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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개사가 36년 틀어쥔 ‘가락시장 경매’…감사원, 돋보기 댄다

 

등록 :2021-06-16 04:59수정 :2021-06-16 07:00

 
대기업 ‘경매 독점’ 오랜 문제에
서울시, 농민-도매상 직거래 위한
‘시장도매인제’ 요청했지만…
관할기관 농식품부 “거래 불투명”
경매회사 대변하듯 도입 막아
농민들, 농식품부 감사 요청
 
2013년 6월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 청과경매장에서 중도매상인들이 경매사가 외치는 수박 낙찰 가격 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3년 6월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 청과경매장에서 중도매상인들이 경매사가 외치는 수박 낙찰 가격 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감사원이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 경매제도 운용 관련 감사에 착수한다. 1985년 개설 이후 6개 경매회사가 36년 동안 독점해온 가락시장 운영방식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감사원은 지난달 31일 농식품부에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알렸다. 앞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농식품부가 경쟁제한적 시장제도를 유지하고 시장개설자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농식품부가 유통인 사이의 합의를 조건으로 내걸며 2015년 서울시가 요청한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승인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시장도매인제는 서울시가 2013년부터 도입을 추진해온 제도로 산지 출하자(농민)와 도매상인이 협의해 거래금액과 거래량을 결정하도록 하는 산지 직거래 방식이다.

 

 

 

감사원은 농식품부가 중앙청과, 동화청과 등 가락시장 6개 경매회사를 ‘노골적으로 편들기 한다’는 전국양파생산자협회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양파생산자협회는 기존 6개 경매회사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데도 농식품부가 서울시에 ‘유통인 사이의 합의’를 내세워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도매시장법인들은 농산물을 유치하기 위해 시장도매인들과 경쟁해야 한다.

 

도매시장 개설·운영은 지방자치단체 고유 사무(지방자치법 제8조)라는 점도 주목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시장도매인제는 거래가 불투명해 농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자체 시행규칙(농식품부령)을 근거로 2004년 서울 강서시장에는 허가한 이 제도를 가락시장에 도입하는 것은 막았다.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은 “농식품부 퇴직 관료들이 마치 보직처럼 (이들 경매회사를 대표하는)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오고 있다. 유착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도매인제와 경매제를 병행하면 경매가 위축돼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농들 피해도 우려된다”며 “시장도매인제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 가락시장은 (전국 농수산물 시장가격의) 기준 가격을 만들기 때문에 더 철저히 검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감사 대상에 가락시장의 위탁수수료 징수 제도도 포함했다. 농식품부는 2007년 농식품부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도매시장법인들이 품목별로 받던 하역 수수료를 정액제로 바꿔 농식품부가 경매법인의 하역비 손실 부담을 덜어줬다는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999535.html?_fr=mt1#csidx59b4b17767d0a958d70f4d6b897c5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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