창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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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8 14: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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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서울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서울 기념식에서는 정부 주관 행사와 달리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으나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왼쪽)은 부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정부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불허, 일부 종편사의 북한 특수부대 개입설 유포 등 5.18민주화운동 폄훼가 난무하는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33주년 서울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 '5.18민주화운동 제33주년기념 서울행사위원회(위원장 박석무)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추모사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꽃잎처럼 쓰러져간 영령들이시어, 치욕과 울분과 부끄러움으로 이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임헌영 소장은 "서른 세해를 맞고서도 편히 쉬시라는 안식의 말씀조차 망설여진다. 영령들께서도 우리와 같이 분노와 경악으로 오셨을 것"이라며 △정부 기념식에서의 국가보훈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일부 종편사들의 '5.18 북한특수부대 개입 폭동설' 유포, △5.18구속부상자회가 초청한 일본 시민단체 입국불허 등을 지적했다.

 

   
▲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추모사에서 최근 5.18운동 폄훼 움직임에 대해 "일본 극우파 정치인의 추태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임 소장은 "이런 행태는 전세계를 분노하게 하는 일본 극우파 정치인의 추태를 연상시킨다"며 "일본을 규탄하기 전에 우리의 모습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일본 극우파에는 분노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은 군국주의 시대로 회귀하려는 역사의 불장난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면서 "평화와 번영, 공존의 원대한 이상을 향한 우리의 민족사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느냐"고 개탄했다.

임 소장은 "역사적 혼란 속에서 영령들의 후손들은 애들프게 살아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5.18만행 주역들은 호사를 누리다 못해 이제는 정당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며 "독재자에 대해 정당한 심판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가 감피 명복과 평안을 기원드릴 자격이 있는지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광주시민들이 사람도 명예도 이름도 없이 뜨겁게 바쳤던 애국심의 표출이었다"며 "이제우리는 5.18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평화를 지키는 역사로 승화시켜야한다. 고결한 정신이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로 전파되고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도록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은 "5.18은 자유, 민주, 정의를 세우기 위해 일반국민들이 역사의 중심에 선 계기를 마련했다. 두려움을 무릅스고 진실을 말하는 용기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국가로 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그 토대 위해서 찬란한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기념식에서는 정부 기념식과 달리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하지만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은 부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 서울기념대회 참석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 자리에서는 5.18기념 제9회 서울청소년대회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글 부문 이수아 학생(월계고3), 그림부문 윤인영 학생(신서고2), 사진부문 노수민 학생(서현고2) 등이 수상했다.

한편, 이번 청소년대회 수상작품을 두고 서울지방보훈청 측에서 수상작품 교체를 요구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서울기념사업회 측은 서울지방보훈청장상을 없애고 '5.18기념재단이사장'상으로 교체, 수여했다.

이와 관련,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은 기념사 말미에 "청소년 문예공모 수상작 결정과정에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참가하신 청소년들에게 미안하다"며 "장차 청소년들이 이끌어 나갈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큰인물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사과했다.

서울 기념식에는 백낙청 서울대명예교수,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유인태, 설훈, 이목희, 오영식, 우원식, 민병두, 서영교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등 3백여명이 참석했고,'노래하는 꿈틀이들'이 '29만원 할아버지' 노래를 불렀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가자들에게 주먹밥과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가 적힌 손수건을 나눴다.

 

   
▲ '노래하는 꿈틀이들'이 '29만원 할아버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참석자 제창이 아닌 인천시립오페라단의 합창형식으로 불렸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일어나 제창을 하는 등 정부의 제창불허에 항의표시를 했다.

그리고 정부의 이번 결정에 5.18 주요 단체장들과 회원, 통합진보당, 광주시의회 의원 등 대부분이 불참했으며, 시민사회단체들은 망월동 구묘역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여는 등 별도 기념식을 치렀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기념식에 참석, "가족을 잃고 벗을 떠나보낸 그 아픈 심정은 어떤 말로도 온전하게 치유받을 수 없을 것이다. 저 역시 매번 5.18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낀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영령들께서 남긴 뜻을 받들어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앞으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는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한켠에 마련된 5.18 당시 사진전에 5.18 유공자가 추모글을 남겼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시민들에게 주먹밥과 손수건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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