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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십 명 죽는 KT, 이대로 가면 더 많이 죽는다"

[인터뷰] KT 사기 의혹 폭로 후 해고된 이해관 새노조 위원장

김덕련 기자,최하얀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8-09 오전 7:30:34

 

 

KT의 국제전화 사기 논란이 불거진 지 2년이다. 2011년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KT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전화 투표 시스템을 제공하며 '무늬만 국제전화'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는 뉴세븐원더스(N7W)라는 한 해외 민간 단체가 주도한 이 이벤트에 제주도를 선정시키고자 온 나라가 법석을 피우던 때였다. 청와대까지 직접 나서 제주도 선정에 열을 올렸던 만큼, 의혹이 제기된 후 파장은 적지 않았다.

논란 끝에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는 KT가 국제전화 관련 규정인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 및 전기통신사업법 제48조 3항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350만 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국제전화 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이해관 위원장은 정작 일자리를 잃고 7개월 넘게 해고자 신세다.

해고에 앞서 KT는 이 위원장을 아무런 연고가 없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도 3시간 11분이 걸리는 경기도 가평으로 전보 조치했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 신고에 대한 보복 조치로, KT가 공익신고자보호법 15조 불이익 금지 조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해석했다. 동시에 출퇴근이 용이한 근거리 근무지로 이 위원장을 다시 전보 조치하라고 KT에 요구했다.

KT는 권익위 결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법원은 "방통위가 내세운 전기통신사업법은 공익신고자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법률 180개에 속하지 않으므로 해당 신고는 공익 신고가 아니다"란 KT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 침해 행위 대상 법률로 농산물품질관리법, 식품위생법 등 180개만 한정하고 있다.

이해관 위원장은 1일 <프레시안>과 만나 "이해할 수 없는 법 논리"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공익 제보자 보호 대상자로) 안 해주고 싶었던 거다. 안 해줄 수 있는 논리를 찾으려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나온 법 논리가 '180개 법안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공익 제보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해외에선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한 공익 제보라면, 비록 이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제보자를 보호해준다"며 "그런데 한국에선 제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문제가 180개 법안에 속하지 않으면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사회의 기본적인 상식에 반하는 판단을 법원이 내렸다"고 비판했다.
 

▲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이 위원장은 재작년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주도한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에서 KT가 국제전화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 위원장은 집에서 편도 3시간 11분 거리로 전보 조치됐고 급기야 지난해 12월 28일 해고됐다. ⓒ프레시안(최형락)


인생 병드는 내부 고발자들

공익 제보 이후 혹독한 대가를 치른 이 위원장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만났다. 하나같이 법원에서 해고 등의 조치를 정당한 것으로 판정했다고 했다.

그 배경에 대해 이 위원장은 "바보가 아닌 이상, KT와 마찬가지로 (제보 대상자들이) '이 사람이 공익 신고를 했다'는 이유를 대놓고 얘기하며 해고하지는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사소한 건수를 트집 잡아 보복 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해관 위원장의 경우, 무단 결근 및 무단 조퇴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28일 해고됐다. 지병인 허리 디스크 치료를 위해 진단서까지 제출했으나 회사는 제때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무단 결근 처리를 했다. 또 한국투명성기구의 투명사회상 등을 수상하기 위해 결근을 사전에 고지했지만, 해당 수상은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허락할 수 없다 해서 무단 결근 처리가 됐다.

이 위원장은 "한국의 내부 고발자(혹은 공익 제보자)들은 폭로 이후 조직 안에서 직접적인 '왕따'를 당하는 일이 많다"며 "예컨대 출장비를 업무와 무관하게 쓰는 관행을 폭로하면, '너만 깨끗하냐'는 시선과 함께 극단적 '왕따'에 시달리다 아주 사소한 잘못 하나로 해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 제보자들이 꾸는 꿈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며 "뱀한테 통째로 잡혀 먹히는 꿈,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지만 계속해서 깊이 빠지는 꿈 이야기 등을 듣는데 섬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특강에서 대학생이 '앞으로 우리에게 그런 일이 있으면 내부 제보를 하라고 권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난 '여러분이 인간으로서 그 직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나와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며 "그렇지만 인생이 병드는 경험을 한 다른 내부 고발자들은 '그렇게 하라고 도저히 얘기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이게 2013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진단이다.

"세계 1위에 목마른 대한민국이 자초한 대국민 사기"

세계 7대 경관에 제주도가 선정되게 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제주가 선정될 때까지 약 1억 통이 넘는 국제전화 투표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른 행정 전화비는 211억 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계7대자연경관범국민추진위에서 중요 직책을 맡으면서까지 투표 독려에 나섰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외에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정치인이 추진위에 들어갔고, 박지성, 최경주, 추성훈 등 스포츠 스타들과 김태희, 채림 등 연예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투표를 독려했다. 제주도는 동사무소마다 전화 건수를 의무 할당해 공무원들을 투표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샀다.

