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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가야 이겨”…공천 탈락자들 잇달아 무소속 출마

[총선 인사이드]“내가 나가야 이겨”…공천 탈락자들 잇달아 무소속 출마

박용하·김상범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입력 : 2020.03.17 06:00 수정 : 2020.03.17 07:08

 

[총선 인사이드]“내가 나가야 이겨”…공천 탈락자들 잇달아 무소속 출마
 

“나 없이 이길 거 같아?” 여야의 4·15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경선 결과 탈락한 유력 주자들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내가 출마하지 않으면 승리는 힘들다”고 주장하며 경선 확정자를 돕지 않고 ‘본선 경쟁자’로 나선 것이다. 어렵게 지역구 공천을 따낸 신인들은 당 안팎에서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역구 ‘볼모 정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지역구 경쟁력을 이유로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민 의원은 16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동대문 사람들은 될 사람한테 표를 몰아주자는 심리가 있다”며 “내가 나가면 의석을 유지할 수 있지만 청년 후보들은 의석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청년전략경선지로 지정됐고 김현지·장경태 두 청년 예비후보가 맞상대다. 다만 민 의원은 본선에서 당 청년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으면 자기 ‘표’를 몰아주겠다고 했다.

민주당 서울 금천 예비후보였던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현역인 이훈 의원이 불출마한 지역구다. 민주당은 최기상 전 판사를 전략공천했지만 차 전 구청장은 불복했다. 그는 “동의받지 못하는 권력은 유권자에 대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의정부갑에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전 지역구 상임부위원장이 17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문 전 부위원장은 지역구 세습 논란에 출마를 포기했지만 영입인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이 전략공천되자 이같이 결정했다. 

미래통합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원 강릉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권성동 의원은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이 지역 공천 확정자인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시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자신의 지역구 영향력을 근거로 “누가 후보로 적합한지 다시 따져보자”는 취지다. 통합당은 권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은 차갑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선에서 이기려면 당 지지율, 당원과 지지자들 도움이 동반돼야 한다”며 “개인기로 승부하면 된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자들 중 중진 의원들이 적지 않다. 당선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들은 영구제명하겠다”고 밝혔다. 

정당 정치 퇴행을 막고 공천 원칙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조치로 풀이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3170600015&code=910110#csidxcaa1b22dbbcb1b7a59bff2f1ece53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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