그런데 이렇게 진행된 7대 경관 투표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누군가는 나서 유감 표명을 하고 응당한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이 위원장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석채 KT 회장 또한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KT에 대한 제재라는 것이, 방통위의 과태료 350만 원이 전부였다"며 "시민단체가 이석채 회장을 사기죄로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무혐의 처분 사유는 KT가 부당 이득을 취한 게 없다는 것이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의도와 부당 이익금, 이 두 가지가 있어야 하는데 KT는 국민을 속일 의도가 없었고 이익금도 다 제주도에 반환해 부당 이익금도 없다는 판단이었다. (검찰이) KT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준 것이다."

이 위원장은 세계 7대 경관 선정을 위한 각계의 몸부림과 이 안에서 발생한 KT의 국제전화 사기 논란을 "세계적 타이틀에 목마른 대한민국이 자초한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평한다.

그는 "뉴세븐원더스도 스스로 인정했듯, 이 전화 투표 이벤트는 '오락'을 가미한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다"며 "초등학교에서 인기투표를 하듯, 한번 재미나게 놀아보자는 것인데 한국은 전 국민을 동원하며 죽기 살기로 덤볐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자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이 빨리 잊히기만 다들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죽음의 기업' KT…"올해만 22명 사망, 이 중 8명 자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T. 국제전화 사기 논란 외에도 KT에는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대표적인 게 '죽음의 기업'이란 표현으로 갈음되기도 하는 노동자 연쇄 죽음 문제다.

KT에서는 사람들이 죽는다.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확인된 것만 총 245명이 사망했다. 전·현직 직원, 본사 및 계열사 직원을 포함해 집계한 결과다. 뇌출혈, 심장마비 등 돌연사가 70명, 백혈병을 포함한 각종 암에 따른 사망이 102명, 자살한 사람이 18명이다. 이에 더해 올해 들어서만 사망자 22명(이 중 8명은 자살)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대해 KT는 '죽음의 기업'이란 표현이 회사 명예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노동계가 KT 내부 사망률을 악의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KT는 관련 문제를 제기한 KT노동인권센터를 상대로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죽음의 기업'이란 표현을 사용할 때마다 건당 2000만 원을 배상하란 요구도 소송 내용에 포함돼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KT, '죽음의 기업' 표현 쓰지 말라며 3억 손배소 )

그러나 이해관 위원장 등은 '죽음의 기업'이란 표현을 그만 쓸 생각이 없다. 이 위원장은 "처음 이 표현을 누군가 썼을 때만 해도 '조금 지나친 거 아닌가'란 생각을 했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KT에서는 사람이 죽는다"라고 말했다.

KT가 '죽음의 기업'이 된 근본적 배경을 이 위원장은 2002년 진행된 민영화와 그 이후 살인적인 강도로 이어진 인력 구조조정이라고 본다. 특히 2006년 이후 부진 인력(C-Player) 퇴출 프로그램(CP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며 KT 노동자들은 벼랑 끝까지 내몰려 있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1990년대, 전 세계에 신자유주의가 확산했다. 그러면서 민영화 바람이 대표적 노동 집약 산업이었던 통신 사업에도 불어닥쳤다. KT 노조가 민주화됐던 1994년 당시 직원이 6만5000명이었는데 지금은 3만 명 정도 남아 있다.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인원이 구조조정으로 밀려난 거다.

경기가 좋을 때는 '더럽다 더러워' 하면서 순순히 나갔다. 그런데 경기가 안 좋으니 나가는 족족 망했다. 1990년대 후반 회사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탄탄한 빈곤층을 형성하고 있다. 요즘 논란이 되는 갑을 관계에서 을인 사람들이다. 결국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람들이 나가지 않고 버텼다. 회사가 이런 사람들을 기어코 쫓아내고자 만든 정교한 프로그램이 CP 프로그램이다."

 

▲ KT의 '살생부'로 불리는 '부진 인력(C-PlayerㆍCP)' 프로그램이 담긴 문건. 비고란에는 '단순 추종자'나 `농성 적극 가담'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CP 프로그램, 나도 처음엔 안 믿었다"

CP 프로그램. 회사에서 창출하는 가치가 받아가는 급여보다 큰 사람을 A급 직원(AP·A-Player), 두 개가 동등한 사람을 BP, 창출하는 가치보다 급여가 더 큰 사람을 CP로 분류해 관리하는 인력 관리 방식이다. 경영학에서는 교육을 통해 CP를 AP 또는 BP로 만들어 기업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KT는 CP 프로그램을 회사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내쫓는 도구로, 또 구조조정을 야금야금 진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해, 회사가 직원 살생부를 만들었단 것이다. KT가 2005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한 내부 문건은 무려 1002명의 퇴출 대상자 목록을 담고 있었다.

이 위원장은 "처음에 사람들이 찾아와 CP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했을 땐 나도 안 믿었다"며 "사람들이 과장하는 거겠거니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악명 높은 CP 프로그램 피해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 관련 기사 보기 : 콜센터 여직원은 왜 울릉도 전봇대를 타야 했나?, KT 전직 관리자의 고백 "노동자 성향 분석해 회사에 보고", KT, 또 '살생부' 직원 대상 보복 인사?)

"예컨대 전화교환원이었던 한 50대 여성 노동자는 어느 날 갑자기 울릉도로 전보됐다. 전신주에 올라가라는 요구에 '못 하겠다'고 하자 전화국 국기게양대에 매달리는 연습을 시켰다. 당뇨 환자를 인근에 병원이 없는 지역으로 발령했다.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처음에 사람들은 '조금 버티면 원래 일하던 곳으로 돌려보내 주겠지'란 생각으로 버텼다. 죽을 생각부터 했겠나. 나름대로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2006년 CP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고, 2008~2009년이 되자 사망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누적돼 온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거다."


이 위원장은 "슬프게도 한동안은 KT에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 같다"고 말한다.

"CP로 뺑뺑이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호소를 계속한다. 정신질환 치료를 받는 사람도 여러 명이다. 그런데 회사는 요지부동이다. 이렇게 계속 문제를 외면한다면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건 실제 상황이다."
 

▲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민영화 이후 KT, "높은 통신 요금으로 돈 벌어 해외 투기 자본에…"

KT의 전신은 한국전기통신공사다. 2001년 이름을 KT로 바꾸고, 2002년에 민영화됐다. 이해관 위원장은 민영화에 따라 KT가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치며 지금 KT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발생하거나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높은 통신요금 또한 민영화 대가라고 그는 설명한다.

애당초 KT 민영화가 처음 논의됐을 때는, 공적 제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민영화를 진행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통신 산업이 기간 산업인 점을 고려해 정부가 최소 33퍼센트의 지분을 갖는 방안,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 방안도 논의됐다.

그러다 1997년 외환 위기가 터졌다. 이 위원장은 "외환 위기가 터지자 돌연 KT 민영화가 외환 조달 창구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결국 뉴욕 증시에 직상장해서 벌어들인 외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다"고 회고했다.

"지금도 'KT는 국민 기업인데 정부가 나서서 왜 통신 요금을 규제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KT에 정부 지분은 0퍼센트다. 의결 가능 지분만 따졌을 때, 해외 지분이 절반을 넘는다. 민영화를 하며, KT는 기간 통신 사업자이므로 해외 지분을 49퍼센트에 제한하도록 했지만, 의결권 있는 주식만 따지면 무의미한 조치였다. 민영화 과정에서 사겠다는 사람들 요구를 다 들어준 결과다.

민영화가 완료된 후,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했다. 이석채 회장이 KT에 온 2009년 이후에는 더 심해졌다. 당연히 투자가 줄고 연구 개발비도 줄었다. 대신 광고비는 늘었다. KT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통신 시장은 이렇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던 세월을 끝냈다. 뺏고 뺏기는 살벌한 경쟁 무대에 선 셈이다. 과거와 달리 인건비, 땅값은 높아졌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장비 가격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졌다. 무선 가입자는 5000만 명을 넘어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KT가 민영화 이후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은 우려했던 그대로다. 특히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과거 전화국이었던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구리로 만든 폐케이블을 땅속에서 뽑아내 매각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5000억 원씩 3년째 이렇게 내다 팔고 있다.

다른 한 축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노조 탄압이 본격화했다. 과거 전화교환원이었거나 기술자였던 사람들이 쓸모없게 되자 내다 버리기에 급급했다. 재교육을 할 생각 없이 무작정 영업 사원으로 전환해 실적을 강요했다. 포화 상태에 달한 통신 시장에서 영업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기 돈을 쏟아붓는 사람들도 많다.

통신 요금은 세계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고액이다. 소비자들이 다 쓰지도 못하는 데이터를 고액 요금제에 끼워넣고 고객 이익인 것처럼 포장해 판다. 한마디로 국민들로부터 비싼 통신 요금을 거둬들이고, 노동자들을 쫓아내고, 회사 자산을 매각해 벌어들인 그 많은 돈을 해외 투기 자본에 퍼주는 것이다. 이게 우리가 만든 KT다."

 

▲ 이석채 KT 회장. ⓒ연합뉴스


"이석채 회장 한 번 만나고 싶다"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 고액의 통신 요금에 소비자들이 얼마큼 허덕이고 있는지 등을 들으면 적어도 밖에 나가서 '혁신 전도사'라고 외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그는 말한다.

이 위원장은 "이론적으로 경영 감시의 주체인 주주들은 배당금이 전부인 해외 주주들인 만큼 이들 손에만 모든 문제를 맡겨놓을 수 없다"며 "KT 경영의 이해관계 당사자인 소비자와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난 모든 문제가 이석채 회장 한 명 때문에 생긴 거라고 말한 적 없다. KT 문제는 좁게 보면 한 기업이, 크게 보면 한국 사회가 민영화와 신자유주의 체제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며 생긴 결과다. KT 노동자들 역시 대기업 노동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적응을 우선 목표로 한 면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경영 환경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란 게 드러나고 있다. 소비자와 노동자 등 주체가 나서 경제 민주화와 직장 민주화를 외치지 않으면 KT에서는 비극이 계속될 것이다."

 
 
 

 

/김덕련 기자,최하얀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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